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강 625화 이야기 === 노호의 회심의 숭부수, 추혼혼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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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7-27 23:11 조회1,185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625화 스토리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드디어 진풍백이 의식을 되찾았군요. 매유진의 남다른 걱정과 간호 덕분이겠고 신녀의 한옥신장이 효력을 발휘했기도 했겠지요. 이 두 사람은 지금 알콩달콩 연애의 감정을 키우고 있다기 보다는 칼날이 예리하게 선 상태로 서로의 신경을 긁는 짓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클라스가 다르지요?
진풍백의 그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매유진...
이런 걸 전쟁 같은 사랑이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여러분~~~ ^^;
<매유진과 진풍백>
“정신 차렸으면 어서 일어나요? 지금 한가하게 누워있을 상황 아니니까.”
가늘게 눈을 억지스레 뜨며 매유진을 올려다보는 진풍백이다. 자신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사실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분명 죽을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살아 있다니... 진풍백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왜 죽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거냐고 반문하는 진풍백이다. 매유진은 잠시동안 아무런 말이 없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다리에 힘을 주며 힘겹게 그러나 일단 괜찮아보이는 느낌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진풍백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두 사람은 잠시동안 말없이 그러고 있다. 매유진은 전장의 한 복판에 시선을 두고 있고 진풍백은 매유진을 바라보고 있다.
“아, 이제 보니... 너야말로 날 좋아하고 있는 거 아니야?”
갑작스러운 문장을 들은 매유진은 눈이 황소 눈알처럼 커다랗게 확장된다. 그 의미는 몹시 놀랐거나 이게 무슨 개소리야! 라는 황당함의 모습이다. 매유진은 몸을 돌려 뚜벅뚜벅 진풍백에게 다가서며 자기가 신녀에게 들었던 것을 말한다. 무슨 이상한 체질이라고 들었다고, 즉 재능을 얻은 대신 평생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살 운명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죠. 당신이 왜 그토록 죽고 싶어 안달을 냈는지 말이에요. 그래서 난 당신을 살려주기로 했어요.”
매유진의 도발에 가까운 말을 들으면서 진풍백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진다. 듣기가 싫다는 표현이다. 감히 나에게 저런 얼토당토않은 말을 지껄여? 진풍백은 아무런 예고 없이 매유진의 목을 왼손으로 꾸우욱 움켜쥔다. 미처 피할 틈이 없었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충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치 이대로 죽이려는 듯이 말이다.
“너... 내가 우스워 보이냐? 너 하나 죽이는 게 나한테 어려운 일일 거 같아?”
자존심 하나는 무림에서 최강급에 속하는 진풍백이 아닌가? 그런 그에게 그런 자존심을 뭉개는 말을 하다니 도저히 분노 조절이 되지 않는 진풍백이다. 그의 입장이라면 그동안 사실 매유진이 좀 귀엽긴 했다. 노는 꼴도 눈에 거슬리지 않고 좀 괜찮게 보였다. 그래서 오냐오냐해 줬더니만 이게 어딜 기어오르냐는 것이겠다. 그런데 그렇다고 저따위 동정이나 하다니... 뭐? 살려주기로 했다고? 누가 누굴 살려주냐고... 지금 내 손아귀에 잡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주제에 나를 살려주기로 했다고? 이런 미친... 감히 나에게? 나를 살려줘?
자... 좀전에 진풍백의 속마음이 살짝 내비쳐졌다. 그의 눈에 매유진이 좀 귀엽게 보였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봐줬다고 했다. 왜냐하면 여자애가 좀 귀엽고 하는 짓이 이쁘니까... 외로운 한 마리 늑대 같은 진풍백의 마음에 사실은 오래전에 매유진이 들어가 있었다는 증거다. 아... 이런 순정남 같으니라고... 이렇게 슬쩍 고백을 하다니...
“누가 누굴 동정해? 난 복수를 하려는 거야...! 내가 당신...그냥 편하게 죽도록 내버려 둘 것 같아? 어떻게든 당신 오래오래 살려둘 거야! 그래서 당신이 고통을 받는 꼴을 오래오래 지켜볼 거야!!”
“뭐...?”
