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강 630화 이야기 === 진풍백의 천마대멸겁과 도월천의 일월수룡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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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7-29 23:59 조회1,030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630화 스토리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사실 그동안 도월천이 상당히 궁금했더랬습니다. 왜 천마신군을 배신하고 신지에 붙었는지 말입니다. 사파의 지존 천마신군의 제자, 그것도 둘째 제자의 신분으로 사파의 리더 그룹인 그가 왜 등을 돌렸을까요? 필시 피치 못할 사정과 그만이 가진 사연이 있을 거라는 짐작은 당연히 지금 이 순간까지도 품고 있습니다. 드디어 그 궁금증이 풀리려는 것일까요? 과연 도월천이 꿈꾸고 있었던 세상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꿈을 위해 천마신군의 제자가 되었건만, 지금은 왜 그 꿈이 달라져 있을까요? 우리 독자님들은 혹시 짐작되는 게 있으실까요? ^^;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
“분명히 말한다. 난 사부님의 의지를 잇는 자다!”
한비광을 치기 위해 성큼성큼 다가서는 도월천을 급히 제지하고 나선 홍균이었다. 지금 도월천과 담화린에게 진기 주입하느라 여념이 없는 한비광까지의 거리는 불과 10여 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슬쩍 도약만 해도 닿고도 남는 매우 가까운 거리라는 뜻이다. 그러니 홍균이 황급히 튀어나와 도월천을 가로막을 수밖에 없다. 그러자 아주아주 태연하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눈동자는 보이지 않는 실눈으로 홍균을 쳐다보며 하는 말이 바로 저것이었다. 사부님의 의지를 잇는 사람이 바로 자기라고 말이다. 게다가 그 다음에 도월천이 내뱉은 말은 한 술 더 뜬다.
“그런데 넌 무슨 이유와 근거로 그걸 부정하는 거냐?”
자, 상황이 이렇게 되자 멈칫하며 당황하는 쪽은 홍균이다. 들어보니 틀린 말이 아니다. 아니, 맞고 틀렸다기 보다 도월천의 논리를 쉽게 반박하기가 애매하단 뜻이다. 홍균은 그저 말문이 턱 막힐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 도월천의 저 말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홍균 자신이 천마신군에게 직접 어떤 지시 또는 언질을 받았어야 한다. 내 뜻을 거스르는 자가 도월천이니 그놈은 날 배신한 것이다 라든가... 나를 배신하고 신지에 붙은 저놈은 이제부터 둘째 도련님이 아니라 배신자로서 대하라 라든가... 뭐 이런저런 말의 끄트머리라도 들었어야 한다는 거다. 도월천의 논리가 바로 그점을 파고 드는 것이니 홍균으로서는 도저히 입을 열 수가 없는 상황이다. 말귀를 알아 들었으면 물러나라며 계속 한비광에게 다가가려는 도월천이다. 바로 그 때...
“그럴 순 없소! 나 또한 주군이 그런 말도 안되는 명령을 내렸을 리 없다고 믿기 때문이오!”
우렁찬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제3흑풍회 돌격대장 남중보다. 홍균에 이어 이젠 남중보까지 대드는 꼴이 되었다. 이런 꼴을 잠시 관망하는 도월천이다. 속마음은 아마 이러지 않을까 싶다. {이런 거지같은 놈들을 보았나... 한낱 돌격대장 주제에 주군의 둘째 제자인 내 말을 귓등으로 들어? 음... 말로 해서는 안되겠군. 니들이 왜 흑풍회 애들이나 관리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나는 어르신의 제자인지를 따끔하게 가르쳐주마!!}
“이거 그렇다면... 미안하게 되었군. 굳이 자네들을 힘으로 젖혀야 하니 말일세.”
고 오 오 오
도월천은 더 이상의 언쟁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곧바로 홍균과 남중보를 제압하기로 맘을 먹은 거다. 그는 양손 주먹에 힘을 주며 일월수룡륜의 조각에 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금방이라도 수룡이 뛰쳐나와 남중보와 홍균을 처단할 듯이 말이다. 미친 용 두 마리를 풀어놓으면 남중보와 홍균은 막아낼 수 있을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사실은 살짝 궁금하다. 그냥 이대로 대결 장면이 이어지면 어떨까 하는 기대도 살짝 해보지만... 그것은 좀 싱거운 싸움이 될 것도 같으니 그냥 지나가는 생각인 걸로 치자.
