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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 603화 이야기 ===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비광, 화룡, 화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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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7-13 15:56 조회558회 댓글0건

본문

열혈강호 603화 스토리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마침내 눈을 뜬 담화린.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처참했습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비광이가 왔는데 지금 몸이 산산이 분해되어 죽어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친구와 연인 사이에 있는 이 두 사람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요?
 
 
 
 
 
<귀면갑>
 
 
“한비광!!”
 
 
담화린은 최고의 목청으로 불러본다. 그녀의 눈은 예쁘게 커졌다. 어찌나 크게 소리를 쳤는지, 주변에 있던 혼백편들이 화들짝 놀라는 눈치다. 담화린은 있는 힘껏 왼팔을 뻗어 한비광쪽을 향한다. 비광이의 손을 잡고 싶었다. 잡고 싶다. 지금 비광과 화린의 손바닥은 서로를 향해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두터운 빙관 벽이 가로막고 있다. 가깝고도 먼 사이인 것이다.
 
 
“야!! 한비광!! 정신 차려!!”
 
 
담화린은 악을 쓰며 소리친다. 비광이 상태가 아무래도 수상하다. 애가 의식도 없고 온몸에서는 뭔가 계속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조금 전에 비광이가 나를 깨웠듯 이젠 내가 비광이를 깨워줘야 한다. 소리치고 또 소리친다. 악을 쓰고 또 악을 쓴다.
 
 
“한비광! 한비광! 정신 차려!! 한비광!!!”
 
 
울부짖는다. 고래고래 목청이 찢어져라 소리친다. 제발 눈을 좀 뜨라고...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제발 나를 바라봐달라고 말이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도 대답도 없다. 한비광... 정신 차려 줘 제발... 부탁이야...
 
 
우 우 웅
 
                화 아 악

 
 
바로 그 순간이었다. 담화린의 울부짖음에 화답한 건 한비광이 아니라 바로 귀면갑이었다. 그녀가 착용하고 있던 귀면갑의 두 눈, 그러니까 담화린의 두 가슴, 젖꼭지 부위에 놓여있는 귀면갑의 두 눈에서 갑자기 강렬한 백색 광선이 발산되기 시작한다.
 
 
번 쩍

 
 
그러자 봉신구를 가득 채우고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있던 혼백편들이 일제히 놀라는 눈치다. 그것들은 하나에서 또다른 하나로 계속해서 이어가며 공명을 하는 듯하다. 귀면갑은 지금 어떤 신호를 보낸 것일까? 알수는 없지만 혼백편은 분명 반응을 하고 있다. 봉신구 뿐만이 아니라 연결된 모든 통로를 따라서 혼백편들은 빠르게 움직이며 뭔가의 메시지를 서로에게 연결하며 전달하고 있는 것만 같다.
 
 
우 우 우 웅
 
우 우 웅
 
우 우 우 우 웅

 
 
그 신호는 비단 봉신구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었다. 산해곡 너른 벌판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고수급 인물들에게도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신지 4장로들이 감지하며 흠칫 놀랐다. 그리고 팔대기보를 소유하고 있는 그들은 기보들이 공명하는 것을 확연히 느끼고 있다. 신녀의 한옥신장, 매유진의 현무파천궁, 노호의 추혼오성창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지 이 이 잉
 
지 이 잉
 
지 이 잉

 
 
그리고 자하마신 역시 분명히 봉신구에서 전해지는 이상한 흐름을 느끼고 있다. 그는 생각한다.
 
 
............ 대체 뭐냐? 이 격랑과 같은 기의 흐름은..............
 
 
슈 슈 슈 슈
 
                                         콰 르 르 르 륵

 
 
그러는 순간에도 봉신구에서 시작된 기의 흐름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딘가를 향해 매우 빠르게 강렬하게 흐름을 만들면서 이동하고 있다.
 
 
“음...? 아, 지금 무슨 일이...?”
 
