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2화 열강 스토리 === 늙은 놈이나 어린 놈이나 허세가 장난 아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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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9-04 23:32 조회997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652화 스토리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숨막히는 순간이 지난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에 있었지요? 무방비 상태의 한비광 등뒤로 날아드는 수십 여개의 칼날들... 자하마신이 쏘아보낸 것들이죠. 그걸 알면서도 한비광은 미동도 없이 있는 상황이었죠. 천마신군은 다행히도 제자를 그냥 죽게 놔두지 않았답니다. 손바닥을 펴서 기공을 쏘았고 그 덕분에 한비광의 등을 향해 날아들던 검들은 한비광에게 꽂히기 바로 직전에 우뚝 멈춰섰답니다. 어찌나 다행스럽던지... 하마터면 한비광이 고슴도치가 되어 죽을뻔 했지 뭡니까.... 녜에? 그런 생각을 했다고요? 아니, 어떻게.... ^^;
<한비광의 믿음>
천마신군은 쫙 편 왼손을 오무려 주먹을 쥔다. 그러자 한비광 등뒤에서 멈춰 서있던 수십 개의 검들이 일제히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그 장면에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탄성을 내지른다. 그들은 좀전에 분명히 보았다. 천마신군의 기광(氣光)이 자하마신에 비해 점점 작아지고 있었음을 말이다. 그래서 다들 엄청 걱정을 했었다. 저러다가 천마신군이 패배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어느새 멀쩡해진 모습으로 기공을 팍팍 쓰고 있지 않은가! 곧 죽을 것처럼 기진했던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일순간에 원기회복을 한단 말인가? 그걸 보고 있는 송무문주 유원찬은 큰 두려움이 엄습한다. 과거에도 적이었고 앞으로도 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사파의 우두머리의 무공이 저토록 어마어마하다니 말이다. 정파를 이끌고 있는 명문 문파 문주의 한 사람으로서 적에 대한 경외심이라고나 할까? 그런 느낌은 비단 유원찬만은 아니다. 사음민은 오히려 자신의 주군과 대등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 천마신군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좀전까지 그렇게 진기 대결을 벌이고도 아직 저런 강한 기운이 남아있다니 말이다. 사음민도 유원찬도 비록 대상은 정반대지만 서로 느끼는 공포심은 똑같다.
“넌 왜 손을 쓰지 않았느냐?”
천마신군은 한비광에게 그 연유를 묻는다. 검이 날아드는 것을 네 녀석도 분명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눈 하나 꿈쩍이지 않고 그대로 버티고 있다니, 그 이유를 묻는 거다. 보통의 경우라면 일단 죽는 위험은 피해야 하기에 피하든지 막아내든지 해야 할 게 아니었냐는 질문이다.
“이건 사부님의 대결입니다. 제자가 어찌 두 번이나 무례를 범할 수 있겠습니까?”
이건 뭐 거의 ‘우문현답’ 수준이다. 천하의 잔머리 대왕인 한비광으로서는 능히 결과 예측은 물론 사부님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이미 다 머릿속으로 계산이 끝나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설마 자기가 죽게 바라보고만 있을 수 있는 그런 사부님이 아니라는 것 쯤은 너무 쉬운 예상이기에 그렇기도 하다. 뻔한 질문에 더 뻔한 대답을 내놓는 제자를 보며 사부는 알면서도 속아준다는 느낌이 들었을까? 이러는대도 제자를 꾸짖고 어서 썩 물러나 있으라고 한다면 그건 오히려 사부로서의 체면을 구기는 꼴이 되고도 남음이 아닌가! 그러니... 이쯤에서 져주기로 하신다. 그렇게도 바란다니 기회를 주기로 한다.
“허나, 명심하거라. 이건 무림의 운명이 걸린 대결이다. 행여 추한 꼴을 보였다간 네 놈의 제자 자격을 박탈해 버릴 테니 각오하고 싸우거라!”
“그런건 맡겨 두십시오, 사부님!”
