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강 543화 === 검황+백강 vs. 신지의 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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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4-01 17:07 조회9,402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543화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20180401 여전히 미세먼지에 외출 자제중인 일요일
<프롤로그>
지난번에 너무 말도 안 되게 업데이트가 지연되었었기에 이번엔 정신 바짝 차리고 득달같이 편집 작업에 돌입하는 일요일이랍니다. ^^
오늘도 미세먼지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으니 일석이조랄까요?
군말 말고 얼른 시작하라고요?
아, 녜... ^^;
<잠행술>
은총사와 홍균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매유진이 그럴듯하게 작전과 전략에 대해 얘기하는 바로 그 이야기다.
진풍백이 매유진의 지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가 급 실망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럼 그렇지... 이런 젊고 이쁜 처자가 그런 복잡한 전술과 계략에 대해 그렇게도 훤히 들여다보고 대비하고 그럴 리는 없겠지.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을 진풍백이겠다.
아무튼 그런 지략은 역시 은총사의 머리에서 구상된 것이었다.
그것을 고스란히 매유진에게 일러두고 온 것이기도 했다.
그럴 거라고 은총사는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그 역시 예상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예상이 딱 들어맞는 것을 보고 은총사도 놀라는 분위기다.
그들이 우리 내부를 급습하는 작전을 정말로 쓸 줄이야.....
게다가 아까 들렸던 그 격돌음으로 유추해 본다면 적들은 이미 본진 깊숙이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잠시의 격돌음 이후 더 이상 움직임이 없고 조용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홍균의 마음을 껄쩍지근하게 만들고 있다. 은총사 또한 그러하다. 두 사람 모두 나름 고수의 반열에 있는 무사들이지만 그들이 격돌음 이후의 상황에 대해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런 상황을 본다면 침입자들은 필시 잠행술의 고수들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잠행술....
아무도 모르게 이동하고 숨어드는 기술 또는 무술이다.
그것도 무지막지하게 빠른 속도라면 더욱 감지가 불가능해진다.
최전방의 매유진에게 신지의 지주가 잠행술로 한 방 먹였었다.
진풍백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매유진은 벌써 죽었을 테고 말이다.
그리고는 다시 잠행술로 이동하다가 그때는 한비광에게 딱 걸렸었다.
한바탕 격돌음이 터지고 뭔가 살벌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가 이내 말았다.
지주의 목표물은 한비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곳도 그냥 슬쩍 통과.
모든 뒤처리와 마무리는 절대천검대와 묵령에게 전격 일임했기에 그러했다.
그리고는 다시 잠행술.
한비광 정도가 아니라면 결코 쉽사리 그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는 그런 수준이다.
아무튼 은총사가 전후상황을 분석해보니 대충 정리가 된다.
즉, 아까의 격돌은 피치 못할 상황일 뿐. 본래는 목적지까지 기척을 숨기고 이동할 계획이었던 것 같다는 거다.
마치 잠시 뒤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예언을 하듯 은총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목적지... 그들이 원하는 목적지에서의 목표물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은총사는 역시 지략가다.
홍균의 궁금증은 은총사에겐 어쩌면 너무 단순한 수준에 그칠지 모른다.
신지가 잃고 싶어하지 않는 장소...
무림 정복의 야욕을 실현시키기 위해 필요한 요충지...
대규모의 병력을 일거에 무림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지름길이자 길목.
그곳은 바로 산해곡이며 지금 그들이 서 있는, 무림으로 통하는 동굴이 아니겠는가!
그동안은 검황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막아내고 있던 바로 그 동굴 말이다.
동굴의 장점은 많다.
대규모의 병력이 집결한다 해도 동굴 진입을 위해서는 병목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동굴에 동시에 들어설 수 있는 인원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즉, 적은 인원으로도 다수를 상대할 수 있는 천혜의 요충지가 바로 동굴인 거다.
무림 정파의 최절정 고수인 검황이 단신으로 막고 있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은총사의 생각은 족집게처럼 들린다. 그가 우려하며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1. 잠행술 및 신지 고수 몇 명이 순식간에 동굴 입구를 장악하며 퇴로를 막는다.
2. 신지의 정예부대를 동원하여 대규모 전면 공격을 가한다.
3. 무림인들이 동굴로 도망가지 못하게 막고 전방을 몰아부친다.
4. 신지의 협공으로 무림인들은 그야말로 압살당하며 모두 죽는다.
은총사도 홍균도 거기까지의 불길한 시나리오를 예측하며 염려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나름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는 거다.
지금 산해곡에 집결해있는 모든 무림 정파, 사파인들로 겹겹의 방어진을 쳐 놓은 것!
그 규모를 보니 족히 천 명은 넘어 보인다.
일사불란하게 각자의 위치를 잡고 커다란 진을 구축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정도 방어 태세라면 웬만한 고수들이라 해도 쉽사리 뚫지는 못할 거라 믿는다.
그 믿음은 그저 믿음일 뿐일지라도 말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초고수한테는 그저 추풍낙엽으로만 보일지라도 말이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 은총사가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이기도 하다.
<자하마신 vs. 검황>
“호오,., 이거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하는군....”
“!!” “!!”
그렇게 은총사와 홍균이 나름 뿌듯해하며 방어진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 그 순간.
동굴을 등지고 그들이 펼쳐놓은 방어진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 등 뒤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 하나!
두 사람은 심장이 멎을 듯한 소름과 공포를 느낀다.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들의 등 뒤에 있다.
대규모의 무사들로 짜인 방어진을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은총사와 홍균마저 통과했다.
어느새 말이다.
두 사람이 수다 떨고 있는 통에 주의가 분산되어서 일까?
이 순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은총사와 홍균이다.
그저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할지를 다급하게 따져볼 뿐이다.
듣고도 믿을 수 없다. 믿기지 않는다. 아무 기척도 없이 여기까지 들어오다니....
서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본다.
설마했던 일은 그러나 현실이며 엄연한 사실이었다.
웬 사내 하나 우뚝 서 있으니 말이다.
일순간 몰려드는 긴장감에 근육이 움찔거리는 두 사람.
침입자다.
