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2화 스토리 ==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약한 모습 보이느니 죽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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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6-15 21:32 조회6,046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572화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도제의 등장>
검황을 구하기 위해 홀연히 나타난 도제 문정후.
천하오절 중 둘째라고 인정하는... 그러나 도제 본인은 절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자신이 첫째라고 주장하는 문정후가 등장했다.
도제의 존재를 그러나 모르고 있던 신지 지주는 도월천에게 묻는다.
저자가 누구냐고...
도월천은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저자가 나타난 이상 저들의 저항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그러니 서둘러 저자를... 어찌 어찌 처치해야 할 거라고.....
그렇게 의견을 피력하는 도월천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지주는 고개를 살짝 들어 하늘을 쳐다보며 중얼거린다.
“그래... 이거 생각보다 지저분해질지도 모르겠군.”
지주는 그렇게 내뱉자마자 뭔가의 움직임을 보인다.
신체의 움직임이 아니다.
그는 여전히 뒷짐을 지고 그냥 서있을 뿐이다.
그러나...
고 오 오 오 오
지주의 몸에서 일순간에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기가 스멀거리고 있다. 아니, 그 누구라도 금방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강맹한 기운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한다. 그 기를 감지한 도제 문정후는 신지 지주쪽을 바라보며 뭔가 심상찮음을 예견한다. 진풍백도 천운악도 그 기운을 너무도 생생히 느끼고 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것인가.
지주가 얘기한... 지저분해진다는 의미는 또 무엇일까?
............. 그럼 이쯤에서 간단히 정리나 해볼까? ...............
그랬다.
지주는 지금 이 상황을 일단 마무리하려고 맘을 먹고 있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지저분해진다는 뜻은 아마도 무림연합의 일정부분을 없애버리려는 것이다. 그저 가만히 서서 기를 내뿜는 것만으로 주변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고수급들은 대충 자신의 몸을 방어해볼 수는 있을지언정 그 나머지들은 무림인들이든 흑풍회든 일거에 목숨을 잃을 것이다.
그래서 뭔가 지저분해질 것이라고 지주는 생각하고 있는 거다.
그리고 그 생각을 막 실천에 옮기려고 하는 그 찰나에...
“어이! 잠깐!!”
저만치서 고성이 울려퍼진다.
조금전 도제 문정후의 공격에 일단 맥없이 뒤로 밀리며 저만치 나가떨어졌던 묵령의 목소리다. 그가 흙먼지를 툭툭 털며 성큼성큼 걸어나오고 있다. 그가 말을 잇는다.
“잠깐 기다려! 주군. 나 저놈과 볼일이 있으니...”
그 말을 듣고 도제는 생각한다.
주군이라고?
그럼 저기 서 있는 놈이 여기 두목인가?
그런데 저 녀석.. 어쩐지 낯이 익은걸?
묵령의 제안 아니 통보에 지주는 일단 우려를 표한다.
왜냐하면 지금 저 늙은이는 생각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묵령도 안다.
조금전의 공격을 당해봤기 때문이다.
웬지 주군이 자신의 실력을 무시하는 듯한 말에 빈정이 상한 묵령.
그는 침을 퉤~ 하고 뱉으며 신경질스런 반응을 보인다.
“알아. 알아! 그러니까 재밌는거잖아.”
“훗! 좋다! 당분간 여긴 네게 맡기마. 무슨 짓을 하든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으니 말이다.”
신지의 지주는 묵령의 청을 쉽게 들어준다.
그가 한 무시무시한 말의 뜻은 무엇일까?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다고 했다.
기승전-무림연합의 몰살... 뭐 이런 결론을 말하는 걸까?
상상만 해도 오싹하다.
지주에게 지금 잔뜩 모여있는 무림연합 사람들은 그저 파리떼 정도로만 여겨지는 것만 같다. 그의 한 두 번의 무공이면 일순간에 학살 수준의 참극이 벌어질 거라는 것을 지주 스스로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걸까?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그저 유흥으로 즐겨보는 것인가? 묵령에게 조금 더 놀아보라고 멍석을 깔아주는 것인가?
<도제 vs. 묵령>
“어이! 늙은이! 넌 뭐냐?”
“나? 척보면 모르겠냐? 이 무림에서 가장 쎈 분이지!”
