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9화 열강 스토리 === 네가 지금 뭐라 하는 것이냐? 나는 네 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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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8-18 14:16 조회913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639화 스토리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도월천의 과거 회상을 통해 그가 가졌던 꿈이 보여지는 이번 이야기입니다. 왜 도월천이 사부님을 배신하고 신지편에 섰는지... 왜 그가 지금 전 무림을 상대로 엄청난 전쟁을 벌이려 하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정당화될 수도 있을 겁니다. 모든 사람은 다 자기 위주로 생각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죠.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말입니다. 그런 도월천이 그저 안타까운 천마신군입니다.
<반격>
드 드 드 드
자신을 짓누르는 압력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도월천의 표정도 조금씩 더 일그러지고 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고 천마신군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인데 이런 엄청난 무공은 역시 그가 왜 사파 무림의 지존인지를 보여주는 작은 증거다. 도월천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압박을 버티며 그동안 마음에 묻어두었던 것들을 작심발언하고 있다.
“천마 천하일통... 그것은 사부님이 제게 보여주신 꿈입니다. 저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제 모든 인생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사부님은 어떻습니까? 그 꿈을 향한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까?”
제자의 그 작심발언을 묵묵히 다 들어주고 있는 천마신군이다. 그 또한 자신의 제자가 저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확인하고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제자의 마음을 왜 모를 리가 있을까? 천마신군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 마음은 잘 알고 있다고... 정파에 대한 복수심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음을 왜 모르겠냐고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나를 키웠던 그 원한과 복수심으로 인해, 나 또한 얼마나 많은 원한과 복수를 만들어 냈던가... 결국 난 내 발걸음이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과거 정파의 모습과 닮아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런 사부님의 말을 들으면서 도월천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진다. 뭔가 단단히 화가 나고 있는 듯하다. 여전히 심한 압박감에 괴로워하지만 그의 눈빛은 점점 더 매서워진다. 그리고 납득하지도 이해하지도 않겠다는 마음이 단호하다. 그런 그가 외친 말은...
“궤변입니다!! 사부님은 그저 늙어 나약해지신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구차한 변명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도월천의 행동에 남중보와 홍균의 표정이 엄청 심각해진다. 지금 제자 주제에 사부님에게 저런 망언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음 같아서는 뛰쳐나가 사부님에게 엄청난 결례와 불손한 말을 한 도월천에게 그 책임을 묻고 싶을 정도다. 어쩌면 그것은 사부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뛰쳐나갈 분위기는 절대로 아니므로 일단 참는다.
천마신군은 제자의 싸가지 없는 발언에 살짝 빈정이 상한 표정인것도 같지만 어쨌든 아무렇지도 않는 듯한 매너로 다시 타이르듯이 말한다.
“천아야, 내가 말한 사실은 너도 이미 알고 있지 않느냐? 그저 네 뼛속 깊이 뿌리내린 복수심이 그걸 부정하고 있는 것일뿐... 차분히 생각해보거라. 그렇다면 너 또한...”
“저를 가르치려 들지 마십시오.”
도월천은 그의 생각이나 마음을 전혀 고치거나 바꿀 의사가 없다. 사부님의 말은 오히려 잔소리로 들린다. 그런 도월천의 버릇 없는 말대꾸에 천마신군의 표정은 그전과는 다르게 노여움이 서리기 시작한다. 이것이 오냐오냐 해줬더니 버르장머리가 점점 못돼먹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녀석은 따끔하게 혼을 좀 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네가 지금 뭐라 하는 것이냐? 나는 네 사부다!”
우 우 우 웅
천마신군은 여전히 무표정하게 그러나 뭔가 더 도월천에게 중력의 힘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러자 조금전보다 더 큰 힘이 무릎 꿇고 있는 도월천에게 가중된다. 그러면서 도월천은 더 심한 압박감과 고통을 느끼기 시작한다.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가 있는 지점의 땅바닥이 좀 더 아래고 꺼지고 있다. 도월천은 이를 악문다. 작심한 그는 소신 발언을 이어간다.
“아니... 당신은 더 이상 내 사부가 아닙니다!”
도월천은 내려다보는 천마신군의 표정이 이젠 경직되기 시작한다. 그런 사부님을 올려다보는 도월천의 표정은 비장해지기 시작한다. 사부와 제자 사이가 이제 저 한 마디로 부정된 것이요 그것은 즉 사제지간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지 않은가!
“천아야,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
“그래... 당신은 내 사부가 아니야!”
