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 522화 --- 아무나 천검대 출동 대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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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4-17 01:01 조회11,101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522화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20170416 벚꽃 만개한 오늘 썩 괜찮은 날
<프롤로그>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기어코 봄은 오더군요.
벚꽃이 만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꽃잎이 지고 새순이 돋고 있으니 말입니다.
봄꽃놀이는 다녀오셨나요?
저는 아파트 길거리의 벚꽃을 보며 대충 봄꽃놀이라 퉁 치고 지나가렵니다.
작년에 핀 꽃이 올해 또 피었더군요.
모든 것들은 정확히 반복되는데 나만 늙어지고 있는 듯하더군요.
그러는 것이겠지요.
<신지의 소지주>
풍연이 뿔났다.
감히 천신각의 부각주 따위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다니 말이다.
하지만 환존의 죽음을 확인하고 월령이 전해준 환존의 유언도 듣고...
지주라는 자의 정체도 파악한 이상 어리바리한 풍연은 이제 없다.
눈에 광채를 띠며 풍연은 사태 수습에 나선다.
우선, 아까 자기를 개무시했던 부각주 놈부터 손봐주기로 한다.
저벅저벅 부각주에게 걸어가는 풍연.
벼락처럼 외친다.
“대답해라! 내가 누구냐?”
그 기세가 너무도 추상같아 부각주 마록은 일순간 얼음이 된다.
당연히 그런 상황에서는 대략 쫄아주는 게 상책이다.
얼른 고개를 숙이고 예를 갖추며 상황을 주시하고 볼 일이다.
“소, 소지주이십니다.”
우문에 현답이 나왔다.
신지의 소지주가 바로 풍연이 갖고 있는 타이틀인 것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례하게 대한 부각주는 뭘 믿고 그러는 거냐?
놈은 뭔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천신각 부각주 따위가 신지의 소지주를 무시할 수 있는 근거 말이다.
그 이유를 조금 전, 풍연은 깨닫기 시작한 거다.
신지 소지주의 명령을 띄엄띄엄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가르쳐야만 한다.
그것이 서열이라는 것이다.
“네놈은 내가 그저 지주에게 바쳐질 인형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거냐?”
어느새 부각주의 면전까지 접근한 풍연이 그의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이다.
아무도 들리지 않게, 오직 마록 한 사람만 알아듣게 작지만 단호하게!
그런 말을 듣는 마록은 심장이 얼어붙을 지경이다.
사실은 그 말이 맞다.
마록 또한 사음민의 수하로서 소지주의 역할쯤은 진작에 눈치챘을 게다.
결국은 지주의 꼭두각시가 될 처지라는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마록은 어떻게든 변명을 하며 이 순간을 모면해야만 한다.
그것만이 살 길이다.
파 카 칵
그런데...
그럴 틈이 주어지지 않았다.
긍정도 부정도 할 시간도 채 주지 않은 대신 검이 공기를 가른다.
풍연의 검이 지나가는 궤적에 마록의 몸통이 놓여있다.
그렇다.
풍연은 지금 천신각 부각주 마록을 베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
화웅천도 진풍백도 그리고 주변의 신지 무사들도 입이 딱 벌어진다.
허나 풍연의 눈빛만은 얼음장처럼 싸늘하다.
너무도 당연한 처분을 내렸다는 투다.
마록은 시체가 되어 땅바닥에 허물어진다.
마록의 부하들만 움찔했으나 풍연의 그만 꺼지라는 호통만 들을 뿐이다.
옆에 있던 화웅천이 풍연의 뜻을 묻는다.
그러자 풍연은 나지막히 그에게 말한다.
그동안 지신각주 종리우와 함께 자신을 돕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안다고....
그러니... 부탁한다고 말이다.
잠시동안의 침묵.
사나이들의 눈빛 대화가 오간다.
찰나의 시간이지만 풍연은 충분히 뜻을 전했고 화웅천도 그 뜻을 헤아린다.
결국 비월천검대장 화웅천은 풍연 도련님의 명을 받들기로 한다.
그 명이라는 것은...
바로 일단 물러서는 것이었다.
