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강 544화 === 진퇴양난에 빠진 검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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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4-22 18:59 조회10,771회 댓글0건본문
열혈강호 544화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20180422일 비는 오락가락 덕분에 기분 또한 오락가락
<프롤로그>
지난주에는 독일 출장을 다녀왔더랬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아우토반을 제대로 달려봤다는 것이랄까요?
BMW 535를 렌트해서 뮌헨~드레스덴 구간을 왕복했던 하루였지요.
1,000km에 육박하는 거리를 정체구간 포함해서 10시간 반을 운전했다지요.
고속도로에서 1차선은 철저하게 추월할 때만 이용하는 모습이 경이로웠습니다.
시속 210km까지 주행해봤는데 150에서 200을 넘어서도 별 차이 없더군요.
그래서 독일차 독일차 하나봅니다.
아무튼 재미있었던 체험이었습니다.
자, 이번엔 어떤 흥미진진한 장면들이 펼쳐질지 열혈강호의 세계로 빠져볼까요?
<기습의 노림수>
벼락같은 대결이 성사되었다.
검황과 백강의 편을 먹고 그 두 사람과 신지의 지주가 격돌한 것!
지주는 우선 백강을 치기로 했다.
백강의 몸이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노림수였을까?
아니면 어쨌거나 검황보다는 만만한 상대니까 먼저 제압하고자 함이었을까?
그렇게 지주의 선제공격은 시작되었다.
그것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검황 역시 아니다.
협공을 개시하는 검황.
그렇게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기는 하였다.
진기 대결을 펼치고 있는 지주와 백강을 향해 바람처럼 날아드는 검황.
그의 칼끝은 지주를 향하고 있다.
그 순간 지주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지기 시작한다.
이미 간파하고 있으며 충분히 대응해주겠다는 의미이리라.
시선을 슬쩍 검황에게 돌리는 지주,
팔을 뻗어 주먹을 쥔 손을 활짝 편다.
이미 그 손에는 강한 기가 잔뜩 모아져 있는 상태다.
쿠 오 오 오
그러자 지면에서부터 지주의 손길을 따라 백색의 강렬한 기운이 솟구친다.
마치 기공으로 형성된 방패와 같은 형상이다.
검황은 준비했던 초식을 펼친다.
초식이랄 것도 없다.
힘껏 검을 내리치기 시작하는 검황이다. 물론 타겟은 지주의 머리였다.
지주가 기공으로 형성시킨 방패는 검황의 검에 의해 세로로 쪼개지고 만다.
쩌 어 억
방패막을 다 가른 검황의 검은 이제 지주의 머리에 닿을 지경이다.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내리꽂히는 칼을 똑바로 주시하고 있는 신지의 지주.
파 아 악
지주의 발이 힘껏 땅을 박찬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주의 두개골은 검황의 칼에 의해 쪼개졌을 것이다.
검황의 검이 빈 허공만을 가르며 지면까지 내리꽂히는 그 순간....
힘차게 도약한 신지 지주의 진기 대결 중인 백강의 몸 또한 밀어붙인다.
진기 대결을 벌이는 상황임에도 지주는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방어를 하고 있다.
방어는 물론 백강을 그리도 쉽게 마음대로 밀쳐내고 있는 것이다.
검황의 기습을 너무 편안하게 무력화시킨 지주는 나름 만족스러운 듯하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일순간 미미하게 일그러진다.
왜냐하면 자신의 오른팔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진기 대결을 펼치는 백강 때문이다.
갑자기 백강이 급격히 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때문이다.
고 오 오 오
!
백강의 양 어깨를 통해 하얀 빛이 발산되기 시작한다.
“유 룡 박 령”
초식을 시전하는 백강의 표정이 사뭇 비장하다.
지주의 오른팔뚝을 더욱 강하게 쥐는 백강.
백강으로서는 뭔가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힘까지 쥐어짜내 퍼붓는 모습이다.
콰 콰 콰 콰 콰
백강의 다문 이빨이 부들부들 떨리는 듯하다.
그만큼 치열하고 처절한 최후의 일격이랄까?
백강의 두 어깨에서 뿜어져 나온 백색 기운은 그의 팔을 빙글빙글 돈다.
마치 하얀 뱀장어가 팔을 휘감으며 나선형으로 지주를 향해 쇄도하는 것 같다.
훗!
신지 지주의 입가에는 그러나 헛웃음만 피식 새나오고 있다.
자신을 향해 꿈틀거리며 달려드는 백강의 기공 에너지를 노려보는 지주.
팔뚝은 이미 백강의 두 손아귀에 의해 꽉 잡혀있는 상태다.
바로 그 순간이다.
지주가 그때까지도 쥐고 있던 주먹을 갑자기 화아악~ 펼친 것!
예상치 못한 반격에 이번엔 백강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
퍼 퍼 펑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은 극히 짧은 순간에 벌어진 것이다.
