독서실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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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가넷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작성일2003-03-24 17:04 조회4,070회 댓글0건본문
드디어 독서실도 종반부를 향해....
조금씩 비밀이 풀리고 있습니다..
나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 100% 확신 할 순 없었지만,
종현군은 내가 예전에 은혜가 가져온 사진에서 본 것 같았다.
바로 은혜의 오빠 은철이 일행들이 독서실에서 밤 세우면서 끔찍한
경험을 당할 때 찍은 사진에서 본 것 같았다.
은철이 친구 중에 하나였던 것 같았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이 느껴졌다. 은혜 말로는 은철이 친구들이
독서실에서 잡은 좀도둑이 종현이었다고들 했는데, 사진과 방송 프로그램을 보니 또 아닌 것 같았
다.
만약 실종된 종현이가 은혜 오빠 패거리의 친구였다고 한다면,
모든 사실이 뒤죽박죽이 되는 것이다. 흑이였던 것이 백이고, 백이였던 것이 흑이고...
생각을 정리해 봤다.
종현과 은철등 독서실에 다니던 애들이 친구였고, 종현은 은철들과
짜고 독서실에서 워크맨을 훔쳤다. 그런데... 은혜 말에 의하면
독서실에 워크맨 훔치러 들어온 종현을 잡은 것은 은철 패거리였다고 했다. 여기서 나는 잠시 생
각을 멈추었다.
처음부터 내가 사실로 생각하는 것들을 하나 하나 다시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았다. 내가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은 은혜가 해준
얘기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데 만약, 은혜 말이 지어낸
거짓말이었다면... 독서실에서 도둑질하던 종현을 잡은 것은 은혜
오빠들이 아니고, 독서실 주인 아저씨 였고.. 은혜 오빠들이
그날 밤 독서실에서 몰래 밤을 세운 것은 호기심때문이 아니라, 도둑질하러 들어갔다면....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부정해 나가니까, 그럴 듯한 진실이 숨어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사실 역시 전혀 증명할 수 없는 나 혼자만의 추측인 것이다.
한참을 생각해 봤지만, 감을 잠을 수 없고 머리 속이 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사진을 보고, 내가 본 인물이 사진 속의 종현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사실 며칠 전에 본 사진이라 정확하게 기억하기가 힘들었다.
누워서 잠을 청해봤지만, 답을 알지 못한 채 잠이 오지 않았다.
다시 일어나 담배를 집어들고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사진을 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을 것 같았
다.
혹시나 하고 방안을 다 뒤졌지만, 사진은 없었다. 분명히 은혜가 내게 보라고 줬는데..
좀 더 생각해 보니, 독서실 주인 아저씨가 은혜를 야단치겠다면
사진들 가져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짜피 오늘 밤에는 사진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약간의 좌절감이 느껴졌다. 다시 누웠지만, 역시 잠이 안 왔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났다.
그때 독서실 주인에게 사진을 건네줄 때, 몇 장은 독서실 총무실 책에 껴 놨던 것이...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빨리 가면 2시 반까지는
독서실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냥 내일 아침에 가서 볼까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오늘 당장 가서 확인해 보라는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더 이상 그냥 누워서 내일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몸을 일으킨 나는 옷을 집어들다가 다시 멈칫했다.
지금처럼 밤늦게 독서실에 갔다가 또 괴기한 경험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독서실로 찾아왔던 형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형사는 나를 의심하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가만히 있다가 엉뚱한 증언이나 증거라도 나오면 내가 꼼짝없이
납치범으로 몰릴 판이었다. 괜히 불안해졌다. 사실 잘못한 것도 없지만, 형사가
나를 의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내가 스스로 누명을 벗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금방 사진만 들고 나오자 라고 나 스스로를 설득하고 집을 나섰다.
봉고를 몰고 독서실로 향하는데, 창밖으로 음산하게 보이는 만월이 떠 있었다.
푸르스름하게 기분나쁜 빛을 발하는 보름달을 보자 왠일인지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리고 예전에 독서실에 혼자 남았을 때 이전 독서실 총무였던 서 경기로부터 받았던 전화가 생각
났다.
서경기는 그때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했다.
'이봐요!
오늘 보름달 뜨는 날이니까, 빨리 독서실에서 나가요!'
'예? 뭐라고요?'