더 이상 추격대로서 무림인들을 쫒지 말라는 거다.
화웅천의 추상같은 명령에 모든 대원들은 검을 내리고 후방으로 빠진다.
썰물처럼 천검대원들이 뒤로 물러나고 나니 네 사람만 덩그라니 남는다.
화웅천, 풍연, 진풍백 그리고 어느새 다가온 한비광이다.
화웅천은 뭔가 살짝 못마땅하기도 하지만 일단은 풍연을 따라준다.
하지만 그도 엄연히 신지인이기에 단서 하나를 단다.
풍연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것.
추후에는 이런 억지 명령은 따를 수 없게 된다는 거다.
지신각주 종리우가 죽고 없는 이상 그도 천신각의 명령을 들어야 해서다.
지금처럼 천신각의 명령 이행 거부는 더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그 말을 남기고 화웅천 또한 뒤로 물러난다.
<풍연의 생각>
진풍백은 아까부터 궁금한 것이 몇 개 있다.
화웅천이 빠지자마자 냅다 질문을 던진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이며 또 하나는 지금 주변에 뭔가 있는데 그게 뭔지 말이다.
그랬다.
조금 전부터 눈에 잘 보이지는 않으나 분명 기가 느껴지고 있기에 그렇다.
그것도 하나 둘이 아니고 여러 사람의, 고수들의 기운이다.
“진정해요 사형!”
한비광이 흥분하려는 진풍백을 말리고 나선다.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며, 일단 들어보자고 말이다.
이윽고 풍연이 입을 연다.
비통한 어조로 한비광을 향해 읇조린다.
“보았기 때문이다. 네가 말했던 괴물의 정체를...”
<지주>
한편, 그 순간 신지의 천원실에 지주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그리고 지금 이런 상황들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오로지 기를 감지해서 말이다.
마치 텔레파시라도 듣는 것처럼 지주는 풍연의 일거수일투족을 아는 눈치다.
양손을 모아 붙이고는 지주는 읊조린다.
“호오... 도망을 쳐보겠다는 거냐? 그것도 재밌겠구나.”
<환종>
그때 풍연, 진풍백, 한비광의 모습이 주변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보고도 잘 믿기지 않는 상황이다.
뒤로 물러서있던 화웅천도 화들짝 놀란다.
천검대원들은 수군거린다. 도련님도 같이 도망친 건가?
천신각 부각주를 수행하던 부관은 이런 상황을 위기로 직감한다.
추격대... 추격대를 보내야 한다.
명령체계를 무시한 비월천검대는 일단 거기서 대기.
나중에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중이 담겨져 있다.
그 대신 다른 천검대를 추격대로 출동시키기로 한다.
환령천검대
천웅천검대
호림천검대
그렇게 무려 세 개의 천검대를 동시에 동원하기로 한다.
급히 출동 명령을 하달한다.
덧붙여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는 풍연....
이제 더 이상 신지의 소지주로 대해줄 수는 없다.
적들과 함께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이 시간 부로 적과 내통한 것으로 짐작되는 소지주도 적으로 간주한다!!”
그렇게 풍연은 신지를 배신한 적으로 간주되기 시작한다.
그 명령은 일단 신지 전체로 삽시간에 퍼질 것이다.
한때 신지를 이끌 후계자인 소지주에서 지금은 적과 내통한 배신자가 되었다.
잠시 어리둥절하는 한비광과 진풍백.
뭔가 장난을 친 것 같은데 뭐 대수롭지는 않은 표정의 진풍백이다.
한비광 또한 지금 주변에 뭔가 둘러싸고 있음을 진작에 감지하고 있던 터다.
적어도 이들이 적인지 아닌지는 알아야하지 않느냐며 풍연에게 묻는다.
풍연의 설명이 이어지고...
그러는 와중에 주변의 희미한 기운이 짙어지며 사람 형체를 보이기 시작한다.
즉, 신지는 과거에 8개의 종파로 구성되었다는 것.
지금 주변에 있는 이들은 그 중 하나인 환종이라는 것.
그들은 너희들을 도와 이곳을 탈출할 생각이라는 것.