카 아 캉
일촉즉발의 바로 그 순간에 도월천을 향해 매우 빠르게 접근하는 아주 작은 물체가 여럿 나타난다. 도월천은 얼른 두 개의 륜을 이용해 그것들을 쳐낸다. 그것들은 바로 작은 구슬이다. 더 정확히는 진풍백의 무기인 혈우환이다. 그렇다. 진풍백이 도월천을 공격한 것이다. 이것은 선전포고랄까? 사실은 기습이지만 말이다.
<진풍백 vs. 도월천>
“놀랍군. 아직 죽지 않았단 말인가? 진사제!”
“아아... 기껏 판이 재밌어졌는데 얌전히 죽기엔 아까워서 말이지.”
이렇게 진사제와 도사형이 마주했다. 그들은 천마신군의 둘째 제자와 셋째 제자다. 갑작스런 진풍백의 등장에 남중보는 물러나시라 권한다. 왜냐하면 남중보는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죽을뻔 하다가 겨우 살아났고 그래서 아직 몸 상태가 평소의 절반 수준이나 될까 싶은 정도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몸을 가지고 지금 도월천과 한 판 뜨려고 나섰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거다. 그러나 오히려 물러나야 할 건 너희들이라며 진풍백은 그 논리를 말해준다. 조금 전 도월천이 홍균의 말문을 막히게 했던, 반박 불가의 그런 식의 논리 말이다.
“저 자는 지금 이게 사부님의 지시라고 주장하지 않나? 저 자가 끝까지 그렇게 주장을 한다면 너희가 나서면 안돼. 사부님의 진의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사형제끼리 결착을 지어야 한다.”
홍균은 여전히 걱정이 앞선다. 진풍백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중보는 단번에 진풍백의 속마음까지 알아들었다. 도련님의 말씀을 100% 수용한다는 뜻이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너무 잘 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저, 남중보! 끝까지 지켜봐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순순히 말을 듣는 남중보가 홍균은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남중보의 생각은 홍균과 완전히 다르다. 자기가 모시는 도련님이니 어찌 모르겠는가? 진풍백은 죽음으로서 그에게 내려진 지긋지긋한 천형과도 같은 고통을 벗어나고자 한다는 것을 말이다. 늘 죽을 자리를 찾고 있던 도련님이기에 지금 이 장소가 남중보가 보기에도 거의 완벽한 죽을 자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도 아닌 몸상태로 그것도 상대는 도월천이 아닌가. 뿐만 아니다. 조금 전에 봤던 일월수룡륜의 위력은 훨씬 가공할만한 것임을 남중보는 잘 안다. 그러니 지금 도련님이 저렇게 무리를 해가면서 나서는 까닭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는 남중보다. 그래서 끝까지 지켜봐 주겠다고 한 것이다. 죽는 그 순간까지도 지켜봐 주겠노라고 말이다.
그렇게 천마신군의 제자끼리의 대결이 시작된다. 선공은 진풍백이 날린다. 천마군황보가 아닐까 싶다. 붕 떠올라 오른다리를 쭉 뻗어 그대로 도월천의 머리통을 향해 내리 찍는 무공이다. 그걸 가만히 서서 맞아줄 도월천은 아니다. 뒤로 슬쩍 몸을 빼자마자 진풍백은 애꿎은 땅바닥을 박살을 낸다. 하지만 진풍백은 숨돌릴 틈도 없이 혈우환 8개를 바람처럼 쏘아 날린다.
“혈우만건곤!!”
촤 촤 촤 촤 촤 촤 촤 촤
퍼 퍼 퍼 퍼 퍼 퍼 퍼 퍽
그 여덟 개의 혈우환들은 정확하게 도월천의 몸통 여기저기에 박히고 뚫고 지나간 것처럼 순간적으로 보이긴 했다. 그러나 안개같은 것이 걷히자 나타나는 모습은 그 모든 혈우환들이 도월천의 몸 앞에 우뚝 우뚝 멈춰진 장면이다. 그리고나서는 힘없이 스스스... 땅바닥에 툭 툭 떨어지고 만다.