그런 두 사람의 대화가 재밌다.
묵령은 묵령대로 도제는 도제대로 호기롭기 그지없다.
잠시 한 눈을 팔며 도제는 신지 지주를 바라본다.
그에게 말을 건다.
“어이! 거기 너, 어째 눈에 익은데, 혹시 예전에 만난 적이...”
그렇게 괜히 지주에게 말을 거는 바로 그 찰나...
예고없이 묵령의 공격이 감행된다.
바람처럼 빠르게 도제에게 쇄도하는 묵령.
어느새 도제의 눈앞까지 접근했다.
콰 쩌 쩌 정
그것참... 위력이 참... 굉장할세.
벼락같은 묵령의 기습 공격을 어느새 당당히 막아내고 있는 도제.
도제의 무기는 몹시 폭이 넓은 도다. 그래서 도제라고 불리는 것이다.
화룡도보다 폭이 두 배는 족히 되어보인다.
묵령의 검을 직각으로 도를 들이대 막아낸 것.
검과 도가 부딪치는 소리가 참 대단하다.
천둥이 치는 것 같으니 말이다.
나름 회심의 기습공격이었는데 무난히 막아내는 도제를 보며 묵령은 도발을 시작한다.
“호오... 이거, 실력이 완전 허풍은 아니었나?”
그러나 도제 어르신의 말솜씨도 장난 아니다.
“아놔... 이런 천하에 예의없는 자식!”
도제 어르신이 화가 좀 나셨다.
검을 막고 있는 자신의 도 뒷면을 오른발로 강하게 떠엉~ 걷어찬다.
그러니 당연히 그 도를 맞대고 있던 묵령의 검이 튕겨져 나갈 수밖에.
일단 냉큼 뒤로 몸을 물리는 묵령이다.
물리는 것이라기보다 그 탄력으로 3~4미터는 뒤로 날아가는 모양새다.
그렇다.
지금 묵령의 두 다리는 허공에 떠있다.
다음 공격을 위한 도제의 예비동작이랄까?
“어디 어르신이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덤벼들고 지랄이야!! 내 오늘, 무림의 아름다운 경로사상을 네 놈의 뼛속 깊이 새겨주도록 하마!”
순간적으로 도를 고쳐잡는다. 두 손으로 꾸욱 잡은 도에 온힘을 실어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내리친다.
후 우 웅
강력한 하얀 기의 파장이 빠른 속도로 묵령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한다.
허공에 몸이 떠있는 상태의 묵령은 역시 묵령이다.
그렇게 강한 공격을 시전한 도제를 보며 그 역시 강한 공격을 준비중이다.
아니, 강력하게 쇄도하는 도제의 기를 정면으로 맞받아칠 기세다.
묵령은 검을 오른손으로 쭉 뻗으며 왼손으로는 가지런히 손가락을 모아 검 끝 부근의 면 위에 놓고 기를 응집시키고 있다.
부 우 우 우
쉬 핫
드디어 묵령의 검에서도 강한 기가 발사되었다.
도제의 기와 묵령의 기가 정면충돌!!
콰 콰 쾅
허공에 떠서 강한 기공을 쏜 후 땅에 착지하는 묵령.
그가 제대로 자세를 잡기도 전에 흙먼지를 뚫고 도제의 형체가 나타난다.
그는 또다시 도를 등 뒤로 한껏 제치더니 그대로 앞으로 내리친다.
조금 전과 정반대의 형국이다.
그때는 묵령이 기습공격을 했고 도제가 막았다.
이제는 도제가 공격을 가했고 묵령이 방어하고 있다.
허공을 훌쩍 도약해서 위에서 아래로 힘껏 내리치는 도제의 공격을...
제대로 허리를 펴지 못한 상태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검을 머리위로 들어올려 막아내고 있는 묵령.
쩌 어
쿠 콰 콰 쾅
대단하다.
그 충격에 묵령이 두 다리로 지탱하고 있는 땅의 반경 3미터 정도 원형으로 땅이 움푹 패인다. 실로 대단하다 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
그런 대결 장면을 목격하고 있는 풍연...
경악스럽다.
.......... 저자는 또 뭐지? 절대일검을 저 정도로 상대할 수 있다니... 저건 거의 할아버지에 버금가는.........
