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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46 - 성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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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군 군북면 선산에 성묘를 다녀왔어요.
마을 어귀에 펄럭이는 플래카드가 눈길을 잡아요.
 
"출향객 여러분의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
 
아버지가 어릴 적 살던 집은 오래전에 빈집이 되어 잡초와 부르스를 추며
힘겹게 서까래를 이고 있어요.
땅은 그대론데 사람들은 어느덧 도시로 떠나고, 동서남북으로 호위병처럼 둘러 서 있는 묘지들의 혼령님들이 밤마다 반상회를 하며 고향을 지키고 있어요.
어릴적 빠져 죽을뻔 했던 아담한 연못에서 노인이 낚시를 하며 빈 세월을 건지고 있어요.
절을 올리고 소주 한 잔으로 산소에 스마일 문양을 그려 부으며 그저 가족들의 건강을 빌어요.
유난히 맑고 시원한 공기를 허파꽈리에 가득 담으며, 내일 다시 반복될 도시정글에서의 서바이벌 게임 프로그램을 인스톨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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