백강의 지주의 오른팔뚝을 움켜쥐고 진기 대결을 펼치는 그 순간...
검황이 지주를 향해 쇄도하여 검을 내리 꽂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검을 피해내며 슬쩍 도약하는 지주를 향해...
백강은 두 번째 공격으로 “유룡박령”을 필사적으로 쏟아내었다.
허나, 지주는 그것마저 슬쩍 쥐었던 주먹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마치 가위 바위 보를 하듯이 말이다.
콰 르 르 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들 세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지켜보고 있는 흑풍회와 정파 무사들은 그저 어리둥절하다.
엄청난 폭음이 발생되었고 이어 강력한 충격파와 자욱한 흙먼지가 풀썩~
그리고 세 사람이 지금 서서히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세 사람의 중앙에는 신지의 지주가 서 있고 그는 백강을 향해있다.
그의 뒤에는 검황이 보인다.
지주는 조금전 자신에게 나름 재미를 선사해 준 백강을 칭찬한다.
“감탄할만하군. 이런 상황에서 공격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하지만, 지금 네 놈의 몸 상태로 그런 공격은 무모하지 않았느냐?”
그렇게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백강에게 한 마디 던져주는 신지의 지주다.
그런데 나름 걱정해주는 듯한 그 말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백강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지기 시작한 것!
이윽고... 가슴을 움켜쥐며 풀썩~ 주저앉으며 각혈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쿨럭~ 쿨럭! 붉은 피를 토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백강을 향해 걷는 지주.
이제 백강에게 남은 힘으로는 겨우 쓰러지지 않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런 백강에게 저벅 저벅 다가서는 지주는 이쯤에서 끝을 낼 모양이다.
백강과의 거리는 이제 겨우 한 발작 남짓이다.
그이 머리를 향해 오른손을 스윽~ 뻗고 있는 지주.
이대로 백강에게 기공을 쓴다면 그대로 절명할 것이다.
슈 카 캇
바로 그 찰나...
날카로운 파열음... 공기를 베는 마찰음이 터져 나온다.
조금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검황의 기습공격이 감행되었다.
벌써 두 번째다.
지주가 백강과 겨루느라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또 다시 기습인 거다.
검이 지나가는 궤적에 그러나 사람의 형체는 어디에도 없다.
깃털처럼 가볍게 몸을 공중에 띄워 검황의 칼을 피해내는 지주.
너무도 짧은 순간에 벌어진 상황이다.
백강은 이미 목숨을 포기하고 두 눈을 감은 상태였다.
이대로 신지 지주의 손에 죽는구나 싶은 심정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런데 지주는 어느새 검황의 칼을 피해 백강의 뒤 저만치에 가 있다.
한 번의 가벼운 도약에 십여 미터는 족히 이동한 것 같다.
지주의 입장에서는 조금 짜증이 날 법도 하다.
백강과 싸우는데 자꾸 검황이 끼어드는 꼴이니 말이다.
착지를 마친 지주는 이번에는 웃음기를 감춘 채 검황을 노려보며 한 마디.
“이번 건 제법 예리했군 그래, 검황!”
지주의 시야에 황급히 백강에게 다가가는 검황이 들어온다.
그리고 그 옆에 흑풍회 제7 돌격대장 홍균이 어느새 보인다.
큰 도련님의 안위가 걱정되어 달려나온 홍균이다.
홍균은 급히 백강을 부축하지만 연거푸 피를 토해내고 있다.
괜찮다고는 말하지만 백강의 부상 정도는 몹시 심각한 지경이다.
가슴팍이 피로 흥건하다.
제대로 혼자 서 있기조차 힘겨워 하는 백강을 부축하고자 하는 홍균.
자꾸 괜찮다며, 나 보다는 저 자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고 싶은 백강이다.
“크크크! 조급해 하지 마라. 어차피 네 놈들은 여기서 다 죽을테니 말이다.”
무시무시한 발언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치는 신지의 절대 강자!
어차피 죽을 것들이 지금 서로 괜찮냐며 위해주는 꼴이 우스운가 보다.
그러자 이번엔 검황이 나선다.
“실망스럽소. 신지를 이끄는 자가, 최소한의 품위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
검황은 일단 백강과 홍균 앞으로 나서며 그들을 보호하는 위치를 확보한다.
따끔하게 한 마디 충고를 해주시고 싶었던 모양이다.
“대결 진행 중 아무런 말도 없이 다른 사람을 기습공격하다니... 그게 한 단체의 수장이 보일 모습이오?”
검황의 훈계 비슷한 말을 듣게 된 수장은 일순간 표정이 굳는다.
아마 속으로 짜증을 내며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씨... 저 노인네가 누가 누구보고 저런대?
자기도 내게 말도 없이 기습공격을 해놓고는 말이야.
백강이랑 신나게 진기 대결을 할 때 자기도 느닷없이 달려들어놓고 말야.