아... 드디어 사제지간은 요단강을 건너고 말았다. 사부를 부정하는 제자의 저 한마디는 가히 핵폭탄급이다. 그래서 천마신군이 마지막 기회를 줬건만 도월천은 그대로 직진하고 말았다. 사부로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말이다. 도월천은 두 주먹을 더욱 꽉 쥔다. 그러면서 허벅지에 힘을 빡 주면서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중압감을 버텨내며 무릎을 세우고 있다. 일어서고 있는 것이다.
콰 드 드 드
“내 사부님은 오직 과거 사부님이 내게 하셨던 말씀 뿐이야!”
결국 도월천은 그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내고 일어섰다. 동시에 땅박닥에 떨어져 있던 일월수룡륜 또한 둥실 떠올라 도월천의 양쪽 어깨 옆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우뚝 일어선 도월천과 그 옆에서 회전하고 있는 일월수룡륜의 기세가 매우 강렬하다.
“내 사부님은 이미 죽었어! 당신은 그저 죽은 내 사부의 찌꺼기에 불과해!”
도월천의 눈빛은 이미 돌아갔다. 사부를 부정하면서 이미 패륜의 길로 올라선 것이다. 눈앞의 사부에게 당신이란 호칭을 쓰면서 말이다. 게다가 한 술 더 뜬다. 확실하게 사제지간의 종말을 선언하면서 이제부터는 적으로 간주하겠다는 선전포고인 것이다. 그 말은 바로 이러하다.
“그러니... 이제 당신이 가지고 있던 그 천마신군이란 이름도 내가 가지겠어!! 이 세상에 사부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이어받은 이는... 나밖에 없는 거 같으니까!!”
천마신군의 면전에 강제적으로 무릎꿇고 있던 도월천은 갑자기 몸을 뒤로 훌쩍 물리면서 거리를 만든 다음 그와 동시에 일월수룡륜 두 마리를 소환하여 공격을 감행한다. 선전포고를 했으니 이젠 선제공격이다. 커다란 수룡 두 마리가 천마신군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고 표정 변화 또한 없다. 그저 이런 상황을 담담히 마주하고 있을 뿐이다.
도월천은 이 순간까지도 자신의 힘에 대해 과신하고 있다. 일월수룡륜의 힘을 완벽하게 손에 넣었기에 사부의 힘을 뛰어 넘었다고 말이다. 이것만 있으면 세상의 누구도 자신을 이길 수 없다고 말이다. 그동안 두려움의 존재이기도 했던 사부는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감히 사부를 적으로 돌려세우고 공격을 감행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 자신감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있었다. 급하게 선제 공격을 날리며 뒤로 도약하는 도월천의 시야에 저만치에 서 있는 천마신군이 들어온다. 헌데, 그의 표정은 아무런 동요도 없다. 그저 자신에게 여전히 눈을 떼지 않고 있는 게 아닌가! 마치 아직도 자기를 한낱 애송이로 보고 있다는 듯한 눈빛이라고 느끼며 빈정이 상하는 도월천이다. 일월수룡륜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그 힘을 다 쓸 수 있는 나를 옛날의 어린 꼬마로 보고 있다니 말이다.
파 아 악
드디어 수룡들이 목표물 공격에 성공했다. 정확히 도달했다. 그런데 그 소리가 좀 이상하다. 뭔가 충격파라든지 충돌 파열음이라도 나야 할텐데 그냥 뭔가 김이 파지는 듯한 소리만 났으니 말이다. 천마신군 쪽을 응시하는 도월천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륜 두 개가 온순한 강아지처럼 천마신군의 두 손에 제지당하고 있는 광경이다.
우 우 웅 웅
천마신군은 두 팔을 앞으로 내밀어 각각 양쪽에 륜을 붙잡아 두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며 도월천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게다가 천마신군은 두 손가락을 까닥 하고 움직이자 두 개의 륜은 왔던 길을 되돌아 가기 시작한다. 즉, 이번에는 자신의 주인을 공격하기 위해 맹렬한 속도로 도월천을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월천은 황급히 두 팔을 쭉 뻗어 양 손에 각각 하나씩 륜을 주먹 사이에 넣어 진정시킨다. 륜들은 정신이 살짝 나간 모양이다. 이랬다 저랬다 하니 말이다. 어쨌든 두 륜은 도월천의 양쪽 손목을 축으로 하여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
........... 제길! ............
회심의 기습이 보기좋게 무산되었고 게다가 자신에게 너무 손쉽게 튕겨낸 광경에 정신이 살짝 혼미해지는 도월천이다. 그 순간...! 도월천의 시야가 갑자기 섬광에 휩싸인 듯 밝아지며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소환된다.
