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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의 치부를 하나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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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ng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작성일2003-08-06 09:18 조회3,495회 댓글0건

본문

부산비광파님의 글에 용기를받아 저의 치부를 하나 밝힐까 합니다.
편의상 1인칭시점으로 쓰겠습니다.

이 황당 했던 사건은 일년전쯤 부산에 살때 겪었던 실화입니다. (기억을 살려 약간 재구성)

학생의 이름을 빌린 백수가 된지도 어언 8개월째...

일이없는 시즌(방학) 이라 하는수 없이

내 유일한 낙인 매트릭스 비디오를 꺼내서 보기로 했다.

14번째 시청이었다.

트리니티와 함께 매트릭스를 누비는 감상에 젓어있는순간 동생놈이 들이 닥친것이다.

6시도 안된지금 이놈이 필시 야자땡땡이를 친것이 분명했다.

당연히 장남인 나로썬 동생의 잘못됨을 바로잡아주기위해 호되게 꾸짖었다.

그러나 이놈이 날 꼬라보며 독서실 갈꺼란다. (어디 행님에게...-_-)

그런 저놈을 어머니께선 돈 2만원을 꼬옥 쥐어주셨다.

지금 나에게있어서 2만원이란 10일을 꼬박 설겆이해야 버는돈이었다.

백수 주제에 설겆이조금하고 2만원이 어디냐라는 분도 계신데...

설겆이(3회) + 10일 = 20000

이 아니라

설겆이(1회500원) + 10일 * 미션 = 20000

인 것이다.

이 미션 이라함은 어머니 마음데로 이시다. (청소,빨래,심부름,....)

여하튼 이 말도 안되는 광경을보고 서러워서 객기로 어머니께 돈을 요구했다.

받은 건 꿀밤과 심부름이었다.

그렇다 이 심부름도 미션에 다 포함되는것이다.

그리 어려운 미션이 아니라 이모님댁에 김치를 전달하라는 것이었다.

대략 미션 소요시간은 넉넉잡아 1시간이면 충분할것같았다.(지하절 왕복 30분, 도보왕복20분)

이 기분에 심부름 하게생겼겠나...그러나 안타깝게도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회사 직원(나) 인데 사장(어머니) 이 거래처(이모댁) 에 서류(김치) 좀 갖다주라는데

"싫어! 니가해"

라고 말할수있겠는가?

있다면 빠른연락바란다. 평생 사부로 모시겠다.

가까운 거리이기에 입은옷 그대로 보따리에 정성스레 쌓인 김치를 들고 신발을 신으려는 순간

당황했다. 동생넘이 내 쓰레빠 를 신고 나가버린것이다.

하는수없이 난 동생 쓰레빠를 신게되었다.

동생넘발이 나보다 크기때문에 쓰레빠가 질질 끌렸다.(도둑넘) 영낙없는 양아 였다.

집을 나서서 얼마후 저기 단골 피시방이 보였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수있으랴... 당연히 나도모르게 이끌려 들어갔다.

피시방 문앞에 들어선 순간 난 당황하지 않을수없었다.

이기분은 흡사 8살때 짝사랑하는 선생님을 여탕에서 마주친 그것과 닮아있었다.

피시방에 동생놈으로 보이는 작자가 내눈앞에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고3인 니가 이게무슨 짓이냐며 장남으로써 눈감아 줄테니 만원을 요구했다.

그넘은 역시 내동생이었다.

일러보란다. 나역시 무사치 못할것이라고...

나는 하는수없이 터덜터덜 빈손으로 피시방을 나왔겠는가?

무력으로 만원을 뺏어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가입고있는 바지는 뿌로쑤쀍쑤(광고X) 추리닝 3년전 모델로

주머니가 없는것이었다.

내 왼손엔 만원이 오른손엔 김치보따리가 꼬옥 쥐어져있었다.

퇴근시간이 가까웠는지 지하철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는 잽싸게 빈공간을 확보하고 자리에 편히 앉을수있었다.

아~누가 백수의 가장무서운적은 잠 이라고 했던가? (사실 내가했다)

얼마쯤 졸았을까... 무의식중에 오른손의 허전함을 느꼇다.

그렇다 만원의 행방을 알수없었다.

다행히 바로앞에 만원이 떨어져있었다.

나는 아무생각없이 만원을 주울려는 찰나 내손등을 스치는

비단결 처럼 고운 여인네의 손길을 느낄수가있었다.

놀라서 얼굴을 보니 얼굴 역시 비단결이었다.

'아니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리따운 여인네가 나에게 대쉬할줄이야'

이렇게 생각한것도 잠시 그녀의손의 목적은 나의 피부가 아닌 만원의 종이피부였다.

나는 잠시 갈등을 했다.

여자냐...만원이냐...