그것 뿐이냐고....
백강 녀석을 시원하게 죽이려고 하는 찰나에 또 말도 없이 끼어들어놓고는...
자기도 장백산 근방에서 수장을 먹고 있으면서 주둥이만 나불대다니...
아무튼 잔소리만 늘어놓는 늙은이 같으니라고... 딱 싫어하는 스타일이구만.
검황은 그런 신지 지주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술 더 뜬다.
“그대가 나와의 대결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도망은 그만 치고 나를 제대로 상대하는 게 어떻겠소?”
그 말까지 듣게된 지주는 어이를 상실한 듯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누가 누구보고 단체의 수장답지 못하다고 떠드는 건지....
누가 누구보고 지저분한 기습공격이나 하냐고 훈계를 하는 건지....
들을수록 짜증나고 기가 막히는 노릇이지만...
듣자듣자 하니 가관이며 웃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누가 누굴 두려워한다는 건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저렇게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 자가 무림의, 그것도 최고 정파의 수장이라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 했다.
저런 수장을 믿고 따르는 무림 놈들이 갑자기 불쌍하단 생각도 해볼까 말까?
그래서 친절하게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기로 한다.
여긴 신지 땅이고 이곳 주인은 나니까!
주인이 손님에게 배려를 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지주는 다시 뒷짐을 지고는 몸을 스윽 돌려세운다.
그의 눈앞에는 동굴 입구가 보인다.
어느새 그는 동굴 앞에 당도한 것이다.
불과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자리에는 검황이 우뚝 지키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제는 위치가 바뀌었고 동굴은 지주의 차지가 된 셈이다.
그것이 바로 지주가 굳이 백강을 먼저 공격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동굴 입구를 막아서고 있는 검황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었던 것이다.
절대 아무 생각 없던 게 아니었던 지주였던 거다.
백강은 검황을 유인하기 위한 단지 미끼였을 뿐이었다. 지주로서는.....
그제야 비로소 사태 파악이 되고 있는 검황이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를 돌아보게 되는 검황이다.
단체의 수장이 할 짓이냐 아니냐를 따지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종료되었다.
유유히 동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지주는 설명을 마무리한다.
“이제 눈치 챘나? 본좌가 지금 네놈들의 유일한 퇴로를 점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검황도 백강도 얼굴빛이 흑색으로 변하며 딱딱하게 굳어지고 있다.
저자의 말에서 틀린 부분이 한 개도 없기 때문이다.
보기 좋게 저 자의 전략에 당한 셈이다.
생각할수록 뭔가 일이 단단히 꼬여버렸음을 파악하는 검황이다.
이제 정말 큰일이 나버린 거다.
이 많은 사람들을 저 동굴을 통해 무사히 탈출시키려고 했었다.
그런 후에 최악의 경우 동굴을 파괴하라는 명령도 이미 내려놓았었다.
신지의 정예부대가 단시간에 무림에 쏟아져 나오는 상황만은 막고 싶었다.
그 정도의 시간이라도 벌어 신지 세력에 대응할 틈이라도 마련코자 하였다.
그런데 이제 그런 저런 모든 전략들이 보기 좋게 물거품이 되어버린 거다.
이거야 말로 낭패가 아닌가!!
비로소 동굴 입구 앞에 우뚝 서있는 신지의 수장 모습이 눈에 드는 검황이다.
그런 노림수가 있을 줄이야....
백강을 구해야한다는 절박함에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미처 없었어....
허나, 그냥 두었더라면 백강은 이미 죽은 목숨이 되어 있었을 터....
만만한 자가 결코 아니다.
저렇게 동굴 앞에 있는 자에게 강력한 공격을 하다간 동굴이 무너질 수도....
그렇게 되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진퇴양난의 신세가 되고 말 것인데....
이제 전세는 역전되었다.
동굴 앞을 차지한 신지의 수장이 슬슬 도발을 걸기 시작하니 말이다.
“네놈이 그렇게 안달하던 대결... 하고 싶다면 어서 덤벼보지 않고.”
검지를 까딱거리며 검황에게 어서 들어오라는 비아냥을 날리는 지주.
검황은 생각에 잠긴다.
아까처럼 무턱대고 섣불리 행동을 취할 수는 없다.
잠시 시간을 주고 보는 신지의 수장이다.
이제 선빵은.... 검황이 지적한 말도 없이 날리는 기습은 하지 않겠다는 거다.
이렇게 기회를 주고 있는데도 묵묵부답이요 반응이 없다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먼저 시범을 보여주는 수밖에....
드 드 드 드 드 드
검황의 일침을 잘 따라주려는 신지의 수장이었다.
매너 없다고 잔소리하기에 이번엔 충분히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도 상대방은 공격할 마음도 기척도 없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먼저 시작을 해주기로 마음 먹는 신지의 지주다.
