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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담에 마음 놓기] 232 - 헐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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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올똥 말똥하는 요즘은 R&D에 종사하는 연구원들의 똥줄이 타는 때이기도 하다.
한 해 농사의 시작과 끝을 판가름 짓는 초절정 농번기라고나 할까.
나름 굵은 밧줄을 찾아 출장을 다니고 장농의 갑옷일랑 죄다 걸치고 연구계획서를
기획 제작하느라 뇌세포를 아낌없이 폭파시킨다.
또한, 평가위원 위촉을 종종 받는데 이때 거절해서는 곤란하다.
남의 과제를 평가하며 동시에 내 과제 기획의 아이디어는 물론
작성 요령과 완성도 제고에 매우 큰 자양분이 되는 까닭이다.
허나, 하면 할수록 남의 단점이 더 커보이며 집요하게 따지는
스나이퍼가 되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염려스러울 뿐이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도 모르기에 더욱 그러하다.
조금만, 한번에 병아리 눈물만큼씩이라도 좋으니 마치 헐렁한 츄리닝을 입은듯
허술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을씨년스럽게 쏟아지는 눈치 없는 봄비에게 내던진다.
 
 
1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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