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1화 열강 스토리 === 진풍백은 지금 죽을 자리를 찾은 것인가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4-07-30 22:54 조회1,054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631화 스토리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천마신군의 두 제자끼리의 대결이 점입가경입니다. 둘째와 셋째 제자이니 실력 또한 대등할 것이라는 생각은 쉽게 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팔대기보죠. 도월천은 일월수룡륜을 소유하고 있으나 진풍백은 팔대기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이 대결의 어찌할 수 없는 힘의 변수로 작용합니다. 혈우환이 팔대기보 중 하나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1초 정도 해봅니다. 혈우환 4개가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는 겁니다. 그렇게 몇 개의 차원의 문이 열리고 그 문을 자유자재로 순간 이동하면서 진풍백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능력이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번 이야기 시작해봅니다.
<진풍백의 위기>
뜻밖의 상황이 연거푸 이어지고 있다. 진풍백이 작정을 하고 날린 천마대멸겁이 너무 쉽게 파쇄되었을 뿐만 아니라 곧바로 수룡 두 마리가 허공에 떠있는 그에게로 돌진하는 게 아닌가! 그 빠른 속도로 인해 진풍백은 당황한다. 그도 그럴것이 허공에 몸이 떠 있을 때 행동에 매우 큰 제약을 받게 된다. 땅에서처럼 지지하고 힘을 줄 수 있는 바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로 맹렬한 반격을 받게 되니 당활할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가는 그대로 수룡륜에 의해 몸이 두 동강이라도 날 판이다. 이 상태로 수룡을 피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진풍백은 정공법을 쓰기로 한다. 피하지 않고 오히려 뛰어드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초식은 지금으로서는 딱 하나다. 바로...
“ 천근추! ”
두 다리를 가슴쪽으로 끌어모아 올린 후 그대로 양발을 땅으로 힘차게 뻗으며 천근추를 시전한다. 천근추는 말 그대로 천근의 무게를 가진 추가 중력에 의해 빠르게 땅으로 낙하하듯, 진풍백의 몸 또한 순간적으로 땅에 빨려가듯 수직 낙하한다. 진풍백을 노리고 쇄도한 두 마리의 수룡은 진풍백이 사라지고 난 바로 그 허공에서 강하게 충돌한다. 그곳에 진풍백이 있었더라면 아마 몸이 크게 망가졌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여유롭게 쳐다보며 나름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도월천이다. 그는 생각한다. 아무리 도망쳐도 소용없다고... 난 이 일월수룡륜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한시도 쉬지않고 운용법에 대해 생각했었다고...
............ 이제 내 손에 일월수룡륜이 들려진 이상 자네의 힘으로는 절대로 날 이길 수 없다네 .............
도월천은 천근추를 써서 위기를 모면하고 땅에 착지한 진풍백을 쳐다보면서 그 방향으로 두 팔을 힘차게 휘두른다. 수룡륜을 자유자재로 부리고 있는 것이다. 숨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치려는 것이다. 도월천의 손짓에 따라 저만치 허공에 있던 두 마리의 수룡은 거센 몸짓으로 방향을 틀어 진풍백을 향해 내리꽂히기 시작한다. 방금 천근추를 마치고 자세를 땅에 고정시킨 진풍백의 등을 노린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그의 머리와 몸통을 잘라버릴 듯이 수룡륜이 매우 가까이 쇄도하고 있다.
파 아 앙
이 소리는 진풍백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도약을 하며 전속력으로 도월천을 향해 달려가는 소리다. 지금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저런 엄청난 기운이 덮치는데 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도월천을 향해 돌진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방어 없이 돌진...? 저건 설마... 동귀어진?
자기에게 쇄도해 들어오는 진풍백을 쳐다보며 도월천은 여전히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으로 진사제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물론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허세 부리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도월천이다. 수룡을 무시하고 그 수룡을 조종하는 자신을 노리겠다는 그 작전을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등 뒤에서부터 달려드는 수룡의 공격은 막을 수 없을 텐데... 한편으론 의아스럽기도 하다. 수룡의 위력은 이미 충분히 봤을 텐데...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짓을...