그것은 바로....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동굴 앞에는 원래 수많은 검이 땅에 박히고 꽂혀있었다.
모두가 신지 무사들의 것이다.
동굴을 지키고 있는 검황과의 대결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신지 천검대의 검들이다.
그것들이 지금 신지 수장의 무공에 의해 하나씩 하나씩 뽑히고 있다.
손으로 뽑는 것이 아니다.
수장은 지금 그저 가만히 서 있을 뿐이다.
그의 뒤로... 옆으로...앞으로... 수많은 검들이 허공에 둥실 떠 있다.
게다가 이제 그 검들의 칼끝은 검황과 백강과 그 뒤의 무사들을 향하고 있다.
마치 발사되기 직전의 미사일을 방불케 한다.
“본좌가 먼저 손을 써주기를 기다리는 거냐?”
그 위용이 대단하다.
백 명의 무사가 호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백 개의 검이 일제히 상대를 겨눈 체 허공에 떠 있는 무시무시한 광경이다.
그렇다.
지금 신지 수장이 보여주고 있는 무공은 바로 “이기어검술”
몇 개 정도야 초고수급 무공의 소유자라면 어찌어찌 해볼 수도 있을 게다.
허나, 지금 저 상황은 수 십개의 검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이 어떻게 저 많은 검을 한꺼번에.... 이기어검술을 구사할 수 있을까!
홍균은 입술을 깨물며 감탄 또는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
.......... 이... 이런 무위를 지닌 자가 있었다니 ............
검황은 아까부터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자신의 경솔함을 자책하며... 그리고 이 난국을 어찌 타파할 것인가....
여전히 미동도 없는 검황 일행을 바라보며 지주는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선빵도 양보했고 이만큼 기다려줬으면 할 만큼은 다 한 거다.
촤 르 르 르 르 르 촤 르 르 륵
지주의 마음에 따라 허공에 떠있던 검들은 일제히 대열을 갖춘다.
검 끝은 전방의 적들을 향하고 있다.
그 개수가 몇 개인지 헤아릴 수는 없지만 족히 백여 개는 될 듯하다.
금방이라도 날아가 무사들의 가슴에 박힐 것만 같은 기세다.
그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검황의 눈매가 그 어느 때보다도 비장하다.
이제 행동을 취할 때다.
검황은 재빨리 걸음을 옮기며 뒤의 백강과 홍균에게 외친다.
“여기서 다들 물러나게!! 어서!!”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검들은 일제히 발사된다.
이기어검술의 절정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파 파 파 파 파 팡
그 검들은 검황, 백강, 홍균 그리고 그 뒤의 무사들을 향해 쇄도한다.
그리고 검황은 바로 그 검들을 향해 주저 없이 돌진하기 시작한다.
선두에서 날아드는 검이 검황에게 닿으려 할 그 즈음.....
검황은 도약했던 몸을 급히 아래로 숙이며 검을 땅에 강하게 꽂는다.
검에 의지해 육중한 몸을 허공에 띄워놓고 있는 모습이다.
동시에 검황의 몸은 강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잠 룡 등 천 !!”
콰 콰 콰 콰 콰
검황은 강력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마치 토네이도처럼 솟구치기 시작한다.
그 와류에 무사들을 향하던 그 많은 검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용이 승천하는 위용이 발현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잠룡등천의 위력이겠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무사들은 일제히 감탄과 탄성을 내지르고 있다.
고개를 위로 들어 한 마리 용이 승천하는 듯한 광경을 감상하고 있음이다.
홍균도 검황을 올려다보며 경외심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
그런데....
역시 허공으로 높이 솟구쳐 올라가는 검황의 모습을 바라보는 백강은....
그의 표정은 감탄도 경외심도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몹시 당황스럽고 매우 큰 두려운 얼굴로 삽시간에 변하고 있다.
아.... 저러시면 아니 되시는데.....
이거 큰일났다.........
뭐 그런 메시지가 느껴지는 표정이랄까?
<에필로그>
산해곡 동굴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보할 수 없는 정면 대결입니다.
동굴은 무림인들이 퇴각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
그 입구를 빼앗기고 만 검황의 당황스러움이 여전히 잔상으로 남습니다.
인간의 무공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엄청난 이기어검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구사하는 신지의 수장은 대체 어떤 인물일지....
그의 무공의 끝은 어디일지 몹시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일주일 후에는 알 수 있겠지요?
왜 백강의 표정이 그렇게도 걱정스러웠는지를 말입니다.
당연한 추측으로는.....
허공에 몸이 떠있을 때는 보통의 경우엔 공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되지요.
디딜 땅이 없어 방향 전환이 결코 쉽지 않을 테니 그렇습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지주가 검황이라는 타겟을 그냥 놔둘 리가 있을까 싶은 거죠.
과연 백강의 불안감은 어떻게 표현되며 어떤 결론을 맺을지요.
