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화 열강 스토리 === 팔대기보전 포문걸의 제자 천마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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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8-18 22:41 조회1,129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640화 스토리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천마신군의 둘째 제자 도월천, 그의 철부지 시절 기억이 너무 선명하게 펼쳐집니다. 갑자기 왜 그랬던 걸까요? 이미 사부와 제자의 연을 끊어버리고 적으로 돌려 세워 선제공격까지 감행했던 도월천은 지금 어떤 느낌일까요? 천하일통의 꿈을 좇아 평생을 달려왔던 인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가고 있겠지요. 온 가족을 무림 무사들의 칼에 희생당한 그 기억과 그로 인한 복수심으로 가득찬 마음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그 힘든 무공 수련을 참고 견딜 수 있었겠습니다. 그리고....
<도월천의 꿈>
쌍칼을 빼들고 다짜고짜 달려들었으나 터무니 없을 정도로 강함을 단번에 느껴버린 어린 시절 도월천은 그래서 천재적 소질이 있다는 거다. 그 어린 나이에도 천하 제일 고수의 기운을 느꼈으니 말이다. 천마신군의 오른손바닥은 도월천의 이마를 감싸고 있다. 마치 무슨 기운이라도 전수하듯이 말이다. 그걸로도 충분히 강함을 느꼈다니 정말 도월천은 천마신군이 인정하는 천재적 소질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는 문파를 습격하는 것은 그만들 하라는 그의 말에 도월천은 버럭 화를 낸다. 제대로 된 고수를 만난다면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상대가 될 리 없음을 인지시켜주는 천마신군이지만 그런 말은 한낱 잔소리로 들릴 뿐이다. 도월천은 악을 쓰며 대들 듯이 외친다. 위하는 척하지 말라고... 가족을 다 죽이고 겨우 도망나왔는데 흉악범으로 몰아붙이기나 하고,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무슨 동정하는 척을 하냐는 거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싸울거라며 바락바락 악을 쓴다.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천마신군은....
“너... 내 제자가 되겠느냐?”
천마신군도 인재를 알아보았다. 확실히 재능이 있는 아이임을... 제자가 되어 수련만 제대로 하면 절정 고수가 되는 건 무리가 아니라고 말이다. 만약 꿈을 함께 할 생각이라면 제자로 받아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그의 꿈이라는 것은....
“나의 꿈은... 현재 무림을 지배하고 있는 모든 정파 놈들을 굴복시키고 천하일통을 이루는 것이다.”
자신이 천마신군임을 밝히며 제자라 되겠냐는 제안을 했지만 도월천은 여전히 반항기가 가득하다. 천하일통이니 뭐니 다 허황된 이야기라며 믿지 않는다. 재능이 있다는 말로 꼬드겨서 애들을 모아 부려먹으려고 그러는게 아니냐며 수비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 누구도 믿지 않는 그런 마음이 생긴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고 혼자 남은 마당에 그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도월천의 머리에 천마신군은 오른손바닥을 턱~ 올려놓으며 감싼다. 그러면서...
“약속하마. 네가 날 배신하지 않는 한, 난 언제까지고 네 사부가 되어줄 것이다.”
딱 거기까지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도월천이다. 어린 시절에 우연히 천마신군을 만나 그의 제자로 들어가게 되는 그 상황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왜 하필 그 날의 기억이 선명해진 걸까? 그런 의아심을 품는 도월천의 머리에 천마신군의 오른손바닥이 턱~ 올려진다. 마치 어린 시절에 그 순간처럼 데쟈부처럼 너무도 똑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도월천의 눈이 이렇게 컸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두 눈은 엄청 확장되며 놀라는 표정이다.
너무도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당사자인 도월천은 물론 주변에서 숨죽이고 관전하고 있던 모든 사람들 또한 당황한 기색을 숨길 수 없다. 그렇게 모두가 놀라고 있을 때 오직 한 사람, 신지 지주만이 뭔가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도월천을 저렇게 쉽게 제압하는 걸 보니 나름 실력 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천마신군의 손이 도월천의 이마에 닿자마자 수룡 두 마리는 파스스스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손을 떼자 도월천은 털썩~ 무릎을 꿇으며 그대로 앞으로 엎어진다. 기절을 한 것인가? 도월천의 두 눈은 그러나 부릅뜨고 있다. 뭐가 큰 충격을 받고 표정이 굳어진 채 혼절을 한 상황인 듯하다. 그렇게 쓰러진 도월천을 보며 천마신군은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안타깝구나... 네가 이 사부를 믿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다.”
