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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화 === 무림 혈겁의 서막이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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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11-04 01:31 조회10,6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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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 534화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20171003 가을이가 가고 겨울이가 성큼...
 
 
 
 
 
<프롤로그>
 
아니 벌써, 겨울이가 오시다니...
떨어지는 낙엽을 밟노라니 괜히 스산해지는 요즘입니다.
환절기 감기 특히 조심하시는 11월 되시길...
열혈강호가 있어 그나마 재미 느끼며 삽니다. ^^
저만 그런 건 아니죠?
 
 
 
 
<진각성한 파천궁의 위력>
 
그것은 참 대단하고 대단하다.
매유진은 이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파천궁을 진각성한 매유진, 그녀.
이제 파천집멸시를 너무도 쉽고 자유롭게 구사하는 그녀.
마치 불꽃놀이를 하듯, 까만 밤하늘에 섬광 몇 개 쏘아 올려지더니만...
유성우가 쏟아지듯 파천집멸시는 아래의 모든 것들을 파괴한다.
중력가속도를 더해 속도는 더욱 맹렬해지며 위력은 무시무시하다.
그 사정거리 또한 제한이 없다는 듯 멀리 있고 없고를 따지지 않는다.
 
사음민의 동공 가득 낙하는 화살의 섬광이 들어찬다.
퇴각하는 놈들의 후방을 놓친 것도 분한데 이렇게 당해야 하다니...
이 정도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이곳까지도 화살이 떨어지다니...
부하들이 속절없이 죽어나가고 있는 아비규환의 현장이다.
 
사음민은 어느새 심한 공포와 동시에 짜증을 느낀다.
파천집멸시의 엄청난 사정거리를 감탄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진각성을 한 파천궁의 위력을 더 이상 확인하고 서있을 수가 없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승산이 없는 싸움이라는 결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하들을 더 많이 투입한 들 무슨 소용이랴.
시체만 더 늘릴 뿐이다.
 
천신각은 이쯤에서 슬쩍 빠지기로 한다.
이미 세 개의 천검대가 추적 중이기도 하니 그들에게 맡겨보는 수밖에...
천검대장들의 실력을 믿어보는 것 외에 달리 뾰족한 수는 없다.
파천집멸시를 상대로 무의미한 돌격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다.
 
사음민이 이런저런 고민과 궁리를 하고 있는 동안 전령이 나타난다.
어르신의 생각을 알아보려 보냈던 전령이다.
그런데 그 답변이라는 것이 전혀 예상 밖이다.
 
각 종파의 주요 인물들을 불러 모아 내부 결속을 위한 긴급회의....
그것이 전령이 전해준 메시지였다.
대뜸 이해가 되지 않는 사음민은 순간적으로 혼란스럽다.
지금의 이런 난리법석인 상황에 무슨 회의란 말인가?
그렇게 할 일이 없으시다는 건가?
 
 
“배신 세력들의 급속한 이탈 때문에 그러시는 것 같습니다.”
 
 
전령의 추측은 제법 그럴 듯하다.
사음민은 그 말이 맞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벌써 몇이나 신지를 배신했는지를 보면 말이다.
그것이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릴 만도 하다.
사음민은 그러나 뭔가의 불편한 느낌 또한 떨칠 수가 없다.
직접 보고를 올리고 몇 가지 확인을 해야만 한다.
사음민은 자리를 박차고 그곳을 향하기 시작한다.
부하들에게는 일단 현재 장소에서 대기를 명령하며 발길을 재촉한다.
 
 
<흡기공>
 
신지의 그곳, 언제나 그 음산함이 가시질 않는 그곳에 당도한 사음민.
어느 문을 지키고 있는 무사 열 명과 마주친다.
신지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길목이기도 하다.
건장한 무사가 문 양 옆의 벽을 따라 다섯 명씩 도열해 서있다.
신지의 본채를 지키는 호위무사들이랄까?
암튼 분위기로만 보면 보통 이상의 무공을 지닌 자들로 보인다.
 