“이해할 수 없군. 자네는 보이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보려 하지 않는 것인가? 이 거대한 힘의 차이를 말일세!!”
도월천은 그 말과 함께 강렬한 기운의 두 마리 수룡을 발진시킨다. 마치 미친 용처럼 수룡은 진풍백의 왼쪽과 오른쪽을 노리며 쇄도해 날아가기 시작한다. 진풍백은 재빨리 혈우환 4개씩을 손가락 양쪽에 단단히 끼우고는 다가오는 두 마리 수룡을 향해 힘차게 날린다.
“ 혈우폭풍!! ”
위 이 이 잉 위잉 위이잉
퍼 퍼 퍽 퍼 퍼 퍼 퍽
투 콰 콰 콰앙
폭풍이 한바탕 몰아쳤다. 8개의 혈우환들이 만들어 낸 혈우폭풍은 쇄도하던 수룡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강렬한 것들이 서로 강하게 충돌했다. 동시에 엄청난 폭발음이 나고 수룡은 파쇄되어 사라지고 맹렬하게 회전하는 두 개의 륜만 남았다. 그런데.... 좀전까지도 그 자리에 우뚝 서있던 진풍백이 보이지 않는다. 노호도 도월천도 혈뢰도 은총사도 남중보도 홍균도 모두모두 사라지고 없는 진풍백을 찾으려 부산하다. 대체 어디로 꺼진 걸까?
위쪽이다.
어느새 한참 높은 허공에 몸을 띄워놓고 있는 진풍백이다. 그런 진풍백을 올려다보며 도월천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무심히 말한다.
“그렇게 나오시겠다?”
진풍백은 재빨리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그가 발진시킨 천마신공은 바로...
“ 천마대멸겁!! ”
딱 봐도 대단한 무공이다. 천마신군의 제자라면 누구나 이 무공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천마대멸겁은 가히 놀랄만한 위력이라는 것이 딱 봐도 보인다. 그런데 도월천은 너무도 태연하다. 그 자리에 그냥 서 있다. 천마대멸겁이 쏟아지고 있는 모양을 그저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저런 여유의 근본은 무엇인가? 그는 지금 그저 양 손을 슬쩍 벌리고 있는 중이다. 그랬는데...
퍼 퍼 퍼 퍼 펑
어느새 수룡 두 마리가 나타나 진풍백이 전력을 다해 시전한 천마대멸겁을 너무도 간단하게 무력화시키는 게 아닌가! 이쯤되자 진풍백으로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지금까지 그는 정상의 몸으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묵령과의 대결에서 사실은 초주검이 되어 그야말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되돌아온 것이지 않은가! 신녀의 치유력 덕분에 그나마 이정도의 회복을 한 상태다. 그런데 지금 진풍백은 주변 사람들이 다 의아스러울 정도로 강력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도월천도 나름 인정 해주는 무공을 시전하며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아까부터 진풍백의 표정은 젖 먹던 힘까지 모두 다 쥐어 짜내고 있음을 말이다.
안색이 썩 좋지 않은 진풍백의 눈에 수룡 두 마리가 솟구쳐 오르는 것이 확 들어온다. 자신의 천마대멸겁을 파쇄시키는 것도 모자라 그 여세를 몰아 허공에 떠 있는 자신에게 돌격하고 있지 않은가! 진풍백의 위기다.