그렇게 감탄 또는 경외심에 떨고 있던 풍연은 갑자기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할아버지는 검황을 말한다.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는 검황 말이다. 풍연은 두리번거리며 검황을 찾는다. 은총사 역시 지금이 기회로 보고 행동을 취하려 한다. 그러나 그들보다 한발 앞서 천운악이 이미 검황의 곁에 다가가 있다.
“어르신! 검황 어르신 괜찮으십니까? 우선 이걸 드십시오. 이건 본가의...”
급한대로 천운악은 벽풍문 고유의 의술이 담긴 환약 한 알을 검황에게 건네고 있다. 그런데...
검황의 상태가 좀 이상하다. 엄청 심각하다.
두 눈을 감고 그저 미동이 없다.
천운악은 검황의 귀밑에 손가락을 대며 맥을 짚어본다.
........... 이... 이런...........
그때 그의 곁에 도착한 벽풍문 무사들. 괜찮냐고 묻는다.
“지금 내가 문제가 아니야! 당장 검황 어르신을....!”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운악의 두 콧구멍에서는 코피가 주륵 흘러내린다. 그러더니 머리가 핑~ 돌더니 그대로 풀썩~ 쓰러지고 마는 천운악.
그랬다.
아까 묵령과의 일전에서 이미 상당한 내상을 입은 천운악이다.
묵령도 인정했다.
기혈이 뒤틀려서 극심한 고통이 있을텐데 그걸 잘도 참고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것도 한계치인가보다.
검황 옆에 스르륵 쓰러지고야 마는 천운악이니 말이다.
벽풍문 무사들은 서둘러 검황과 천운악을 부축해서 후방으로 이송시키기 시작한다. 그런 모습을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는 한 사내가 있으니 바로 진풍백이다.
마침 제7돌격대장 홍균도 진풍백 곁에 도착하며 묻는다. 괜찮으시냐고...
괜찮을 리가 없다.
진풍백은 한눈에 봐도 알수있을만큼 몸을 덜덜덜 떨고 있으니 말이다.
홍균은 대번에 알아챈다. 바로 발작이 시작되었음을...
“닥쳐!! 소란떨지 마라. 난 괜찮으니까.”
그게 진풍백이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발작이 시작된 이상 몸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자신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입 닥치고 있으라고 하니... 이 총각의 마음도 참 대단하다.
그러나 그것은 역시 진풍백의 말뿐이다. 몸은 그렇지 않다는 거다.
도제와 묵령의 엄청난 대결의 여파로 주변의 돌덩이와 흙먼지와 파편들이 마구 날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후폭풍이 진풍백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날아드는 파편들이 진풍백을 덮친다. 다급히 팔을 들어 막아내 보는 진풍백. 허나 그런 동작들이 어설프다. 그럴 정도로 지금 그의 상태는 몹시도 위중하다는 뜻이다.
그런 모습에 홍균은 부하들에게 명을 내린다.
어서 도련님을 부축해 후방으로 모시라고 말이다.
“죽고싶냐? 행여 내 몸에 손댈 생각 마라. 누구든 죽여버릴 테니까.”
그러나 홍균은 걱정이 앞선다.
여기까지도 도제-묵령의 대결 여파가 미치니 서둘러 대피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나 진풍백의 고집도 여간이 아니다.
그렇게 덜덜 떨리는 몸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겨우 겨우 발을 떼고 있다. 지금 진풍백의 심정은 어떨까? 발작이 시작돼 극심한 고통이 온몸을 쥐어짜고 있는데...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데... 죽을 힘을 다해 걸음을 옮기고 있는 진풍백의 마음은 이러하다.
“차리리 죽는게 더 낫다... 저기 있는 정파놈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느니....”
진풍백의 말을 들으며 홍균은 뒤로 고개를 돌린다.
그가 말한 정파놈들이 누군지 보기 위함이다.
홍균의 시야에 무림연합 무사들이 들어온다.
궁종의 궁사들이 있다.
그리고....
맨앞에는 매유진이 서있다.
그녀는 매우 걱정스런 눈빛으로 지금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매유진이 지금 진풍백을 바라보고 있는 거다.
진풍백이 말하는 정파놈들이란....
혹시 매유진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
자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해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해준....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기게 해준....