<도월천이 천마신군의 제자가 되다>
“네가 도월천이냐? 근처의 문파들을 위협하는 놈들의 우두머리라 해서 찾아왔는데... 그게 이렇게 어린 아이일 줄은 몰랐구나”
십 여명의 아이들이 모여있는 숲 속 어딘가에서 도월천을 처음 만나게 되는 천마신군은 너무 뜻밖의 상황에 조금은 당황한 것도 같다. 제대로 무공을 배운 적도 없는 이런 어린 아이들이 무공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연마하는 정식 문파들을 위협하고 있다니 말이다. 소위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놈들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게다가 그 우두머리가 또한 그런 애송이라도 또 놀라는 거다. 기대하기로는 숨은 고수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훗, 무공이라고? 그런 건 배우지 않아도 너 같은 놈들 손보는 건 문제가 없더라고!”
그러면서 다짜고짜 쌍칼을 빼들며 달려드는 어린이 도월천이다. 그렇게 분명 베었따고 생각을 했으나 전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어린 아이는 나름 당황스러워 한다. 천마신군 또한 재미있어 한다. 도저히 무공을 전혀 배우지 않은 아이의 움직임이 제법 쓸만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이 정도의 예리한 초식을 쓸 수 있다니 말이다. 그러나 어린이 도월천은 초식 따위는 당연히 모른다. 그냥 이건 초식도 아니고 그저 칼부림일뿐이라며 다시 한번 달려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천마신군은 아무렇지도 않게 어린 도월천의 이마에 손을 짚으며 말한다.
“그렇다면 넌 무공에 대해 타고난 천재일 수도 있겠구나!”
<에필로그>
확실하게 배신을 택한 도월천은 이제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감히 사부를 적으로 돌려 세웠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어린 아이 도월천의 기억을 소환해냈지요. 무공에 소질이 타고났으며 어릴 적에 온 가족을 다 무림 정파의 손에 잃었다는 것 등등 천마신군으로서는 한창 제자를 모집하고 있는 시기이니 딱 맞는 인재를 찾아낸 것이기도 하겠습니다. 어쨌든 전장 한 복판에 나타난 천마신군은 이제 이번 산해곡 에피소드의 큰 축을 담당할 것은 분명합니다. 어떤 활약이 펼쳐질지 조심조심 다음 이야기로 가보실까요?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도월천의 과거 회상을 통해 그가 가졌던 꿈이 보여지는 이번 이야기입니다. 왜 도월천이 사부님을 배신하고 신지편에 섰는지... 왜 그가 지금 전 무림을 상대로 엄청난 전쟁을 벌이려 하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정당화될 수도 있을 겁니다. 모든 사람은 다 자기 위주로 생각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죠.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말입니다. 그런 도월천이 그저 안타까운 천마신군입니다.
<반격>
드 드 드 드
자신을 짓누르는 압력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도월천의 표정도 조금씩 더 일그러지고 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고 천마신군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인데 이런 엄청난 무공은 역시 그가 왜 사파 무림의 지존인지를 보여주는 작은 증거다. 도월천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압박을 버티며 그동안 마음에 묻어두었던 것들을 작심발언하고 있다.
“천마 천하일통... 그것은 사부님이 제게 보여주신 꿈입니다. 저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제 모든 인생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사부님은 어떻습니까? 그 꿈을 향한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까?”
제자의 그 작심발언을 묵묵히 다 들어주고 있는 천마신군이다. 그 또한 자신의 제자가 저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확인하고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제자의 마음을 왜 모를 리가 있을까? 천마신군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 마음은 잘 알고 있다고... 정파에 대한 복수심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음을 왜 모르겠냐고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나를 키웠던 그 원한과 복수심으로 인해, 나 또한 얼마나 많은 원한과 복수를 만들어 냈던가... 결국 난 내 발걸음이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과거 정파의 모습과 닮아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런 사부님의 말을 들으면서 도월천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진다. 뭔가 단단히 화가 나고 있는 듯하다. 여전히 심한 압박감에 괴로워하지만 그의 눈빛은 점점 더 매서워진다. 그리고 납득하지도 이해하지도 않겠다는 마음이 단호하다. 그런 그가 외친 말은...
“궤변입니다!! 사부님은 그저 늙어 나약해지신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구차한 변명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도월천의 행동에 남중보와 홍균의 표정이 엄청 심각해진다. 지금 제자 주제에 사부님에게 저런 망언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음 같아서는 뛰쳐나가 사부님에게 엄청난 결례와 불손한 말을 한 도월천에게 그 책임을 묻고 싶을 정도다. 어쩌면 그것은 사부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뛰쳐나갈 분위기는 절대로 아니므로 일단 참는다.