<에필로그>
실로 엄청난 공격력을 보이고 있는 진풍백이지만 사실은 안색은 썩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신녀의 치유를 받아서 다시 살아났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정상 상태가 된 것은 아님 또한 우리는 압니다. 그런 그가 이토록 미친 듯이 전력을 다해 도월천을 상대하는 이유는 바로 천마신군 제자들끼리 반드시 결착을 보고자 함입니다. 그리고 이 대결에서 기꺼이 죽어도 좋다는 결연한 의지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지금 진풍백의 위기의 순간입니다. 과연.....?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사실 그동안 도월천이 상당히 궁금했더랬습니다. 왜 천마신군을 배신하고 신지에 붙었는지 말입니다. 사파의 지존 천마신군의 제자, 그것도 둘째 제자의 신분으로 사파의 리더 그룹인 그가 왜 등을 돌렸을까요? 필시 피치 못할 사정과 그만이 가진 사연이 있을 거라는 짐작은 당연히 지금 이 순간까지도 품고 있습니다. 드디어 그 궁금증이 풀리려는 것일까요? 과연 도월천이 꿈꾸고 있었던 세상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꿈을 위해 천마신군의 제자가 되었건만, 지금은 왜 그 꿈이 달라져 있을까요? 우리 독자님들은 혹시 짐작되는 게 있으실까요? ^^;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
“분명히 말한다. 난 사부님의 의지를 잇는 자다!”
한비광을 치기 위해 성큼성큼 다가서는 도월천을 급히 제지하고 나선 홍균이었다. 지금 도월천과 담화린에게 진기 주입하느라 여념이 없는 한비광까지의 거리는 불과 10여 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슬쩍 도약만 해도 닿고도 남는 매우 가까운 거리라는 뜻이다. 그러니 홍균이 황급히 튀어나와 도월천을 가로막을 수밖에 없다. 그러자 아주아주 태연하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눈동자는 보이지 않는 실눈으로 홍균을 쳐다보며 하는 말이 바로 저것이었다. 사부님의 의지를 잇는 사람이 바로 자기라고 말이다. 게다가 그 다음에 도월천이 내뱉은 말은 한 술 더 뜬다.
“그런데 넌 무슨 이유와 근거로 그걸 부정하는 거냐?”
자, 상황이 이렇게 되자 멈칫하며 당황하는 쪽은 홍균이다. 들어보니 틀린 말이 아니다. 아니, 맞고 틀렸다기 보다 도월천의 논리를 쉽게 반박하기가 애매하단 뜻이다. 홍균은 그저 말문이 턱 막힐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 도월천의 저 말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홍균 자신이 천마신군에게 직접 어떤 지시 또는 언질을 받았어야 한다. 내 뜻을 거스르는 자가 도월천이니 그놈은 날 배신한 것이다 라든가... 나를 배신하고 신지에 붙은 저놈은 이제부터 둘째 도련님이 아니라 배신자로서 대하라 라든가... 뭐 이런저런 말의 끄트머리라도 들었어야 한다는 거다. 도월천의 논리가 바로 그점을 파고 드는 것이니 홍균으로서는 도저히 입을 열 수가 없는 상황이다. 말귀를 알아 들었으면 물러나라며 계속 한비광에게 다가가려는 도월천이다. 바로 그 때...
“그럴 순 없소! 나 또한 주군이 그런 말도 안되는 명령을 내렸을 리 없다고 믿기 때문이오!”
우렁찬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제3흑풍회 돌격대장 남중보다. 홍균에 이어 이젠 남중보까지 대드는 꼴이 되었다. 이런 꼴을 잠시 관망하는 도월천이다. 속마음은 아마 이러지 않을까 싶다. {이런 거지같은 놈들을 보았나... 한낱 돌격대장 주제에 주군의 둘째 제자인 내 말을 귓등으로 들어? 음... 말로 해서는 안되겠군. 니들이 왜 흑풍회 애들이나 관리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나는 어르신의 제자인지를 따끔하게 가르쳐주마!!}
“이거 그렇다면... 미안하게 되었군. 굳이 자네들을 힘으로 젖혀야 하니 말일세.”
고 오 오 오
도월천은 더 이상의 언쟁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곧바로 홍균과 남중보를 제압하기로 맘을 먹은 거다. 그는 양손 주먹에 힘을 주며 일월수룡륜의 조각에 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금방이라도 수룡이 뛰쳐나와 남중보와 홍균을 처단할 듯이 말이다. 미친 용 두 마리를 풀어놓으면 남중보와 홍균은 막아낼 수 있을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사실은 살짝 궁금하다. 그냥 이대로 대결 장면이 이어지면 어떨까 하는 기대도 살짝 해보지만... 그것은 좀 싱거운 싸움이 될 것도 같으니 그냥 지나가는 생각인 걸로 치자.