<천마신군 vs. 자하마신>
천마신군은 고개를 슬쩍 돌려 저만치 신지 진영의 맨앞에 서있는 신지 지주를 쳐다본다. 신지 지주 또한 아까부터 천마신군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으니 두 사람은 지금 이 순간 눈을 딱 마주친다. 천마신군이 먼저 입을 연다.
“분명... 넌... 한상우, 그 애는 아니구나.”
갑작스런 말이 아닐 수 없다.
천마신군은 한상우를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그가 알던 한상우는 아니라고 단번에 알아채고 있는 거다. 신지 지주는 잠시 말을 잃는다. 한상우를 한상우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속으로는 뜨끔했을 게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았지? 뭐 이럴지도 모르는데 그걸 내색은 할 수 없고 뭐 그런저런 묘함이 교차하는 표정이다. 무슨 말을 할지 고민을 하는 것만 같다. 그러다가 이윽고 입을 연다.
“큭!”
크 하 하 하 하
파안대소랄까? 엄청나게 큰 소리로 한바탕 웃어젖히는 신지 지주다. 아까부터 괴이한 상황에 그렇잖아도 궁금증만 증폭되는데 이번에는 더욱 더 큰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상한 상황이다. 한상우를 한상우가 아니라고 하니 말이다.
“크크크... 이거, 이거... 정말 오랜만이라 몰라볼 뻔했다. 네 놈이 풍기는 그 기운, 그 기저에 깔린... ‘포문걸’의 기를 말이다.”
<포문걸>
결국 포문걸이란 이름이 튀어 나오고야 말았다. 포문걸이 누군가? 과거에 신지대전 또는 팔대기보전이란 호칭으로 불리는 무림과 신지의 전쟁이 있었다. 무림 정벌을 나선 신지를 상대로 화룡도를 가진 포문걸과 신지 자하마신의 마령검이 살벌한 전쟁을 벌였던 그것 말이다. 포문걸의 활약으로 무림이 승리를 했고 신지는 항복의 조건으로 팔대기보 중 4개 이상이 모이면 신지를 사찰할 수 있다는 굴욕적인 조건으로 신지를 몰살시키지 않는 배려를 베풀었다는 전설적인 전쟁의 주인공이 바로 포문걸이 아닌가!
“그렇군... 그렇다면 넌 역시 내 사부님이 상대하셨다는 그 놈이 맞군.”
“크크크... 그 유명한 천마신군의 정체가 포문걸의 후예였다니... 내 그토록 놈의 뒤를 쫓았건만 찾지 못했는데...”
천마신군과 자하마신의 대화 내용이 참으로 심상치 않다. 포문걸은 천마신군의 사부님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포문걸과 한판 뜬 상대가 바로 자하마신이었고 지금 그 놈은 다른 사람의 몸, 즉 한상우의 몸을 차지하고 여전히 건재하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 것들을 한눈에 알아챈 천마신군은 마음을 먹는다. 사부님이 패퇴시켰던 악의 화신인 만큼 지금 한상우의 몸에 들어가 있다는 걸 안 이상... 저 놈은 내가 처치하겠노라고 말이다.
“지현, 거기에 있느냐?”
스 스 스 슥
천마신군의 호출에 땅밑에서 안개가 피어오르듯 모습을 드러내는 제4돌격대장 지현이다. 역시 흑풍회는 전직 광부가 맞다에 한 표 던진다. ^^; 전공은 땅굴파기요 부전공은 칼싸움이라는데 또 한 표 던지는 바이다. 그렇게 나타난 지현을 바라보는 눈빛 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바로 도제 문정후다. 지현을 보자마자 어쩐지 묘하게 그 기운이 낯이 익은 거다.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분명 본 것 같은데... 심지어 내가 알고 있는 녀석 같기도 한데.... 누구더라....?
“지금부터 이 주변을 차단하고 여기에서 내 일에 끼어드는 자가 있다면 누구든 베어 버려라.”
“존명!”