한비광은 씨익~ 웃으면서, 만면에 함박 웃음을 가득 지은 채 의기양양 씩씩하게 대답도 잘한다. 그런 제자를 놔두고 천마신군은 허공섭물을 써서 기절해있는 도제의 몸을 허공에 띄워 올리고, 그의 용비도를 손에 잡고 무림 진영으로 걸어간다. 도제는 둥실둥실 공중부양을 한 상태로 천마신군 옆을 따라간다.
흑풍회 제4 돌격대장 지현에게 도제를 인도하며 후방으로 모시라고 지시하는 천마신군이다. 기가 심하게 소진되었으니 잘 돌봐드리라는 당부를 한다. 그러나 지현은 의아스럽다. 기가 소진됐다면 주군이 한 번 손을 쓰기만 하면 금방 해결이 될 텐데 말이다. 그러나 지현의 생각은 짧았다. 자신의 목숨을 버릴 각오로 오직 무림의 미래를 위해 전신의 기를 몽땅 건네주었는데 지금 자기가 손을 댄다면 그건 문대협의 그 숭고한 뜻을 가벼이 여기는 꼴이 되고 만다는 것이 천마신군의 생각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대결이 끝나지 않았다. 그러니 어서 뫼셔라. 이 자리는 문대협의 보도와 함께 지켜보고 있을 것이니!”
그렇게 말하며 천마신군은 도제의 용비도를 땅에 꽂아 세워 손잡이 끝에 두 손을 모아 올리고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앉아 한비광을... 자하마신을 응시하기 시작한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신의 여섯 번째 제자가 싸우러 나아가고 있는 뒷모습이 대견스러울까? 조금전에 엄청 힘겨운 대결을 했던 터라 저 자의 실력을 아주 잘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저렇듯 강력한 상대와 싸워본 적이 과연 있었던가?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지만, 포문걸 사부님을 제외하고는 솔직히 처음이 아닌가 싶기도 할 정도다. 흡기공 대결에서 선수를 뺏기는 바람에 큰 위기를 맞기도 했으니 말이다. 문정후 대협이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그 승부의 결과는 지금 생각해봐도 속단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만큼 천마신군이 경험한 신지의 우두머리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한 실력자였다는 것을 완전 인정한다. 그런 절대 고수와 싸우겠다며 나서고 있는 제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사부의 마음은, 비록 태연한 척 하고는 있지만 복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사부님의 마음이 넌지시 전해진 것일까? 한비광은 걸어가다가 한번 스윽 살짝 흘깃 사부님을 쳐다보며 제자로서의 마음을 전해본다.
“알았다고요, 사부님... 당신은 지금 그렇게 이 무리들의 기둥으로 서 계신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괜찮으신 척 하시느라 힘이 드시겠지만 이제... 저에게 맡겨 두시고 기력 회복 좀 하고 계시라구요. ”
<한비광 vs. 자하마신>
“어이, 너무 오래 기다렸지? 사부님께 허락 받았으니까 이제부턴 내가 상대해 줄게. 기대해!!”
“크크크.. 이거야 원... 늙은 놈이나 어린 놈이나 허세가 장난이 아니구만.”
자하마신 입장에서는 이거 참 슬슬 짜증이 나고도 남을 상황이다. 생각 같아서는 아까 저것들이 노닥거리고 잡담이나 하고 있을 때 냅다 가서 혼내줄까 생각을 안한 건 아니지만, 그건 아무래도 모양이 좀 빠지는 것 같아서 참고 있었거늘... 그래도 이 놈들이 지금 달리기 계주 경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지들 맘대로 바통을 주고 받고 하면서 지랄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래 살다 보니 참 별꼴을 다 본다.
그래도 이렇게 죽으러 제 발로 걸어 오는 애송이의 그 용기가 가상하여 일단 칭찬 한 방 날려준다. 봉신구의 힘을 얻었으니 본좌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는 대충 느낄 수 있었을 텐데도 불고하고 이렇게 하룻강아지처럼 달려드니 말이다. 용케도 겁먹고 도망치지 않았으니 이건 칭찬해 줘도 될 일이니 말이다.
“천만에! 칭찬해야 할 건 내 쪽이지...”
응? 그게 지금 무슨 소리...