그것이 풍연의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의아스러운 진풍백.
왜 돕는다는 건지... 왜 적의 탈출을 도와준다는 것인지 말이다.
“방금 전, 환존께서 지주의 손에 의해 돌아가셨기 때문이오.”
드디어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는 형체들...
길게 늘어뜨린 복면을 하고 있다.
바로 환종의 장로들이다.
신지의 8개 종파 중 가장 세력을 잘 유지하고 있던 종파가 바로 환종.
그것은 모두 환존의 힘이었다.
허나, 지주는 그런 환존을 죽여버렸다.
따라서 환종은 더 이상 신지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짐작한대로다.
환존이 천원실에 찾아간 이유와 허망하게 지주의 손에 죽은 이유도 말이다.
즉, 천원실에 잡혀있던 다른 종파의 존자들을 구하고 싶었다.
허나 너무도 위험한 시도이기에 실패 시의 지침을 미리 지시해놓았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환존의 예감은 들어맞았고 거기서 그는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생전에 지시했던 그것들을 이제 전력으로 수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 지시는 월령을 통해 풍연 또한 숙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쿠 르 릉 쿠릉
그때 어디선가 굉음이 울려퍼진다.
절벽 저만치 위의 중간쯤에 있던 벽이 갈라지며 문이 개방되는 소리다.
적어도 대여섯개의 석문이 열리고 있다.
그 위치를 가늠하던 풍연은 정확히 천검대를 알아맞힌다,
바로 추격대를 보낼 계획이며 그들은 환령, 진웅, 호림천검대라는 것.
하나도 아닌 세 개의 천검대가 동시에 추격대가 된다는 의미다.
비월천검대 하나 상대하기도 제법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런 상황이라면 환종의 장로들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
무사히 이들을 신지에서 탈출시킬 목적이며 계획 또한 수립되어 있을 게다.
환종의 실력을 구경할 기회이기도 하다.
<추격대>
환령천검대장 환령요마 라수연.
미모의 여전사다. 몸매? 두말하면 잔소리다. 굽이굽이가 확실하다.
부하들에게 보고를 받고 있는 중이다.
풍연 도련님이 적들과 내통하고는 함께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거다.
그러니 추격해서 척살하라는 뭐 그런 명령일 게다.
그에 대한 라수연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녀의 첫 마디라는 것은...
“이를 어째....”
그랬다.
라수연의 시크하지만 뭔가 있어보이는 표정에서 몇 가지 읽혀진다.
그녀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으니...
지신각주 종리우가 죽었고 무흔잠영도 죽은, 그야말로 비상상황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소지주라는 도련님까지 적들과 한 패가 되었다 한다.
그렇다면 이제 죽을 사람은 풍연 도련님이라는 계산이다.
신지로서는 배신자를 제거해야만 하니 말이다.
그런 목적으로 천신각에서 추격 명령을 하달받은 게 아닌가!
아주 좋은 기회!
천검대 입장에서는 지신각주도 무흔잠영도 그들의 상위 레벨이다.
그런 위쪽 서열 인물들이 줄줄이 죽어나간다면 그것은 바로 기회가 아닌가!
이럴 때 무훈을 세워둔다면 확실히 승승장구의 패를 손에 쥘 수 있는 거다.
그런데 환령천검대장의 주변에는 온통 여성이다.
혹시 여자로만 구성된 천검대라는 말이 아닐까.
게다가 복장은 지극히 무난하게 여성스러움을 한껏 강조한 컨셉이다.
면접때 가슴 크기를 중요시 하는 게 틀림없으렷다.
하나같이 아주 커다란 가슴 사이즈를 자랑하는 환령천검대원들이니 말이다.
가슴골의 90% 이상이 드러나는 섹시한 전투복이 참 바람직하다.
참고로 라수연 대장의 가슴골은 100% 노출이다.
대장만이 누리는 특권이며 권위랄까? ^^;
(아이고, 이렇게 묘사했다가 괜히 검열에 걸리는 건 아닌지 걱정걱정...)