게다가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신지의 초고수에게 퇴로를 막혀버린 체 압살당하는 그 비참한 시나리오 말이다.
그가 누구든 상관없다. 지금은 오직 침입자를 제압해야만 하는 상황일 뿐이다.
은총사와 홍균의 마음은 혼연일체가 된다.
두 사람은 동시에 침입자를 향해 힘차게 도약한다.
“연환오연식!!”
“흑풍진멸참!!”
나름의 공격이었다.
은총사와 홍균은 각자의 무공을 전력을 다해 시전한다.
콰 콰 쾅 콰 콰 쾅
정확히 가격되었다.
여전히 우뚝 서있기만 한 침입자를 향해 두 사람의 무공은 잘 먹혀들어갔다.
웬만한 고수라도 두 가지 무공을 동시에 직격탄으로 맞는다면 견디기 어려울 거다.
일단 성공적인 협공이었다. 안정적으로 착지하며 그 지점을 살피는 두 사람.
침입자가 서있던 곳을 기점으로 해서 그 주변의 흙과 돌멩이가 흩뿌려진다.
굉음과 흙먼지가 사방으로 퍼지며 일순간 자욱하게 만든다.
그제야 전방만을 주시하고 있던 무사들이 뒤를 돌아다본다.
두 사람이 느닷없이 어딘가에 공격을 때렸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게다.
“크크크크 이거, 어수선함에 비하면 인사가 형편없지 않느냐?”
흙먼지가 채 걷히기도 전에 그 지점에서 울려나오는 묵직한 목소리다.
그 침입자는 아까의 그 자리에 그대로 선 체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당황스럽기 그지 없는 홍균과 은총사다.
두 사람의 나름 필살기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은총사는 자신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무지막지하게 위험한 상대라는 직감이 엄습한다.
여전히 뒷짐을 지고는 태연하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신지 지주.
환영인사가 영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적이 나타났다”며 무사들이 웅성거리며 소리를 치기 시작한다.
어서 육연팔방진을 펼치라며 부하들을 다그치는 조장에게 슬쩍 한 눈을 파는 은총사.
홍균은 침입자에게 집중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큰일 날뻔 했다.
침입자의 움직임이 눈에 딱 들어온 홍균은 은총사에게 조심하라는 경고를 날린다.
퍼뜩 정신을 모으며 뭔가 대비를 하려는 은총사에게 소리 없이 접근하는 묵직함.
홍균의 경고가 아니었다면 그마저도 속수무책이었을 뻔 했다.
간신히 적의 움직임을 파악한 은총사는 다급히 검을 들어 막아보려 한다.
그를 향해 가해지는 신지 지주의 왼손 공격이었다.
쩌 어 엉
굉장한 파열음이 울려 퍼진다. 하얀 섬광이 동시에 발산된다.
강함과 훨씬 더 강함이 부딪혔다.
그 차이는 터무니 없이 컸다.
은총사는 맥없이 저만치 뒤로 나가떨어지고 만다.
풀썩~ 고개를 떨어뜨린다. 아마도 기절한 듯하다.
“크크크... 기껏 흥이 좀 나려하는데 말릴 생각이냐?”
단 한 번의 격돌로 기절해버린 은총사를 나름 탓하는 신지 지주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은총사 휘하의 무사들은 일제히 행동을 감행하기 시작한다.
“육연팔방진 발동!!”
아까 하려 했던 그 전법을 본격 실행하려 한다.
조장의 힘찬 명령에 무사들은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갖추며 진을 펼친다.
육연팔방진!!
무사들이 침입자를 가운데 원점으로 놓고는 육각형 모양을 만들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다시 팔각괘 모양으로 확장되는 혼합형 진인 모양이다.
한마디로 한 가운데의 적의 시선을 분산시키며 정신을 빼놓는 진법이겠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방에서 동시에 중앙의 적을 향해 쇄도할 것이다.
홍균의 뒤에 흑풍회가 집결하고 있다.
협공을 묻는 수하의 질문에 홍균은 만류한다. 진이 발동됐으니 개입은 오히려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어서다.
육연팔방진이 펼쳐지고 있는 모양을 지주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일단 관망세다.
“크크크... 그래, 모처럼 기분이 좋아지는군.”
고 오 오 오
한껏 기를 끌어 모으기 시작하는 지주.
그를 기점으로 음산하고 심상찮은 기운이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한다.
육연팔방진을 펼치고 있는 무사들의 눈에도 그것이 분명히 보이며 확인된다.
뭔가 기분 나쁜, 뭔가 강력한 기운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그것은 바로 기공 공격이다. 이제는 도리가 없다. 틈을 주지 말고 몰아치는 것 뿐!
조장의 일성에 때를 맞춰 무사들은 한 가운데의 적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한다.
“이런 겁 모르는 놈들을 만난 것도 무척 오랜만이니 말이야!”
그래서였나 보다.
지주의 기분이 좋은 이유는 그것이었나 보다.
신지의 지배자인 자신을 전혀 몰라주는 병아리 같은 놈들이 잔뜩 몰려 있어서다.
겁을 모르는 것들에게는 따끔하게 한 수 가르침을 주어야 마땅해서다.
오랜만에 대량 살상의 피 맛을 볼 수 있으니 이 아니 기분 좋을쏘냐!
저런 버러지 같은 놈들에게 손을 댈 필요는 없는 법.
사방에서 한꺼번에 달려들어 주면 오히려 고맙다. 한 번에 다 쓸어버릴 수 있으니!
그의 눈이 하얗게 변하는가 싶더니 뒷짐 지고 있던 양 손을 앞으로 쭉 내뻗는다.
쿠 오
지주를 기점으로 사방팔방을 향해 강력한 기운이 발산되기 시작하는 찰라다.
육연팔방진을 펼치며 한 가운데로 쇄도하던 무사들의 떼..죽..음..이 예상되는 순간이다.
파 아 앗
바로 그 순간이다.
뭔가 빠른 속도로 날아드는 것 하나 있다.
그것은 뭔가와 강렬하게 충돌하며 어마어마한 굉음과 섬광을 퍼뜨린다.
