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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108 - 논문 쓰기 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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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쓴다며 하루 종일 머리를 쥐어짜다 보면,
빨래를 짜듯이, 행주를 짜듯이 격하게 쥐어짜다 보면,
별안간 ‘뽀드득’ 소리가 고막을 부르르 떨게 만든다.
실밥이 터지는 소리다.
손목이 어긋나는 소리다.
전두엽 다발들이 꼬이는 소리다.
그럴 땐 주저 없이 ‘심봤다’라는 외침을 위장에 구겨 넣어야 한다.
지체 없이 엉덩이를 의자에서 분리 시켜야 한다.
영감의 빈곤과 체력의 부족과 지식의 경박단소함에 깜짝 놀라며 도피한다.
사람들은 이런 기분으로 담배를 피나 보다.
담배 연기로 포박하여 창공에 날려 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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