'전화로 길게 얘기할 수 없으니, 내 말 들어!
당장 나가라니까!'
'누구시죠? 무슨 말씀 하시는 것이죠?'
'이봐! 내 술김에 당신 구해주려고 전화하는 것이니까 잔말말고
거기서 당장 나와!
멍청히 있다가 인생 종치지 말고!'
그 생각이 나자, 나는 잠시 봉고를 길가에 세웠다.
보름달이라...
서경기 말로는 보름달이 뜨는 날 독서실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고 했는데...
사실 나 자신도 이 독서실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을 많이 목격했지만,
서경기나 은혜의 말을 전부 믿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점차 시간이 감에 따라 나도 이상한 일들을
목격하는 바람에 좀 믿게 되었다. 하지만, 사건이 여기까지 번지자, 뭐가 진실인지 알 수 없었다.
차를 세우고 망설이던 나는, 그 따위 미신이나 헛소리는 믿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다 잡으며 차 시
동을 다시 걸었다.
늦은 시간이어서 길은 글자 그대로 아무런 차가 없는 적막함 그 자체였다.
보기는 싫었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자동차 창 밖에 푸르스름하게 떠 있는 보름달로 갔다.
그 보름달은 기분 나쁘게 나를 뒤쫓는 느낌마저 들었다.
애써 왜면하고, 차의 속도를 높였다.
성남에 가까이 올수록, 이상할정도로 나의 맥박이 빨리지기 시작했다.
겁이 나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얼굴마저 상기되기 시작했다.
성남에 진입하자, 생각없이 지나던 길거리가 왠지 눈에 익어보이는 것 같았다.
사람이 하나도 없고 가게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드믄드믄 간판에 들어온 불빛밖에 보이지 않는
데, 왠일인지 눈에 익었다.
잠시 생각해 보니, 바로 이 거리가 바로 거기서 본 거리였다.
종현이가 실종되기 전에 집에서 독서실 갔던 그 거리였다.
그 고발 프로그램에서 봤던 것이 기억이 났다.
바로 저기서 종현이가 걷다가 뭔가에 쫓기다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눈 앞에 아무도 없는 거리에 황급히 쫓기는 종현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종현이라는 학생을 쫓는 다리가 찍힌 은행앞을 지나면서 또 하나의 의문이 떠올랐다.
만약 종현이가 은혜 오빠들의 친구였다면, 누가 종현이를 납치한 걸까?
혹시 아무런 관계도 없는 두 개의 사건을 내가 괜히 겁에 질려 엉뚱한 상상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모든 것을 잊겠다며 절에 들어갔던 서경기는 왜 없어졌을까?
혼자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또 납치한 것인가?
은혜의 오빠 은철은 왜 없어졌을까? 그 애 역시 스스로 탈영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없어진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은혜가 없어진 것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만약 은혜 혼자 없어졌다면, 흔한 유괴사건이나 가출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관련된 사람이 전
부 사라진 것이다.
그 다음은 나 차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좀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왠일인지, 자꾸 봉고의 뒷자리에 누군가가 타 있는 느낌이 들었다.
백 미러를 쳐다보니, 어두운 차안에 덩그러니 빈 좌석만 있었다. 그렇지만,
그 음산한 기분은 떨쳐버릴 수 없었다.
신호등 앞에 차를 세우고, 뒤를 돌아다 보았지만,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고개를 돌려 다시 차를 몰기 시작했다. 그런데 목 뒷덜미가 썬득해지며 차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다시 백 미러를 보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안 보였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독서실이 가까워지자, 내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독서실에는 단지 사진
속의 종현을 확인하러 간다기 보다는 뭔가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치 나방이 불빛에 끌려 가듯이, 나도 독서실에 끌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저항할 수 없는 그 무언가의 힘과 거절할 수 없는 호기심이 두려움을
몰아내고 점점 나를 독서실로 향하게 하는 것 같았다.
이윽고, 독서실로 들어가는 골목이 보였다.
천천히 차를 회전시켜서 그 골목으로 돌렸다.
원래 어둑어둑한 길이었지만, 오늘 따라 유난히 암흑 그 자체였다.
헤트라이트를 킨 상태였지만, 그 골목의 암흑의 차의 불빛을 다 집어 삼키는 것 같았다.
나는 이상하게 떨리는 가슴을 진정 시키고, 천천히 차를 몰았다.