파 앙
응? 갑자기 진풍백의 속도가 두 배는 빨라졌다. 마치 용수철이 튕기듯 살짝 예상치 못한 속도로 돌진하는 진풍백은 동시에 재빨리 양팔을 마치 새의 날개처럼 뒤로 쭉 펼치더니 강력한 기를 순간적으로 응집시킨다.
부 우 우
슈 아 아
진풍백의 노림수는 바로 이것이었다. 예상되는 속도로 뛰어 들어가다가 상대가 예상치 못한 속도로 갑자기 쇄도하는 것, 그리고 곧바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 진풍백의 노림수였던 거다. 그제야 뭔가 방심했다는 것을 느낀 도월천은 이제는 공세에서 수비로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때 터진 진풍백의 초식 하나!
“ 천마봉익장!! ”
봉황의 날개처럼 뒤로 한껏 젖힌 두 팔을 일순간에 앞으로 모으며 도월천을 향해 강하게 찍는 무공이 바로 저것이다. 이제 도월천은 수룡을 조종하고 있을 틈이 없다. 천마봉익장의 둔탁하고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하다. 얼른 두 팔을 앞으로 모아 방어 자세를 취한다. 마치 권투선수가 가드를 앞으로 올리는 것과 유사한 자세다.
충돌했다. 천마봉익장을 막아내느라 도월천이 두 팔을 몸쪽으로 끌어당기며 올리는 것과 동시에 진풍백의 등 뒤에서 맹렬하게 접근하고 있던 두 마리의 수룡은 90도 직각으로 방향을 틀어 하늘로 비상한다. 이때 굉장한 저주파의 공기 파열음이 울려퍼진다.
후 우 우 우 우 우 웅
수룡이 방향을 바꿨다. 역시 진풍백의 생각이 맞았다. 손을 쓰지 못하면 수룡을 조종할 수가 없다는 것을 시험해 보고 싶었고 그 생각은 증명되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근접전이요 육박전이다. 진풍백으로서는 어떻게든 손에 닿을 거리를 유지하면서 도월천의 두 손을 수룡 조종에 쓸 시간이 없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게 지금 진풍백이 수룡을 상대할 수 있는... 아니 수룡을 상대하다가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패배할 것임을 알기에... 그래도 대결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이런 접근전과 육박전밖에는 없다.
도월천은 그러나 여전히 여유롭다. 두 손에 쥐고 있는 수룡의 핵을 통해 조종한다는 것을 알아도 승부에 지장은 주지 않는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풍백은 육박전에도 일가견이 있다. 죽기를 마다하지 않고 싸우는 그에게 도월천과의 육박전은 그래도 해볼 만하다. 두 사람의 치고 받는 육박전은 실로 대단하다. 그저 맨주먹을 휘두르고 뻗고 거둘 뿐인데 두 사람 주변의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파공음은 주변에 관전하고 있는 이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중에 한 사람... 도제 어르신은 특히 묘한 생각에 빠진다. 도무지 진풍백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저 미친놈이라고 밖에 보이질 않으니 말이다. 왜냐하면 몇 번의 격돌을 통해 상대와의 힘의 격차를 충분히 느꼈을 텐데... 수룡과의 싸움은 이미 승산이 없다는 걸 알았을 텐데... 그런데도 저런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니 이건 미친짓이 아닌가 말이다. 엄청난 기를 실어보내는 육박전에서 조금만 삐긋하면 그대로 목이 날아가고 뼈마디가 왕창 부서지는 치명상을 입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도제는 고개를 돌려 한비광을 바라본다.
.....................