자... 이번에는 매유진의 속마음이 내비쳐졌다. 사실 진풍백은 매유진의 가족을 죽인 철천지 원수다. 그래서 그를 죽이기 위해 무림을 헤맸었었다. 그런데 이제 천형을 받고 평생 고통에 살아야 하는 그를 단번에 죽여 그 고통을 끊어주는 것이 복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 거다. 그렇게 쉽게 죽으면 고통도 없어지니 말이다. 그래서 오래오래 같이 살면서 고통 받는 꼴도 보고 그 고통을 옆에서 치유할 수 있으면 해보고도 싶고... 아니면 말고... 10년이고 30년이고 오래오래 같이 살면서 옆에서 지켜보며 같이 늙어가고 싶다는 것이 매유진의 마음이 아닐까? 아니면 말고...
진풍백은 호통과도 같은 매유진의 버럭 외침에 깜짝 놀란다. 이어서 그의 팔을 세게 치며 손아귀에서 그녀의 목을 빼낸다. 목을 움켜쥐며 쿨럭쿨럭 기침을 하는 매유진이다. 그런 그녀를 여전히 놀란 토끼같은 눈망울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진풍백은 뭔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쟤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지...? 나랑 같이 백년해로를 하고 싶다는 말을 돌려꺾기로 말한 건가? 나의 지랄맞은 체질을 곁에서 지켜봐주며 간호라도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저딴 식으로 표현한 건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자기 부모를 죽인 나를 오래오래 살려두며 곁에서 지켜봐 준다고? 살다 보니 별 이상한 말도 다 들어보는군. 진풍백은 여러 잡생각을 하며 돌아선다.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쳇! 그게 무슨 바보 같은.......
저만치 멀어지려는 진풍백을 다급히 잠깐 서라고 말하며 매유진이 급히 다가선다. 고개를 뒤로 돌리고 있는 진풍백의... 뺨을 아주 찰지게 후려갈기는 매유진!
짜 악
소리가 아주 아주 찰지다. 얼굴의 가장 많은 면적에 손의 많은 유효면적을 정확히 대응시켜 동시에 때려낼 때 나는 소리다. 10점 만점에 10점짜리다. 매유진의 눈매가 아주아주 매섭다... 라고 쓰고 사실은 매우 몹시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로 가득찬 당돌한 눈빛이라고 읽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
“또 한 번 이런 짓 해봐! 그땐 이 정도로 안 끝날 줄 알아!”
“야... 너 정말...”
<매유진과 진풍백의 속마음 2>
“또 한 번 이런 짓 해봐! 그땐 이 정도로 안 끝날 줄 알아!”
(해석) 다음에 또 함부로 내 몸에 손 대면 죽는다. 우린 아직 그런 사이는 아니잖아 임마. 손부터 제대로 잡고 그러자 응?
“야... 너 정말...”
(해석) 진짠가 보네. 날 좋아하고 있네, 있어. 그동안 좀 귀엽게 보고 있었는데 인제 보니 예쁘다 너...
쟤네들이 저런 마음을 품고 있는지 어떤지는 확인할 길은 없다. 그냥 확신하는 것은 알콩달콩 연애의 감정을 품기 시작했다는 거다. 물론 진작부터 마음에 두고는 있었으나 이제 말로 표현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하. 하나 더 상상을 해본다면, 만일 저 두 사람이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어떤 능력을 지닌 2세가 태어날지 몹시 궁금해진다. 분명 동네에서 아니 전국에서 구슬치기를 가장 잘하는 어린이가 될 것이다. 구슬왕 진구슬!!
그렇게 은근슬쩍 사랑 핑퐁을 치고 있던 그때 갑자기 귀청을 울리는 요란함에 두 사람은 동시에 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 소리의 진원지는 바로 노호와 사음민의 대결 현장이었다.
그리고 진풍백의 눈에 확 들어오는 인물은 바로 노호다. 흠칫 놀란다. 그를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저 녀석이 저기서 싸우고 있는 이유는 아직은 모르고 있다. 그저 의아스러울 뿐이다.
