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화 스토리 == 천음마녀 갈뢰에게 가로막히는 한비광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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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5-22 18:42 조회2,38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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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 565화 스토리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지금 벌어지는 신지 무사와 무림 연합과의 대결 에피소드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뭔가 복잡한 복선이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듯하다. 신지 지주와 풍연의 관계, 그리고 한비광의 출생의 비밀과 천음마녀 갈뢰의 역할 또는 신지 지주와의 삼각관계? 차근차근 따라가봅시다.
<천음마녀 갈뢰와 한비광의 조우>
지금 빠르게 진격하고 있는 무사들은 진웅천검대다. 대장의 캐릭터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머리는 비고 몸은 꽉 찬 느낌이랄까? 우직한 돌쇠 스타일이다. 밀어붙이는 데 일가견이 있어보인다. 아무튼 그가 부하들을 다그치며 진격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진웅천검대는 원래 속도전에 강한 부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작정 달리고 있는 대장에게 바싹 따르던 부하가 살짝 의견을 낸다. 지금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이다.
그러나 당연히도 그 의견은 묵살된다. 기껏 남들보다 일찍 출발했는데 속도를 늦춰 후발 천검대에 자리를 내준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슷 스 슥
방금 뭔가 그 두사람 사이로 지나갔다. 산들바람에 강아지풀잎이 살짝 흔들릴까 말까 하는 미동과 함께 말이다. 뭔지는 모르지만 뭔가가 스쳐 지나갔다. 부하는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대장은 분명 기분이 이상하다.
역시 신지의 천검대장은 실력은 어느정도 고수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진웅 대장은 성격이 워낙 급하고 불같아서 조금 전의 그 느낌은 스스로 지워버린다. 무조건 닥치고 빠른 진격만이 지금 급하기 때문이다. 대장은 다그친다. 죽도록 내공을 끌어내서 내달리라고 말이다. 뒤에서
“낙오되는 놈들은 모두 다 베어버리고!!”
그런 살벌한 명령을 하달하고는 다시 내달리기 시작하는 진웅과 천검대원들.
절벽 중간 어디쯤에 천음마녀 갈뢰가 있다.
그녀는 조금전 진웅과 부하의 그 대화를 다 듣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그녀 또한 진웅 대장의 그 느낌을 더욱 분명히 느끼고 있다.
분명 뭔가가 스쳐 지나갔다.
잠시 물끄러미 그 공간 언저리를 주시하는 갈뢰.
이윽고 오른손을 저 밑 아래로 스윽~ 뻗는다.
그러자 그녀 등 뒤의 허공에 둥둥 떠서 쫓아다니던 괴명검이 빠르게 아래로 날아가기 시작한다.
파 아 앙
동시에 그녀는 훌쩍 도약해서는 괴명검에 사뿐히 착지한다.
괴명검은 칼집에 넣어져 있는 상태다. 괴명검은 이제 서핑 보드가 된다. 세계 서핑 챔피언같은 포스가 느껴진다. 왼발은 앞에 오른발은 뒤에 안정감있게 자세를 잡는 갈뢰다. 그리고는 마치 파도를 미끄러져 나아가듯, 괴명검은 갈뢰를 태우고 부드럽고 빠르게 비행하기 시작한다.
진웅천검대가 진격하는 반대 방향으로 날고 있는 갈뢰. 그녀는 늘 안대를 하고 있지만 그녀의 시선은 정확히 어떤 곳을 주시하고 있다.
파 앗
이윽고 그녀는 괴명검의 칼집에서 슬쩍 공중제비를 돌며 동시에 괴명검의 손잡이를 잡는다. 칼집에서 검을 빼내는 갈뢰.
파 아 앙
괴명검 칼집은 여전히 허공에 떠있고, 이제 그녀는 괴명검을 잡고 자세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
우 오 오 옹
진웅천검대 뒤를 바싹 따라붙으며 진격하고 있는 또 다른 천검대가 있다. 선두를 내달리던 대장은 괴명검의 굉음을 단번에 알아채고는 급히 멈춰 선다. 그들의 시야에 저만치 허공에 둥실 떠 있는 갈뢰가 있다. 그녀는 괴명검을 하늘 높이 일직선으로 치켜들고 있다. 마치 여신강림 분위기랄까?