사음민이 도착하자 그들은 검을 빼들고는 일단 멈춤을 외친다.
일단 기분이 상한 사음민.
신지에서 감히 자신을 몰라보며 이렇게 건방지게 제지를 하다니...
나는 천신각주다. 니들은 내 얼굴을 몰라서 그러느냐 등등
짜증 섞인 어필을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호위무사들은 당연히 막무가내다.
더 이상 진입할 수는 없다는 거다.
어르신께서 분명히 회의 마칠 때까지 그 누구도 들여보내지 말라셨단다.
 
사음민은 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는다.
그저 저 문을 통과해야겠다.
스윽 나아가는 사음민을 보며 그들은 물리적 제지를 시도하려 한다.
바로 그 순간, 제일 먼저 가로막아 서던 무사의 얼굴 표정이 심상찮다.
뭔가에 심하게 얻어맞은 듯 정신이 혼미해지는 게 아닌가.
동시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질 것만 같다.
땅이 빙글빙글 돌며 몸을 가눌 수조차 없다.
 
 
........ 뭐.. 뭐야? 이거? 어느새 미혼혈을...? ........
 
 
“뭐...뭣들 하고 있어? 어서 저자를... ........ 응?”
 
 
그는 뒤의 동료들에게 사음민의 제지를 외치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나머지 아홉 명이 바닥에 널브러진 모습이었으니...
그들 또한 어느새 사음민의 미혼혈에 의해 제압당한 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사음민은 10명의 무사들을 순식간에 제치고 통과한다.
문을 열고 저벅저벅 나아가고 있는 사음민.
그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걷고 있다.
이렇게 여기까지 직접 온 것도 참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더구나 대체 그 분의 생각은 또 뭐란 말인가?
그 속을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왜 허울뿐인 타종파의 인물들을 불러 모으다니...
 
혹시....?
사음민은 발걸음을 멈추며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을 갖는다.
잠시 더 그렇게 서서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애써 그 추측을 지우려 한다.
설마 그런 짓을 어르신이 할 리는 없다고 고개를 저으며 다시 걷는다.
아무리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너무 쉽게 한다해도 설마 그렇게까지는...!!!
 
이윽고 마지막 문을 열어젖히는 사음민.
정중히 예를 갖추며 어르신을 뵙고자 한다.
 
 
<자하마신의 장난>
 
그런데...
사음민의 시야에 들어온 광경은 참으로 기가 막히다.
시체가 잔뜩 널브러져 있는게 아닌가!
그리고 그 시신들 너머로 어르신이 우뚝 서있다.
창종, 궁종, 형종, 음종....
시체들은 그 4대 종파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런데 처참한 몰골이다.
흡사 미이라와도 같다.
살이 모두 말라붙어 해골의 윤곽이 드러나는 상태이니 말이다.
그 모습에 사음민은 그저 경악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의 눈에 비친 어르신의 분위기는 또한 살벌하다.
얕은 웃음소리를 뱉어내고 있는 음산한 얼굴이다.
 
 
“입구에서... 회의가 끝나기 전에는 들어오지 말라는 명령을 못 들었나?”
 
 
사음민을 향해 추상같은 호통을 치는 자하마신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하다.
금방이라도 자신을 죽여버리기라도 할 것같은 두려움에 휩싸이는 사음민.
그는 얼른 상황을 모면하고자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추며 아뢴다.
시급하게 보고드릴 것이 있어서라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본능적으로 눈앞에 펼쳐진 살육의 현장에 대해 묻고 있다.
지금 이 상황은 어떻게 된 거냐는 식의 질문이다.
대범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명령을 어기고 방에 들어온 것만 해도 문책을 크게 받을만 한데...
어따 대고 질문이라니...
허나, 충직한 부하의 궁금증을 외면하지는 않는 자하마신이다.
 