투 하 학
무사들은 저마다 놀라며 일제히 눈을 가리기도 하고 몸을 움츠린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전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방금 전의 그 현상은 뭘까? 눈을 뜨지 못할 정도의 섬광.
무사들은 가렸던 눈을 겨우 뜨며 상황 파악에 나서고 있다.
그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그저 자욱한 흙먼지다.
그리고 서서히 걷히면서 드러나는 한 명의 인물은 여전히 가운데의 침입자다.
그 또한 약간은 당황스런 표정이다.
분명히 몰려드는 날파리 같은 놈들을 향해 시원하게 먹인 기공이었다.
지금쯤이면 그 놈들의 시체가 사방에 나뒹굴어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단 한 놈도 죽은 놈이 없다.
그리고 아까 없던 물건이 하나 눈에 보인다.
지주 앞에 검 한 자루가 땅에 꽂혀 있다.
그 검을 보고 지주는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린다.
“후후훗... 드디어 나타나셨나? 검황!”
그의 시선에 들어오는 두 사람은 바로 검황과 백강이다.
그리고 지주 발치에 꽂혀 있는 검은 역시 검황의 것이었다.
사실 시선에 온전히 들어온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지주는 여전히 뒷짐 진체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때문이다.
지주의 등 뒤에 검황과 백강이 서있는 형국이다.
즉, 동굴에 더 가깝게 위치하고 있는 두 사람이다.
검황은 저만치 벽에 기대 쓰러져 있는 은총사에게 염려스런 눈길을 보내본다.
아직 의식을 제대로 찾지는 못한 모양이다.
가볍게 탄식을 내뱉으며 검황은 곁의 백강에서 말한다.
“완전히 허를 찔렸군.”
검황과 백강에게 등을 내보인 체 미동도 않고 있는 지주를 향해 말을 이어가는 검황.
“은총사가 습격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긴 했지만, 이렇게 단신으로 폭풍처럼 몰아치다니.... 그 대범함에 진심으로 감탄했네.”
지주는 또다시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대꾸한다.
“크크크... 그래. 그게 네 놈의 유언이냐?”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주군을 능멸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는 부하들이 웅성거린다.
허나, 검황은 그들의 마음은 충분히 헤아리지만 얼른 제지시킨다. 그들이 어찌할 수 있는 상대가 절대 아님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하룻강아지가 범에게 대드는 꼴에 다름 아님을 말이다. 그 숫자가 열이든 백이든 천이라 할지언정 저자에게 있어서는 그저 짓밟으면 그만인 지렁이와 다르지 않음을 말이다.
백강 역시 지금의 이런 상황이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신지의 지배자가 지금 목전에 있다. 그의 목적은 동굴을 접수하는 거다.
즉, 동굴을 지키고 있는 검황을 제압하는 것인 때문이다.
한 번 겨뤄본 적이 있는 백강으로서는 검황 혼자 상대하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같이 싸우겠노라며 검황의 승낙을 기대해보는 백강이다.
이제는 몸을 돌려 검황과 백강을 바라보고 있던 지주는 그 말을 듣고는 말한다.
“크크크... 그러고보니 백강, 네 놈도 아직 죽지 않고 살아 남았었군. 이거, 네 놈까지 죽이고 나면 꽤 보람찬 하루가 되겠군, 그래.”
지주의 도발에 백강은 조금은 호기롭게 살짝 코웃음도 치며 오른손을 스윽 든다.
한 번 싸워보자는 뜻이다.
허나, 그런 백강을 검황은 만류한다.
그보다는 따로 맡아줄 일이 있다는 거다.
그러다니 기공이 실린 육성으로 모든 무사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검황.
그 음성은 산해곡을 쩌렁쩌렁 울릴 정도다.
“나 검황은 지금부터 신지 지주와 대결을 벌일 예정이네. 그 사이에 자네들은 천마신군의 첫 번째 제자인 백강의 지시를 받아 동굴 밖으로 대피하기 바라네.”
뜻밖의 명령에 지주는 의외의 표정을 지으며 검황을 바라본다.
뭔가 허를 찔리는 듯한 혹은 저건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 정도의 표정이다.
검황은 멈추지 않고 두 번째 지시를 내린다.
이후 모든 권한은 백강에게 위임하니 무림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백강의 통솔을 따르라는 거다.
그런 지시에 모든 무사들은 물론 백강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허나, 검황의 뜻은 명확하고 단호하다.
지금의 상황은 분명코 매우 곤란한 지경이라는 것!
우리의 눈앞에 다른 사람도 아닌 신지의 지주가 우뚝 서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저 자의 뒤로는 대군이 몰려오고 있을 거라는 것!
즉, 저 자 하나를 제압하는데 시간 끄는 것만으로도 여기 있는 전원이 몰살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압살당하는 선택이 아닌, 남아있는 이들을 동굴 밖으로 대피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
그러한 상황 판단이 바로 지금 이 순간 검황의 냉철한 생각이다.
게다가...
“그리고 이 일을 끝내는 대로 동굴을 파괴해 매몰시켜 버리게!”
그랬다.
검황은 무사들을 무사히 대피시키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대피 후 동굴을 무너뜨리라고 지시하는 그의 판단은 명확하다.
그래야만 최소한 신지 지주와 그 수하들이 순식간에 무림으로 진격하는 상황은 막고 싶은 거다.
물론 그것이 신지의 무림 정벌 계획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적어도 무림에서 대비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 수 있기만을 바라는 심정인 거다.
그런 검황의 단호한 명령에 백강은 여전히 주저하는 눈치다.
검황 어르신 혼자서 저런 괴물을 대적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황의 말씀이 틀린 것은 아니니 그저 난감하다는 표정의 백강이다.
그러한 머뭇거림에 쐐기를 박는 이 한 마디를 덧붙이는 검황.
“저 자가 어떤 자인지는 자네도 잘 알지 않나?”
그렇게 검황과 백강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6~7미터쯤 앞에는 바로 신지의 절대 강자인 지주가 서있다.
두 사람의 수다를 아까부터 멀뚱멀뚱 듣고만 있던 지주....
갑자기 그의 형체가 화면에서 스르륵 사라지고 있다.