우 우 웅 우 우 우 웅
부하들도 대장도 시선을 허공의 갈뢰에게 향하며 잠시 동요한다.
.......... 천음마녀? 폐관수련중이 아니었었나? ............
대장은 당연히 천음마녀의 거동을 알고 있다. 두문불출한체 수련중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지금 저기에 떡~ 하니 나타났다. 무슨일일까? 궁금하긴 하다. 그러나 지금은 그걸 따질 때가 아니다. 당장 갈 길이 바쁘다. 저 앞에 가고 있는 진웅천검대를 따라잡아야 할 텐데 말이다.
대장은 살짝 속도가 느려진 대원들을 향해 소리친다. 다들 다른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지금은 무조건 어르신이 계신 곳에 최대한 빨라 도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런데 뒤에 있던 부하 하나가 다급히 보고한다.
“모...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랬다.
지금 저만치 허공에 우뚝 떠서 괴명검을 하늘 향채 치켜 세워 들고 있는 천음마녀 갈뢰의 몸 주변에는 잔뜩 괴상한 기운이 발산되고 있다.
우 우 웅 우 우 우 웅
부하들의 보고를 받고보니 뭔가 이상함을 느끼는 대장이다. 그제야 그 또한 몸이 이상함을 느낀다.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다는 것 말이다. 마치 뭔가에 잡히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비로소 대장은 퍼뜩 뇌를 스치며 깨닫는다.
.......... 아! 설마 이건.......... 주변의 기류를 흔들어 움직임을 둔하게 만드는......... 진공반운? ..............
서서히 허공에서 땅으로 내려오고 있는 천음마녀 갈뢰.
이윽고 가볍게 땅에 착지한다.
천검대장 앞에 사뿐히 내려선 갈뢰.
그는 묻는다.
왜 진군을 방해하느냐고....
그런 질문을 하거나 말거나 천음마녀의 시선은 뒤쪽으로 돌아가있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그쪽 방향을 쳐다보는 천검대장은 역시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우 웅 우 우 웅 웅 웅
여전히 괴명검은 울어대고 있다.
타 타 타 촤 아
뭔가 희미한 기운이 저만치서 빠르게 이쪽으로 쇄도하고 있다. 점점 형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한.. 비... 광.... 이다.
천검대장은 생각하며 읊조린다.
........... 뭐야? 저놈은? 아무 기운도 감지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대장은 뭔가 크게 이상함을 느낀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천음마녀의 “진공반운”이 시전되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보통 아니 어느정도 무공이 있어도 움직임이 극히 제한되며 자기 같은 고수도 거의 움직이기 힘든 그런 엄청난 무공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 저 놈은 이런 상황에서도 엄청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저런 말도 안되는 속도로 말이다. 천공반운에서도 말이다. 그렇다면 천공반운 상황이 아니었다면 지금 저 놈은 이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인데.... 그게 가능하다는 것인가? 대체 저 놈의 경공은 그 수준이 어떠하다는 것인가!!
천음마녀는 미동도 하지 않고 단지 시선을 한비광에서 고정하고 있다.
이윽고 그녀는 왼손가락의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아 괴명검에 대는가 싶더니 이내 왼팔을 쭉 뻗어 한비광에게 향한다.
쿠 르 르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그 기운은 정확히 한비광의 얼굴을 향해 빠르게 쇄도한다. 그리고는...
쩌 어 엉
강하게 충돌했다.
갈뢰가 시전한 기 공격은 정확히 한비광을 강타했다. 그 파열음이 어마어마하다.
그 무공은 “폭음지구”다.
지금 꽤 많은 숫자의 천검대원들이 꽤 넓은 지역에 대열을 갖춰 진격 중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넓은 지역에 진공반운을 쓰면서 동시에 또 다른 무공을 쓸 수 있다니... 천검대장은 아연실색한다. 그가 놀라고 있는 것과 동시에, 굉장히 빠르게 대원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기운이 하나 있다.