 
“간단한 정리 작업이다. 본좌가 자유로운 몸을 얻게 된 이상, 이제부터 무림정벌을 준비하고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
 
 
그 대답에서 많은 것들을 추론할 수 있겠다.
왜 그동안 신지가 무림으로 나가지 않았는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신지가 움직이지 않고 있었는지를 말이다.
육체와 정신이 어설프게 공존하고 있던 상황에서 해방됐음을 보여준다.
이제는 완전하게 육체를 소유하게 되었음을 말이다.
그러니 더 이상 거칠 것은 없게 되었다.
무림 정벌을 미룰 이유가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하여, 출정을 나서려 하는 상황에서 이런 참극을 벌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려니, 아무래도 집안에 쥐새끼들을 남겨두고 가는 게 마음에 걸려서 말이다.”
 
 
그것이 살육의 이유란다.
네 개 종파의 기둥격인 종사들을 이렇게 거리낌 없이 죽여야 할 이유란다.
무림 정벌 출정 때 혹시라도 반역을 일으킬까 미심쩍어 그랬다는 거다.
각 종파에 대한 충성도를 이참에 확실히 해두고자 그랬을 것이다.
 
 
........... 역시... 이 분의 생각은 ..............
 
 
그 대답을 들으며 사음민은 속으로 탄식과 함께 공포를 느낀다.
설마설마 했던... 혹시나 했던... 그럴리는 없을 거라 믿으려 했던...
그의 생각이 모두 틀렸음이 확인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음민이 최후까지 남겨두었던 그 어떤 미련마저 없어지는 계기랄까?
 
그러는 와중에 어느새 스윽 코앞까지 다가선 자하마신은 묻는다.
 
 
“왜...? 뭔가 불만이 있다면 네 놈도 정리를 해주랴?”
 
 
사음민은 순각적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
이 순간에 아차 실수라도 한다면 그 즉시 죽임을 당할 것만 같다.
재빨리 기지를 발휘하는 사음민은 대답한다.
단지 걱정하는 것은 무림 진출 시 병력 부족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갑자기 많은 인원을 정리하면 좀 그렇지 않냐는 걱정 걱정이다.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충신임을 보여주는 멘트다.
위기 모면의 재치가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살고보자는 심산이다. 달리 선택지는 없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 사음민의 약삭빠름을 자하마신 또한 익히 잘 알고 있는 바이다.
그래서 죽이지 않고 살려두며 이용하고 있는 이유일 테니 말이다.
 
그는 사음민에게 안심을 시키며 말한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런 정리는 이미 예전에도 자주 해오고 있다고....
 
자신의 등 뒤를 스쳐 지나가며 던지는 멘트에 사음민은 오싹함을 느낀다.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
그동안에 설마설마했던 예상이 제대로 맞았음을 말이다.
역시 자기 생각이 맞았던 거다.
이 분의 정체는.... 무엇일까.... 하고 늘 의문을 품고 고민했었던...
허나, 이젠 확실해졌다.
이분의 정체는 바로..... !!!!
 
 
자하마신은 말을 잇는다.
상황을 정리하라고 보냈는데 왜 침입자 놈들은 내팽개치고 왔느냐고...
더구나 그 꼴은 또 뭐란 말이냐는 불만스런 목소리다.
사음민의 꼴은 딱 봐도 초췌한 몰골이기 때문이다.
뭔가 한바탕 싸우긴 했는데 이긴 것으로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사음민은 또 얼른 허리 숙여 예를 갖추며 공손히 보고를 올린다.
전력을 다했으나 부끄럽게도 능력 부족으로 그들을 막지 못햇다고...
솔직하지만 뭔가 비굴함마저 엿보이기도 하다.
허나, 자하마신은 섣불리 그 말을 믿는 눈치는 아니다.
전력을 다했다면 그럴 리가 없을 거라는 투다.
그 말에 당연히 가슴이 뜨끔해지는 사음민이다.
끝내 보고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들킨 심정에 다름 아니다.
 
 
“난 네 놈이 마령검의 힘을 완전히 개봉하지 않고 돌아온 줄로만 알았는데 말이다.”
 