자하마신의 살짝 놀란 표정을 향해 한비광은 역시 어른에 대한 아주 버릇 없는 말투로 한 마디 날리며 동시에 엄청 빠르게 도약하면서 자하마신에게 선빵을 날린다. 화룡도를 뒤로 젖힌 다음 앞으로 아주 아주 힘껏 내리치면서 말이다.
번쩍
콰 르 르 르
번개가 내리친 것처럼 섬광과 굉음이 울려 퍼진다. 한비광의 이런 공격 한 방에 뭐가 어찌될 자하마신은 물론 아니다. 어떤 상황인고 하니... 화룡도는 힘껏 내려갔고... 어느새 허공섭물로 긁어 모아 띄워 올린 열 대여섯 개의 검들이 방패 모양으로 집산하면서 그 화룡도를 막아낸 상황이다.
“네 놈이야말로 내가 힘을 얻은 걸 알고도 도망치지 않았으니 말이야.”
아하... 그거였구나. 자하마신의 칭찬을 거울로 반사하듯, 똑같이 한 방 먹인 한비광의 멋진 말장난이었구나. 누가 누굴 칭찬해야 하는지 헷갈리게 말이다. 봉신구에서 죽다 살아난 한비광은 그 덕분에 봉신구의 힘을 받았기에 엄청 실력이 좋아졌다. 물론 자하마신이야 봉신구의 모든 힘을 가졌기에 더 말할 나위도 없고 말이다. 어쨌든 한비광의 배짱은 알아줘야 한다.
자하마신은 지금 몹시 기분이 나쁘다. 이렇게 많은 부하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이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가 지금 누굴 칭찬한다고 이 지랄이니 말이다. 버르장머리도 없고 싸가지도 없고 괜히 허세만 하늘을 찌르는 이놈을 어이 할까나... 뭐 그런 표정인 듯하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에필로그>
드디어 다시 한 판 붙었군요. 봉신구의 힘을 너무 과신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짝 염려도 되지만 그래도 한 번 기대는 해봐야겠습니다. 봉신구가 힘을 준 이유를 아니까요. 봉신구도 자하마신이 싫으니 제발 그놈을 처치해달라고 힘을 준 것이니까요. 자하마신이 봉신구의 힘을 억지로 가져간 것과 봉신구가 자발적으로 준 힘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과연.....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숨막히는 순간이 지난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에 있었지요? 무방비 상태의 한비광 등뒤로 날아드는 수십 여개의 칼날들... 자하마신이 쏘아보낸 것들이죠. 그걸 알면서도 한비광은 미동도 없이 있는 상황이었죠. 천마신군은 다행히도 제자를 그냥 죽게 놔두지 않았답니다. 손바닥을 펴서 기공을 쏘았고 그 덕분에 한비광의 등을 향해 날아들던 검들은 한비광에게 꽂히기 바로 직전에 우뚝 멈춰섰답니다. 어찌나 다행스럽던지... 하마터면 한비광이 고슴도치가 되어 죽을뻔 했지 뭡니까.... 녜에? 그런 생각을 했다고요? 아니, 어떻게.... ^^;
<한비광의 믿음>
천마신군은 쫙 편 왼손을 오무려 주먹을 쥔다. 그러자 한비광 등뒤에서 멈춰 서있던 수십 개의 검들이 일제히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그 장면에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탄성을 내지른다. 그들은 좀전에 분명히 보았다. 천마신군의 기광(氣光)이 자하마신에 비해 점점 작아지고 있었음을 말이다. 그래서 다들 엄청 걱정을 했었다. 저러다가 천마신군이 패배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어느새 멀쩡해진 모습으로 기공을 팍팍 쓰고 있지 않은가! 곧 죽을 것처럼 기진했던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일순간에 원기회복을 한단 말인가? 그걸 보고 있는 송무문주 유원찬은 큰 두려움이 엄습한다. 과거에도 적이었고 앞으로도 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사파의 우두머리의 무공이 저토록 어마어마하다니 말이다. 정파를 이끌고 있는 명문 문파 문주의 한 사람으로서 적에 대한 경외심이라고나 할까? 그런 느낌은 비단 유원찬만은 아니다. 사음민은 오히려 자신의 주군과 대등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 천마신군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좀전까지 그렇게 진기 대결을 벌이고도 아직 저런 강한 기운이 남아있다니 말이다. 사음민도 유원찬도 비록 대상은 정반대지만 서로 느끼는 공포심은 똑같다.