그녀가 지금 보고 있단 말이다.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도제의 등장>
검황을 구하기 위해 홀연히 나타난 도제 문정후.
천하오절 중 둘째라고 인정하는... 그러나 도제 본인은 절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자신이 첫째라고 주장하는 문정후가 등장했다.
도제의 존재를 그러나 모르고 있던 신지 지주는 도월천에게 묻는다.
저자가 누구냐고...
도월천은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저자가 나타난 이상 저들의 저항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그러니 서둘러 저자를... 어찌 어찌 처치해야 할 거라고.....
그렇게 의견을 피력하는 도월천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지주는 고개를 살짝 들어 하늘을 쳐다보며 중얼거린다.
“그래... 이거 생각보다 지저분해질지도 모르겠군.”
지주는 그렇게 내뱉자마자 뭔가의 움직임을 보인다.
신체의 움직임이 아니다.
그는 여전히 뒷짐을 지고 그냥 서있을 뿐이다.
그러나...
고 오 오 오 오
지주의 몸에서 일순간에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기가 스멀거리고 있다. 아니, 그 누구라도 금방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강맹한 기운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한다. 그 기를 감지한 도제 문정후는 신지 지주쪽을 바라보며 뭔가 심상찮음을 예견한다. 진풍백도 천운악도 그 기운을 너무도 생생히 느끼고 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것인가.
지주가 얘기한... 지저분해진다는 의미는 또 무엇일까?
............. 그럼 이쯤에서 간단히 정리나 해볼까? ...............
그랬다.
지주는 지금 이 상황을 일단 마무리하려고 맘을 먹고 있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지저분해진다는 뜻은 아마도 무림연합의 일정부분을 없애버리려는 것이다. 그저 가만히 서서 기를 내뿜는 것만으로 주변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고수급들은 대충 자신의 몸을 방어해볼 수는 있을지언정 그 나머지들은 무림인들이든 흑풍회든 일거에 목숨을 잃을 것이다.
그래서 뭔가 지저분해질 것이라고 지주는 생각하고 있는 거다.
그리고 그 생각을 막 실천에 옮기려고 하는 그 찰나에...
“어이! 잠깐!!”
저만치서 고성이 울려퍼진다.
조금전 도제 문정후의 공격에 일단 맥없이 뒤로 밀리며 저만치 나가떨어졌던 묵령의 목소리다. 그가 흙먼지를 툭툭 털며 성큼성큼 걸어나오고 있다. 그가 말을 잇는다.
“잠깐 기다려! 주군. 나 저놈과 볼일이 있으니...”
그 말을 듣고 도제는 생각한다.
주군이라고?
그럼 저기 서 있는 놈이 여기 두목인가?
그런데 저 녀석.. 어쩐지 낯이 익은걸?
묵령의 제안 아니 통보에 지주는 일단 우려를 표한다.
왜냐하면 지금 저 늙은이는 생각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묵령도 안다.
조금전의 공격을 당해봤기 때문이다.
웬지 주군이 자신의 실력을 무시하는 듯한 말에 빈정이 상한 묵령.
그는 침을 퉤~ 하고 뱉으며 신경질스런 반응을 보인다.
“알아. 알아! 그러니까 재밌는거잖아.”
“훗! 좋다! 당분간 여긴 네게 맡기마. 무슨 짓을 하든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으니 말이다.”
신지의 지주는 묵령의 청을 쉽게 들어준다.
그가 한 무시무시한 말의 뜻은 무엇일까?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다고 했다.
기승전-무림연합의 몰살... 뭐 이런 결론을 말하는 걸까?
상상만 해도 오싹하다.
지주에게 지금 잔뜩 모여있는 무림연합 사람들은 그저 파리떼 정도로만 여겨지는 것만 같다. 그의 한 두 번의 무공이면 일순간에 학살 수준의 참극이 벌어질 거라는 것을 지주 스스로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걸까?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그저 유흥으로 즐겨보는 것인가? 묵령에게 조금 더 놀아보라고 멍석을 깔아주는 것인가?
<도제 vs. 묵령>
“어이! 늙은이! 넌 뭐냐?”
“나? 척보면 모르겠냐? 이 무림에서 가장 쎈 분이지!”
그런 두 사람의 대화가 재밌다.
