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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111 - 신성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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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제를 함께 수행중인 중소기업에 가면 늘 마음이 오백근이다.
50여명의 직원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닦고 조이고 운반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식 없는 삶의 현장인 까닭이다.
노동은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기에 신성한 것이다.
게으른 호흡과는 달리 밥을 얻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기에 그렇다.
뭔가를 쉼없이 개발하고 개선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작은 업체를 위해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건 당연하며 다른 연구원들도 매한가지일 게다.
그들의 질긴 어깨 근육에서 희망의 단내를 맡는다.
허나, 나를 돌아보니 시절이 하 수상하고 주변이 전반적으로 풍진 너울이라 만성 멀미에 손사래를 치고야 만다.
담대한 프로들의 거침없는 꼼수에 혀를 내두르며 낙엽은 더욱 몸을 낮춰 찬비를 받아낸다.
세월의 무상함이야 별 수 없겠지만, 빼앗긴 들판에 흐드러지게 피어날 그들만의 과실에 벌써 눈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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