도제의 얼굴 표정이 순간 심각해진다. 저만치에는 한비광이 자신도 기진맥진했을 텐데 담화린에게 진기 주입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진기 주입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무방비 상태라는 뜻이다. 지금 저 상태라면 무공이 초고수급이 아니더라도 한비광을 처치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그 점을 퍼뜩 간파한 도제는 다시 진풍백을 바라본다.
.............. 설마... 저 자가 생각하고 있는 건? ..............
<사음민의 조바심>
신기하게도 사음민 역시 도제 어르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저 한가롭게 육박전이나 벌이고 있는 도월천이 너무 못마땅한 심정이다. 지금 중요한 건 갑자기 뛰어든 저 놈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음민의 시선도 사실은 아까부터 한비광을 향해 있었다. 지금 당장 처단해야 할 자는 바로 한비광이 아닌가!
................. 한비광... 저 자의 힘은 측량하기 힘들 정도다. 그러니 어떤 빈틈이라도 생긴다면 당장 해치워야 해! 그러니, 그 자와 느긋하게 노는 건 이제 그만두라고! ..................
<묵령>
묵령도 운기조식을 통해 어느정도 회복한 상태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도월천과 진풍백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한비광이 담화린에게 진기 주입하는 장면도 바라보고 있다. 그런 두 장면을 번갈아 보는데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 거다.
진풍백을 봐볼까? 분명 저 놈은 아까 내가 다 죽여 놨는데 어떻게 저렇게 쌩쌩해진 거지? 그리고... 한비광을 봐볼까? 음... 저 놈도 계속 신경이 쓰인단 말이지........
<에필로그>
피곤함을 무릅쓰고 사생결단 마구잡이로 달려들고 있는 진풍백입니다. 도월천의 실력을 절대 모르지 않습니다. 천마신궁에서 이미 다 파악을 했겠지요. 그런데 지금 일월수룡륜이라는 팔대기보를 저렇게 자유자재로 부리고 있으니 두 사람의 실력 격차는 너무 확연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렇게 죽기살기로 달려드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도제 어르신의 그 께름칙한 느낌이 맞는 걸까요? 과연...?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천마신군의 두 제자끼리의 대결이 점입가경입니다. 둘째와 셋째 제자이니 실력 또한 대등할 것이라는 생각은 쉽게 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팔대기보죠. 도월천은 일월수룡륜을 소유하고 있으나 진풍백은 팔대기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이 대결의 어찌할 수 없는 힘의 변수로 작용합니다. 혈우환이 팔대기보 중 하나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1초 정도 해봅니다. 혈우환 4개가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는 겁니다. 그렇게 몇 개의 차원의 문이 열리고 그 문을 자유자재로 순간 이동하면서 진풍백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능력이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번 이야기 시작해봅니다.
<진풍백의 위기>
뜻밖의 상황이 연거푸 이어지고 있다. 진풍백이 작정을 하고 날린 천마대멸겁이 너무 쉽게 파쇄되었을 뿐만 아니라 곧바로 수룡 두 마리가 허공에 떠있는 그에게로 돌진하는 게 아닌가! 그 빠른 속도로 인해 진풍백은 당황한다. 그도 그럴것이 허공에 몸이 떠 있을 때 행동에 매우 큰 제약을 받게 된다. 땅에서처럼 지지하고 힘을 줄 수 있는 바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로 맹렬한 반격을 받게 되니 당활할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가는 그대로 수룡륜에 의해 몸이 두 동강이라도 날 판이다. 이 상태로 수룡을 피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진풍백은 정공법을 쓰기로 한다. 피하지 않고 오히려 뛰어드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초식은 지금으로서는 딱 하나다. 바로...
