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8화 스토리 = 한비광의 기억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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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5-04 23:03 조회12,706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478화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20150504
<프롤로그>
오늘은 우리 회사 창립기념일이랍니다.
어린이날 전날이니 5월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햇살 좋은 오늘, 이렇게 열혈강호 편집을 하고 있노라니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하하하~
새삼스럽게 왜 그러냐고요?
그러게요.
그러고보니 새삼스럽습니다.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이제 겨우 연재 21년째이니 조금만 더 있으면 결론이 나겠지요?
음.... 아마도 5년만 더? ^^;;
<피의 전설, 그 서막>
한 마리 맹수가 된 그 사내는 훗날 검마라 볼리게 된다.
자신의 눈앞에서 사랑하는 아내의 몸통에 칼이 박히는 광경을 목격한 그는 폭주하기 시작한다. 그를 막아서는 그 누구라도, 아니 그의 눈에 띠는 그 무엇이라도 오직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그를 막아서는 무사의 팔목을 잡아 뽑고 목을 베고 다리를 자르고 심장에 칼을 찔러넣는 살육이 시작된다.
십 수명을 순식간에 해치운 그는 쓰러져있는 아내를 한 손으로 끌어안고는 내달리기 시작한다.
“아빠!“
그의 귓전을 울리는 목소리 하나...
한비광이 외치는 소리다.
물론 그 소리를 동시에 들은 격문주는 꼬마를 잡으라는 명령을 다급히 내린다. 주변의 무사들이 검마보다 조금 빨리 한비광을 잡는데 성공한다. 한비광의 목에 칼을 겨누며 무사히 인질을 확보한 그들은 검마를 협박한다. 울부짖는 꼬마 한비광.
겨우 아내의 신병을 확보한 검마는
이번엔 아들을 인질로 잡히고 협박을 받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분개하는 검마.
그의 등뒤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화살... 수많은 화살들이 그를 노리며 쏟아지고 있다.
훌쩍 도약하는 검마.
일반 피하는 수밖엔 없다.
피했다고 느끼는 순간, 이번엔 그의 정면으로 화살들이 날아들고 있다.
검마는 허공에서 몸을 유지한 채 그대로 검을 휘두르며 화살을 쳐낸다.
그의 두 눈에 섬광이 번득이는가 싶더니 엄청난 검기가 주변을 가른다.
그와 동시에 대여섯의 무사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진다.
어느새 아들의 근처까지 당도한 검마.
꼬마 한비광을 잡고 있던 무사는 검마의 무시무시한 기세에 움찔...
그럴수록 한비광의 목에 대고 있는 칼을 더욱 굳게 잡으며 협박한다.
그런 광경을 노려보고 있는 검마.
그때다.
죽은 줄로만 알고 있는 아내가 가냘픈 신음소리를 내는 게 아닌가!
“으으음...”
그 소리를 들은 검마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직은 숨이 완전히 끊어지진 않은 모양이다.
그 기색을 꼬마 한비광 또한 알아채고는 소리 높여 엄마를 부른다.
검마의 당황스러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어서 이 자리를 빠져나가 치료를 시작해야만 한다. 허나, 아들을 생각해서라면 무조건 구해내야만 한다. 그 두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는 거다.
그러는 사이에 격문주는 다급히 명령을 하달한다.
“뭣들 보고 있는 거냐!! 화살을!! 어서 화살을 날려라!!”
동시에 궁사들은 일제히 화살을 퍼붓기 시작한다.
꽤 많다.
십 수명의 궁사들이 재빠른 손놀림으로 쉴새없이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
그러자 마치 비가 내리듯이 하늘에서 화살이 까맣게 떨어진다.
검마의 등에 꽂히며 금방이라도 고슴도치가 되어버릴 상황이다.
그의 손에 들린 마령검이 바빠진다.
쏟아지는 화살들을 연거푸 쳐내고 베어내고 튕겨낸다.
한 치의 오차도 실수도 없이 말이다.