<노호 vs. 사음민>
마령검이 뿜어대는 화령의 어지러운 난타전 같은 공격에 노호가 어느정도 애를 먹고 있는 형국이다. 자잘한 공격이지만 잔매가 쌓이면 큰 내상이 될 수 있는 법이다. 꽃잎들이 피익 피익 스치며, 작지만 예리한 상처를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니 말이다. 그래서 선 듯 공격을 들어가기가 껄끄러워진 노호다. 그런 상황을 파악한 사음민은 생각한다. 드디어 놈이 화령의 파상공세에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게다가 겁도 먹은 눈치다.
............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지. 더 시간을 끌었다간 자칫하면 나도 마령검에 먹혀버릴 테니 ..............
지금 사음민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노호가 아니다. 마령검에 자신이 침식 될까봐 그걸 두려워하는 거다. 그러니 이쯤에서 강하게 몰아쳐 승부수를 띄우기로 한다. 이걸로 승부를 짓는다. 녀석이 겁먹고 지쳐있을 때를 노린다. 지금!!
“ 신기휘혼참! ”
신지 검종의 후예답게 검종의 후예가 할 수 있는 승부수라는 것은 바로 신기휘혼참이었다. 기세등등하게 초식을 펼치기 시작하는 사음민이다. 자잘한 화령은 이제 쓰지 않는다. 이대로 들어가서 승부를 낸다. 강하고 큰 공격이지만 한편으로는 검종 특유의 섬세함도 깃들어 있는 초식이다.
“훗!”
딱 봐도 강렬한 초식이건만 어찌된 일인지 노호는 코웃음을 치는 게 아닌가! 이것을 기다리고 있었던가? 화령의 도움 없이 승부수를 띄우는 이 순간을 노호는 노리고 있었단 말인가? 쇄도해 들어오는 사음민을 향해 노호도 서슴없이 돌진하며 초식을 선보인다.
“ 비성도은하!! ”
강렬함과 강렬함의 충돌이었다. 사음민의 전술이 완전히 읽혔다. 오히려 뭔가 당한 느낌이다. 기다렸다가 맞받아치는 노호의 전술이 이긴 셈이다. 이제는 사음민이 약간 당황스러워 한다. 화령을 거둬들이는 이때를 놈은 기다리고 있었단 말인가? 노호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사음민에게 말한다. 이게 네가 보여줄 수 있는 전부냐고...! 그리고 덧붙인다. 만약 이게 능력의 전부라면... 넌 죽는다고...!!!
그런데 잠깐! 노호가 꼬나쥐고 있는 창이 좀 이상하다. 아하... 창의 앞부분이 없다. 2단으로 된 창의 앞단이 분리가 된 상태란 말이다. 그게 어디 갔는지는 금방 알 수 있다.
드 드 드 드 드
갑자기 사음민이 서 있는 지점의 사방에서 굉음이 땅바닥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마치 지진이라도 나려는 듯이 말이다. 그와 동시에 노호는 쥐고 있던 창을 땅에 힘차게 박고는 두 팔을 들어 엑스자 형태를 만든다. 그리고는 힘차게!!
“ 추혼혼천세!! ”
노호의 명령을 받은 다섯 개의 창이 다섯 지점에서 땅을 박차고 튀어 올라 하늘로 힘차게 솟구친다.
투 하 학
콰 르 르 르 릉
천지가 개벽이라도 할 듯이 땅바닥이 요동치며 사방에 돌맹이와 흙먼지를 흩뿌리며 창 다섯 개가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다. 그것은 마치 회오리 바람이 태풍의 기운을 얻어 휘몰아치는 것과 같다. 참 강렬한 초식이다. 마치 용이 승천하는 듯하다. 누구라도 저 소용돌이에 휘말리면 그걸로 끝장날 것만 같다. 지금 그 소용돌이 한 가운데에 사음민이 있는 것이다.
<에필로그>
이번 이야기는 두 가지입니다. 매유진과 진풍백의 사랑싸움이 있었고 사음민-노호의 꽤 의미 있는 초식들의 격돌입니다. 추혼혼천세는 추혼오성창이 발현할 수 있는 거의 최고 수준의 공격으로 보입니다. 사음민이 승부를 보려고 던진 승부수가 사실은 노호가 기다리고 있던 순간이었지요. 오히려 노호가 승부수를 띄운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사음민이 큰 타격을 입고 쓰러질까요? 설마 그러려고요. 지금 그가 들고 있는 것은 천하의 명검, 마령검이잖습니까! 신지를 통일한 검종의 절대 무기 마령검 말입니다. 자...그러니...!!!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드디어 진풍백이 의식을 되찾았군요. 매유진의 남다른 걱정과 간호 덕분이겠고 신녀의 한옥신장이 효력을 발휘했기도 했겠지요. 이 두 사람은 지금 알콩달콩 연애의 감정을 키우고 있다기 보다는 칼날이 예리하게 선 상태로 서로의 신경을 긁는 짓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클라스가 다르지요?