파앗 파 파 팟
그랬다.
조금 전 천음마녀의 공격을 일단 막아낸 한비광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던 길을 가고 있는 것이었다. 천검대원들 사이사이를 요리조리 헤집으면서 말이다. 다시 한번 놀란다. 진공반운 상태에서 저토록 빠르게 쇄도할 수 있다니 이런 건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장면이라서 그렇다. 그는 생각한다. 저 놈은 괴물일 거라고...!
그런 와중에 천음마녀는 다시 한번 왼손가락을 한비광을 겨눈다. 재차 공격을 시도할 참이다. 한창 천검대원들 사이를 헤집으며 이동하고 있는 한비광을 향해서 말이다. 그 기운을 감지한 한비광은 입을 앙다문다. 뭔가 귀찮은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빨리 담화린에게 가야 하는 데 말이다. 자꾸 방해꾼이 가로막으니 귀찮을 수밖에.
쩌 저 저 저 정
뭔가 이상한 기운이 뭔가 이상한 형체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이어지는 폭발음. 그것도 한두 개 아니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되는 폭발이다. 한비광 주변에는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 천검대원들이 잔뜩 있는 그 한가운데에서 발생된 폭발이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대원들 중 부상자는 없었다. 대원과 대원 사이에서 분명 폭발이 발생했지만 말이다. 폭음지구를 시전한 천음마녀는 정확히 그 많은 폭음지구를 제어했다는 뜻이다. 자기편은 하나도 다치지 않게 통제하면서 적에게 공격을 퍼부은 셈이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조금전 천음마녀가 시전한 진공반운은 이제 사라졌다. 갈뢰가 한비광을 추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제야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부하들이 묻는다. 그들도 분명히 목격했다. 뭔가 침입자가 그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음을 말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그 자를 수색할지를 묻는다. 그러나 대장은 말한다. 됐다고...
“천음마녀님이 점찍은 놈이다. 이미 죽은 몸이야.”
타 앗 타앗 타앗
파 아 앗 타 타 탓
소리도 요란하다.
한비광은 지금 전력을 다해 달리고 있는 거다. 담화린을 구하러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협곡의 바위와 벽을 도약대로 삼아 디디면서 힘차게 그리고 몹시 빠르게 내달리고 있다. 조금 전에 그 역시 뭔가 이상한 기운이 날아와 막아내긴 했지만 그게 뭔지 지금 알아볼 시간이 없다.
그렇게 내달리고 있는 한비광은 그러나 갑자기 등 뒤에서 전해지는 큰 기운과 굉음을 감지한다.
우 우 웅 고 오 오 오
황급히 뒤를 돌아보는 한비광.
뭔가 심상찮음을 또한 느낀다. 누가 쫓아온다. 게다가 지금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 느낌이 싸~하다. 이윽고...
빠 우 웅
천음마녀는 오른손에 쥐고 있던 괴명검을, 수직으로 치켜들고 있던 검을 힘차게 앞으로 뻗으며 한비광을 겨눠 뭔가를 발사한다. 딱 봐도 굉장한 공격이다. 그런 광경을 보며 그는 외친다. 젠장...!!
번 쩍
원자폭탄이라도 터진 걸까?
섬광이 산과 골짜기를 환하게 비춘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섬광이다. 그렇게 잠시 빛에 휘감긴 산골짜기는 정적이 흐른다. 그러더니...
쩌 어 엉
반경 수 킬로미터는 족히 그 폭발에 영향을 받았을 것만 같다. 이미 한참이다 전방에 있던, 정신없이 내달리던 진웅천검대장은 뒤를 돌아다보지 않을 수 없다. 방금 전의 그 섬광과 엄청난 폭발음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눈은 아주 동그랗게 커지며 놀란 토끼가 된다. 범상치 않은 일임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후 투 두 두 둑
섬광과 폭발이 일어난 그곳 주변은 자욱한 흙먼지와 여기저기 부서져 조각난 돌멩이와 깨진 바위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다.
처 억
그제야 허공에서 사뿐히 땅에 착지하는 천음마녀.