 
그 말에 사음민의 가슴은 심하게 뛰기 시작한다.
심장이 멎는 줄로만 알 정도였다.
그것을 어찌 알고 계셨단 말인가?
거짓 보고를 올렸다며 당장이라도 죽인다 해도 할 수 없는 상황.
그나저나 이 분은 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그 부분이 사음민을 더욱 가슴 졸이게 만들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잘 넘겨야만 한다.
당황하는 기색을 보여서는 절대 아니되는 상황임을 직감하는 사음민.
최대한 심호흡을 소리 없이 하며 화제 전환을 시도한다.
이럴 때는 그냥 아예 건방지게 세게 들이대는 편이 낫다.
그것이 사음민 스타일이 아닌가!
 
 
“지금 그런 말씀을 하실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역시 처세술과 임기웅변의 달인답다.
이런 상황에서 감히 저런 대꾸를 날리다니 말이다.
일단 국면 전환에는 성공하는 듯 싶다.
내친 김에 한 술 더 뜬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침입 세력뿐만 아니라 배신자들도 놓치게 생겼다며...
더구나 소지주까지 배신한 상황이라며....
그러니, 어서 ‘절대천검대’를 동원해서라도 그 자들을 잡아야 한다며...
 
자하마신은 그쯤에서 사음민의 말을 끊는다.
자꾸 들어봐야 잔소리에 지나지 않으니 말이다.
녀석이 거론한 절대천검대...
그렇지. 신지에는 그 놈들이 있었지.
허나, 번거롭게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아무렴.. 그렇고 말고...
쥐새끼 잡는데 백정의 칼을 쓸 수는 없으렸다.
 
뒷짐을 지고 무심한 듯 내뱉는 그의 말에 전율이 인다.
그깟 놈들... 어디로 도망치건 어차피 다 죽은 목숨들이라는 것!
그것이 지금 자하마신이 작금의 사태를 파악하고 있는 전부다.
너무도 태연하게 말하는지라 듣고 있는 사음민이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게다가 그렇고 그럴지니 굳이 서두를 필요 또한 없다 하신다.
그저 더 천천히 즐기고 싶을 뿐이라신다.
 
 
“이 세상에는 날 즐겁게 해줄 놈들이 잔뜩 있을 테니 말이다.”
 
 
자하마신의 얼굴은 어느새 악마의 그것과 흡사해져 가고 있다.
살기등등한 두 눈과 묘하게 번지는 입가의 미소가 공포스러울 지경이다.
 
 
<검황>
 
높이가 제각각 다른 여섯 개의 봉우리들이 우뚝 서있다.
그 뒤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있다.
계곡과 산들은 다시 밝아지고 있다.
그리고 어느 산등성이에 긴 망토를 휘날리며 서 있는 한 사람.
바로 검황이다.
그의 시야에 들어오는 검은 무리가 있으니 선봉의 진풍백과 흑풍회다.
검황은 본능적으로 이번 상황의 심각성을 감지하고 있다.
그의 탄식이 새어나오는 이유다.
 
 
“안타깝구나. 이제 이 무림의 혈겁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단 말인가...”
 
 
 
 
<에필로그>
 
드디어 검황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지의 무림 진출을 그토록 막아내고 있건만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지요.
결국 자하마신은 완전한 육신을 얻었으니 이제 무림 정벌을 미룰 이유가 없어졌고...
그동안 많은 신지 무사들을 동굴 앞에서 저지시켰지만 이젠 다른 국면임을...
검황은 알고 있는 것이겠습니다.
정파와 사파 세력이 연합하여 신지를 퇴각하고 있고...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신지 천검대들이 있고...
아무튼 이번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피를 좀 더 많이 봐야만 하겠지요?
언제까지 자하마신이 뒷짐 지고 즐기고만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담화린이 어느 순간에 눈을 뜰지...
한비광과 매유진은 어느 곳까지 진입할 수 있을지...
세 개의 천검대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궁금해지긴 합니다.
파천집멸시에 쩔쩔매며 그저 숨어만 있기에는 너무 거시기 하겠지요?
어쨌거나 열혈강호는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디 한 번 갈때까지 가봅시다.
이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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