아무튼 사실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어쨌든 환령천검대의 무지막지한 활약을 무척 기대하는 바이다.
그때 굉장한 함성이 울려퍼진다.
라수연의 눈길은 저만치 아래로 향하고 한 무리가 빠르게 내달리고 있다.
그 선두에 엄청난 덩치와 근육질의 못생겼지만 힘은 굉장할 듯한 사내가 있다.
바로 진웅천검대장 진웅검이라 불리우는 번찰이란 이름의 사나이다.
“서둘러라!!”
부하들을 독려하며 빠르게 쇄도하고 있다.
딱 봐도 천하장사 스타일이며 다시봐도 머리 대신 근육만 쓰는 분위기다.
천신각의 명령을 받자마자 튀어나가고 있는 거다.
그의 머릿속엔 오직 누구보다도 빨리 침입자 놈들의 후미를 잡는 것뿐이다.
목적은 환령천검대장 라수연과 똑같다.
이번 작전으로 큰 공을 세워 서열을 높이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라수연 대장은 판단을 내린다.
지금 저들과 나란히 추격을 시작하는 것은 어쩐지 내키지 않는다.
어떤 위험한 적들을 상대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지신각주와 무흔잠영이 죽었다는 것은 그에 대한 위험의 증거다.
무림에서 온 자들이 그 두 사람을 죽였다는 것은 보통 고수가 아니라는 증거.
섣부른 공명심에 목숨까지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것이 라수연 대장의 냉철한 판단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역시 진웅천검대의 돌격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바로 호림천검대 호림맹군 기자기 대장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호랑이 무늬 의상을 걸치고 있다.
인상은 진웅검과는 정반대로 매우 하관이 좁고 빠르며 눈매가 날카롭다.
가자기 대장 또한 라수연 대장과 생각이 일치하고 있는 분위기다.
큰 공을 세우고픈 마음은 굴뚝이나 섣불리 나설 생각은 없는 거다.
그리고 또 하나...
그가 견제하고 있는 사람은 진웅검이 아니라 라수연 대장이다.
환령요마가 움직이지 않고 있음이 마음에 걸린다.
천검대장 중에서도 알아주는 여우가 아닌가!
그런 여우가 전혀 미동도 없이 진웅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것.
그것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맡았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호림천검대 또한 일단 대기 상태로 상황을 예의 주시하기로 한다.
역시 지략가의 분위기가 풍기는 호림맹군이다.
한편, 천신각 부관은 몸이 달아 어쩔 줄 몰라한다.
세 개의 천검대가 동시에 추격을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렸건만 이건 뭐지?
왜 진웅천검대 밖에 움직이지 않고 있는 거지?
감히 명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다니...
이것들이 각주님과 부각주님이 없다고 천신각의 명령을 무시할 생각인가?
설마 그게 아니라면 뭔기 다른 이유라도 있다는 걸까?
어쨌거나 지금 열심히 내달리고 있는 진웅천검대장 번찰.
그는 힐긋 고개를 돌려 살핀다.
라수연 대장과 기자기 대장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다.
둘 다 그저 멍때리며 자기만 쳐다 보고 있지 않은가!
왜 저 녀석들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지금 뭐하는 거지?
그러나 생각은 딱 거기까지다.
그게 번찰 스타일이다.
저 두 녀석이 가만히 있겠다면 오히려 잘됐다.
오늘의 무훈은 모두 내가 독차지 하면 그만이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윗분들게 잘 보여서 서열 승진의 발판으로 삼겠다.
오직 그 생각뿐이다.
부하들의 대열 유지와 전력 질주를 독려하며 진웅검 번찰은 내달리고 있다.
<에필로그>
모처럼 독자를 위한 서비스 페이지가 선사될 모양입니다 그려... ^%^
환령천검대 무리가 나타났기 때문입죠.
여자들로만 구성된 천검대라니 말입니다요. ^^
게다가 복장이 어찌나 기본에 충실하고 독자 마음 지향적인지 말입니다요.
담화린의 몸매가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요즈음...
라수연 대장에게 한 표 날리며 기다리렵니다.
