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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 647화 이야기 === 저를 더 이상 비참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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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8-24 16:39 조회1,1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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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 647화 스토리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
 
 
 
 
<프롤로그>
 
갑자기 과거 회상 장면이 들어와서 놀라셨었나요? 아, 처음은 아니고 얼마 전에 천마신군이 도월천과 대결 시 회상 이야기가 나왔었지요? 어린이 도월천이 어떻게 천마신군이 제자가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죠. 그리고 지난화부터 이번화까지 4돌격대장 지현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도제의 수제자에서 사문을 버리고 천마신궁에 간 그 사연 또한 애잔합니다.
 
 
 
 
 
 
<천마신궁에 간 조훈>
 
 
조훈은 그 초식의 이름을 기뢰진이라 했다. 갑자기 천마신군을 만나고 몇 가지 힌트를 얻은 조훈은 지금 연마중인 초식에 대해 들뜬 마음으로 사부인 도제 문정후에게 보고하였다. 처음 들어보는 초식에 대해 도제는 조훈에게 그리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기뢰진의 원리와 위력에 대해 조훈은 열심히 사부님에게 설명하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도제는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 검이 아니라 도를 추종한다. 그런데 지금 수제자라는 놈이 느닷없이...
 
 
“상대의 진로에 도강을 순간적으로 출수해 잠시 허공에 응집시켜 두는 초식입니다. 그 도강에 시간차를 둔다면 일시에 몇 배 위력의...”
 
 
“빌어먹을...! 넌 대체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 거냐? 도(刀)란 무의 기본에 충실한 병기다. 그런데 무슨 검에서나 쓸법한 요령을 부릴 생각을 한단 말이냐!”
 
 
도제의 불만은 바로 그 점이었다. 뭔가 자꾸 요령이나 피우고 삐딱하게 나가려는 제자가 못마땅한 것이다. 뭔가 둘의 생각이 많이 차이가 있다. 세상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무공과 초식을 만들어 내려는 제자를 그저 어떻게 하면 쉽게 요상한 짓거리나 하려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거다. 앞으로는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야단을 치는 도제다. 그것이 조훈으로서는 서운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매일 같은 초식의 무공만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은 아무런 발전도 이루기 어렵다는 생각이 가득한 조훈이기 때문이다. 조훈은 급기야 사부님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해버린다.
 
 
“이처럼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시니 학산파의 무공은 단조롭고 무식하다는 이야기를...”
 
 
짜 악 !
 
 
이 찰진 소리는 도제가 조훈의 뺨을 때리는 소리다. 맞을만한 말을 한 것이 맞다. 감히 문주에게, 사부에게 정체성을 흠집내는 비난의 말을 했기 때문이다. 단조롭고 무식하다는 이야기가 실제로 무림에서 돌고 있다고 해도 이렇게 직접 대놓고 그러면 안되는 것이다. 어쨌든 조훈은 한 대 찰지게 맞았다. 도제로서는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무공을 한낱 애송이 같은 녀석이 잠깐 생각해낸 무공보다 못하다고 싸잡아 비하하는 것으로 들렸을 게다. 그러니 저렇게 불같이 화를 내며 제자의 뺨을 때리기까지 할 수밖에 없었을 게다.
 
 
“넌, 네놈이 말한 그 초식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잖느냐!”
 
 
바로 그 대목이었다. 나중에 조현이 뼈저리게 깨닫게 된 것은. 그 당시에 사부님은 정확히 자신의 능력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허황된 것을 추구하느라 세월과 힘을 낭비하지 말아 줄 것을 저런 식으로 투박하고 거칠게, 그거야 원래 도제 문정후의 어쩔 수 없는 성격이니 그렇게밖에 표출되지 않는 것이고... 아무튼 정신 좀 차리게 말해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파문시켜 버린다고 으름장을 놓는 도제다.
 
 
“그때 제가 느낀 감정은 원망보다는 의아함이었습니다. 거칠긴 하지만 인간미 있었던 분이 왜 그토록 분노를 했던 걸까?”
 