검황의 말에 마침표가 찍히는 바로 그 찰나에 지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보이기 시작하는 지주의 모습.
그러나 이번엔 위치가 다르다. 바로 검황의 등 뒤다.
순식간에 검황의 뒤로 다가선 지주는 오른손으로 검황의 목을 향해 뻗으려 한다.
목덜미가 아니라 어쩌면 검황의 머리통을 부숴버리려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콰 콰 쾅
곧바로 터져 나오는 굉음.
검황의 두개골이 깨졌을까?
그때 백강의 모습이 보인다. 왼팔을 접어 잔뜩 수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엄청난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낸 듯한 상황이다.
백강은 이를 악물며 어떤 고통을 참아내고 있다. 저절로 신음소리가 배어나온다.
보아하니 지주의 급작스런 기습을 백강이 용케 일단 막아낸 것 같다.
살짝 기분이 상한 지주는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내뱉는다.
“지금 한 놈이라도 나를 피해 여기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검황의 작전에 찬물을 끼얹는 지주의 전격 기습이었다.
즉, 동굴로 대피하려는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동굴 입구를 확보한 거다.
이제 동굴 앞에 지주가 있고 그 앞에 검황과 백강, 그리고 그 앞에 무사들이 위치하였다.
그 꼴을 보고 있던 검황이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아까 던졌던 자신의 검을 뽑아든다.
“글세,,.. 세상의 모든 일은 끝이 나기 전에는 모르는 일 아니겠소?”
땅에 박혀있던 검을 뽑아 손아 쥔 검황은 칼끝을 지주에게 겨누며 말한다.
“그대와 나의 이 대결처럼 말이오.”
그러자 지주 또한 말싸움에서 결코 지지 않는다. 질 생각이 추호도 없다.
“크크크.... 그게 어리석은 희망이라는 걸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다!”
“훗, 그런.... 응?”
검을 바로잡는 검황 또한 지주의 말장난에 살짝 코웃음을 날리는 찰나......
지주는 또다시 공격을 감행한다.
역시 엄청난 속도다.
허나 이번의 목표물은 검황이 아니다.
마치 태권브이가 힘차게 날아가듯.... 오른주먹을 불끈 쥐고 팔 쭉 뻗고 돌진이다.
바로 백강에게 그렇게 쇄도하는 신지 지주다.
슈 학
!!
쩌 저 정
충돌했다.
지주와 백강의 정면 충돌이다.
지주의 오른 주먹이 돌진하자 백강은 두 팔을 앞으로 모아 붙여 막아내고 있다.
동시에 백강의 입에서는 저절로 깊은 신음소리가 배어나오기 시작한다.
뭔가 굉장히 힘겨운 버티기인 모양이다.
그로서는 전력을 다해 일단 막아내는데 까지는 해냈으나 이제부터가 문제다.
콰 직 콰직 콰지직
그야말로 두 고수의 진기 대결이다.
백강으로서는 불리한 것이... 아직 부상의 여파가 완전히 씻기지 않은 때문이다.
기공 대결에서는 조그만 부상도 진기 운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지주로서도 다소 의외의 상황이긴 하다.
역시 백강이라는 인물의 실력이 결코 만만치는 않음을 조금은 느끼고 있는 거다.
그가 심한 부상을 입고 신지를 빠져나간 것을 알고 있는 지주라서 그렇다.
아직 부상이 다 낫지 않았을 텐데, 자신의 이 일격을 버틸 수 있다니 말이다.
생각보다 잘 버틴다고 생각한 지주는 한층 더 진기의 강도를 끌어 올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조금 전 대비 더욱 큰 힘겨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백강이다.
역시 부상의 여파가 관건이었다.
이런 밀어붙이는 정도라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큰 내상을 입을 게 뻔하다.
뭔가 대책이 필요한 백강은 행동에 옮긴다.
즉, 기공을 버티면서 오른손으로 지주의 오른팔을 대응하고 왼손으로 지주의 팔목을 움켜쥐려 시도한다.
지주로서는 여전히 가소로울 뿐이다.
“호오.... 꿈틀거려 보겠다는 거냐?”
눈빛이 더욱 강렬해지는 지주는 더 놀아주는데 흥미가 반감된 모양이다.
뭔가의 연타 공격으로 백강의 숨통을 단번에 끊어주겠노라 마음 먹는 것 같다.
바로 그때다.
지주가 백강에게 온통 신경을 쓰고 있는 그 찰나를 파고드는 검황!
지주의 머리 뒤편 위쪽의 허공에 검황의 모습이 순식간에 나타난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3인 3색의 명작이랄까?
맨 왼쪽의 백강의 두 손이 중앙에 있는 지주의 오른팔목을 붙잡고 있다.
그리고 맨 우측의 허공에는 한 마리 낙하하는 독수리처럼 검황이 지주를 향하고 있다.
오른 손을 쭉 뻗어 쥐고 있는 그의 검이 밝게 빛을 뿜어내고 있다.
아름답지만 살기등등한 피바람 불 것만 같은 처연한 그림이다.
과연 이 찰나의 대결에서 세 사람은 어떤 결과를 각각 받아쥐게 될까?
두둥~
<에필로그>
이렇게 또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예상대로 지주는 검황과의 일전을 벼르며 산해곡까지 잠행술로 다가왔지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무사들의 생명을 구하고자 백강에게 무리한 명령을 내린 검황.
무사들을 대피시키는 동안 자신이 오롯이 지주를 버텨내겠다는 결연함이었지요.
그러나 지주는 그렇게 해 줄 생각이 티끌만큼도 없다지요.
마지막 한 놈까지 다 죽여 버리는 것이 애초의 생각이었으니 말입니다.
백강과 검황의 협공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백강이 지주를 꼭 붙잡고 있는 동안 검황의 검이 지주의 팔이라도 하나 싹둑 자를까요?
아니면 지주의 망토 한 자락이라도 잘라낼 수는 있을까요?
지주의 왼손은 가만히 있어줄까요?
무림 정파의 자존심인 천하5절의 으뜸이라는 검황과
사파 지존 천마신군의 첫 번째 제자인 백강의 협공을 지주는 어찌 견딜까요?