저 앞에 어둡지만, 기괴할 정도로 또렷히 보이는 음산한 모습의 독서실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내가 여기 왜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후회가 되었다.
그렇지만, 나 자신을 다시한번 다잡고 차를 세우고, 내렸다.
차의 헤트라이트가 꺼지자, 독서실 건물안은 더 어두워 보였다.
골목 안은 저기 떨어진 가로등 불빛과 음산한 색깔의 보름달이 비춰주는 불빛이 어둠을 밝히고 있
었다.
하지만, 그 불빛은 그림자가 진 곳을 더욱 어두워 보이게 했다.
차에서 손전등을 꺼내 켜고, 건물의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건물에 들어가기 전에 독서실이 있는 층을 올려다 봤다.
예전에 봤던 창백한 얼굴의 여자아이가 보이는 것 같았다.
어두운 창문을 통해 무표정한 얼굴을 나를 내려다보는 그 파리한 얼굴이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온 몸이 부르르 떨렸다.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건물 정문 자물쇠를 열었다.
문을 열자, 건물안에서 기분 나쁜 한기가 밀려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손전등을 켜서 여기저기를 비추어 봤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더 무섭게 느껴진 것은 손전등 불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에
마치 뭔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손전등을
미친 듯이 이리저리 비추어 봤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잠시 문 앞에서 서서 건물 안을 비춰보고, 나는 잠수할 때 하는 것처럼
심호흡을 잠시 하고, 건물안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건물 안의 암흑은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음산한 분위기로 나를
맞아주는 것 같았다.....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나는 천천히 계단으로 향했다. 손전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둠속에서 나를 지켜보는 듯한 시선을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
계단을 오르는 나의 발자국 소리가 울려서인지, 어디선가 나를 따라오는
듯한 발자국 소리마저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계단을 올라갔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건물 안의 전등은 모두 꺼져있었고, 비상구를
나타내는 파란 불빛만이 음산하게 빛나고 있었다.
독서실 문까지 걸어가는데 불과 1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시간이었지만,
자꾸 뒤돌아봐서 인지 한 10분을 걸려서 올라간 듯한 기분이었다.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 보면,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것 같았지만,
다시 걸음을 걷기 시작하면 분명히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간신히 독서실 정문앞까지 온 나는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냈다.
그때였다.
독서실 안쪽에서 뭔가 애들이 중얼거리는 듯한 소리가 음산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
정신을 집중해서 들어보려고 했지만, 소리가 나는 건지, 그냥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나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열쇠를 들고 문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안에서 애들이 중얼거리는 듯한 소리가 분명히 들렸다.
열쇠를 잡은 나의 손이 나도 모르게 덜덜 떨렸다. 하지만,
뭔가에 이끌리듯이 나는 열쇠를 자물쇠에 집어넣고 돌렸다.
‘철컥’하는 소리가 이날만큼 크게 들린 적은 없었다.
그 순간 또렸히 들리던 아이들의 소리가 쥐죽은 듯이 조용해 졌다.
나는 천천히 문을 열고, 손전등을 안으로 비추었다.
손전등에 비친 독서실 안은 모습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괴기함이 느껴
졌다.
나는 애라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독서실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자, 뼈속까지 스미는 듯한 한기가 느껴졌다.
손전등으로 주변을 비추어 봤지만,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총무실 문을 열고 전등 스위치를 켰다.
하지만, 무슨 이유였는지 불이 켜지지 않았다. 몇번 스위치를
올렸다 내려봤지만 정전이라도 된 것처럼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어둠이라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갑자기 뒷덜미에 사늘한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이 소름이 쫙 끼쳤다.
손전등을 비추어 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독서실 안의 비상구
등만 푸르스름하게 빛을 내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 불빛이 섬뜩해 보였다.
나는 식은 땀을 흘리며 잠시 고민했다.
이 무시무시한 곳, 그것도 불도 들어오지 않는 어둠속에서 지금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오늘 그냥 갔다 내일 해가 밝으면 오면 될 것 같
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자꾸 지금 그냥가면 이제까지 나를 괴롭혀
왔던 이 독서실에 얽힌 진실을 영원히 풀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여기서 조그만 두려움을 참으면 뭔가
알게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바로 그 호기심이 내가 독서실에서 도망가는
것을 허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실 그때까지 아무일이
없었다는 것에 작은 용기도 생겼다. 독서실 오는 봉고에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면서 독서실의 문을 열자마자 파리한 얼굴을 기괴한
아이들의 귀신이라도 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지만, 정전만 된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 멀쩡한 것에 용기도 좀 얻은 것 같았다.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총무실 안으로 손전등을 비추고 들어갔다.