 
지현은 지금 담담하게 그 당시의 일에 대해 한때 스승이었던 도제 문정후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중이다. 그런 일이 발단이 되어 결국 조훈은 천마신군이 주고 간 천마패를 가지고 천마신궁을 찾아간다. 무공을 수련하는 사람은 누구나 갖고 있는 소망인 그것을 조현 또한 간절히 소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절정 고수가 되어보는 것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그러기 위해 마침내 조훈은 사문을 버리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천마신군이 약속한대로 의식주가 불편하지 않게 지내면서 오직 기뢰진의 완성을 위한 수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았다. 몇 개월이 흐르고 몇 년이 흘러 갔지만 조훈은 도무지 기뢰진을 실현시킬 수가 없었던 거다. 그는 점점 좌절해갔고 허황된 꿈 때문에 사문을 버린 것을 후회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천마신군은 조훈이 보는 앞에서 멋지게 기뢰진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토록 갈구했건만 조훈은 여전히 그 절반도 실현 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돌기둥을 이러저리 휘감으며 기공을 잔상으로 남기고 빠져나가자 잠시후 시간차를 두고 동시에 그 남겨진 기공이 터지면서 돌기둥을 산산히 부숴버린 거다.
 
 
“어떠냐? 이러면? 이게 바로 네가 만든 초식 ‘기뢰진’이 맞느냐?”
 
 
그것을 어두운 표정으로 지켜보던 조훈은 큭큭... 헛웃음을 터뜨린다. 그의 얼굴은 많이 굳은 채로 말이다. 천마신군에게 답한다. 그게 무슨 기뢰진이냐고... 그러자 천마신군은 “그런가? 뭐가 부족했을까?”라고 말하며 뭔가 궁리하는 모양이다. 이 초식을 창안해 낸 사람이 기뢰진이 아니라고 하니 뭔가 부족했을 거라고 여기는 천마신군이다. 역시 사람이 참 겸손하고 인성이 바르다. 아무리 두 사람의 무공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일지언정 적어도 기뢰진만큼은 조훈이 창안해 낸 초식이니 그걸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 해주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부족한 게 아니라 과하게 훌륭합니다! 이토록 훌륭한 무공을 어떻게 제가 만들었다 할 수 있겠습니까? 이건 ‘천마신공’입니다.”
 
 
갑작스러운 조훈의 그 말에 천마신군은 화들짝 놀라며 그게 무슨 소리냐며 반문한다. 이건 분명 조훈이 구상한 무공이 아니냔 말이다.
 
 
“저를 더 이상 비참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그랬다.
조훈은 기뢰진을 이루어 내기 위해 천마신궁에서 보낸 지난 몇 년의 세월을 잊지 않고 있다. 얼마나 애를 쓰고 밤낮으로 노력을 했던가. 그런데 언제부턴가 큰 벽을 느꼈고 그 벽은 좀처럼 낮아지지도 허물어지지도 않고 굳건했다.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지금 천마신군은 너무도 쉽게 완성해 버렸다. 그동안 조훈은 점차 알게 되었다. 이 무공은 감히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그때 도제 문정후 사부가 그렇게 화를 낸 이유는 이미 이런 결과를 알고 있었기 때문임을 이제야 깨닫게 되는 조훈이다. 사부님의 말대로 그것은 허황된 꿈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 꿈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루어 냈다. 천마신군이 그 꿈을 현실로 보여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조훈은 너무도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그래서 기꺼이 기뢰진이라는 무공을, 이 초식을... 내가 품어왔던 이 꿈을... 부디 천마신공의 일부로 받아주실 것을 간곡히 청하는 조훈이다.
 
 
“그리고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걸 제게 보여 주십시오. 그렇다면 귀공을 주군으로 모시겠습니다.”
 
 
천마신군은 잠시동안 아무 말 없이 조훈을 바라보고만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러한 조훈의 꿈을 받겠노라고 말한다. 그리고 약속을 하나 한다. 조훈이 품고 있는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걸 지켜볼 수 있는 최고의 자리를 주겠노라고 말이다.
 