보름 후면 알겠지요. ^^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20180401 여전히 미세먼지에 외출 자제중인 일요일
<프롤로그>
지난번에 너무 말도 안 되게 업데이트가 지연되었었기에 이번엔 정신 바짝 차리고 득달같이 편집 작업에 돌입하는 일요일이랍니다. ^^
오늘도 미세먼지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으니 일석이조랄까요?
군말 말고 얼른 시작하라고요?
아, 녜... ^^;
<잠행술>
은총사와 홍균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매유진이 그럴듯하게 작전과 전략에 대해 얘기하는 바로 그 이야기다.
진풍백이 매유진의 지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가 급 실망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럼 그렇지... 이런 젊고 이쁜 처자가 그런 복잡한 전술과 계략에 대해 그렇게도 훤히 들여다보고 대비하고 그럴 리는 없겠지.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을 진풍백이겠다.
아무튼 그런 지략은 역시 은총사의 머리에서 구상된 것이었다.
그것을 고스란히 매유진에게 일러두고 온 것이기도 했다.
그럴 거라고 은총사는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그 역시 예상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예상이 딱 들어맞는 것을 보고 은총사도 놀라는 분위기다.
그들이 우리 내부를 급습하는 작전을 정말로 쓸 줄이야.....
게다가 아까 들렸던 그 격돌음으로 유추해 본다면 적들은 이미 본진 깊숙이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잠시의 격돌음 이후 더 이상 움직임이 없고 조용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홍균의 마음을 껄쩍지근하게 만들고 있다. 은총사 또한 그러하다. 두 사람 모두 나름 고수의 반열에 있는 무사들이지만 그들이 격돌음 이후의 상황에 대해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런 상황을 본다면 침입자들은 필시 잠행술의 고수들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잠행술....
아무도 모르게 이동하고 숨어드는 기술 또는 무술이다.
그것도 무지막지하게 빠른 속도라면 더욱 감지가 불가능해진다.
최전방의 매유진에게 신지의 지주가 잠행술로 한 방 먹였었다.
진풍백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매유진은 벌써 죽었을 테고 말이다.
그리고는 다시 잠행술로 이동하다가 그때는 한비광에게 딱 걸렸었다.
한바탕 격돌음이 터지고 뭔가 살벌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가 이내 말았다.
지주의 목표물은 한비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곳도 그냥 슬쩍 통과.
모든 뒤처리와 마무리는 절대천검대와 묵령에게 전격 일임했기에 그러했다.
그리고는 다시 잠행술.
한비광 정도가 아니라면 결코 쉽사리 그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는 그런 수준이다.
아무튼 은총사가 전후상황을 분석해보니 대충 정리가 된다.
즉, 아까의 격돌은 피치 못할 상황일 뿐. 본래는 목적지까지 기척을 숨기고 이동할 계획이었던 것 같다는 거다.
마치 잠시 뒤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예언을 하듯 은총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목적지... 그들이 원하는 목적지에서의 목표물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은총사는 역시 지략가다.
홍균의 궁금증은 은총사에겐 어쩌면 너무 단순한 수준에 그칠지 모른다.
신지가 잃고 싶어하지 않는 장소...
무림 정복의 야욕을 실현시키기 위해 필요한 요충지...
대규모의 병력을 일거에 무림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지름길이자 길목.
그곳은 바로 산해곡이며 지금 그들이 서 있는, 무림으로 통하는 동굴이 아니겠는가!
그동안은 검황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막아내고 있던 바로 그 동굴 말이다.
동굴의 장점은 많다.
대규모의 병력이 집결한다 해도 동굴 진입을 위해서는 병목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동굴에 동시에 들어설 수 있는 인원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즉, 적은 인원으로도 다수를 상대할 수 있는 천혜의 요충지가 바로 동굴인 거다.
무림 정파의 최절정 고수인 검황이 단신으로 막고 있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은총사의 생각은 족집게처럼 들린다. 그가 우려하며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1. 잠행술 및 신지 고수 몇 명이 순식간에 동굴 입구를 장악하며 퇴로를 막는다.
2. 신지의 정예부대를 동원하여 대규모 전면 공격을 가한다.
3. 무림인들이 동굴로 도망가지 못하게 막고 전방을 몰아부친다.
4. 신지의 협공으로 무림인들은 그야말로 압살당하며 모두 죽는다.
은총사도 홍균도 거기까지의 불길한 시나리오를 예측하며 염려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나름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는 거다.
지금 산해곡에 집결해있는 모든 무림 정파, 사파인들로 겹겹의 방어진을 쳐 놓은 것!
그 규모를 보니 족히 천 명은 넘어 보인다.
일사불란하게 각자의 위치를 잡고 커다란 진을 구축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정도 방어 태세라면 웬만한 고수들이라 해도 쉽사리 뚫지는 못할 거라 믿는다.
그 믿음은 그저 믿음일 뿐일지라도 말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초고수한테는 그저 추풍낙엽으로만 보일지라도 말이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 은총사가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이기도 하다.
<자하마신 vs. 검황>
“호오,., 이거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하는군....”
“!!” “!!”
그렇게 은총사와 홍균이 나름 뿌듯해하며 방어진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 그 순간.
동굴을 등지고 그들이 펼쳐놓은 방어진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 등 뒤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 하나!
두 사람은 심장이 멎을 듯한 소름과 공포를 느낀다.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들의 등 뒤에 있다.
대규모의 무사들로 짜인 방어진을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은총사와 홍균마저 통과했다.
어느새 말이다.
두 사람이 수다 떨고 있는 통에 주의가 분산되어서 일까?
이 순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은총사와 홍균이다.
그저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할지를 다급하게 따져볼 뿐이다.
듣고도 믿을 수 없다. 믿기지 않는다. 아무 기척도 없이 여기까지 들어오다니....
서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본다.
설마했던 일은 그러나 현실이며 엄연한 사실이었다.
웬 사내 하나 우뚝 서 있으니 말이다.
일순간 몰려드는 긴장감에 근육이 움찔거리는 두 사람.
침입자다.
게다가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신지의 초고수에게 퇴로를 막혀버린 체 압살당하는 그 비참한 시나리오 말이다.