“ 천근추! ”
두 다리를 가슴쪽으로 끌어모아 올린 후 그대로 양발을 땅으로 힘차게 뻗으며 천근추를 시전한다. 천근추는 말 그대로 천근의 무게를 가진 추가 중력에 의해 빠르게 땅으로 낙하하듯, 진풍백의 몸 또한 순간적으로 땅에 빨려가듯 수직 낙하한다. 진풍백을 노리고 쇄도한 두 마리의 수룡은 진풍백이 사라지고 난 바로 그 허공에서 강하게 충돌한다. 그곳에 진풍백이 있었더라면 아마 몸이 크게 망가졌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여유롭게 쳐다보며 나름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도월천이다. 그는 생각한다. 아무리 도망쳐도 소용없다고... 난 이 일월수룡륜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한시도 쉬지않고 운용법에 대해 생각했었다고...
............ 이제 내 손에 일월수룡륜이 들려진 이상 자네의 힘으로는 절대로 날 이길 수 없다네 .............
도월천은 천근추를 써서 위기를 모면하고 땅에 착지한 진풍백을 쳐다보면서 그 방향으로 두 팔을 힘차게 휘두른다. 수룡륜을 자유자재로 부리고 있는 것이다. 숨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치려는 것이다. 도월천의 손짓에 따라 저만치 허공에 있던 두 마리의 수룡은 거센 몸짓으로 방향을 틀어 진풍백을 향해 내리꽂히기 시작한다. 방금 천근추를 마치고 자세를 땅에 고정시킨 진풍백의 등을 노린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그의 머리와 몸통을 잘라버릴 듯이 수룡륜이 매우 가까이 쇄도하고 있다.
파 아 앙
이 소리는 진풍백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도약을 하며 전속력으로 도월천을 향해 달려가는 소리다. 지금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저런 엄청난 기운이 덮치는데 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도월천을 향해 돌진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방어 없이 돌진...? 저건 설마... 동귀어진?
자기에게 쇄도해 들어오는 진풍백을 쳐다보며 도월천은 여전히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으로 진사제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물론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허세 부리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도월천이다. 수룡을 무시하고 그 수룡을 조종하는 자신을 노리겠다는 그 작전을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등 뒤에서부터 달려드는 수룡의 공격은 막을 수 없을 텐데... 한편으론 의아스럽기도 하다. 수룡의 위력은 이미 충분히 봤을 텐데...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짓을...
파 앙
응? 갑자기 진풍백의 속도가 두 배는 빨라졌다. 마치 용수철이 튕기듯 살짝 예상치 못한 속도로 돌진하는 진풍백은 동시에 재빨리 양팔을 마치 새의 날개처럼 뒤로 쭉 펼치더니 강력한 기를 순간적으로 응집시킨다.
부 우 우
슈 아 아
진풍백의 노림수는 바로 이것이었다. 예상되는 속도로 뛰어 들어가다가 상대가 예상치 못한 속도로 갑자기 쇄도하는 것, 그리고 곧바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 진풍백의 노림수였던 거다. 그제야 뭔가 방심했다는 것을 느낀 도월천은 이제는 공세에서 수비로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때 터진 진풍백의 초식 하나!
“ 천마봉익장!! ”
봉황의 날개처럼 뒤로 한껏 젖힌 두 팔을 일순간에 앞으로 모으며 도월천을 향해 강하게 찍는 무공이 바로 저것이다. 이제 도월천은 수룡을 조종하고 있을 틈이 없다. 천마봉익장의 둔탁하고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하다. 얼른 두 팔을 앞으로 모아 방어 자세를 취한다. 마치 권투선수가 가드를 앞으로 올리는 것과 유사한 자세다.
충돌했다. 천마봉익장을 막아내느라 도월천이 두 팔을 몸쪽으로 끌어당기며 올리는 것과 동시에 진풍백의 등 뒤에서 맹렬하게 접근하고 있던 두 마리의 수룡은 90도 직각으로 방향을 틀어 하늘로 비상한다. 이때 굉장한 저주파의 공기 파열음이 울려퍼진다.