 
<도제와 조훈>
 
 
그렇게 조훈은 지난 이야기를 담담하게 한때 스승이었던 도제에게 털어놓았다. 조훈으로서는 왜 저것이 기뢰진이 아니라 천마신공인지를 말해주고 싶었다. 도제의 제멋대로의 추측처럼 천마신군이 기뢰진을 갈취해서 자기것으로 포장한 것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리고 왜 지금 자기가 이 자리에 있는지도 설명이 되었다. 기뢰진이 현실에서 대단히 멋지게 발현되는 것을 가장 좋은 자리에서 지켜볼 수 있게 해주겠다는 천마신군의 약속이 조금 전에 지켜졌음을 말이다. 지현이 1열 직관하는 상황에서 천마신군은 가장 완벽한 기뢰진 초식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그것도 상대는 신지의 지주였으니 그야말로 초대박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흑풍회 제4돌격대장 지현이 느끼고 있는 주군에 대한 생각과 믿음은 이러하다. 너와 나의 경계를 가르고 타인의 것을 빼앗아 자신이 취하는 분이 아니다. 오히려 경계 없이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득이 되지 않는 남의 일이라도 흥미가 생기면 자신의 일인양 몰두하시는 분이다. 그렇기에 모든 흑풍회 한 명 한 명은 주군을 통해 자신의 꿈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주군이 만든 천마신공이라는 세계의 힘이라고....
 
 
<천마신군 vs. 자하마신>
 
 
점점 살벌해지는 것 같다. 이 둘의 격돌은 점입가경이다. 그런데 어쩐지 자하마신의 공세가 조금씩 더 거세지는 듯 하다. 그 후폭풍에 따른 파편을 피하기 위해 신지 진영도, 무림 진영도 조금씩 더 후방으로 물러서야만 하니 말이다.
 
아까부터 사음민의 표정이 어둡다. 예상은 했지만 천마신군이라는 자의 무공은 너무 강하다. 저 정도의 기공을 쓸 줄 알다니... 어르신마저도 저 자의 진짜 실력을 가늠하지 못해 단숨에 몰아붙이지 못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아까 자기 말대로 절대일검 묵령이 먼저 대결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필이면 이런때 몸을 사리다니... 그 대목을 참 아쉬워 하는 사음민이다. 그는 묵령을 슬쩍 바라보며 생각한다. 혹시... 저 자도 뭔가를 눈치 챈 건가....?
 
 
“젠장, 감질 나는군.”
 
 
묵령 또한 사음민처럼 지금 더 둘의 대결이 탐탁지 않다. 아까 저 놈이 엄청 분노하고 화를 내길래 단숨에 실력을 드러내 끝낼 줄 알았는데 지금 뭐 하고 있는 건지... 그게 좀 못마땅하다. 그런 답답함에 대해 갈뢰는 다른 시각에서 사태를 분석하고 있었다.
 
 
“경계를 찾고 있는 거야. 최대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도 저 자를 제압할 수 있는...”
 
 
갈뢰의 판단이 지당하다. 쉽사리 자하마신이라는 괴물을 세상에 드러내 놓기가 싫은 거다. 한상우의 육신을 유지하면서 대결을 매듭짓고 싶어서 그럴거라는 갈뢰의 분석이 참 예리하다. 엄청나게 화는 났지만 가면은 쉽게 벗어버리진 않겠다는 작전이다. 그만큼 자하마신은 나름 생각이 치밀한 면이 있다는 거다.
 
 
 
 
 
 
 
<에필로그>
 
이번 이야기의 주제는 천마신군 용비어천가라고나 할까요? 조훈이 바라본, 흑풍회 4돌격대장 지현이 품고 있는 천마신군에 대한 인간미 등등 찬양이 가득하니 말입니다. 정파의 원수인 사파의 우두머리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정파 사람들도 좀 알아줘야 할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자하마신과 천마신군의 격돌이 조금씩 지루해지려고 하는 갈림길인 것만 같습니다. 아무리 공격을 해도 다 막아내고 그저 장군 멍군 하며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처럼 한상우라는 인간의 몸을 가지고는 도저히 천마신군을 이기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그러면 결국 한상우라는 껍데기를 버리고 자하마신 본체가 나타나겠지요. 그것이 진정한 세계 최강자끼리의 격돌이 아닐까요? 기다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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