그가 누구든 상관없다. 지금은 오직 침입자를 제압해야만 하는 상황일 뿐이다.
은총사와 홍균의 마음은 혼연일체가 된다.
두 사람은 동시에 침입자를 향해 힘차게 도약한다.
“연환오연식!!”
“흑풍진멸참!!”
나름의 공격이었다.
은총사와 홍균은 각자의 무공을 전력을 다해 시전한다.
콰 콰 쾅 콰 콰 쾅
정확히 가격되었다.
여전히 우뚝 서있기만 한 침입자를 향해 두 사람의 무공은 잘 먹혀들어갔다.
웬만한 고수라도 두 가지 무공을 동시에 직격탄으로 맞는다면 견디기 어려울 거다.
일단 성공적인 협공이었다. 안정적으로 착지하며 그 지점을 살피는 두 사람.
침입자가 서있던 곳을 기점으로 해서 그 주변의 흙과 돌멩이가 흩뿌려진다.
굉음과 흙먼지가 사방으로 퍼지며 일순간 자욱하게 만든다.
그제야 전방만을 주시하고 있던 무사들이 뒤를 돌아다본다.
두 사람이 느닷없이 어딘가에 공격을 때렸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게다.
“크크크크 이거, 어수선함에 비하면 인사가 형편없지 않느냐?”
흙먼지가 채 걷히기도 전에 그 지점에서 울려나오는 묵직한 목소리다.
그 침입자는 아까의 그 자리에 그대로 선 체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당황스럽기 그지 없는 홍균과 은총사다.
두 사람의 나름 필살기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은총사는 자신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무지막지하게 위험한 상대라는 직감이 엄습한다.
여전히 뒷짐을 지고는 태연하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신지 지주.
환영인사가 영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적이 나타났다”며 무사들이 웅성거리며 소리를 치기 시작한다.
어서 육연팔방진을 펼치라며 부하들을 다그치는 조장에게 슬쩍 한 눈을 파는 은총사.
홍균은 침입자에게 집중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큰일 날뻔 했다.
침입자의 움직임이 눈에 딱 들어온 홍균은 은총사에게 조심하라는 경고를 날린다.
퍼뜩 정신을 모으며 뭔가 대비를 하려는 은총사에게 소리 없이 접근하는 묵직함.
홍균의 경고가 아니었다면 그마저도 속수무책이었을 뻔 했다.
간신히 적의 움직임을 파악한 은총사는 다급히 검을 들어 막아보려 한다.
그를 향해 가해지는 신지 지주의 왼손 공격이었다.
쩌 어 엉
굉장한 파열음이 울려 퍼진다. 하얀 섬광이 동시에 발산된다.
강함과 훨씬 더 강함이 부딪혔다.
그 차이는 터무니 없이 컸다.
은총사는 맥없이 저만치 뒤로 나가떨어지고 만다.
풀썩~ 고개를 떨어뜨린다. 아마도 기절한 듯하다.
“크크크... 기껏 흥이 좀 나려하는데 말릴 생각이냐?”
단 한 번의 격돌로 기절해버린 은총사를 나름 탓하는 신지 지주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은총사 휘하의 무사들은 일제히 행동을 감행하기 시작한다.
“육연팔방진 발동!!”
아까 하려 했던 그 전법을 본격 실행하려 한다.
조장의 힘찬 명령에 무사들은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갖추며 진을 펼친다.
육연팔방진!!
무사들이 침입자를 가운데 원점으로 놓고는 육각형 모양을 만들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다시 팔각괘 모양으로 확장되는 혼합형 진인 모양이다.
한마디로 한 가운데의 적의 시선을 분산시키며 정신을 빼놓는 진법이겠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방에서 동시에 중앙의 적을 향해 쇄도할 것이다.
홍균의 뒤에 흑풍회가 집결하고 있다.
협공을 묻는 수하의 질문에 홍균은 만류한다. 진이 발동됐으니 개입은 오히려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어서다.
육연팔방진이 펼쳐지고 있는 모양을 지주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일단 관망세다.
“크크크... 그래, 모처럼 기분이 좋아지는군.”
고 오 오 오
한껏 기를 끌어 모으기 시작하는 지주.
그를 기점으로 음산하고 심상찮은 기운이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한다.
육연팔방진을 펼치고 있는 무사들의 눈에도 그것이 분명히 보이며 확인된다.
뭔가 기분 나쁜, 뭔가 강력한 기운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그것은 바로 기공 공격이다. 이제는 도리가 없다. 틈을 주지 말고 몰아치는 것 뿐!
조장의 일성에 때를 맞춰 무사들은 한 가운데의 적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한다.
“이런 겁 모르는 놈들을 만난 것도 무척 오랜만이니 말이야!”
그래서였나 보다.
지주의 기분이 좋은 이유는 그것이었나 보다.
신지의 지배자인 자신을 전혀 몰라주는 병아리 같은 놈들이 잔뜩 몰려 있어서다.
겁을 모르는 것들에게는 따끔하게 한 수 가르침을 주어야 마땅해서다.
오랜만에 대량 살상의 피 맛을 볼 수 있으니 이 아니 기분 좋을쏘냐!
저런 버러지 같은 놈들에게 손을 댈 필요는 없는 법.
사방에서 한꺼번에 달려들어 주면 오히려 고맙다. 한 번에 다 쓸어버릴 수 있으니!
그의 눈이 하얗게 변하는가 싶더니 뒷짐 지고 있던 양 손을 앞으로 쭉 내뻗는다.
쿠 오
지주를 기점으로 사방팔방을 향해 강력한 기운이 발산되기 시작하는 찰라다.
육연팔방진을 펼치며 한 가운데로 쇄도하던 무사들의 떼..죽..음..이 예상되는 순간이다.
파 아 앗
바로 그 순간이다.
뭔가 빠른 속도로 날아드는 것 하나 있다.
그것은 뭔가와 강렬하게 충돌하며 어마어마한 굉음과 섬광을 퍼뜨린다.