후 우 우 우 우 우 웅
수룡이 방향을 바꿨다. 역시 진풍백의 생각이 맞았다. 손을 쓰지 못하면 수룡을 조종할 수가 없다는 것을 시험해 보고 싶었고 그 생각은 증명되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근접전이요 육박전이다. 진풍백으로서는 어떻게든 손에 닿을 거리를 유지하면서 도월천의 두 손을 수룡 조종에 쓸 시간이 없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게 지금 진풍백이 수룡을 상대할 수 있는... 아니 수룡을 상대하다가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패배할 것임을 알기에... 그래도 대결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이런 접근전과 육박전밖에는 없다.
도월천은 그러나 여전히 여유롭다. 두 손에 쥐고 있는 수룡의 핵을 통해 조종한다는 것을 알아도 승부에 지장은 주지 않는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풍백은 육박전에도 일가견이 있다. 죽기를 마다하지 않고 싸우는 그에게 도월천과의 육박전은 그래도 해볼 만하다. 두 사람의 치고 받는 육박전은 실로 대단하다. 그저 맨주먹을 휘두르고 뻗고 거둘 뿐인데 두 사람 주변의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파공음은 주변에 관전하고 있는 이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중에 한 사람... 도제 어르신은 특히 묘한 생각에 빠진다. 도무지 진풍백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저 미친놈이라고 밖에 보이질 않으니 말이다. 왜냐하면 몇 번의 격돌을 통해 상대와의 힘의 격차를 충분히 느꼈을 텐데... 수룡과의 싸움은 이미 승산이 없다는 걸 알았을 텐데... 그런데도 저런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니 이건 미친짓이 아닌가 말이다. 엄청난 기를 실어보내는 육박전에서 조금만 삐긋하면 그대로 목이 날아가고 뼈마디가 왕창 부서지는 치명상을 입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도제는 고개를 돌려 한비광을 바라본다.
.....................
도제의 얼굴 표정이 순간 심각해진다. 저만치에는 한비광이 자신도 기진맥진했을 텐데 담화린에게 진기 주입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진기 주입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무방비 상태라는 뜻이다. 지금 저 상태라면 무공이 초고수급이 아니더라도 한비광을 처치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그 점을 퍼뜩 간파한 도제는 다시 진풍백을 바라본다.
.............. 설마... 저 자가 생각하고 있는 건? ..............
<사음민의 조바심>
신기하게도 사음민 역시 도제 어르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저 한가롭게 육박전이나 벌이고 있는 도월천이 너무 못마땅한 심정이다. 지금 중요한 건 갑자기 뛰어든 저 놈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음민의 시선도 사실은 아까부터 한비광을 향해 있었다. 지금 당장 처단해야 할 자는 바로 한비광이 아닌가!
................. 한비광... 저 자의 힘은 측량하기 힘들 정도다. 그러니 어떤 빈틈이라도 생긴다면 당장 해치워야 해! 그러니, 그 자와 느긋하게 노는 건 이제 그만두라고! ..................
<묵령>
묵령도 운기조식을 통해 어느정도 회복한 상태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도월천과 진풍백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한비광이 담화린에게 진기 주입하는 장면도 바라보고 있다. 그런 두 장면을 번갈아 보는데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 거다.
진풍백을 봐볼까? 분명 저 놈은 아까 내가 다 죽여 놨는데 어떻게 저렇게 쌩쌩해진 거지? 그리고... 한비광을 봐볼까? 음... 저 놈도 계속 신경이 쓰인단 말이지........
<에필로그>
피곤함을 무릅쓰고 사생결단 마구잡이로 달려들고 있는 진풍백입니다. 도월천의 실력을 절대 모르지 않습니다. 천마신궁에서 이미 다 파악을 했겠지요. 그런데 지금 일월수룡륜이라는 팔대기보를 저렇게 자유자재로 부리고 있으니 두 사람의 실력 격차는 너무 확연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렇게 죽기살기로 달려드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도제 어르신의 그 께름칙한 느낌이 맞는 걸까요? 과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