그녀 등 뒤에는 괴명검 칼집이 둥실 떠 있고 오른손에는 괴명검을 들고 있다. 그녀의 시선은 어딘가를 향하고 있다. 그녀가 정확히 명중시켰다고 보는 바로 그 지점이다.
잠시 후, 그 지점의 흙먼지가 서서히 걷힌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비광의 가뿐 숨소리가 흘러나온다. 하아... 하아.....
“이야... 이거, 세상 만만한 일 하나도 없구만...
어디서 또 이런 괴물이 나타났대?”
그런 한비광의 싸가지 없는 발언을 잠자코 듣고 있는 천음마녀 갈뢰!
그녀는 괴명검을 잡고 꼿꼿하게 서서 뭔가를 생각하는 중이다. 아마도 이런 생각은 아닐까? 아니면 말고... ^^
........... 뭐 저런 싸가지 없는 놈이 다 있대. 날 언제 봤다고 초면부터 반말 지껄이고 참 나... 뭐? 나보고 괴물이라고? 거참 버릇 없는 놈이네. 제대로 손 좀 봐줘야겠어. 얼굴은 기생 오라비처럼 생긴 게 말이야............
<에필로그>
이렇게 이번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천검대들이 미친 듯이 산해곡으로 몰려가고 있고...
그 와중에 신지 지주를 감쪽같이 따돌리고 동굴을 통과한 한비광은 정신없이 신지 한 가운데를 향해 질주하고 있고....
천음마녀 또한 신지 지주에게 향하는 와중에 한비광을 발견하고는 뒤쫓기 시작. 일단 진공반운과 폭음지구를 동시에 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타격을 입히지 못한 갈뢰. 이미 그녀의 자존심은 스크래치가 생겨있을 것 같다. 아니 어떻게 그 두가지 무공을 동시에 썼는데도 그걸 버티고 막아내고 냅따 도망가는 놈이 다 있다니... 사실 저런 놈은 처음 봤다라고 갈뢰는 지금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이야기는 한비광과 천음마녀의 본격적인 맞대결이 펼쳐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옵소서~~~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지금 벌어지는 신지 무사와 무림 연합과의 대결 에피소드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뭔가 복잡한 복선이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듯하다. 신지 지주와 풍연의 관계, 그리고 한비광의 출생의 비밀과 천음마녀 갈뢰의 역할 또는 신지 지주와의 삼각관계? 차근차근 따라가봅시다.
<천음마녀 갈뢰와 한비광의 조우>
지금 빠르게 진격하고 있는 무사들은 진웅천검대다. 대장의 캐릭터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머리는 비고 몸은 꽉 찬 느낌이랄까? 우직한 돌쇠 스타일이다. 밀어붙이는 데 일가견이 있어보인다. 아무튼 그가 부하들을 다그치며 진격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진웅천검대는 원래 속도전에 강한 부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작정 달리고 있는 대장에게 바싹 따르던 부하가 살짝 의견을 낸다. 지금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이다.
그러나 당연히도 그 의견은 묵살된다. 기껏 남들보다 일찍 출발했는데 속도를 늦춰 후발 천검대에 자리를 내준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슷 스 슥
방금 뭔가 그 두사람 사이로 지나갔다. 산들바람에 강아지풀잎이 살짝 흔들릴까 말까 하는 미동과 함께 말이다. 뭔지는 모르지만 뭔가가 스쳐 지나갔다. 부하는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대장은 분명 기분이 이상하다.
역시 신지의 천검대장은 실력은 어느정도 고수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진웅 대장은 성격이 워낙 급하고 불같아서 조금 전의 그 느낌은 스스로 지워버린다. 무조건 닥치고 빠른 진격만이 지금 급하기 때문이다. 대장은 다그친다. 죽도록 내공을 끌어내서 내달리라고 말이다. 뒤에서
“낙오되는 놈들은 모두 다 베어버리고!!”
그런 살벌한 명령을 하달하고는 다시 내달리기 시작하는 진웅과 천검대원들.
절벽 중간 어디쯤에 천음마녀 갈뢰가 있다.