“넌 왜 손을 쓰지 않았느냐?”
천마신군은 한비광에게 그 연유를 묻는다. 검이 날아드는 것을 네 녀석도 분명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눈 하나 꿈쩍이지 않고 그대로 버티고 있다니, 그 이유를 묻는 거다. 보통의 경우라면 일단 죽는 위험은 피해야 하기에 피하든지 막아내든지 해야 할 게 아니었냐는 질문이다.
“이건 사부님의 대결입니다. 제자가 어찌 두 번이나 무례를 범할 수 있겠습니까?”
이건 뭐 거의 ‘우문현답’ 수준이다. 천하의 잔머리 대왕인 한비광으로서는 능히 결과 예측은 물론 사부님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이미 다 머릿속으로 계산이 끝나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설마 자기가 죽게 바라보고만 있을 수 있는 그런 사부님이 아니라는 것 쯤은 너무 쉬운 예상이기에 그렇기도 하다. 뻔한 질문에 더 뻔한 대답을 내놓는 제자를 보며 사부는 알면서도 속아준다는 느낌이 들었을까? 이러는대도 제자를 꾸짖고 어서 썩 물러나 있으라고 한다면 그건 오히려 사부로서의 체면을 구기는 꼴이 되고도 남음이 아닌가! 그러니... 이쯤에서 져주기로 하신다. 그렇게도 바란다니 기회를 주기로 한다.
“허나, 명심하거라. 이건 무림의 운명이 걸린 대결이다. 행여 추한 꼴을 보였다간 네 놈의 제자 자격을 박탈해 버릴 테니 각오하고 싸우거라!”
“그런건 맡겨 두십시오, 사부님!”
한비광은 씨익~ 웃으면서, 만면에 함박 웃음을 가득 지은 채 의기양양 씩씩하게 대답도 잘한다. 그런 제자를 놔두고 천마신군은 허공섭물을 써서 기절해있는 도제의 몸을 허공에 띄워 올리고, 그의 용비도를 손에 잡고 무림 진영으로 걸어간다. 도제는 둥실둥실 공중부양을 한 상태로 천마신군 옆을 따라간다.
흑풍회 제4 돌격대장 지현에게 도제를 인도하며 후방으로 모시라고 지시하는 천마신군이다. 기가 심하게 소진되었으니 잘 돌봐드리라는 당부를 한다. 그러나 지현은 의아스럽다. 기가 소진됐다면 주군이 한 번 손을 쓰기만 하면 금방 해결이 될 텐데 말이다. 그러나 지현의 생각은 짧았다. 자신의 목숨을 버릴 각오로 오직 무림의 미래를 위해 전신의 기를 몽땅 건네주었는데 지금 자기가 손을 댄다면 그건 문대협의 그 숭고한 뜻을 가벼이 여기는 꼴이 되고 만다는 것이 천마신군의 생각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대결이 끝나지 않았다. 그러니 어서 뫼셔라. 이 자리는 문대협의 보도와 함께 지켜보고 있을 것이니!”
그렇게 말하며 천마신군은 도제의 용비도를 땅에 꽂아 세워 손잡이 끝에 두 손을 모아 올리고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앉아 한비광을... 자하마신을 응시하기 시작한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신의 여섯 번째 제자가 싸우러 나아가고 있는 뒷모습이 대견스러울까? 조금전에 엄청 힘겨운 대결을 했던 터라 저 자의 실력을 아주 잘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저렇듯 강력한 상대와 싸워본 적이 과연 있었던가?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지만, 포문걸 사부님을 제외하고는 솔직히 처음이 아닌가 싶기도 할 정도다. 흡기공 대결에서 선수를 뺏기는 바람에 큰 위기를 맞기도 했으니 말이다. 문정후 대협이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그 승부의 결과는 지금 생각해봐도 속단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만큼 천마신군이 경험한 신지의 우두머리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한 실력자였다는 것을 완전 인정한다. 그런 절대 고수와 싸우겠다며 나서고 있는 제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사부의 마음은, 비록 태연한 척 하고는 있지만 복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사부님의 마음이 넌지시 전해진 것일까? 한비광은 걸어가다가 한번 스윽 살짝 흘깃 사부님을 쳐다보며 제자로서의 마음을 전해본다.
