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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103 -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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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은퇴 이후를 생각하느라 금쪽같은 시간을 과소비한다.
20여년이란 깨알같은 잉여 시간을 수입 없이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도무지 가늠되지 않는다.
그런 지랄같은 생각은 담장을 어슬렁거리는 도둑고양이에게 줘버리고, 대신 은퇴 후 뭘 할까 하니 우선 '요리'가 손을 든다.
식재료를 사서 다듬고 레시피대로 썰고 볶고 끓이고 찌고 삶고 하여 멋진 접시에 담아내는 일련의 종합예술이란 생각이다.
요리 만들기는 치매 예방에도 일기 쓰기 못지 않게 탁월한 효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다 먹자고 하는 짓' 이라는 시쳇말이 요즘 참 살갑게 감긴다.
I chew therefore I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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