그녀는 조금전 진웅과 부하의 그 대화를 다 듣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그녀 또한 진웅 대장의 그 느낌을 더욱 분명히 느끼고 있다.
분명 뭔가가 스쳐 지나갔다.
잠시 물끄러미 그 공간 언저리를 주시하는 갈뢰.
이윽고 오른손을 저 밑 아래로 스윽~ 뻗는다.
그러자 그녀 등 뒤의 허공에 둥둥 떠서 쫓아다니던 괴명검이 빠르게 아래로 날아가기 시작한다.
파 아 앙
동시에 그녀는 훌쩍 도약해서는 괴명검에 사뿐히 착지한다.
괴명검은 칼집에 넣어져 있는 상태다. 괴명검은 이제 서핑 보드가 된다. 세계 서핑 챔피언같은 포스가 느껴진다. 왼발은 앞에 오른발은 뒤에 안정감있게 자세를 잡는 갈뢰다. 그리고는 마치 파도를 미끄러져 나아가듯, 괴명검은 갈뢰를 태우고 부드럽고 빠르게 비행하기 시작한다.
진웅천검대가 진격하는 반대 방향으로 날고 있는 갈뢰. 그녀는 늘 안대를 하고 있지만 그녀의 시선은 정확히 어떤 곳을 주시하고 있다.
파 앗
이윽고 그녀는 괴명검의 칼집에서 슬쩍 공중제비를 돌며 동시에 괴명검의 손잡이를 잡는다. 칼집에서 검을 빼내는 갈뢰.
파 아 앙
괴명검 칼집은 여전히 허공에 떠있고, 이제 그녀는 괴명검을 잡고 자세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
우 오 오 옹
진웅천검대 뒤를 바싹 따라붙으며 진격하고 있는 또 다른 천검대가 있다. 선두를 내달리던 대장은 괴명검의 굉음을 단번에 알아채고는 급히 멈춰 선다. 그들의 시야에 저만치 허공에 둥실 떠 있는 갈뢰가 있다. 그녀는 괴명검을 하늘 높이 일직선으로 치켜들고 있다. 마치 여신강림 분위기랄까?
우 우 웅 우 우 우 웅
부하들도 대장도 시선을 허공의 갈뢰에게 향하며 잠시 동요한다.
.......... 천음마녀? 폐관수련중이 아니었었나? ............
대장은 당연히 천음마녀의 거동을 알고 있다. 두문불출한체 수련중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지금 저기에 떡~ 하니 나타났다. 무슨일일까? 궁금하긴 하다. 그러나 지금은 그걸 따질 때가 아니다. 당장 갈 길이 바쁘다. 저 앞에 가고 있는 진웅천검대를 따라잡아야 할 텐데 말이다.
대장은 살짝 속도가 느려진 대원들을 향해 소리친다. 다들 다른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지금은 무조건 어르신이 계신 곳에 최대한 빨라 도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런데 뒤에 있던 부하 하나가 다급히 보고한다.
“모...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랬다.
지금 저만치 허공에 우뚝 떠서 괴명검을 하늘 향채 치켜 세워 들고 있는 천음마녀 갈뢰의 몸 주변에는 잔뜩 괴상한 기운이 발산되고 있다.
우 우 웅 우 우 우 웅
부하들의 보고를 받고보니 뭔가 이상함을 느끼는 대장이다. 그제야 그 또한 몸이 이상함을 느낀다.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다는 것 말이다. 마치 뭔가에 잡히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비로소 대장은 퍼뜩 뇌를 스치며 깨닫는다.
.......... 아! 설마 이건.......... 주변의 기류를 흔들어 움직임을 둔하게 만드는......... 진공반운? ..............
서서히 허공에서 땅으로 내려오고 있는 천음마녀 갈뢰.
이윽고 가볍게 땅에 착지한다.
천검대장 앞에 사뿐히 내려선 갈뢰.
그는 묻는다.
왜 진군을 방해하느냐고....