 
한비광이 마침내 눈을 뜨고 있다. 한비광이 화린이의 눈을 뜨게 했듯, 이제 담화린이 비광이의 눈을 뜨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의 눈앞에 화린이가 있다. 그런데 그녀는 다시 두 눈을 감고 그저 왼팔을 빙관에 대고 있다. 닿을 듯 닿지 않고 있는 그들의 손바닥들이다.
 
 
한비광은 놀라움 반 걱정 반의 느낌으로 크게 외친다.
 
 
“화린아!!”
 
 
바로 그 순간, 마침내 담화린을 가둬두고 있던 빙관이 산산이 깨지기 시작한다.
 
 
쩌 저 저 적

            쩌 엉

 
 
그러자 담화린의 몸은 힘없이 풀썩 무너져간다. 한비광은 얼른 정신을 챙기고는 담화린의 몸을 받아낸다. 꼭 끌어안으며 재회의 느낌을 만끽한다. 그러는 동안 한비광의 몸에 붙어있는 혼백편으로 보이는 그것들은 일순간에 모두 사라진다. 그렇게 혼절한 담화린을 안은 채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다시 정신을 차리는 담화린이다. 동시에 그녀는 한비광의 얼굴을 양손으로 어루만지며 괜찮냐고 묻는다.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야! 갑자기 뭐야? 확 사라져 버리는 줄 알았잖아!”
 
 
그런 담화린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비광은 급기야 울먹이기 시작한다. 금방이라도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릴 기세다. 다행히 울지는 않고 대신 와락 껴안는다.
 
 
“난 괜찮아! 정말 고마워 화린아! 살아있어줘서...”
 
 
 
콰 르 르
                      콰 르 르 르
 

 
누구?
화룡이다.
이제 예전의 그 멋지고 위용이 뿜뿜 풍기는 화룡으로 되돌아왔다. 아까 보였던 작고 희미한 화룡이 아니다. 화룡이 말한다.
 
 
“어이 없지만... 네놈의 막무가내가 통했던 거 같다. 자하마신의 불순한 기운에도 불구하고... 너와 네 동료는 강력한 연대감을 보여주었다... 이에 귀면갑까지 호응해... 봉신구는... 한비광, 네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다...”
 
 
다행이다. 화룡이는 어이 없어 했지만 뭐 어떠랴. 한비광이 다시 살아났고 담화린도 빙관에서 빠져나왔고 소멸했다던 화룡도 제 모습을 완벽하게 되찾았기 때문이다. 화룡이도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태연한 척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속으로는 엄청 기분이 좋을 것이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니 말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주인...”
 
 
그 말을 남기고 수줍은 듯 화룡이는 후다닥 화룡도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상남자인 척 하지만 실은 수줍음이 많은 잔정 많은 녀석이다. 험악하게 생기긴 했어도 속은 아주 부드러운 녀석이었던 것이다.
 
 
한비광은 두리번 거리다가 어느 한 곳의 허공을 쳐다보며 이렇게 외친다.
 
 
“어이!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겠어. 대신 분명히 약속하지. 내게 기회를 준 만큼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걸!”
 
 
그러고는 저벅저벅 걸어가서 저만치 땅에 꽂혀있던 화룡도를 힘차게 잡아 뽑아 칼집에 철컥 하고 넣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
 
 
“그러니... 앞으로도 잘 부탁해, 친구!”
 
 
조금전 화룡이 잘 부탁한다 주인 이라고 말하고 휘리릭 화룡도에 스며들어간 것에 대해 한비광은 잘 부탁해 친구라고 화답한 것이다. 화룡과 비광의 티키타카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찰떡궁합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이게 다 뭔 일이었나 싶은 표정으로 서있는 담화린에게 손을 내밀며 한비광은 아주 다정하고 그윽하게 말한다.
 
 
“자! 화린아! 이제 그만 돌아가자!”
 
 
 
 
 
<에필로그>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와주어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비광아, 화룡아, 화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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