지금 나에게 있어 여자보다 만원이 더 중요했다.

나는 만원을 얼른 낚아챘다.

그러자 여인네는 놀란듯 조그마한 소리로

"저.. 제돈인데요..."

필시 이건 내 만원이 분명했다.

나는 마음을 굳게먹고 큰소리로

"이거 제돈 맞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위의 시선은 다 이쪽으로 쏠렸고 그녀는 창피한듯이 고개를 휙돌렸다.

아리따운 여인네를 상대로 이겼다는 우월감에 빠지기도 전에

내 왼손에 무엇인가가 꿈틀거렸다.

그렇다 만원이었다.

내오른손엔 만원이...내왼손에도 만원이...

그렇담 이오른손것은 분명 저여인네 것이 분명했다.

또 갈등했다.

그냥 들고 튈것인가...조용히 건내줄것인가...

전자를 택하자니 내양심이 허락치 않았고 후자를 택할려니 내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다.

사실 자존심이라기보단 X팔려서 못줄것 같았다.

나는 결국 지하철문이 열리면 그녀에게 만원을 던치고 넵다뛰기로 했다.

나의 모든 신경은 문으로 집중됐다.

태어나서 이렇게 긴장해보긴 처음이었다.

드디어 문이열리고 나는 김치보따리를 움켜쥐고 그녀를 향해 만원을 던졌다.

또 당황했다.

나의 만원이 그녀의 만원과 헤어지는게 못내 서운했던지

나의 만원이 그녀의 만원을 따라가는것이었다.

'만원이 문제냐... X팔려 죽겠는데...'

만원을 포기 하고 문을 향해 달리려는 순간 이놈의 동생 쓰레빠가 문제였다.

쓰레빠에 걸려 그대로 꼬꾸라지고 말았다.

소시적 유도를 조금 배운탓에 낙법으로 나는 무사할수있었다.

순간 또 당황했다.

미처 낙법을 배우지못한 김치는 내손을 벗어나 저만치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것이었다.

바닥이 온통 김치의피로 범벅이 되어가고있었다.

나는 당황했다.

김치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있는것 때문에 당황한 것이아니라

지하철 문이 닫히고 있어서 당황한 것이다.

8살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냉정을 찾은후 얼른 일어나 달려가 봤지만 역부족이었다.

당신 이라면 이상황을 어떻게 하겠는가?

난 벌떡일어나 주위의 시선을 한몸에받으며 만원을 주운뒤 아까 앉았던 자리로 돌아가 앉은후

죽은척 해야만 했다........다음 정거장까지......



그일이 있은후 얼마 있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사를 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예전에 모사이트에 이글올렸다 창피해서 더이상 갈수가 없더군요.
지금 솔직한 심정은 이글 읽지 않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금까지 쓴게 아까워서 올립니다.
제 딴에는 엄청 용기낸것입니다.
조회수 0에 도전합니다.


61.254.15.148하얀바람: 앗.. 이 이야기.. 예전에 본 적 있었는데... 그게.. 보씅님이었다니.... --[08/06-09:59]--

211.210.224.106도황검제: 조회수 0이 되길 바라며...... 댓글 올립니다....
--[08/06-10:17]--

61.254.15.148하얀바람: 혹시.. 보씅님 이사건 이후로.. 안 오시는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보씅님 괜찮아욧!!! --[08/06-11:52]--

218.150.38.10천마신군7번째제자: 아 골깐다 ...... 엄청난 사건이다 그런 데 어디선가 있을만할 법한 사건으로 본사건은 소설에 가까울 지경이당 이 현란한 글솜씨와 이 유머러스한 말투 우와 감탄에 또 감탄을 자아낸가 이것은 필히 봉용님의 글쏨씨와 필적할만한 경지다! 존경에 또 존경에 뜻을 표한다! 그 추억 영원하시길! 빕니다~ --[08/06-17:28]--

202.31.243.246하늘님: 보씅님.....호 ㅏ려했었군요.... --[08/06-23:31]--

211.221.41.8부산비광파: ㅎㅎㅎ ^^* --[08/07-02:54]--

24.165.88.146냉혈강호: 고(故) 김치에게 삼가 명복을 비오며 보씅님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는 바 입니다 ^^ --[08/07-06:06]--

203.244.220.141엠줴이: 이런 실수... 정말 살다가 한두번쯤은... ^^ --[08/07-10:14]--

211.38.97.145깔깔용: 아.. 그모싸이트가혹시.. XX대X 이신지..;; 거기서 본적이있는글이군요..;; 그게보씅님이셨다니..+_+ 개인적으로 인기있었다고 보여지는 X대 작가분이 이싸이트에+_+ 감격에 감격을금치못하는바입니다..+_+ --[08/09-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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