그런 질문을 하거나 말거나 천음마녀의 시선은 뒤쪽으로 돌아가있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그쪽 방향을 쳐다보는 천검대장은 역시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우 웅 우 우 웅 웅 웅
여전히 괴명검은 울어대고 있다.
타 타 타 촤 아
뭔가 희미한 기운이 저만치서 빠르게 이쪽으로 쇄도하고 있다. 점점 형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한.. 비... 광.... 이다.
천검대장은 생각하며 읊조린다.
........... 뭐야? 저놈은? 아무 기운도 감지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대장은 뭔가 크게 이상함을 느낀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천음마녀의 “진공반운”이 시전되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보통 아니 어느정도 무공이 있어도 움직임이 극히 제한되며 자기 같은 고수도 거의 움직이기 힘든 그런 엄청난 무공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 저 놈은 이런 상황에서도 엄청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저런 말도 안되는 속도로 말이다. 천공반운에서도 말이다. 그렇다면 천공반운 상황이 아니었다면 지금 저 놈은 이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인데.... 그게 가능하다는 것인가? 대체 저 놈의 경공은 그 수준이 어떠하다는 것인가!!
천음마녀는 미동도 하지 않고 단지 시선을 한비광에서 고정하고 있다.
이윽고 그녀는 왼손가락의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아 괴명검에 대는가 싶더니 이내 왼팔을 쭉 뻗어 한비광에게 향한다.
쿠 르 르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그 기운은 정확히 한비광의 얼굴을 향해 빠르게 쇄도한다. 그리고는...
쩌 어 엉
강하게 충돌했다.
갈뢰가 시전한 기 공격은 정확히 한비광을 강타했다. 그 파열음이 어마어마하다.
그 무공은 “폭음지구”다.
지금 꽤 많은 숫자의 천검대원들이 꽤 넓은 지역에 대열을 갖춰 진격 중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넓은 지역에 진공반운을 쓰면서 동시에 또 다른 무공을 쓸 수 있다니... 천검대장은 아연실색한다. 그가 놀라고 있는 것과 동시에, 굉장히 빠르게 대원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기운이 하나 있다.
파앗 파 파 팟
그랬다.
조금 전 천음마녀의 공격을 일단 막아낸 한비광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던 길을 가고 있는 것이었다. 천검대원들 사이사이를 요리조리 헤집으면서 말이다. 다시 한번 놀란다. 진공반운 상태에서 저토록 빠르게 쇄도할 수 있다니 이런 건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장면이라서 그렇다. 그는 생각한다. 저 놈은 괴물일 거라고...!
그런 와중에 천음마녀는 다시 한번 왼손가락을 한비광을 겨눈다. 재차 공격을 시도할 참이다. 한창 천검대원들 사이를 헤집으며 이동하고 있는 한비광을 향해서 말이다. 그 기운을 감지한 한비광은 입을 앙다문다. 뭔가 귀찮은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빨리 담화린에게 가야 하는 데 말이다. 자꾸 방해꾼이 가로막으니 귀찮을 수밖에.
쩌 저 저 저 정
뭔가 이상한 기운이 뭔가 이상한 형체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이어지는 폭발음. 그것도 한두 개 아니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되는 폭발이다. 한비광 주변에는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 천검대원들이 잔뜩 있는 그 한가운데에서 발생된 폭발이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대원들 중 부상자는 없었다. 대원과 대원 사이에서 분명 폭발이 발생했지만 말이다. 폭음지구를 시전한 천음마녀는 정확히 그 많은 폭음지구를 제어했다는 뜻이다. 자기편은 하나도 다치지 않게 통제하면서 적에게 공격을 퍼부은 셈이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조금전 천음마녀가 시전한 진공반운은 이제 사라졌다. 갈뢰가 한비광을 추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제야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부하들이 묻는다. 그들도 분명히 목격했다. 뭔가 침입자가 그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음을 말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그 자를 수색할지를 묻는다. 그러나 대장은 말한다. 됐다고...
“천음마녀님이 점찍은 놈이다. 이미 죽은 몸이야.”
타 앗 타앗 타앗
파 아 앗 타 타 탓
소리도 요란하다.