비오듯 떨어지던 화살들이 어느새 단 한 개도 검마에게 명중되지 못하고 모조리 땅에 박히고 잘라지고 부서져 바닥에 흩어져 있는 광경은 한마디로 살벌하다. 역시 고수다. 그 모습에 한비광을 인질로 잡고 있는 무사가 겁에 질려 오줌을 쌀 지경이니 말이다.
분노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러나 아들을 향한 한없는 사랑의 눈빛으로, 그리고 지금의 이 상황에서는 이것이 최선임을 이해해달라는 듯한 애절한 눈빛으로 검마는 말한다.
“비광아. 잠시만 참거라. 곧 구하러 오마...”
그 한마디를 남기고 검마는 훌쩍 몸을 날린다.
경공..
그것은 너무도 놀라운 경공이다.
눈 깜빡할 사이에 어느새 그의 모습은 까만 한 점이 되어 사라지고 있다.
사실상 완벽한 경공이랄까?
10년을 찾아 헤매다 겨우 만났는데,
이제야 복수를 할 수 있다 싶었는데
눈앞에서 놓치고 만 격문주는 통탄을 금치 못한다.
그런 격문주를 나름 위로하는 호문주.
즉, 놈의 혈육을 인질로 잡고 있으니 만계문으로 유인하면 된다는 거다.
만계문...
그곳은 격문주가 거의 10년을 공을 들여 개조한 완벽한 요새를 말한다.
그곳으로 놈을 끌어들인다면, 그 요새화된 건물에서 충분히 놈을 잡고도 남는다는 계산이다. 거긴 귀신이라도 잡아 죽일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는 호문주다.
그러나....
그런 호문주의 말은 한낱 허풍에 지나지 않았으니....
만계문에 들어선 검마에 의해 호문주의 목은 몸통과 분리되는 지경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격문주 또한 온몸을 베이고 잘린 채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고, 물론 휘하의 모든 무사들 또한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없이 몰살을 당해야 했으니....
검마에게는 단 한 방울의 자비도 연민도 남아있지 않았음이다.
그가 칼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주변의 생명체들은 남김없이 파괴되고야 만다.
그런 모습을 목격하며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어린 한비광.
그의 커다란 눈망울에 비친 검은 그림자...
칼을 손에 들고 닥치는 대로 살육을 하고 있는 커다란 풍채의 뒷모습...
바로 그의 아빠다.
어느새 살육을 끝낸 검마는 이윽고 눈길을 돌려 한비광을 본다.
허나, 그의 눈빛은 여전히 폭주하고 있는 살인마의 그것이다.
단지 죽여야 하는 대상으로 한비광을 인식하고 있는 검마는 칼을 들어 한비광을 베려한다.
“아... 아빠!! 저... 저예요!!”
다급히 소리치는 한비광.
아... 다행이다.
그 목소리를 들은 검마는 비로소 인간의 눈빛을 되찾게 되었으니 말이다.
칼을 쥐고 들어올린 오른팔을 스르르 내려놓고 아들의 이름을 부른다.
“비광이...?”
“아...아빠! 엄마는... 어떻게 됐어요? 그리고 아빠는...”
아들의 물음에 검마는 아무런 말이 없다.
대신 아들의 이마에 왼손을 지그시 올려놓는다.
그는 아들에게 몹시 미안하다.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모든 것들에 대해 너무 미안하다.
의젓한 비광은 그러나 엄마 걱정뿐이다. 엄마는 괜찮으신지 묻는 한비광.
허나, 검마는 그에 대한 대답 대신 다른 말을 건넨다.
“네 안 좋았던 기억은 내가 가지고 가마... 이제부터 네가 기억하는 네 아빠는 사냥꾼이었고, 엄마와 함께 곰에 의해 죽었단다...”
그게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한 꼬마 한비광.
검마는 이렇게 말을 맺는다.
“이것이 내가 네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배려구나...”
쩌 엉
굉음과 함께 검마는 아들의 이마에 강한 기를 불어넣는다.
아니 어떤 충격을 주는 모양새다.
동시에 한비광의 눈은 스르르 감기기 시작한다.
그가 눈을 다 감기 직전에 본 아빠의 얼굴...
아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말이 들렸다.
“부디... 무림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가거라... 내 아들아...”
그리고는 눈은 감겼고 기억 또한 까맣게 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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