“알았다고요, 사부님... 당신은 지금 그렇게 이 무리들의 기둥으로 서 계신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괜찮으신 척 하시느라 힘이 드시겠지만 이제... 저에게 맡겨 두시고 기력 회복 좀 하고 계시라구요. ”
<한비광 vs. 자하마신>
“어이, 너무 오래 기다렸지? 사부님께 허락 받았으니까 이제부턴 내가 상대해 줄게. 기대해!!”
“크크크.. 이거야 원... 늙은 놈이나 어린 놈이나 허세가 장난이 아니구만.”
자하마신 입장에서는 이거 참 슬슬 짜증이 나고도 남을 상황이다. 생각 같아서는 아까 저것들이 노닥거리고 잡담이나 하고 있을 때 냅다 가서 혼내줄까 생각을 안한 건 아니지만, 그건 아무래도 모양이 좀 빠지는 것 같아서 참고 있었거늘... 그래도 이 놈들이 지금 달리기 계주 경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지들 맘대로 바통을 주고 받고 하면서 지랄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래 살다 보니 참 별꼴을 다 본다.
그래도 이렇게 죽으러 제 발로 걸어 오는 애송이의 그 용기가 가상하여 일단 칭찬 한 방 날려준다. 봉신구의 힘을 얻었으니 본좌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는 대충 느낄 수 있었을 텐데도 불고하고 이렇게 하룻강아지처럼 달려드니 말이다. 용케도 겁먹고 도망치지 않았으니 이건 칭찬해 줘도 될 일이니 말이다.
“천만에! 칭찬해야 할 건 내 쪽이지...”
응? 그게 지금 무슨 소리...
자하마신의 살짝 놀란 표정을 향해 한비광은 역시 어른에 대한 아주 버릇 없는 말투로 한 마디 날리며 동시에 엄청 빠르게 도약하면서 자하마신에게 선빵을 날린다. 화룡도를 뒤로 젖힌 다음 앞으로 아주 아주 힘껏 내리치면서 말이다.
번쩍
콰 르 르 르
번개가 내리친 것처럼 섬광과 굉음이 울려 퍼진다. 한비광의 이런 공격 한 방에 뭐가 어찌될 자하마신은 물론 아니다. 어떤 상황인고 하니... 화룡도는 힘껏 내려갔고... 어느새 허공섭물로 긁어 모아 띄워 올린 열 대여섯 개의 검들이 방패 모양으로 집산하면서 그 화룡도를 막아낸 상황이다.
“네 놈이야말로 내가 힘을 얻은 걸 알고도 도망치지 않았으니 말이야.”
아하... 그거였구나. 자하마신의 칭찬을 거울로 반사하듯, 똑같이 한 방 먹인 한비광의 멋진 말장난이었구나. 누가 누굴 칭찬해야 하는지 헷갈리게 말이다. 봉신구에서 죽다 살아난 한비광은 그 덕분에 봉신구의 힘을 받았기에 엄청 실력이 좋아졌다. 물론 자하마신이야 봉신구의 모든 힘을 가졌기에 더 말할 나위도 없고 말이다. 어쨌든 한비광의 배짱은 알아줘야 한다.
자하마신은 지금 몹시 기분이 나쁘다. 이렇게 많은 부하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이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가 지금 누굴 칭찬한다고 이 지랄이니 말이다. 버르장머리도 없고 싸가지도 없고 괜히 허세만 하늘을 찌르는 이놈을 어이 할까나... 뭐 그런 표정인 듯하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에필로그>
드디어 다시 한 판 붙었군요. 봉신구의 힘을 너무 과신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짝 염려도 되지만 그래도 한 번 기대는 해봐야겠습니다. 봉신구가 힘을 준 이유를 아니까요. 봉신구도 자하마신이 싫으니 제발 그놈을 처치해달라고 힘을 준 것이니까요. 자하마신이 봉신구의 힘을 억지로 가져간 것과 봉신구가 자발적으로 준 힘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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