한비광은 지금 전력을 다해 달리고 있는 거다. 담화린을 구하러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협곡의 바위와 벽을 도약대로 삼아 디디면서 힘차게 그리고 몹시 빠르게 내달리고 있다. 조금 전에 그 역시 뭔가 이상한 기운이 날아와 막아내긴 했지만 그게 뭔지 지금 알아볼 시간이 없다.
그렇게 내달리고 있는 한비광은 그러나 갑자기 등 뒤에서 전해지는 큰 기운과 굉음을 감지한다.
우 우 웅 고 오 오 오
황급히 뒤를 돌아보는 한비광.
뭔가 심상찮음을 또한 느낀다. 누가 쫓아온다. 게다가 지금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 느낌이 싸~하다. 이윽고...
빠 우 웅
천음마녀는 오른손에 쥐고 있던 괴명검을, 수직으로 치켜들고 있던 검을 힘차게 앞으로 뻗으며 한비광을 겨눠 뭔가를 발사한다. 딱 봐도 굉장한 공격이다. 그런 광경을 보며 그는 외친다. 젠장...!!
번 쩍
원자폭탄이라도 터진 걸까?
섬광이 산과 골짜기를 환하게 비춘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섬광이다. 그렇게 잠시 빛에 휘감긴 산골짜기는 정적이 흐른다. 그러더니...
쩌 어 엉
반경 수 킬로미터는 족히 그 폭발에 영향을 받았을 것만 같다. 이미 한참이다 전방에 있던, 정신없이 내달리던 진웅천검대장은 뒤를 돌아다보지 않을 수 없다. 방금 전의 그 섬광과 엄청난 폭발음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눈은 아주 동그랗게 커지며 놀란 토끼가 된다. 범상치 않은 일임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후 투 두 두 둑
섬광과 폭발이 일어난 그곳 주변은 자욱한 흙먼지와 여기저기 부서져 조각난 돌멩이와 깨진 바위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다.
처 억
그제야 허공에서 사뿐히 땅에 착지하는 천음마녀.
그녀 등 뒤에는 괴명검 칼집이 둥실 떠 있고 오른손에는 괴명검을 들고 있다. 그녀의 시선은 어딘가를 향하고 있다. 그녀가 정확히 명중시켰다고 보는 바로 그 지점이다.
잠시 후, 그 지점의 흙먼지가 서서히 걷힌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비광의 가뿐 숨소리가 흘러나온다. 하아... 하아.....
“이야... 이거, 세상 만만한 일 하나도 없구만...
어디서 또 이런 괴물이 나타났대?”
그런 한비광의 싸가지 없는 발언을 잠자코 듣고 있는 천음마녀 갈뢰!
그녀는 괴명검을 잡고 꼿꼿하게 서서 뭔가를 생각하는 중이다. 아마도 이런 생각은 아닐까? 아니면 말고... ^^
........... 뭐 저런 싸가지 없는 놈이 다 있대. 날 언제 봤다고 초면부터 반말 지껄이고 참 나... 뭐? 나보고 괴물이라고? 거참 버릇 없는 놈이네. 제대로 손 좀 봐줘야겠어. 얼굴은 기생 오라비처럼 생긴 게 말이야............
<에필로그>
이렇게 이번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천검대들이 미친 듯이 산해곡으로 몰려가고 있고...
그 와중에 신지 지주를 감쪽같이 따돌리고 동굴을 통과한 한비광은 정신없이 신지 한 가운데를 향해 질주하고 있고....
천음마녀 또한 신지 지주에게 향하는 와중에 한비광을 발견하고는 뒤쫓기 시작. 일단 진공반운과 폭음지구를 동시에 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타격을 입히지 못한 갈뢰. 이미 그녀의 자존심은 스크래치가 생겨있을 것 같다. 아니 어떻게 그 두가지 무공을 동시에 썼는데도 그걸 버티고 막아내고 냅따 도망가는 놈이 다 있다니... 사실 저런 놈은 처음 봤다라고 갈뢰는 지금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 이야기는 한비광과 천음마녀의 본격적인 맞대결이 펼쳐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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