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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91 - 패자는 카운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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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는 비정규직이라도 되고 싶어한다.
비정규직이 되는 순간 정규직을 부러워한다.
정규직은 고개를 흔들어대며 주변의 철밥통 정규직을 기웃거린다.
정년이 보장된다는 직장의 정규직은 고임금의 동료를 부러워한다.
고연봉자는 월급 외의 각종 인센티브를 더 받는 옆 사람을 마냥 부러워한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각자의 처한 위치와 입장에서 기준을 놓고 서서 더 높은 곳의 그것들을 부러워한다.
어차피 세상은 그런 것이니 꼴찌라는 주홍글씨가 뭔 상관이냐는 어설픈 위로나, 몇 년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날이 올지도 모르지 않느냐는 소 닭 보듯 날리는 뻔한 멘트는 반려동물에게나 줘버려야 하나?
우리 동네 당구장 계산대 위에 붙어 있는 현수막이 생각난다.
"패자는 카운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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