아자아자~~
가슴골 노출 의상은 그야말로 독자에 대한 한없는 사랑입니다. ^^~~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20170416 벚꽃 만개한 오늘 썩 괜찮은 날
<프롤로그>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기어코 봄은 오더군요.
벚꽃이 만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꽃잎이 지고 새순이 돋고 있으니 말입니다.
봄꽃놀이는 다녀오셨나요?
저는 아파트 길거리의 벚꽃을 보며 대충 봄꽃놀이라 퉁 치고 지나가렵니다.
작년에 핀 꽃이 올해 또 피었더군요.
모든 것들은 정확히 반복되는데 나만 늙어지고 있는 듯하더군요.
그러는 것이겠지요.
<신지의 소지주>
풍연이 뿔났다.
감히 천신각의 부각주 따위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다니 말이다.
하지만 환존의 죽음을 확인하고 월령이 전해준 환존의 유언도 듣고...
지주라는 자의 정체도 파악한 이상 어리바리한 풍연은 이제 없다.
눈에 광채를 띠며 풍연은 사태 수습에 나선다.
우선, 아까 자기를 개무시했던 부각주 놈부터 손봐주기로 한다.
저벅저벅 부각주에게 걸어가는 풍연.
벼락처럼 외친다.
“대답해라! 내가 누구냐?”
그 기세가 너무도 추상같아 부각주 마록은 일순간 얼음이 된다.
당연히 그런 상황에서는 대략 쫄아주는 게 상책이다.
얼른 고개를 숙이고 예를 갖추며 상황을 주시하고 볼 일이다.
“소, 소지주이십니다.”
우문에 현답이 나왔다.
신지의 소지주가 바로 풍연이 갖고 있는 타이틀인 것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례하게 대한 부각주는 뭘 믿고 그러는 거냐?
놈은 뭔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천신각 부각주 따위가 신지의 소지주를 무시할 수 있는 근거 말이다.
그 이유를 조금 전, 풍연은 깨닫기 시작한 거다.
신지 소지주의 명령을 띄엄띄엄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가르쳐야만 한다.
그것이 서열이라는 것이다.
“네놈은 내가 그저 지주에게 바쳐질 인형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거냐?”
어느새 부각주의 면전까지 접근한 풍연이 그의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이다.
아무도 들리지 않게, 오직 마록 한 사람만 알아듣게 작지만 단호하게!
그런 말을 듣는 마록은 심장이 얼어붙을 지경이다.
사실은 그 말이 맞다.
마록 또한 사음민의 수하로서 소지주의 역할쯤은 진작에 눈치챘을 게다.
결국은 지주의 꼭두각시가 될 처지라는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마록은 어떻게든 변명을 하며 이 순간을 모면해야만 한다.
그것만이 살 길이다.
파 카 칵
그런데...
그럴 틈이 주어지지 않았다.
긍정도 부정도 할 시간도 채 주지 않은 대신 검이 공기를 가른다.
풍연의 검이 지나가는 궤적에 마록의 몸통이 놓여있다.
그렇다.
풍연은 지금 천신각 부각주 마록을 베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
화웅천도 진풍백도 그리고 주변의 신지 무사들도 입이 딱 벌어진다.
허나 풍연의 눈빛만은 얼음장처럼 싸늘하다.
너무도 당연한 처분을 내렸다는 투다.
마록은 시체가 되어 땅바닥에 허물어진다.
마록의 부하들만 움찔했으나 풍연의 그만 꺼지라는 호통만 들을 뿐이다.
옆에 있던 화웅천이 풍연의 뜻을 묻는다.
그러자 풍연은 나지막히 그에게 말한다.
그동안 지신각주 종리우와 함께 자신을 돕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안다고....
그러니... 부탁한다고 말이다.
잠시동안의 침묵.
사나이들의 눈빛 대화가 오간다.
찰나의 시간이지만 풍연은 충분히 뜻을 전했고 화웅천도 그 뜻을 헤아린다.
결국 비월천검대장 화웅천은 풍연 도련님의 명을 받들기로 한다.
그 명이라는 것은...
바로 일단 물러서는 것이었다.