지현은 용수철처럼 몸을 뒤로 튕겨 단숨에 무림 진영 맨 앞의 위치를 확보하며 우뚝 선다. 철창겸을 든채 선 지현의 위세가 대단하다. 그의 등뒤엔 도제 문정후가 있다. 도제를 등지고 서서 지현은 명을 내린다. 제4흑풍회는 지금부터 주군께 방해되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베라고 말이다. 그 호령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림 최일선 라인의 앞쪽 땅밑에서 스스스 소리와 함께 제4돌격대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역시 전직광부답다. 언제 거기까지 땅굴을 파고 땅밑에서 대기하고 있었는지 참... 이 총각들 고생이 특히 더 많다.
한비광은 사부님을 불러본다. 굳이 사부님이 나설 필요가 있겠냐는 눈빛이다. 자기가 대충 끝낼 수 있다는 눈빛이다. 그러나 천마신군의 마음은 이미 정해진 것이 있다. 지금 이 상황을 초래하기까지 자기의 잘못이 크다는 거다. 저 놈의 정체를 뒤늦게 인식했으니 말이다. 진즉에 알았다면 미리 손을 쓸 수 있었던 것을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밀려드는 천마신군이다. 그러니 이 상황은 직접 끝내겠다는 결심을 이미 세운 거다.
자하마신 또한 이 대결을 피할 이유가 없다. 과거의 팔대기보전에서 패배한 사실이 내내 치욕스러웠는데 이제 그 포문걸의 제자를 처치한다면 어느정도 마음이 괜찮아질 것도 같으니 말이다. 결판을 내고 싶다면 기꺼이 응해줄 마음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천마신군과 한판 뜨려는 지주를 말리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사음민이다. 본지의 지존이신데 굳이 저런 자를 직접 상대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거다.
“본지에는 절대일검 같이 저 자를 뛰어넘는 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내보내 상대케 하시고 어르신은 위엄을 지키도록 하십시오”
마령검을 손에 꼭쥐고 아주 정중하게 간청하는 사음민의 눈빛을 응시하며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는 신지 지주, 자하마신이다. 이 순간 두 사람은 각각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에필로그>
아이참... 이거 이거 얄미운 사음민 같으니라고... 정말 정말 기대하고 고대하던 천마신군과 자하마신의 맞짱이 성사되려는 순간이었는데 사음민이 이렇게 초를 치다니 말입니다. 에잇, 만일 그런거라면 사음민 너..... 나쁜 놈이다.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천마신군의 둘째 제자 도월천, 그의 철부지 시절 기억이 너무 선명하게 펼쳐집니다. 갑자기 왜 그랬던 걸까요? 이미 사부와 제자의 연을 끊어버리고 적으로 돌려 세워 선제공격까지 감행했던 도월천은 지금 어떤 느낌일까요? 천하일통의 꿈을 좇아 평생을 달려왔던 인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가고 있겠지요. 온 가족을 무림 무사들의 칼에 희생당한 그 기억과 그로 인한 복수심으로 가득찬 마음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그 힘든 무공 수련을 참고 견딜 수 있었겠습니다. 그리고....
<도월천의 꿈>
쌍칼을 빼들고 다짜고짜 달려들었으나 터무니 없을 정도로 강함을 단번에 느껴버린 어린 시절 도월천은 그래서 천재적 소질이 있다는 거다. 그 어린 나이에도 천하 제일 고수의 기운을 느꼈으니 말이다. 천마신군의 오른손바닥은 도월천의 이마를 감싸고 있다. 마치 무슨 기운이라도 전수하듯이 말이다. 그걸로도 충분히 강함을 느꼈다니 정말 도월천은 천마신군이 인정하는 천재적 소질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는 문파를 습격하는 것은 그만들 하라는 그의 말에 도월천은 버럭 화를 낸다. 제대로 된 고수를 만난다면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상대가 될 리 없음을 인지시켜주는 천마신군이지만 그런 말은 한낱 잔소리로 들릴 뿐이다. 도월천은 악을 쓰며 대들 듯이 외친다. 위하는 척하지 말라고... 가족을 다 죽이고 겨우 도망나왔는데 흉악범으로 몰아붙이기나 하고,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무슨 동정하는 척을 하냐는 거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싸울거라며 바락바락 악을 쓴다.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천마신군은....
“너... 내 제자가 되겠느냐?”
천마신군도 인재를 알아보았다. 확실히 재능이 있는 아이임을... 제자가 되어 수련만 제대로 하면 절정 고수가 되는 건 무리가 아니라고 말이다. 만약 꿈을 함께 할 생각이라면 제자로 받아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그의 꿈이라는 것은....