진풍백의 그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매유진...
이런 걸 전쟁 같은 사랑이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여러분~~~ ^^;
<매유진과 진풍백>
“정신 차렸으면 어서 일어나요? 지금 한가하게 누워있을 상황 아니니까.”
가늘게 눈을 억지스레 뜨며 매유진을 올려다보는 진풍백이다. 자신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사실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분명 죽을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살아 있다니... 진풍백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왜 죽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거냐고 반문하는 진풍백이다. 매유진은 잠시동안 아무런 말이 없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다리에 힘을 주며 힘겹게 그러나 일단 괜찮아보이는 느낌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진풍백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두 사람은 잠시동안 말없이 그러고 있다. 매유진은 전장의 한 복판에 시선을 두고 있고 진풍백은 매유진을 바라보고 있다.
“아, 이제 보니... 너야말로 날 좋아하고 있는 거 아니야?”
갑작스러운 문장을 들은 매유진은 눈이 황소 눈알처럼 커다랗게 확장된다. 그 의미는 몹시 놀랐거나 이게 무슨 개소리야! 라는 황당함의 모습이다. 매유진은 몸을 돌려 뚜벅뚜벅 진풍백에게 다가서며 자기가 신녀에게 들었던 것을 말한다. 무슨 이상한 체질이라고 들었다고, 즉 재능을 얻은 대신 평생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살 운명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죠. 당신이 왜 그토록 죽고 싶어 안달을 냈는지 말이에요. 그래서 난 당신을 살려주기로 했어요.”
매유진의 도발에 가까운 말을 들으면서 진풍백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진다. 듣기가 싫다는 표현이다. 감히 나에게 저런 얼토당토않은 말을 지껄여? 진풍백은 아무런 예고 없이 매유진의 목을 왼손으로 꾸우욱 움켜쥔다. 미처 피할 틈이 없었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충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치 이대로 죽이려는 듯이 말이다.
“너... 내가 우스워 보이냐? 너 하나 죽이는 게 나한테 어려운 일일 거 같아?”
자존심 하나는 무림에서 최강급에 속하는 진풍백이 아닌가? 그런 그에게 그런 자존심을 뭉개는 말을 하다니 도저히 분노 조절이 되지 않는 진풍백이다. 그의 입장이라면 그동안 사실 매유진이 좀 귀엽긴 했다. 노는 꼴도 눈에 거슬리지 않고 좀 괜찮게 보였다. 그래서 오냐오냐해 줬더니만 이게 어딜 기어오르냐는 것이겠다. 그런데 그렇다고 저따위 동정이나 하다니... 뭐? 살려주기로 했다고? 누가 누굴 살려주냐고... 지금 내 손아귀에 잡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주제에 나를 살려주기로 했다고? 이런 미친... 감히 나에게? 나를 살려줘?
자... 좀전에 진풍백의 속마음이 살짝 내비쳐졌다. 그의 눈에 매유진이 좀 귀엽게 보였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봐줬다고 했다. 왜냐하면 여자애가 좀 귀엽고 하는 짓이 이쁘니까... 외로운 한 마리 늑대 같은 진풍백의 마음에 사실은 오래전에 매유진이 들어가 있었다는 증거다. 아... 이런 순정남 같으니라고... 이렇게 슬쩍 고백을 하다니...
“누가 누굴 동정해? 난 복수를 하려는 거야...! 내가 당신...그냥 편하게 죽도록 내버려 둘 것 같아? 어떻게든 당신 오래오래 살려둘 거야! 그래서 당신이 고통을 받는 꼴을 오래오래 지켜볼 거야!!”
“뭐...?”