카 아 캉
일촉즉발의 바로 그 순간에 도월천을 향해 매우 빠르게 접근하는 아주 작은 물체가 여럿 나타난다. 도월천은 얼른 두 개의 륜을 이용해 그것들을 쳐낸다. 그것들은 바로 작은 구슬이다. 더 정확히는 진풍백의 무기인 혈우환이다. 그렇다. 진풍백이 도월천을 공격한 것이다. 이것은 선전포고랄까? 사실은 기습이지만 말이다.
<진풍백 vs. 도월천>
“놀랍군. 아직 죽지 않았단 말인가? 진사제!”
“아아... 기껏 판이 재밌어졌는데 얌전히 죽기엔 아까워서 말이지.”
이렇게 진사제와 도사형이 마주했다. 그들은 천마신군의 둘째 제자와 셋째 제자다. 갑작스런 진풍백의 등장에 남중보는 물러나시라 권한다. 왜냐하면 남중보는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죽을뻔 하다가 겨우 살아났고 그래서 아직 몸 상태가 평소의 절반 수준이나 될까 싶은 정도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몸을 가지고 지금 도월천과 한 판 뜨려고 나섰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거다. 그러나 오히려 물러나야 할 건 너희들이라며 진풍백은 그 논리를 말해준다. 조금 전 도월천이 홍균의 말문을 막히게 했던, 반박 불가의 그런 식의 논리 말이다.
“저 자는 지금 이게 사부님의 지시라고 주장하지 않나? 저 자가 끝까지 그렇게 주장을 한다면 너희가 나서면 안돼. 사부님의 진의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사형제끼리 결착을 지어야 한다.”
홍균은 여전히 걱정이 앞선다. 진풍백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중보는 단번에 진풍백의 속마음까지 알아들었다. 도련님의 말씀을 100% 수용한다는 뜻이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너무 잘 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저, 남중보! 끝까지 지켜봐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순순히 말을 듣는 남중보가 홍균은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남중보의 생각은 홍균과 완전히 다르다. 자기가 모시는 도련님이니 어찌 모르겠는가? 진풍백은 죽음으로서 그에게 내려진 지긋지긋한 천형과도 같은 고통을 벗어나고자 한다는 것을 말이다. 늘 죽을 자리를 찾고 있던 도련님이기에 지금 이 장소가 남중보가 보기에도 거의 완벽한 죽을 자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도 아닌 몸상태로 그것도 상대는 도월천이 아닌가. 뿐만 아니다. 조금 전에 봤던 일월수룡륜의 위력은 훨씬 가공할만한 것임을 남중보는 잘 안다. 그러니 지금 도련님이 저렇게 무리를 해가면서 나서는 까닭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는 남중보다. 그래서 끝까지 지켜봐 주겠다고 한 것이다. 죽는 그 순간까지도 지켜봐 주겠노라고 말이다.
그렇게 천마신군의 제자끼리의 대결이 시작된다. 선공은 진풍백이 날린다. 천마군황보가 아닐까 싶다. 붕 떠올라 오른다리를 쭉 뻗어 그대로 도월천의 머리통을 향해 내리 찍는 무공이다. 그걸 가만히 서서 맞아줄 도월천은 아니다. 뒤로 슬쩍 몸을 빼자마자 진풍백은 애꿎은 땅바닥을 박살을 낸다. 하지만 진풍백은 숨돌릴 틈도 없이 혈우환 8개를 바람처럼 쏘아 날린다.
“혈우만건곤!!”
촤 촤 촤 촤 촤 촤 촤 촤
퍼 퍼 퍼 퍼 퍼 퍼 퍼 퍽
그 여덟 개의 혈우환들은 정확하게 도월천의 몸통 여기저기에 박히고 뚫고 지나간 것처럼 순간적으로 보이긴 했다. 그러나 안개같은 것이 걷히자 나타나는 모습은 그 모든 혈우환들이 도월천의 몸 앞에 우뚝 우뚝 멈춰진 장면이다. 그리고나서는 힘없이 스스스... 땅바닥에 툭 툭 떨어지고 만다.