천마신군은 제자의 싸가지 없는 발언에 살짝 빈정이 상한 표정인것도 같지만 어쨌든 아무렇지도 않는 듯한 매너로 다시 타이르듯이 말한다.
“천아야, 내가 말한 사실은 너도 이미 알고 있지 않느냐? 그저 네 뼛속 깊이 뿌리내린 복수심이 그걸 부정하고 있는 것일뿐... 차분히 생각해보거라. 그렇다면 너 또한...”
“저를 가르치려 들지 마십시오.”
도월천은 그의 생각이나 마음을 전혀 고치거나 바꿀 의사가 없다. 사부님의 말은 오히려 잔소리로 들린다. 그런 도월천의 버릇 없는 말대꾸에 천마신군의 표정은 그전과는 다르게 노여움이 서리기 시작한다. 이것이 오냐오냐 해줬더니 버르장머리가 점점 못돼먹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녀석은 따끔하게 혼을 좀 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네가 지금 뭐라 하는 것이냐? 나는 네 사부다!”
우 우 우 웅
천마신군은 여전히 무표정하게 그러나 뭔가 더 도월천에게 중력의 힘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러자 조금전보다 더 큰 힘이 무릎 꿇고 있는 도월천에게 가중된다. 그러면서 도월천은 더 심한 압박감과 고통을 느끼기 시작한다.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가 있는 지점의 땅바닥이 좀 더 아래고 꺼지고 있다. 도월천은 이를 악문다. 작심한 그는 소신 발언을 이어간다.
“아니... 당신은 더 이상 내 사부가 아닙니다!”
도월천은 내려다보는 천마신군의 표정이 이젠 경직되기 시작한다. 그런 사부님을 올려다보는 도월천의 표정은 비장해지기 시작한다. 사부와 제자 사이가 이제 저 한 마디로 부정된 것이요 그것은 즉 사제지간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지 않은가!
“천아야,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
“그래... 당신은 내 사부가 아니야!”
아... 드디어 사제지간은 요단강을 건너고 말았다. 사부를 부정하는 제자의 저 한마디는 가히 핵폭탄급이다. 그래서 천마신군이 마지막 기회를 줬건만 도월천은 그대로 직진하고 말았다. 사부로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말이다. 도월천은 두 주먹을 더욱 꽉 쥔다. 그러면서 허벅지에 힘을 빡 주면서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중압감을 버텨내며 무릎을 세우고 있다. 일어서고 있는 것이다.
콰 드 드 드
“내 사부님은 오직 과거 사부님이 내게 하셨던 말씀 뿐이야!”
결국 도월천은 그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내고 일어섰다. 동시에 땅박닥에 떨어져 있던 일월수룡륜 또한 둥실 떠올라 도월천의 양쪽 어깨 옆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우뚝 일어선 도월천과 그 옆에서 회전하고 있는 일월수룡륜의 기세가 매우 강렬하다.
“내 사부님은 이미 죽었어! 당신은 그저 죽은 내 사부의 찌꺼기에 불과해!”
도월천의 눈빛은 이미 돌아갔다. 사부를 부정하면서 이미 패륜의 길로 올라선 것이다. 눈앞의 사부에게 당신이란 호칭을 쓰면서 말이다. 게다가 한 술 더 뜬다. 확실하게 사제지간의 종말을 선언하면서 이제부터는 적으로 간주하겠다는 선전포고인 것이다. 그 말은 바로 이러하다.
“그러니... 이제 당신이 가지고 있던 그 천마신군이란 이름도 내가 가지겠어!! 이 세상에 사부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이어받은 이는... 나밖에 없는 거 같으니까!!”
천마신군의 면전에 강제적으로 무릎꿇고 있던 도월천은 갑자기 몸을 뒤로 훌쩍 물리면서 거리를 만든 다음 그와 동시에 일월수룡륜 두 마리를 소환하여 공격을 감행한다. 선전포고를 했으니 이젠 선제공격이다. 커다란 수룡 두 마리가 천마신군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고 표정 변화 또한 없다. 그저 이런 상황을 담담히 마주하고 있을 뿐이다.