아이고... 궁금하여라~~~ ^^;
전극진/양재현 작품
비줴이 편집/20180422일 비는 오락가락 덕분에 기분 또한 오락가락
<프롤로그>
지난주에는 독일 출장을 다녀왔더랬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아우토반을 제대로 달려봤다는 것이랄까요?
BMW 535를 렌트해서 뮌헨~드레스덴 구간을 왕복했던 하루였지요.
1,000km에 육박하는 거리를 정체구간 포함해서 10시간 반을 운전했다지요.
고속도로에서 1차선은 철저하게 추월할 때만 이용하는 모습이 경이로웠습니다.
시속 210km까지 주행해봤는데 150에서 200을 넘어서도 별 차이 없더군요.
그래서 독일차 독일차 하나봅니다.
아무튼 재미있었던 체험이었습니다.
자, 이번엔 어떤 흥미진진한 장면들이 펼쳐질지 열혈강호의 세계로 빠져볼까요?
<기습의 노림수>
벼락같은 대결이 성사되었다.
검황과 백강의 편을 먹고 그 두 사람과 신지의 지주가 격돌한 것!
지주는 우선 백강을 치기로 했다.
백강의 몸이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노림수였을까?
아니면 어쨌거나 검황보다는 만만한 상대니까 먼저 제압하고자 함이었을까?
그렇게 지주의 선제공격은 시작되었다.
그것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검황 역시 아니다.
협공을 개시하는 검황.
그렇게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기는 하였다.
진기 대결을 펼치고 있는 지주와 백강을 향해 바람처럼 날아드는 검황.
그의 칼끝은 지주를 향하고 있다.
그 순간 지주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지기 시작한다.
이미 간파하고 있으며 충분히 대응해주겠다는 의미이리라.
시선을 슬쩍 검황에게 돌리는 지주,
팔을 뻗어 주먹을 쥔 손을 활짝 편다.
이미 그 손에는 강한 기가 잔뜩 모아져 있는 상태다.
쿠 오 오 오
그러자 지면에서부터 지주의 손길을 따라 백색의 강렬한 기운이 솟구친다.
마치 기공으로 형성된 방패와 같은 형상이다.
검황은 준비했던 초식을 펼친다.
초식이랄 것도 없다.
힘껏 검을 내리치기 시작하는 검황이다. 물론 타겟은 지주의 머리였다.
지주가 기공으로 형성시킨 방패는 검황의 검에 의해 세로로 쪼개지고 만다.
쩌 어 억
방패막을 다 가른 검황의 검은 이제 지주의 머리에 닿을 지경이다.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내리꽂히는 칼을 똑바로 주시하고 있는 신지의 지주.
파 아 악
지주의 발이 힘껏 땅을 박찬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주의 두개골은 검황의 칼에 의해 쪼개졌을 것이다.
검황의 검이 빈 허공만을 가르며 지면까지 내리꽂히는 그 순간....
힘차게 도약한 신지 지주의 진기 대결 중인 백강의 몸 또한 밀어붙인다.
진기 대결을 벌이는 상황임에도 지주는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방어를 하고 있다.
방어는 물론 백강을 그리도 쉽게 마음대로 밀쳐내고 있는 것이다.
검황의 기습을 너무 편안하게 무력화시킨 지주는 나름 만족스러운 듯하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일순간 미미하게 일그러진다.
왜냐하면 자신의 오른팔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진기 대결을 펼치는 백강 때문이다.
갑자기 백강이 급격히 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때문이다.
고 오 오 오
!
백강의 양 어깨를 통해 하얀 빛이 발산되기 시작한다.
“유 룡 박 령”
초식을 시전하는 백강의 표정이 사뭇 비장하다.
지주의 오른팔뚝을 더욱 강하게 쥐는 백강.
백강으로서는 뭔가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힘까지 쥐어짜내 퍼붓는 모습이다.
콰 콰 콰 콰 콰
백강의 다문 이빨이 부들부들 떨리는 듯하다.
그만큼 치열하고 처절한 최후의 일격이랄까?
백강의 두 어깨에서 뿜어져 나온 백색 기운은 그의 팔을 빙글빙글 돈다.
마치 하얀 뱀장어가 팔을 휘감으며 나선형으로 지주를 향해 쇄도하는 것 같다.
훗!
신지 지주의 입가에는 그러나 헛웃음만 피식 새나오고 있다.
자신을 향해 꿈틀거리며 달려드는 백강의 기공 에너지를 노려보는 지주.
팔뚝은 이미 백강의 두 손아귀에 의해 꽉 잡혀있는 상태다.
바로 그 순간이다.
지주가 그때까지도 쥐고 있던 주먹을 갑자기 화아악~ 펼친 것!
예상치 못한 반격에 이번엔 백강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
퍼 퍼 펑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은 극히 짧은 순간에 벌어진 것이다.