더 이상 추격대로서 무림인들을 쫒지 말라는 거다.
화웅천의 추상같은 명령에 모든 대원들은 검을 내리고 후방으로 빠진다.
썰물처럼 천검대원들이 뒤로 물러나고 나니 네 사람만 덩그라니 남는다.
화웅천, 풍연, 진풍백 그리고 어느새 다가온 한비광이다.
화웅천은 뭔가 살짝 못마땅하기도 하지만 일단은 풍연을 따라준다.
하지만 그도 엄연히 신지인이기에 단서 하나를 단다.
풍연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것.
추후에는 이런 억지 명령은 따를 수 없게 된다는 거다.
지신각주 종리우가 죽고 없는 이상 그도 천신각의 명령을 들어야 해서다.
지금처럼 천신각의 명령 이행 거부는 더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그 말을 남기고 화웅천 또한 뒤로 물러난다.
<풍연의 생각>
진풍백은 아까부터 궁금한 것이 몇 개 있다.
화웅천이 빠지자마자 냅다 질문을 던진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이며 또 하나는 지금 주변에 뭔가 있는데 그게 뭔지 말이다.
그랬다.
조금 전부터 눈에 잘 보이지는 않으나 분명 기가 느껴지고 있기에 그렇다.
그것도 하나 둘이 아니고 여러 사람의, 고수들의 기운이다.
“진정해요 사형!”
한비광이 흥분하려는 진풍백을 말리고 나선다.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며, 일단 들어보자고 말이다.
이윽고 풍연이 입을 연다.
비통한 어조로 한비광을 향해 읇조린다.
“보았기 때문이다. 네가 말했던 괴물의 정체를...”
<지주>
한편, 그 순간 신지의 천원실에 지주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그리고 지금 이런 상황들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오로지 기를 감지해서 말이다.
마치 텔레파시라도 듣는 것처럼 지주는 풍연의 일거수일투족을 아는 눈치다.
양손을 모아 붙이고는 지주는 읊조린다.
“호오... 도망을 쳐보겠다는 거냐? 그것도 재밌겠구나.”
<환종>
그때 풍연, 진풍백, 한비광의 모습이 주변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보고도 잘 믿기지 않는 상황이다.
뒤로 물러서있던 화웅천도 화들짝 놀란다.
천검대원들은 수군거린다. 도련님도 같이 도망친 건가?
천신각 부각주를 수행하던 부관은 이런 상황을 위기로 직감한다.
추격대... 추격대를 보내야 한다.
명령체계를 무시한 비월천검대는 일단 거기서 대기.
나중에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중이 담겨져 있다.
그 대신 다른 천검대를 추격대로 출동시키기로 한다.
환령천검대
천웅천검대
호림천검대
그렇게 무려 세 개의 천검대를 동시에 동원하기로 한다.
급히 출동 명령을 하달한다.
덧붙여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는 풍연....
이제 더 이상 신지의 소지주로 대해줄 수는 없다.
적들과 함께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이 시간 부로 적과 내통한 것으로 짐작되는 소지주도 적으로 간주한다!!”
그렇게 풍연은 신지를 배신한 적으로 간주되기 시작한다.
그 명령은 일단 신지 전체로 삽시간에 퍼질 것이다.
한때 신지를 이끌 후계자인 소지주에서 지금은 적과 내통한 배신자가 되었다.
잠시 어리둥절하는 한비광과 진풍백.
뭔가 장난을 친 것 같은데 뭐 대수롭지는 않은 표정의 진풍백이다.
한비광 또한 지금 주변에 뭔가 둘러싸고 있음을 진작에 감지하고 있던 터다.
적어도 이들이 적인지 아닌지는 알아야하지 않느냐며 풍연에게 묻는다.
풍연의 설명이 이어지고...
그러는 와중에 주변의 희미한 기운이 짙어지며 사람 형체를 보이기 시작한다.
즉, 신지는 과거에 8개의 종파로 구성되었다는 것.
지금 주변에 있는 이들은 그 중 하나인 환종이라는 것.
그들은 너희들을 도와 이곳을 탈출할 생각이라는 것.