도월천은 이 순간까지도 자신의 힘에 대해 과신하고 있다. 일월수룡륜의 힘을 완벽하게 손에 넣었기에 사부의 힘을 뛰어 넘었다고 말이다. 이것만 있으면 세상의 누구도 자신을 이길 수 없다고 말이다. 그동안 두려움의 존재이기도 했던 사부는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감히 사부를 적으로 돌려세우고 공격을 감행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 자신감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있었다. 급하게 선제 공격을 날리며 뒤로 도약하는 도월천의 시야에 저만치에 서 있는 천마신군이 들어온다. 헌데, 그의 표정은 아무런 동요도 없다. 그저 자신에게 여전히 눈을 떼지 않고 있는 게 아닌가! 마치 아직도 자기를 한낱 애송이로 보고 있다는 듯한 눈빛이라고 느끼며 빈정이 상하는 도월천이다. 일월수룡륜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그 힘을 다 쓸 수 있는 나를 옛날의 어린 꼬마로 보고 있다니 말이다.
파 아 악
드디어 수룡들이 목표물 공격에 성공했다. 정확히 도달했다. 그런데 그 소리가 좀 이상하다. 뭔가 충격파라든지 충돌 파열음이라도 나야 할텐데 그냥 뭔가 김이 파지는 듯한 소리만 났으니 말이다. 천마신군 쪽을 응시하는 도월천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륜 두 개가 온순한 강아지처럼 천마신군의 두 손에 제지당하고 있는 광경이다.
우 우 웅 웅
천마신군은 두 팔을 앞으로 내밀어 각각 양쪽에 륜을 붙잡아 두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며 도월천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게다가 천마신군은 두 손가락을 까닥 하고 움직이자 두 개의 륜은 왔던 길을 되돌아 가기 시작한다. 즉, 이번에는 자신의 주인을 공격하기 위해 맹렬한 속도로 도월천을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월천은 황급히 두 팔을 쭉 뻗어 양 손에 각각 하나씩 륜을 주먹 사이에 넣어 진정시킨다. 륜들은 정신이 살짝 나간 모양이다. 이랬다 저랬다 하니 말이다. 어쨌든 두 륜은 도월천의 양쪽 손목을 축으로 하여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
........... 제길! ............
회심의 기습이 보기좋게 무산되었고 게다가 자신에게 너무 손쉽게 튕겨낸 광경에 정신이 살짝 혼미해지는 도월천이다. 그 순간...! 도월천의 시야가 갑자기 섬광에 휩싸인 듯 밝아지며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소환된다.
<도월천이 천마신군의 제자가 되다>
“네가 도월천이냐? 근처의 문파들을 위협하는 놈들의 우두머리라 해서 찾아왔는데... 그게 이렇게 어린 아이일 줄은 몰랐구나”
십 여명의 아이들이 모여있는 숲 속 어딘가에서 도월천을 처음 만나게 되는 천마신군은 너무 뜻밖의 상황에 조금은 당황한 것도 같다. 제대로 무공을 배운 적도 없는 이런 어린 아이들이 무공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연마하는 정식 문파들을 위협하고 있다니 말이다. 소위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놈들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게다가 그 우두머리가 또한 그런 애송이라도 또 놀라는 거다. 기대하기로는 숨은 고수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훗, 무공이라고? 그런 건 배우지 않아도 너 같은 놈들 손보는 건 문제가 없더라고!”
그러면서 다짜고짜 쌍칼을 빼들며 달려드는 어린이 도월천이다. 그렇게 분명 베었따고 생각을 했으나 전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어린 아이는 나름 당황스러워 한다. 천마신군 또한 재미있어 한다. 도저히 무공을 전혀 배우지 않은 아이의 움직임이 제법 쓸만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이 정도의 예리한 초식을 쓸 수 있다니 말이다. 그러나 어린이 도월천은 초식 따위는 당연히 모른다. 그냥 이건 초식도 아니고 그저 칼부림일뿐이라며 다시 한번 달려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천마신군은 아무렇지도 않게 어린 도월천의 이마에 손을 짚으며 말한다.
“그렇다면 넌 무공에 대해 타고난 천재일 수도 있겠구나!”
<에필로그>
확실하게 배신을 택한 도월천은 이제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감히 사부를 적으로 돌려 세웠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어린 아이 도월천의 기억을 소환해냈지요. 무공에 소질이 타고났으며 어릴 적에 온 가족을 다 무림 정파의 손에 잃었다는 것 등등 천마신군으로서는 한창 제자를 모집하고 있는 시기이니 딱 맞는 인재를 찾아낸 것이기도 하겠습니다. 어쨌든 전장 한 복판에 나타난 천마신군은 이제 이번 산해곡 에피소드의 큰 축을 담당할 것은 분명합니다. 어떤 활약이 펼쳐질지 조심조심 다음 이야기로 가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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