백강의 지주의 오른팔뚝을 움켜쥐고 진기 대결을 펼치는 그 순간...
검황이 지주를 향해 쇄도하여 검을 내리 꽂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검을 피해내며 슬쩍 도약하는 지주를 향해...
백강은 두 번째 공격으로 “유룡박령”을 필사적으로 쏟아내었다.
허나, 지주는 그것마저 슬쩍 쥐었던 주먹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마치 가위 바위 보를 하듯이 말이다.
콰 르 르 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들 세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지켜보고 있는 흑풍회와 정파 무사들은 그저 어리둥절하다.
엄청난 폭음이 발생되었고 이어 강력한 충격파와 자욱한 흙먼지가 풀썩~
그리고 세 사람이 지금 서서히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세 사람의 중앙에는 신지의 지주가 서 있고 그는 백강을 향해있다.
그의 뒤에는 검황이 보인다.
지주는 조금전 자신에게 나름 재미를 선사해 준 백강을 칭찬한다.
“감탄할만하군. 이런 상황에서 공격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하지만, 지금 네 놈의 몸 상태로 그런 공격은 무모하지 않았느냐?”
그렇게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백강에게 한 마디 던져주는 신지의 지주다.
그런데 나름 걱정해주는 듯한 그 말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백강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지기 시작한 것!
이윽고... 가슴을 움켜쥐며 풀썩~ 주저앉으며 각혈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쿨럭~ 쿨럭! 붉은 피를 토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백강을 향해 걷는 지주.
이제 백강에게 남은 힘으로는 겨우 쓰러지지 않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런 백강에게 저벅 저벅 다가서는 지주는 이쯤에서 끝을 낼 모양이다.
백강과의 거리는 이제 겨우 한 발작 남짓이다.
그이 머리를 향해 오른손을 스윽~ 뻗고 있는 지주.
이대로 백강에게 기공을 쓴다면 그대로 절명할 것이다.
슈 카 캇
바로 그 찰나...
날카로운 파열음... 공기를 베는 마찰음이 터져 나온다.
조금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검황의 기습공격이 감행되었다.
벌써 두 번째다.
지주가 백강과 겨루느라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또 다시 기습인 거다.
검이 지나가는 궤적에 그러나 사람의 형체는 어디에도 없다.
깃털처럼 가볍게 몸을 공중에 띄워 검황의 칼을 피해내는 지주.
너무도 짧은 순간에 벌어진 상황이다.
백강은 이미 목숨을 포기하고 두 눈을 감은 상태였다.
이대로 신지 지주의 손에 죽는구나 싶은 심정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런데 지주는 어느새 검황의 칼을 피해 백강의 뒤 저만치에 가 있다.
한 번의 가벼운 도약에 십여 미터는 족히 이동한 것 같다.
지주의 입장에서는 조금 짜증이 날 법도 하다.
백강과 싸우는데 자꾸 검황이 끼어드는 꼴이니 말이다.
착지를 마친 지주는 이번에는 웃음기를 감춘 채 검황을 노려보며 한 마디.
“이번 건 제법 예리했군 그래, 검황!”
지주의 시야에 황급히 백강에게 다가가는 검황이 들어온다.
그리고 그 옆에 흑풍회 제7 돌격대장 홍균이 어느새 보인다.
큰 도련님의 안위가 걱정되어 달려나온 홍균이다.
홍균은 급히 백강을 부축하지만 연거푸 피를 토해내고 있다.
괜찮다고는 말하지만 백강의 부상 정도는 몹시 심각한 지경이다.
가슴팍이 피로 흥건하다.
제대로 혼자 서 있기조차 힘겨워 하는 백강을 부축하고자 하는 홍균.
자꾸 괜찮다며, 나 보다는 저 자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고 싶은 백강이다.
“크크크! 조급해 하지 마라. 어차피 네 놈들은 여기서 다 죽을테니 말이다.”
무시무시한 발언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치는 신지의 절대 강자!
어차피 죽을 것들이 지금 서로 괜찮냐며 위해주는 꼴이 우스운가 보다.
그러자 이번엔 검황이 나선다.
“실망스럽소. 신지를 이끄는 자가, 최소한의 품위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
검황은 일단 백강과 홍균 앞으로 나서며 그들을 보호하는 위치를 확보한다.
따끔하게 한 마디 충고를 해주시고 싶었던 모양이다.
“대결 진행 중 아무런 말도 없이 다른 사람을 기습공격하다니... 그게 한 단체의 수장이 보일 모습이오?”
검황의 훈계 비슷한 말을 듣게 된 수장은 일순간 표정이 굳는다.
아마 속으로 짜증을 내며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씨... 저 노인네가 누가 누구보고 저런대?
자기도 내게 말도 없이 기습공격을 해놓고는 말이야.
백강이랑 신나게 진기 대결을 할 때 자기도 느닷없이 달려들어놓고 말야.