묵령은 묵령대로 도제는 도제대로 호기롭기 그지없다.
잠시 한 눈을 팔며 도제는 신지 지주를 바라본다.
그에게 말을 건다.
“어이! 거기 너, 어째 눈에 익은데, 혹시 예전에 만난 적이...”
그렇게 괜히 지주에게 말을 거는 바로 그 찰나...
예고없이 묵령의 공격이 감행된다.
바람처럼 빠르게 도제에게 쇄도하는 묵령.
어느새 도제의 눈앞까지 접근했다.
콰 쩌 쩌 정
그것참... 위력이 참... 굉장할세.
벼락같은 묵령의 기습 공격을 어느새 당당히 막아내고 있는 도제.
도제의 무기는 몹시 폭이 넓은 도다. 그래서 도제라고 불리는 것이다.
화룡도보다 폭이 두 배는 족히 되어보인다.
묵령의 검을 직각으로 도를 들이대 막아낸 것.
검과 도가 부딪치는 소리가 참 대단하다.
천둥이 치는 것 같으니 말이다.
나름 회심의 기습공격이었는데 무난히 막아내는 도제를 보며 묵령은 도발을 시작한다.
“호오... 이거, 실력이 완전 허풍은 아니었나?”
그러나 도제 어르신의 말솜씨도 장난 아니다.
“아놔... 이런 천하에 예의없는 자식!”
도제 어르신이 화가 좀 나셨다.
검을 막고 있는 자신의 도 뒷면을 오른발로 강하게 떠엉~ 걷어찬다.
그러니 당연히 그 도를 맞대고 있던 묵령의 검이 튕겨져 나갈 수밖에.
일단 냉큼 뒤로 몸을 물리는 묵령이다.
물리는 것이라기보다 그 탄력으로 3~4미터는 뒤로 날아가는 모양새다.
그렇다.
지금 묵령의 두 다리는 허공에 떠있다.
다음 공격을 위한 도제의 예비동작이랄까?
“어디 어르신이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덤벼들고 지랄이야!! 내 오늘, 무림의 아름다운 경로사상을 네 놈의 뼛속 깊이 새겨주도록 하마!”
순간적으로 도를 고쳐잡는다. 두 손으로 꾸욱 잡은 도에 온힘을 실어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내리친다.
후 우 웅
강력한 하얀 기의 파장이 빠른 속도로 묵령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한다.
허공에 몸이 떠있는 상태의 묵령은 역시 묵령이다.
그렇게 강한 공격을 시전한 도제를 보며 그 역시 강한 공격을 준비중이다.
아니, 강력하게 쇄도하는 도제의 기를 정면으로 맞받아칠 기세다.
묵령은 검을 오른손으로 쭉 뻗으며 왼손으로는 가지런히 손가락을 모아 검 끝 부근의 면 위에 놓고 기를 응집시키고 있다.
부 우 우 우
쉬 핫
드디어 묵령의 검에서도 강한 기가 발사되었다.
도제의 기와 묵령의 기가 정면충돌!!
콰 콰 쾅
허공에 떠서 강한 기공을 쏜 후 땅에 착지하는 묵령.
그가 제대로 자세를 잡기도 전에 흙먼지를 뚫고 도제의 형체가 나타난다.
그는 또다시 도를 등 뒤로 한껏 제치더니 그대로 앞으로 내리친다.
조금 전과 정반대의 형국이다.
그때는 묵령이 기습공격을 했고 도제가 막았다.
이제는 도제가 공격을 가했고 묵령이 방어하고 있다.
허공을 훌쩍 도약해서 위에서 아래로 힘껏 내리치는 도제의 공격을...
제대로 허리를 펴지 못한 상태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검을 머리위로 들어올려 막아내고 있는 묵령.
쩌 어
쿠 콰 콰 쾅
대단하다.
그 충격에 묵령이 두 다리로 지탱하고 있는 땅의 반경 3미터 정도 원형으로 땅이 움푹 패인다. 실로 대단하다 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
그런 대결 장면을 목격하고 있는 풍연...
경악스럽다.
.......... 저자는 또 뭐지? 절대일검을 저 정도로 상대할 수 있다니... 저건 거의 할아버지에 버금가는.........