그것이 풍연의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의아스러운 진풍백.
왜 돕는다는 건지... 왜 적의 탈출을 도와준다는 것인지 말이다.
“방금 전, 환존께서 지주의 손에 의해 돌아가셨기 때문이오.”
드디어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는 형체들...
길게 늘어뜨린 복면을 하고 있다.
바로 환종의 장로들이다.
신지의 8개 종파 중 가장 세력을 잘 유지하고 있던 종파가 바로 환종.
그것은 모두 환존의 힘이었다.
허나, 지주는 그런 환존을 죽여버렸다.
따라서 환종은 더 이상 신지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짐작한대로다.
환존이 천원실에 찾아간 이유와 허망하게 지주의 손에 죽은 이유도 말이다.
즉, 천원실에 잡혀있던 다른 종파의 존자들을 구하고 싶었다.
허나 너무도 위험한 시도이기에 실패 시의 지침을 미리 지시해놓았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환존의 예감은 들어맞았고 거기서 그는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생전에 지시했던 그것들을 이제 전력으로 수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 지시는 월령을 통해 풍연 또한 숙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쿠 르 릉 쿠릉
그때 어디선가 굉음이 울려퍼진다.
절벽 저만치 위의 중간쯤에 있던 벽이 갈라지며 문이 개방되는 소리다.
적어도 대여섯개의 석문이 열리고 있다.
그 위치를 가늠하던 풍연은 정확히 천검대를 알아맞힌다,
바로 추격대를 보낼 계획이며 그들은 환령, 진웅, 호림천검대라는 것.
하나도 아닌 세 개의 천검대가 동시에 추격대가 된다는 의미다.
비월천검대 하나 상대하기도 제법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런 상황이라면 환종의 장로들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
무사히 이들을 신지에서 탈출시킬 목적이며 계획 또한 수립되어 있을 게다.
환종의 실력을 구경할 기회이기도 하다.
<추격대>
환령천검대장 환령요마 라수연.
미모의 여전사다. 몸매? 두말하면 잔소리다. 굽이굽이가 확실하다.
부하들에게 보고를 받고 있는 중이다.
풍연 도련님이 적들과 내통하고는 함께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거다.
그러니 추격해서 척살하라는 뭐 그런 명령일 게다.
그에 대한 라수연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녀의 첫 마디라는 것은...
“이를 어째....”
그랬다.
라수연의 시크하지만 뭔가 있어보이는 표정에서 몇 가지 읽혀진다.
그녀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으니...
지신각주 종리우가 죽었고 무흔잠영도 죽은, 그야말로 비상상황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소지주라는 도련님까지 적들과 한 패가 되었다 한다.
그렇다면 이제 죽을 사람은 풍연 도련님이라는 계산이다.
신지로서는 배신자를 제거해야만 하니 말이다.
그런 목적으로 천신각에서 추격 명령을 하달받은 게 아닌가!
아주 좋은 기회!
천검대 입장에서는 지신각주도 무흔잠영도 그들의 상위 레벨이다.
그런 위쪽 서열 인물들이 줄줄이 죽어나간다면 그것은 바로 기회가 아닌가!
이럴 때 무훈을 세워둔다면 확실히 승승장구의 패를 손에 쥘 수 있는 거다.
그런데 환령천검대장의 주변에는 온통 여성이다.
혹시 여자로만 구성된 천검대라는 말이 아닐까.
게다가 복장은 지극히 무난하게 여성스러움을 한껏 강조한 컨셉이다.
면접때 가슴 크기를 중요시 하는 게 틀림없으렷다.
하나같이 아주 커다란 가슴 사이즈를 자랑하는 환령천검대원들이니 말이다.
가슴골의 90% 이상이 드러나는 섹시한 전투복이 참 바람직하다.
참고로 라수연 대장의 가슴골은 100% 노출이다.
대장만이 누리는 특권이며 권위랄까? ^^;
(아이고, 이렇게 묘사했다가 괜히 검열에 걸리는 건 아닌지 걱정걱정...)
아무튼 사실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어쨌든 환령천검대의 무지막지한 활약을 무척 기대하는 바이다.
