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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53 - 아들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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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40년 지기 친구가 옆 동에 사신다. 이번 설에 그 집 큰아들이 BMW 5 씨리즈를 몰고 나타났다. 그 형은 우리 엄마 큰아들과 동창이며 가스공사에 다닌다.
 
그 친구는 아줌마들끼리 모이기만 하면 자식 자랑에 침이 양수기처럼 튄단다. 자기 아들보다 돈 많이 벌고 용돈 많이 주는 아들 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는 식이란다.
 
인천공항공사에 다니는 우리 형도 그리 꿀리는 직장은 아니지만 그 아줌마 입담이 워낙 드세서 적수가 없다. 문제는 울 엄마 옆에 대한항공 기장 아들을 둔 아줌마도 계셨다는 거다. 그 분 역시 자식 자랑에 열 올리는 스타일이 아니시기에 그냥 잠자코 계셨단다.
 
어머니들은 명절 때는 더더욱 자식 자랑 배틀에 인생을 전부 거시는 것만 같다.
나는 과연 부모님이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그런 아들이 되었는지에 대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본다. 밥 한 덩어리가 덜컥 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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