“나의 꿈은... 현재 무림을 지배하고 있는 모든 정파 놈들을 굴복시키고 천하일통을 이루는 것이다.”
자신이 천마신군임을 밝히며 제자라 되겠냐는 제안을 했지만 도월천은 여전히 반항기가 가득하다. 천하일통이니 뭐니 다 허황된 이야기라며 믿지 않는다. 재능이 있다는 말로 꼬드겨서 애들을 모아 부려먹으려고 그러는게 아니냐며 수비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 누구도 믿지 않는 그런 마음이 생긴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고 혼자 남은 마당에 그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도월천의 머리에 천마신군은 오른손바닥을 턱~ 올려놓으며 감싼다. 그러면서...
“약속하마. 네가 날 배신하지 않는 한, 난 언제까지고 네 사부가 되어줄 것이다.”
딱 거기까지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도월천이다. 어린 시절에 우연히 천마신군을 만나 그의 제자로 들어가게 되는 그 상황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왜 하필 그 날의 기억이 선명해진 걸까? 그런 의아심을 품는 도월천의 머리에 천마신군의 오른손바닥이 턱~ 올려진다. 마치 어린 시절에 그 순간처럼 데쟈부처럼 너무도 똑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도월천의 눈이 이렇게 컸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두 눈은 엄청 확장되며 놀라는 표정이다.
너무도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당사자인 도월천은 물론 주변에서 숨죽이고 관전하고 있던 모든 사람들 또한 당황한 기색을 숨길 수 없다. 그렇게 모두가 놀라고 있을 때 오직 한 사람, 신지 지주만이 뭔가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도월천을 저렇게 쉽게 제압하는 걸 보니 나름 실력 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천마신군의 손이 도월천의 이마에 닿자마자 수룡 두 마리는 파스스스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손을 떼자 도월천은 털썩~ 무릎을 꿇으며 그대로 앞으로 엎어진다. 기절을 한 것인가? 도월천의 두 눈은 그러나 부릅뜨고 있다. 뭐가 큰 충격을 받고 표정이 굳어진 채 혼절을 한 상황인 듯하다. 그렇게 쓰러진 도월천을 보며 천마신군은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안타깝구나... 네가 이 사부를 믿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다.”
<천마신군 vs. 자하마신>
천마신군은 고개를 슬쩍 돌려 저만치 신지 진영의 맨앞에 서있는 신지 지주를 쳐다본다. 신지 지주 또한 아까부터 천마신군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으니 두 사람은 지금 이 순간 눈을 딱 마주친다. 천마신군이 먼저 입을 연다.
“분명... 넌... 한상우, 그 애는 아니구나.”
갑작스런 말이 아닐 수 없다.
천마신군은 한상우를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그가 알던 한상우는 아니라고 단번에 알아채고 있는 거다. 신지 지주는 잠시 말을 잃는다. 한상우를 한상우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속으로는 뜨끔했을 게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았지? 뭐 이럴지도 모르는데 그걸 내색은 할 수 없고 뭐 그런저런 묘함이 교차하는 표정이다. 무슨 말을 할지 고민을 하는 것만 같다. 그러다가 이윽고 입을 연다.
“큭!”
크 하 하 하 하
파안대소랄까? 엄청나게 큰 소리로 한바탕 웃어젖히는 신지 지주다. 아까부터 괴이한 상황에 그렇잖아도 궁금증만 증폭되는데 이번에는 더욱 더 큰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상한 상황이다. 한상우를 한상우가 아니라고 하니 말이다.
“크크크... 이거, 이거... 정말 오랜만이라 몰라볼 뻔했다. 네 놈이 풍기는 그 기운, 그 기저에 깔린... ‘포문걸’의 기를 말이다.”
<포문걸>
결국 포문걸이란 이름이 튀어 나오고야 말았다. 포문걸이 누군가? 과거에 신지대전 또는 팔대기보전이란 호칭으로 불리는 무림과 신지의 전쟁이 있었다. 무림 정벌을 나선 신지를 상대로 화룡도를 가진 포문걸과 신지 자하마신의 마령검이 살벌한 전쟁을 벌였던 그것 말이다. 포문걸의 활약으로 무림이 승리를 했고 신지는 항복의 조건으로 팔대기보 중 4개 이상이 모이면 신지를 사찰할 수 있다는 굴욕적인 조건으로 신지를 몰살시키지 않는 배려를 베풀었다는 전설적인 전쟁의 주인공이 바로 포문걸이 아닌가!