그렇게 감탄 또는 경외심에 떨고 있던 풍연은 갑자기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할아버지는 검황을 말한다.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는 검황 말이다. 풍연은 두리번거리며 검황을 찾는다. 은총사 역시 지금이 기회로 보고 행동을 취하려 한다. 그러나 그들보다 한발 앞서 천운악이 이미 검황의 곁에 다가가 있다.
“어르신! 검황 어르신 괜찮으십니까? 우선 이걸 드십시오. 이건 본가의...”
급한대로 천운악은 벽풍문 고유의 의술이 담긴 환약 한 알을 검황에게 건네고 있다. 그런데...
검황의 상태가 좀 이상하다. 엄청 심각하다.
두 눈을 감고 그저 미동이 없다.
천운악은 검황의 귀밑에 손가락을 대며 맥을 짚어본다.
........... 이... 이런...........
그때 그의 곁에 도착한 벽풍문 무사들. 괜찮냐고 묻는다.
“지금 내가 문제가 아니야! 당장 검황 어르신을....!”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운악의 두 콧구멍에서는 코피가 주륵 흘러내린다. 그러더니 머리가 핑~ 돌더니 그대로 풀썩~ 쓰러지고 마는 천운악.
그랬다.
아까 묵령과의 일전에서 이미 상당한 내상을 입은 천운악이다.
묵령도 인정했다.
기혈이 뒤틀려서 극심한 고통이 있을텐데 그걸 잘도 참고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것도 한계치인가보다.
검황 옆에 스르륵 쓰러지고야 마는 천운악이니 말이다.
벽풍문 무사들은 서둘러 검황과 천운악을 부축해서 후방으로 이송시키기 시작한다. 그런 모습을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는 한 사내가 있으니 바로 진풍백이다.
마침 제7돌격대장 홍균도 진풍백 곁에 도착하며 묻는다. 괜찮으시냐고...
괜찮을 리가 없다.
진풍백은 한눈에 봐도 알수있을만큼 몸을 덜덜덜 떨고 있으니 말이다.
홍균은 대번에 알아챈다. 바로 발작이 시작되었음을...
“닥쳐!! 소란떨지 마라. 난 괜찮으니까.”
그게 진풍백이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발작이 시작된 이상 몸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자신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입 닥치고 있으라고 하니... 이 총각의 마음도 참 대단하다.
그러나 그것은 역시 진풍백의 말뿐이다. 몸은 그렇지 않다는 거다.
도제와 묵령의 엄청난 대결의 여파로 주변의 돌덩이와 흙먼지와 파편들이 마구 날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후폭풍이 진풍백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날아드는 파편들이 진풍백을 덮친다. 다급히 팔을 들어 막아내 보는 진풍백. 허나 그런 동작들이 어설프다. 그럴 정도로 지금 그의 상태는 몹시도 위중하다는 뜻이다.
그런 모습에 홍균은 부하들에게 명을 내린다.
어서 도련님을 부축해 후방으로 모시라고 말이다.
“죽고싶냐? 행여 내 몸에 손댈 생각 마라. 누구든 죽여버릴 테니까.”
그러나 홍균은 걱정이 앞선다.
여기까지도 도제-묵령의 대결 여파가 미치니 서둘러 대피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나 진풍백의 고집도 여간이 아니다.
그렇게 덜덜 떨리는 몸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겨우 겨우 발을 떼고 있다. 지금 진풍백의 심정은 어떨까? 발작이 시작돼 극심한 고통이 온몸을 쥐어짜고 있는데...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데... 죽을 힘을 다해 걸음을 옮기고 있는 진풍백의 마음은 이러하다.
“차리리 죽는게 더 낫다... 저기 있는 정파놈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느니....”
진풍백의 말을 들으며 홍균은 뒤로 고개를 돌린다.
그가 말한 정파놈들이 누군지 보기 위함이다.
홍균의 시야에 무림연합 무사들이 들어온다.
궁종의 궁사들이 있다.
그리고....
맨앞에는 매유진이 서있다.
그녀는 매우 걱정스런 눈빛으로 지금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매유진이 지금 진풍백을 바라보고 있는 거다.
진풍백이 말하는 정파놈들이란....
혹시 매유진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
자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해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해준....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기게 해준....
그녀가 지금 보고 있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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