자... 이번에는 매유진의 속마음이 내비쳐졌다. 사실 진풍백은 매유진의 가족을 죽인 철천지 원수다. 그래서 그를 죽이기 위해 무림을 헤맸었었다. 그런데 이제 천형을 받고 평생 고통에 살아야 하는 그를 단번에 죽여 그 고통을 끊어주는 것이 복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 거다. 그렇게 쉽게 죽으면 고통도 없어지니 말이다. 그래서 오래오래 같이 살면서 고통 받는 꼴도 보고 그 고통을 옆에서 치유할 수 있으면 해보고도 싶고... 아니면 말고... 10년이고 30년이고 오래오래 같이 살면서 옆에서 지켜보며 같이 늙어가고 싶다는 것이 매유진의 마음이 아닐까? 아니면 말고...
진풍백은 호통과도 같은 매유진의 버럭 외침에 깜짝 놀란다. 이어서 그의 팔을 세게 치며 손아귀에서 그녀의 목을 빼낸다. 목을 움켜쥐며 쿨럭쿨럭 기침을 하는 매유진이다. 그런 그녀를 여전히 놀란 토끼같은 눈망울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진풍백은 뭔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쟤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지...? 나랑 같이 백년해로를 하고 싶다는 말을 돌려꺾기로 말한 건가? 나의 지랄맞은 체질을 곁에서 지켜봐주며 간호라도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저딴 식으로 표현한 건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자기 부모를 죽인 나를 오래오래 살려두며 곁에서 지켜봐 준다고? 살다 보니 별 이상한 말도 다 들어보는군. 진풍백은 여러 잡생각을 하며 돌아선다.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쳇! 그게 무슨 바보 같은.......
저만치 멀어지려는 진풍백을 다급히 잠깐 서라고 말하며 매유진이 급히 다가선다. 고개를 뒤로 돌리고 있는 진풍백의... 뺨을 아주 찰지게 후려갈기는 매유진!
짜 악
소리가 아주 아주 찰지다. 얼굴의 가장 많은 면적에 손의 많은 유효면적을 정확히 대응시켜 동시에 때려낼 때 나는 소리다. 10점 만점에 10점짜리다. 매유진의 눈매가 아주아주 매섭다... 라고 쓰고 사실은 매우 몹시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로 가득찬 당돌한 눈빛이라고 읽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
“또 한 번 이런 짓 해봐! 그땐 이 정도로 안 끝날 줄 알아!”
“야... 너 정말...”
<매유진과 진풍백의 속마음 2>
“또 한 번 이런 짓 해봐! 그땐 이 정도로 안 끝날 줄 알아!”
(해석) 다음에 또 함부로 내 몸에 손 대면 죽는다. 우린 아직 그런 사이는 아니잖아 임마. 손부터 제대로 잡고 그러자 응?
“야... 너 정말...”
(해석) 진짠가 보네. 날 좋아하고 있네, 있어. 그동안 좀 귀엽게 보고 있었는데 인제 보니 예쁘다 너...
쟤네들이 저런 마음을 품고 있는지 어떤지는 확인할 길은 없다. 그냥 확신하는 것은 알콩달콩 연애의 감정을 품기 시작했다는 거다. 물론 진작부터 마음에 두고는 있었으나 이제 말로 표현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하. 하나 더 상상을 해본다면, 만일 저 두 사람이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어떤 능력을 지닌 2세가 태어날지 몹시 궁금해진다. 분명 동네에서 아니 전국에서 구슬치기를 가장 잘하는 어린이가 될 것이다. 구슬왕 진구슬!!
그렇게 은근슬쩍 사랑 핑퐁을 치고 있던 그때 갑자기 귀청을 울리는 요란함에 두 사람은 동시에 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 소리의 진원지는 바로 노호와 사음민의 대결 현장이었다.
그리고 진풍백의 눈에 확 들어오는 인물은 바로 노호다. 흠칫 놀란다. 그를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저 녀석이 저기서 싸우고 있는 이유는 아직은 모르고 있다. 그저 의아스러울 뿐이다.
<노호 vs. 사음민>
마령검이 뿜어대는 화령의 어지러운 난타전 같은 공격에 노호가 어느정도 애를 먹고 있는 형국이다. 자잘한 공격이지만 잔매가 쌓이면 큰 내상이 될 수 있는 법이다. 꽃잎들이 피익 피익 스치며, 작지만 예리한 상처를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니 말이다. 그래서 선 듯 공격을 들어가기가 껄끄러워진 노호다. 그런 상황을 파악한 사음민은 생각한다. 드디어 놈이 화령의 파상공세에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게다가 겁도 먹은 눈치다.