“이해할 수 없군. 자네는 보이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보려 하지 않는 것인가? 이 거대한 힘의 차이를 말일세!!”
도월천은 그 말과 함께 강렬한 기운의 두 마리 수룡을 발진시킨다. 마치 미친 용처럼 수룡은 진풍백의 왼쪽과 오른쪽을 노리며 쇄도해 날아가기 시작한다. 진풍백은 재빨리 혈우환 4개씩을 손가락 양쪽에 단단히 끼우고는 다가오는 두 마리 수룡을 향해 힘차게 날린다.
“ 혈우폭풍!! ”
위 이 이 잉 위잉 위이잉
퍼 퍼 퍽 퍼 퍼 퍼 퍽
투 콰 콰 콰앙
폭풍이 한바탕 몰아쳤다. 8개의 혈우환들이 만들어 낸 혈우폭풍은 쇄도하던 수룡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강렬한 것들이 서로 강하게 충돌했다. 동시에 엄청난 폭발음이 나고 수룡은 파쇄되어 사라지고 맹렬하게 회전하는 두 개의 륜만 남았다. 그런데.... 좀전까지도 그 자리에 우뚝 서있던 진풍백이 보이지 않는다. 노호도 도월천도 혈뢰도 은총사도 남중보도 홍균도 모두모두 사라지고 없는 진풍백을 찾으려 부산하다. 대체 어디로 꺼진 걸까?
위쪽이다.
어느새 한참 높은 허공에 몸을 띄워놓고 있는 진풍백이다. 그런 진풍백을 올려다보며 도월천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무심히 말한다.
“그렇게 나오시겠다?”
진풍백은 재빨리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그가 발진시킨 천마신공은 바로...
“ 천마대멸겁!! ”
딱 봐도 대단한 무공이다. 천마신군의 제자라면 누구나 이 무공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천마대멸겁은 가히 놀랄만한 위력이라는 것이 딱 봐도 보인다. 그런데 도월천은 너무도 태연하다. 그 자리에 그냥 서 있다. 천마대멸겁이 쏟아지고 있는 모양을 그저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저런 여유의 근본은 무엇인가? 그는 지금 그저 양 손을 슬쩍 벌리고 있는 중이다. 그랬는데...
퍼 퍼 퍼 퍼 펑
어느새 수룡 두 마리가 나타나 진풍백이 전력을 다해 시전한 천마대멸겁을 너무도 간단하게 무력화시키는 게 아닌가! 이쯤되자 진풍백으로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지금까지 그는 정상의 몸으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묵령과의 대결에서 사실은 초주검이 되어 그야말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되돌아온 것이지 않은가! 신녀의 치유력 덕분에 그나마 이정도의 회복을 한 상태다. 그런데 지금 진풍백은 주변 사람들이 다 의아스러울 정도로 강력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도월천도 나름 인정 해주는 무공을 시전하며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아까부터 진풍백의 표정은 젖 먹던 힘까지 모두 다 쥐어 짜내고 있음을 말이다.
안색이 썩 좋지 않은 진풍백의 눈에 수룡 두 마리가 솟구쳐 오르는 것이 확 들어온다. 자신의 천마대멸겁을 파쇄시키는 것도 모자라 그 여세를 몰아 허공에 떠 있는 자신에게 돌격하고 있지 않은가! 진풍백의 위기다.
<에필로그>
실로 엄청난 공격력을 보이고 있는 진풍백이지만 사실은 안색은 썩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신녀의 치유를 받아서 다시 살아났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정상 상태가 된 것은 아님 또한 우리는 압니다. 그런 그가 이토록 미친 듯이 전력을 다해 도월천을 상대하는 이유는 바로 천마신군 제자들끼리 반드시 결착을 보고자 함입니다. 그리고 이 대결에서 기꺼이 죽어도 좋다는 결연한 의지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지금 진풍백의 위기의 순간입니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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