그것 뿐이냐고....
백강 녀석을 시원하게 죽이려고 하는 찰나에 또 말도 없이 끼어들어놓고는...
자기도 장백산 근방에서 수장을 먹고 있으면서 주둥이만 나불대다니...
아무튼 잔소리만 늘어놓는 늙은이 같으니라고... 딱 싫어하는 스타일이구만.
검황은 그런 신지 지주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술 더 뜬다.
“그대가 나와의 대결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도망은 그만 치고 나를 제대로 상대하는 게 어떻겠소?”
그 말까지 듣게된 지주는 어이를 상실한 듯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누가 누구보고 단체의 수장답지 못하다고 떠드는 건지....
누가 누구보고 지저분한 기습공격이나 하냐고 훈계를 하는 건지....
들을수록 짜증나고 기가 막히는 노릇이지만...
듣자듣자 하니 가관이며 웃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누가 누굴 두려워한다는 건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저렇게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 자가 무림의, 그것도 최고 정파의 수장이라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 했다.
저런 수장을 믿고 따르는 무림 놈들이 갑자기 불쌍하단 생각도 해볼까 말까?
그래서 친절하게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기로 한다.
여긴 신지 땅이고 이곳 주인은 나니까!
주인이 손님에게 배려를 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지주는 다시 뒷짐을 지고는 몸을 스윽 돌려세운다.
그의 눈앞에는 동굴 입구가 보인다.
어느새 그는 동굴 앞에 당도한 것이다.
불과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자리에는 검황이 우뚝 지키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제는 위치가 바뀌었고 동굴은 지주의 차지가 된 셈이다.
그것이 바로 지주가 굳이 백강을 먼저 공격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동굴 입구를 막아서고 있는 검황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었던 것이다.
절대 아무 생각 없던 게 아니었던 지주였던 거다.
백강은 검황을 유인하기 위한 단지 미끼였을 뿐이었다. 지주로서는.....
그제야 비로소 사태 파악이 되고 있는 검황이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를 돌아보게 되는 검황이다.
단체의 수장이 할 짓이냐 아니냐를 따지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종료되었다.
유유히 동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지주는 설명을 마무리한다.
“이제 눈치 챘나? 본좌가 지금 네놈들의 유일한 퇴로를 점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검황도 백강도 얼굴빛이 흑색으로 변하며 딱딱하게 굳어지고 있다.
저자의 말에서 틀린 부분이 한 개도 없기 때문이다.
보기 좋게 저 자의 전략에 당한 셈이다.
생각할수록 뭔가 일이 단단히 꼬여버렸음을 파악하는 검황이다.
이제 정말 큰일이 나버린 거다.
이 많은 사람들을 저 동굴을 통해 무사히 탈출시키려고 했었다.
그런 후에 최악의 경우 동굴을 파괴하라는 명령도 이미 내려놓았었다.
신지의 정예부대가 단시간에 무림에 쏟아져 나오는 상황만은 막고 싶었다.
그 정도의 시간이라도 벌어 신지 세력에 대응할 틈이라도 마련코자 하였다.
그런데 이제 그런 저런 모든 전략들이 보기 좋게 물거품이 되어버린 거다.
이거야 말로 낭패가 아닌가!!
비로소 동굴 입구 앞에 우뚝 서있는 신지의 수장 모습이 눈에 드는 검황이다.
그런 노림수가 있을 줄이야....
백강을 구해야한다는 절박함에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미처 없었어....
허나, 그냥 두었더라면 백강은 이미 죽은 목숨이 되어 있었을 터....
만만한 자가 결코 아니다.
저렇게 동굴 앞에 있는 자에게 강력한 공격을 하다간 동굴이 무너질 수도....
그렇게 되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진퇴양난의 신세가 되고 말 것인데....
이제 전세는 역전되었다.
동굴 앞을 차지한 신지의 수장이 슬슬 도발을 걸기 시작하니 말이다.
“네놈이 그렇게 안달하던 대결... 하고 싶다면 어서 덤벼보지 않고.”
검지를 까딱거리며 검황에게 어서 들어오라는 비아냥을 날리는 지주.
검황은 생각에 잠긴다.
아까처럼 무턱대고 섣불리 행동을 취할 수는 없다.
잠시 시간을 주고 보는 신지의 수장이다.
이제 선빵은.... 검황이 지적한 말도 없이 날리는 기습은 하지 않겠다는 거다.
이렇게 기회를 주고 있는데도 묵묵부답이요 반응이 없다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먼저 시범을 보여주는 수밖에....
드 드 드 드 드 드
검황의 일침을 잘 따라주려는 신지의 수장이었다.
매너 없다고 잔소리하기에 이번엔 충분히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도 상대방은 공격할 마음도 기척도 없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먼저 시작을 해주기로 마음 먹는 신지의 지주다.