투 하 학
무사들은 저마다 놀라며 일제히 눈을 가리기도 하고 몸을 움츠린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전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방금 전의 그 현상은 뭘까? 눈을 뜨지 못할 정도의 섬광.
무사들은 가렸던 눈을 겨우 뜨며 상황 파악에 나서고 있다.
그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그저 자욱한 흙먼지다.
그리고 서서히 걷히면서 드러나는 한 명의 인물은 여전히 가운데의 침입자다.
그 또한 약간은 당황스런 표정이다.
분명히 몰려드는 날파리 같은 놈들을 향해 시원하게 먹인 기공이었다.
지금쯤이면 그 놈들의 시체가 사방에 나뒹굴어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단 한 놈도 죽은 놈이 없다.
그리고 아까 없던 물건이 하나 눈에 보인다.
지주 앞에 검 한 자루가 땅에 꽂혀 있다.
그 검을 보고 지주는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린다.
“후후훗... 드디어 나타나셨나? 검황!”
그의 시선에 들어오는 두 사람은 바로 검황과 백강이다.
그리고 지주 발치에 꽂혀 있는 검은 역시 검황의 것이었다.
사실 시선에 온전히 들어온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지주는 여전히 뒷짐 진체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때문이다.
지주의 등 뒤에 검황과 백강이 서있는 형국이다.
즉, 동굴에 더 가깝게 위치하고 있는 두 사람이다.
검황은 저만치 벽에 기대 쓰러져 있는 은총사에게 염려스런 눈길을 보내본다.
아직 의식을 제대로 찾지는 못한 모양이다.
가볍게 탄식을 내뱉으며 검황은 곁의 백강에서 말한다.
“완전히 허를 찔렸군.”
검황과 백강에게 등을 내보인 체 미동도 않고 있는 지주를 향해 말을 이어가는 검황.
“은총사가 습격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긴 했지만, 이렇게 단신으로 폭풍처럼 몰아치다니.... 그 대범함에 진심으로 감탄했네.”
지주는 또다시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대꾸한다.
“크크크... 그래. 그게 네 놈의 유언이냐?”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주군을 능멸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는 부하들이 웅성거린다.
허나, 검황은 그들의 마음은 충분히 헤아리지만 얼른 제지시킨다. 그들이 어찌할 수 있는 상대가 절대 아님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하룻강아지가 범에게 대드는 꼴에 다름 아님을 말이다. 그 숫자가 열이든 백이든 천이라 할지언정 저자에게 있어서는 그저 짓밟으면 그만인 지렁이와 다르지 않음을 말이다.
백강 역시 지금의 이런 상황이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신지의 지배자가 지금 목전에 있다. 그의 목적은 동굴을 접수하는 거다.
즉, 동굴을 지키고 있는 검황을 제압하는 것인 때문이다.
한 번 겨뤄본 적이 있는 백강으로서는 검황 혼자 상대하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같이 싸우겠노라며 검황의 승낙을 기대해보는 백강이다.
이제는 몸을 돌려 검황과 백강을 바라보고 있던 지주는 그 말을 듣고는 말한다.
“크크크... 그러고보니 백강, 네 놈도 아직 죽지 않고 살아 남았었군. 이거, 네 놈까지 죽이고 나면 꽤 보람찬 하루가 되겠군, 그래.”
지주의 도발에 백강은 조금은 호기롭게 살짝 코웃음도 치며 오른손을 스윽 든다.
한 번 싸워보자는 뜻이다.
허나, 그런 백강을 검황은 만류한다.
그보다는 따로 맡아줄 일이 있다는 거다.
그러다니 기공이 실린 육성으로 모든 무사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검황.
그 음성은 산해곡을 쩌렁쩌렁 울릴 정도다.
“나 검황은 지금부터 신지 지주와 대결을 벌일 예정이네. 그 사이에 자네들은 천마신군의 첫 번째 제자인 백강의 지시를 받아 동굴 밖으로 대피하기 바라네.”
뜻밖의 명령에 지주는 의외의 표정을 지으며 검황을 바라본다.
뭔가 허를 찔리는 듯한 혹은 저건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 정도의 표정이다.
검황은 멈추지 않고 두 번째 지시를 내린다.
이후 모든 권한은 백강에게 위임하니 무림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백강의 통솔을 따르라는 거다.
그런 지시에 모든 무사들은 물론 백강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허나, 검황의 뜻은 명확하고 단호하다.
지금의 상황은 분명코 매우 곤란한 지경이라는 것!
우리의 눈앞에 다른 사람도 아닌 신지의 지주가 우뚝 서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저 자의 뒤로는 대군이 몰려오고 있을 거라는 것!
즉, 저 자 하나를 제압하는데 시간 끄는 것만으로도 여기 있는 전원이 몰살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압살당하는 선택이 아닌, 남아있는 이들을 동굴 밖으로 대피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
그러한 상황 판단이 바로 지금 이 순간 검황의 냉철한 생각이다.
게다가...
“그리고 이 일을 끝내는 대로 동굴을 파괴해 매몰시켜 버리게!”
그랬다.
검황은 무사들을 무사히 대피시키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대피 후 동굴을 무너뜨리라고 지시하는 그의 판단은 명확하다.
그래야만 최소한 신지 지주와 그 수하들이 순식간에 무림으로 진격하는 상황은 막고 싶은 거다.
물론 그것이 신지의 무림 정벌 계획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적어도 무림에서 대비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 수 있기만을 바라는 심정인 거다.
그런 검황의 단호한 명령에 백강은 여전히 주저하는 눈치다.
검황 어르신 혼자서 저런 괴물을 대적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황의 말씀이 틀린 것은 아니니 그저 난감하다는 표정의 백강이다.
그러한 머뭇거림에 쐐기를 박는 이 한 마디를 덧붙이는 검황.
“저 자가 어떤 자인지는 자네도 잘 알지 않나?”
그렇게 검황과 백강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6~7미터쯤 앞에는 바로 신지의 절대 강자인 지주가 서있다.
두 사람의 수다를 아까부터 멀뚱멀뚱 듣고만 있던 지주....
갑자기 그의 형체가 화면에서 스르륵 사라지고 있다.