“그렇군... 그렇다면 넌 역시 내 사부님이 상대하셨다는 그 놈이 맞군.”
“크크크... 그 유명한 천마신군의 정체가 포문걸의 후예였다니... 내 그토록 놈의 뒤를 쫓았건만 찾지 못했는데...”
천마신군과 자하마신의 대화 내용이 참으로 심상치 않다. 포문걸은 천마신군의 사부님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포문걸과 한판 뜬 상대가 바로 자하마신이었고 지금 그 놈은 다른 사람의 몸, 즉 한상우의 몸을 차지하고 여전히 건재하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 것들을 한눈에 알아챈 천마신군은 마음을 먹는다. 사부님이 패퇴시켰던 악의 화신인 만큼 지금 한상우의 몸에 들어가 있다는 걸 안 이상... 저 놈은 내가 처치하겠노라고 말이다.
“지현, 거기에 있느냐?”
스 스 스 슥
천마신군의 호출에 땅밑에서 안개가 피어오르듯 모습을 드러내는 제4돌격대장 지현이다. 역시 흑풍회는 전직 광부가 맞다에 한 표 던진다. ^^; 전공은 땅굴파기요 부전공은 칼싸움이라는데 또 한 표 던지는 바이다. 그렇게 나타난 지현을 바라보는 눈빛 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바로 도제 문정후다. 지현을 보자마자 어쩐지 묘하게 그 기운이 낯이 익은 거다.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분명 본 것 같은데... 심지어 내가 알고 있는 녀석 같기도 한데.... 누구더라....?
“지금부터 이 주변을 차단하고 여기에서 내 일에 끼어드는 자가 있다면 누구든 베어 버려라.”
“존명!”
지현은 용수철처럼 몸을 뒤로 튕겨 단숨에 무림 진영 맨 앞의 위치를 확보하며 우뚝 선다. 철창겸을 든채 선 지현의 위세가 대단하다. 그의 등뒤엔 도제 문정후가 있다. 도제를 등지고 서서 지현은 명을 내린다. 제4흑풍회는 지금부터 주군께 방해되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베라고 말이다. 그 호령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림 최일선 라인의 앞쪽 땅밑에서 스스스 소리와 함께 제4돌격대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역시 전직광부답다. 언제 거기까지 땅굴을 파고 땅밑에서 대기하고 있었는지 참... 이 총각들 고생이 특히 더 많다.
한비광은 사부님을 불러본다. 굳이 사부님이 나설 필요가 있겠냐는 눈빛이다. 자기가 대충 끝낼 수 있다는 눈빛이다. 그러나 천마신군의 마음은 이미 정해진 것이 있다. 지금 이 상황을 초래하기까지 자기의 잘못이 크다는 거다. 저 놈의 정체를 뒤늦게 인식했으니 말이다. 진즉에 알았다면 미리 손을 쓸 수 있었던 것을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밀려드는 천마신군이다. 그러니 이 상황은 직접 끝내겠다는 결심을 이미 세운 거다.
자하마신 또한 이 대결을 피할 이유가 없다. 과거의 팔대기보전에서 패배한 사실이 내내 치욕스러웠는데 이제 그 포문걸의 제자를 처치한다면 어느정도 마음이 괜찮아질 것도 같으니 말이다. 결판을 내고 싶다면 기꺼이 응해줄 마음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천마신군과 한판 뜨려는 지주를 말리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사음민이다. 본지의 지존이신데 굳이 저런 자를 직접 상대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거다.
“본지에는 절대일검 같이 저 자를 뛰어넘는 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내보내 상대케 하시고 어르신은 위엄을 지키도록 하십시오”
마령검을 손에 꼭쥐고 아주 정중하게 간청하는 사음민의 눈빛을 응시하며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는 신지 지주, 자하마신이다. 이 순간 두 사람은 각각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에필로그>
아이참... 이거 이거 얄미운 사음민 같으니라고... 정말 정말 기대하고 고대하던 천마신군과 자하마신의 맞짱이 성사되려는 순간이었는데 사음민이 이렇게 초를 치다니 말입니다. 에잇, 만일 그런거라면 사음민 너..... 나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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