그것은 바로....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파악
동굴 앞에는 원래 수많은 검이 땅에 박히고 꽂혀있었다.
모두가 신지 무사들의 것이다.
동굴을 지키고 있는 검황과의 대결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신지 천검대의 검들이다.
그것들이 지금 신지 수장의 무공에 의해 하나씩 하나씩 뽑히고 있다.
손으로 뽑는 것이 아니다.
수장은 지금 그저 가만히 서 있을 뿐이다.
그의 뒤로... 옆으로...앞으로... 수많은 검들이 허공에 둥실 떠 있다.
게다가 이제 그 검들의 칼끝은 검황과 백강과 그 뒤의 무사들을 향하고 있다.
마치 발사되기 직전의 미사일을 방불케 한다.
“본좌가 먼저 손을 써주기를 기다리는 거냐?”
그 위용이 대단하다.
백 명의 무사가 호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백 개의 검이 일제히 상대를 겨눈 체 허공에 떠 있는 무시무시한 광경이다.
그렇다.
지금 신지 수장이 보여주고 있는 무공은 바로 “이기어검술”
몇 개 정도야 초고수급 무공의 소유자라면 어찌어찌 해볼 수도 있을 게다.
허나, 지금 저 상황은 수 십개의 검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이 어떻게 저 많은 검을 한꺼번에.... 이기어검술을 구사할 수 있을까!
홍균은 입술을 깨물며 감탄 또는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
.......... 이... 이런 무위를 지닌 자가 있었다니 ............
검황은 아까부터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자신의 경솔함을 자책하며... 그리고 이 난국을 어찌 타파할 것인가....
여전히 미동도 없는 검황 일행을 바라보며 지주는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선빵도 양보했고 이만큼 기다려줬으면 할 만큼은 다 한 거다.
촤 르 르 르 르 르 촤 르 르 륵
지주의 마음에 따라 허공에 떠있던 검들은 일제히 대열을 갖춘다.
검 끝은 전방의 적들을 향하고 있다.
그 개수가 몇 개인지 헤아릴 수는 없지만 족히 백여 개는 될 듯하다.
금방이라도 날아가 무사들의 가슴에 박힐 것만 같은 기세다.
그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검황의 눈매가 그 어느 때보다도 비장하다.
이제 행동을 취할 때다.
검황은 재빨리 걸음을 옮기며 뒤의 백강과 홍균에게 외친다.
“여기서 다들 물러나게!! 어서!!”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검들은 일제히 발사된다.
이기어검술의 절정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파 파 파 파 파 팡
그 검들은 검황, 백강, 홍균 그리고 그 뒤의 무사들을 향해 쇄도한다.
그리고 검황은 바로 그 검들을 향해 주저 없이 돌진하기 시작한다.
선두에서 날아드는 검이 검황에게 닿으려 할 그 즈음.....
검황은 도약했던 몸을 급히 아래로 숙이며 검을 땅에 강하게 꽂는다.
검에 의지해 육중한 몸을 허공에 띄워놓고 있는 모습이다.
동시에 검황의 몸은 강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잠 룡 등 천 !!”
콰 콰 콰 콰 콰
검황은 강력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마치 토네이도처럼 솟구치기 시작한다.
그 와류에 무사들을 향하던 그 많은 검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용이 승천하는 위용이 발현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잠룡등천의 위력이겠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무사들은 일제히 감탄과 탄성을 내지르고 있다.
고개를 위로 들어 한 마리 용이 승천하는 듯한 광경을 감상하고 있음이다.
홍균도 검황을 올려다보며 경외심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
그런데....
역시 허공으로 높이 솟구쳐 올라가는 검황의 모습을 바라보는 백강은....
그의 표정은 감탄도 경외심도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몹시 당황스럽고 매우 큰 두려운 얼굴로 삽시간에 변하고 있다.
아.... 저러시면 아니 되시는데.....
이거 큰일났다.........
뭐 그런 메시지가 느껴지는 표정이랄까?
<에필로그>
산해곡 동굴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보할 수 없는 정면 대결입니다.
동굴은 무림인들이 퇴각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
그 입구를 빼앗기고 만 검황의 당황스러움이 여전히 잔상으로 남습니다.
인간의 무공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엄청난 이기어검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구사하는 신지의 수장은 대체 어떤 인물일지....
그의 무공의 끝은 어디일지 몹시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일주일 후에는 알 수 있겠지요?
왜 백강의 표정이 그렇게도 걱정스러웠는지를 말입니다.
당연한 추측으로는.....
허공에 몸이 떠있을 때는 보통의 경우엔 공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되지요.
디딜 땅이 없어 방향 전환이 결코 쉽지 않을 테니 그렇습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지주가 검황이라는 타겟을 그냥 놔둘 리가 있을까 싶은 거죠.
과연 백강의 불안감은 어떻게 표현되며 어떤 결론을 맺을지요.
아이고... 궁금하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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