검황의 말에 마침표가 찍히는 바로 그 찰나에 지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보이기 시작하는 지주의 모습.
그러나 이번엔 위치가 다르다. 바로 검황의 등 뒤다.
순식간에 검황의 뒤로 다가선 지주는 오른손으로 검황의 목을 향해 뻗으려 한다.
목덜미가 아니라 어쩌면 검황의 머리통을 부숴버리려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콰 콰 쾅
곧바로 터져 나오는 굉음.
검황의 두개골이 깨졌을까?
그때 백강의 모습이 보인다. 왼팔을 접어 잔뜩 수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엄청난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낸 듯한 상황이다.
백강은 이를 악물며 어떤 고통을 참아내고 있다. 저절로 신음소리가 배어나온다.
보아하니 지주의 급작스런 기습을 백강이 용케 일단 막아낸 것 같다.
살짝 기분이 상한 지주는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내뱉는다.
“지금 한 놈이라도 나를 피해 여기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검황의 작전에 찬물을 끼얹는 지주의 전격 기습이었다.
즉, 동굴로 대피하려는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동굴 입구를 확보한 거다.
이제 동굴 앞에 지주가 있고 그 앞에 검황과 백강, 그리고 그 앞에 무사들이 위치하였다.
그 꼴을 보고 있던 검황이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아까 던졌던 자신의 검을 뽑아든다.
“글세,,.. 세상의 모든 일은 끝이 나기 전에는 모르는 일 아니겠소?”
땅에 박혀있던 검을 뽑아 손아 쥔 검황은 칼끝을 지주에게 겨누며 말한다.
“그대와 나의 이 대결처럼 말이오.”
그러자 지주 또한 말싸움에서 결코 지지 않는다. 질 생각이 추호도 없다.
“크크크.... 그게 어리석은 희망이라는 걸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다!”
“훗, 그런.... 응?”
검을 바로잡는 검황 또한 지주의 말장난에 살짝 코웃음을 날리는 찰나......
지주는 또다시 공격을 감행한다.
역시 엄청난 속도다.
허나 이번의 목표물은 검황이 아니다.
마치 태권브이가 힘차게 날아가듯.... 오른주먹을 불끈 쥐고 팔 쭉 뻗고 돌진이다.
바로 백강에게 그렇게 쇄도하는 신지 지주다.
슈 학
!!
쩌 저 정
충돌했다.
지주와 백강의 정면 충돌이다.
지주의 오른 주먹이 돌진하자 백강은 두 팔을 앞으로 모아 붙여 막아내고 있다.
동시에 백강의 입에서는 저절로 깊은 신음소리가 배어나오기 시작한다.
뭔가 굉장히 힘겨운 버티기인 모양이다.
그로서는 전력을 다해 일단 막아내는데 까지는 해냈으나 이제부터가 문제다.
콰 직 콰직 콰지직
그야말로 두 고수의 진기 대결이다.
백강으로서는 불리한 것이... 아직 부상의 여파가 완전히 씻기지 않은 때문이다.
기공 대결에서는 조그만 부상도 진기 운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지주로서도 다소 의외의 상황이긴 하다.
역시 백강이라는 인물의 실력이 결코 만만치는 않음을 조금은 느끼고 있는 거다.
그가 심한 부상을 입고 신지를 빠져나간 것을 알고 있는 지주라서 그렇다.
아직 부상이 다 낫지 않았을 텐데, 자신의 이 일격을 버틸 수 있다니 말이다.
생각보다 잘 버틴다고 생각한 지주는 한층 더 진기의 강도를 끌어 올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조금 전 대비 더욱 큰 힘겨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백강이다.
역시 부상의 여파가 관건이었다.
이런 밀어붙이는 정도라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큰 내상을 입을 게 뻔하다.
뭔가 대책이 필요한 백강은 행동에 옮긴다.
즉, 기공을 버티면서 오른손으로 지주의 오른팔을 대응하고 왼손으로 지주의 팔목을 움켜쥐려 시도한다.
지주로서는 여전히 가소로울 뿐이다.
“호오.... 꿈틀거려 보겠다는 거냐?”
눈빛이 더욱 강렬해지는 지주는 더 놀아주는데 흥미가 반감된 모양이다.
뭔가의 연타 공격으로 백강의 숨통을 단번에 끊어주겠노라 마음 먹는 것 같다.
바로 그때다.
지주가 백강에게 온통 신경을 쓰고 있는 그 찰나를 파고드는 검황!
지주의 머리 뒤편 위쪽의 허공에 검황의 모습이 순식간에 나타난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3인 3색의 명작이랄까?
맨 왼쪽의 백강의 두 손이 중앙에 있는 지주의 오른팔목을 붙잡고 있다.
그리고 맨 우측의 허공에는 한 마리 낙하하는 독수리처럼 검황이 지주를 향하고 있다.
오른 손을 쭉 뻗어 쥐고 있는 그의 검이 밝게 빛을 뿜어내고 있다.
아름답지만 살기등등한 피바람 불 것만 같은 처연한 그림이다.
과연 이 찰나의 대결에서 세 사람은 어떤 결과를 각각 받아쥐게 될까?
두둥~
<에필로그>
이렇게 또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예상대로 지주는 검황과의 일전을 벼르며 산해곡까지 잠행술로 다가왔지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무사들의 생명을 구하고자 백강에게 무리한 명령을 내린 검황.
무사들을 대피시키는 동안 자신이 오롯이 지주를 버텨내겠다는 결연함이었지요.
그러나 지주는 그렇게 해 줄 생각이 티끌만큼도 없다지요.
마지막 한 놈까지 다 죽여 버리는 것이 애초의 생각이었으니 말입니다.
백강과 검황의 협공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백강이 지주를 꼭 붙잡고 있는 동안 검황의 검이 지주의 팔이라도 하나 싹둑 자를까요?
아니면 지주의 망토 한 자락이라도 잘라낼 수는 있을까요?
지주의 왼손은 가만히 있어줄까요?
무림 정파의 자존심인 천하5절의 으뜸이라는 검황과
사파 지존 천마신군의 첫 번째 제자인 백강의 협공을 지주는 어찌 견딜까요?
보름 후면 알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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