그때 굉장한 함성이 울려퍼진다.
라수연의 눈길은 저만치 아래로 향하고 한 무리가 빠르게 내달리고 있다.
그 선두에 엄청난 덩치와 근육질의 못생겼지만 힘은 굉장할 듯한 사내가 있다.
바로 진웅천검대장 진웅검이라 불리우는 번찰이란 이름의 사나이다.
“서둘러라!!”
부하들을 독려하며 빠르게 쇄도하고 있다.
딱 봐도 천하장사 스타일이며 다시봐도 머리 대신 근육만 쓰는 분위기다.
천신각의 명령을 받자마자 튀어나가고 있는 거다.
그의 머릿속엔 오직 누구보다도 빨리 침입자 놈들의 후미를 잡는 것뿐이다.
목적은 환령천검대장 라수연과 똑같다.
이번 작전으로 큰 공을 세워 서열을 높이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라수연 대장은 판단을 내린다.
지금 저들과 나란히 추격을 시작하는 것은 어쩐지 내키지 않는다.
어떤 위험한 적들을 상대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지신각주와 무흔잠영이 죽었다는 것은 그에 대한 위험의 증거다.
무림에서 온 자들이 그 두 사람을 죽였다는 것은 보통 고수가 아니라는 증거.
섣부른 공명심에 목숨까지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것이 라수연 대장의 냉철한 판단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역시 진웅천검대의 돌격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바로 호림천검대 호림맹군 기자기 대장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호랑이 무늬 의상을 걸치고 있다.
인상은 진웅검과는 정반대로 매우 하관이 좁고 빠르며 눈매가 날카롭다.
가자기 대장 또한 라수연 대장과 생각이 일치하고 있는 분위기다.
큰 공을 세우고픈 마음은 굴뚝이나 섣불리 나설 생각은 없는 거다.
그리고 또 하나...
그가 견제하고 있는 사람은 진웅검이 아니라 라수연 대장이다.
환령요마가 움직이지 않고 있음이 마음에 걸린다.
천검대장 중에서도 알아주는 여우가 아닌가!
그런 여우가 전혀 미동도 없이 진웅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것.
그것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맡았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호림천검대 또한 일단 대기 상태로 상황을 예의 주시하기로 한다.
역시 지략가의 분위기가 풍기는 호림맹군이다.
한편, 천신각 부관은 몸이 달아 어쩔 줄 몰라한다.
세 개의 천검대가 동시에 추격을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렸건만 이건 뭐지?
왜 진웅천검대 밖에 움직이지 않고 있는 거지?
감히 명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다니...
이것들이 각주님과 부각주님이 없다고 천신각의 명령을 무시할 생각인가?
설마 그게 아니라면 뭔기 다른 이유라도 있다는 걸까?
어쨌거나 지금 열심히 내달리고 있는 진웅천검대장 번찰.
그는 힐긋 고개를 돌려 살핀다.
라수연 대장과 기자기 대장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다.
둘 다 그저 멍때리며 자기만 쳐다 보고 있지 않은가!
왜 저 녀석들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지금 뭐하는 거지?
그러나 생각은 딱 거기까지다.
그게 번찰 스타일이다.
저 두 녀석이 가만히 있겠다면 오히려 잘됐다.
오늘의 무훈은 모두 내가 독차지 하면 그만이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윗분들게 잘 보여서 서열 승진의 발판으로 삼겠다.
오직 그 생각뿐이다.
부하들의 대열 유지와 전력 질주를 독려하며 진웅검 번찰은 내달리고 있다.
<에필로그>
모처럼 독자를 위한 서비스 페이지가 선사될 모양입니다 그려... ^%^
환령천검대 무리가 나타났기 때문입죠.
여자들로만 구성된 천검대라니 말입니다요. ^^
게다가 복장이 어찌나 기본에 충실하고 독자 마음 지향적인지 말입니다요.
담화린의 몸매가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요즈음...
라수연 대장에게 한 표 날리며 기다리렵니다.
아자아자~~
가슴골 노출 의상은 그야말로 독자에 대한 한없는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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