어둠 구석구석에서 뭔가가 나를 음산한 표정을 하고 지켜보는 생각이 자꾸들어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특히 어디선가 읽은, 귀신은 천정과 벽이 만나는
귀퉁이에서 사람을 내려보기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무서웠다.
그 쪽에서 자꾸 나를 보는 것 같아 손전등을 휘두르듯이 비추어 봤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빨리 그 사진을 찾아보고 나갈 생각으로 총무실에 있는 책장쪽으로 갔다.
손전등을 들고 여기저기 뒤져 봤지만, 분명히 책사이에 껴놨던 사진이 없는 것이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책장에 있는 몇권안되는 책들을 한권 한권 꺼내 털어봤지만,
아무런 것도 나오지 않았다. 당연히 있어여 할 사진이 없으니까 갑자기 더욱 겁이 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내게 얘기도 하지도 않고 사진을 가졌갔다는 생각이 들자 겁이 더욱 났다.
아무런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겁에 질린 아이들의 얼굴이 찍힌 사진은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인
데,
누군가 몰래 이것을 가져간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누군가가 일련의 불가사이한
사건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고, 그 사실을 내가 알아내길 바라지 않다는 것 같았다.
그 생각이 들자, 더욱더 사진을 찾고 싶어졌다.
혹시 사진이 다른 책장 밑에 떨어져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손전등을 바닥에 비쳐봤지만 역시 아무 것도 없었다.
아무 수확도 없이 돌아가야 되나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갑자기 책장
뒤가 벽에서 좀 벌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평소에는 한치의 틈없이
벽과 붙어있던 책장이 왠일인지 벽에서 좀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손전등을 입에 물고 책장을 약간 옮기면서, 먼지 가득한 책장뒤를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뭔가가 보이는 것이었다.
있는 힘껏 책장을 밀어내고 손을 뻗어서 거기 있는 것을 꺼냈다.
그것은 요즘은 보기 힘든 검은 판지가 앞뒤 커버로 뒤어있고, 안에
문서를 철해놓은 옛날식 파일이었다. 쌓여있는 먼지가 닦아내보니
예전 독서실 일지 였다. 일지의 연도를 보니 불과 2년전 것이었다.
나는 지금 정전이 되있는 음산한 독서실에 혼자 와있다는 것도 잠시 잊고, 그 일지를 펼쳐봤다.
하지만, 나의 희망과는 달리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는 백지였다.
혹시나 하고 한장한장 넘겨봤지만, 역시 종이에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몇장을 더 넘기다 보니, 한 두문장씩 알아보기 힘든 것들이 쓰여있었다.
너무 휘갈겨써서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꽤 오랫동안 들여다 봐야할 지경이었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그 문장들의 의미를 생각해 보니 소름이 쫙 끼치는 것이 느껴졌다.
<…..못 참겠다….
….왜 나지?....
…해 볼까?... 하지만….
…도저히 견딜수 없어!...
…피가 필요해….
…오늘 했다…. 너무 황홀했다….
어떤 것보다도 달콤했다…
그 갸날픈 목, 새하얀 살결,
맑은 눈동자, 그리고 예쁜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고통의 소리.. 히히…
…또 하고 싶다….
…그런데 저들이 알까?….
…나는 뭘까? 악마? 신? 정신병자? 여하튼 나는 행동한다!...
…오늘 또 했다. 이제는 떨리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 달콤함은 더해진다…
..이제 내가 필요 없다. 없는 것이 편하다…
이제 자유롭다.
…아무도 나를 막지 못한다. 이젠……>
비광이: 항상 스릴 만점의 내용.. --[03/24-19:29]--
아트모: 헐.. 저거 쓴사람 독서실 주인같다..-_- --[03/24-20:18]--
스풋트니크: 혹시 흡혈귀?? 도대체 뭐가 뭔지.. 감이 안오네요.. --[03/24-20:41]--
도황검제: 갈수록 섬뜩하네요 ^^ --[03/24-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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