............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지. 더 시간을 끌었다간 자칫하면 나도 마령검에 먹혀버릴 테니 ..............
지금 사음민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노호가 아니다. 마령검에 자신이 침식 될까봐 그걸 두려워하는 거다. 그러니 이쯤에서 강하게 몰아쳐 승부수를 띄우기로 한다. 이걸로 승부를 짓는다. 녀석이 겁먹고 지쳐있을 때를 노린다. 지금!!
“ 신기휘혼참! ”
신지 검종의 후예답게 검종의 후예가 할 수 있는 승부수라는 것은 바로 신기휘혼참이었다. 기세등등하게 초식을 펼치기 시작하는 사음민이다. 자잘한 화령은 이제 쓰지 않는다. 이대로 들어가서 승부를 낸다. 강하고 큰 공격이지만 한편으로는 검종 특유의 섬세함도 깃들어 있는 초식이다.
“훗!”
딱 봐도 강렬한 초식이건만 어찌된 일인지 노호는 코웃음을 치는 게 아닌가! 이것을 기다리고 있었던가? 화령의 도움 없이 승부수를 띄우는 이 순간을 노호는 노리고 있었단 말인가? 쇄도해 들어오는 사음민을 향해 노호도 서슴없이 돌진하며 초식을 선보인다.
“ 비성도은하!! ”
강렬함과 강렬함의 충돌이었다. 사음민의 전술이 완전히 읽혔다. 오히려 뭔가 당한 느낌이다. 기다렸다가 맞받아치는 노호의 전술이 이긴 셈이다. 이제는 사음민이 약간 당황스러워 한다. 화령을 거둬들이는 이때를 놈은 기다리고 있었단 말인가? 노호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사음민에게 말한다. 이게 네가 보여줄 수 있는 전부냐고...! 그리고 덧붙인다. 만약 이게 능력의 전부라면... 넌 죽는다고...!!!
그런데 잠깐! 노호가 꼬나쥐고 있는 창이 좀 이상하다. 아하... 창의 앞부분이 없다. 2단으로 된 창의 앞단이 분리가 된 상태란 말이다. 그게 어디 갔는지는 금방 알 수 있다.
드 드 드 드 드
갑자기 사음민이 서 있는 지점의 사방에서 굉음이 땅바닥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마치 지진이라도 나려는 듯이 말이다. 그와 동시에 노호는 쥐고 있던 창을 땅에 힘차게 박고는 두 팔을 들어 엑스자 형태를 만든다. 그리고는 힘차게!!
“ 추혼혼천세!! ”
노호의 명령을 받은 다섯 개의 창이 다섯 지점에서 땅을 박차고 튀어 올라 하늘로 힘차게 솟구친다.
투 하 학
콰 르 르 르 릉
천지가 개벽이라도 할 듯이 땅바닥이 요동치며 사방에 돌맹이와 흙먼지를 흩뿌리며 창 다섯 개가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다. 그것은 마치 회오리 바람이 태풍의 기운을 얻어 휘몰아치는 것과 같다. 참 강렬한 초식이다. 마치 용이 승천하는 듯하다. 누구라도 저 소용돌이에 휘말리면 그걸로 끝장날 것만 같다. 지금 그 소용돌이 한 가운데에 사음민이 있는 것이다.
<에필로그>
이번 이야기는 두 가지입니다. 매유진과 진풍백의 사랑싸움이 있었고 사음민-노호의 꽤 의미 있는 초식들의 격돌입니다. 추혼혼천세는 추혼오성창이 발현할 수 있는 거의 최고 수준의 공격으로 보입니다. 사음민이 승부를 보려고 던진 승부수가 사실은 노호가 기다리고 있던 순간이었지요. 오히려 노호가 승부수를 띄운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사음민이 큰 타격을 입고 쓰러질까요? 설마 그러려고요. 지금 그가 들고 있는 것은 천하의 명검, 마령검이잖습니까! 신지를 통일한 검종의 절대 무기 마령검 말입니다. 자...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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