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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범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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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가 혼자서 책보기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나는 서현이가 잠자기만을 기다렸다가 책을 봐야하는 어려움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게 비록 단 10분일지라도....

오늘도 서현이는 창문가에 있는 자기의 이야기자리에 앉아 열심히 이책 저책 뒤적거리며 독서에 열중하고 있었고 나는 부족한 영어실력을 조금이나마 보충해보려고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5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부~욱' 하는 소리와 함께 서현이의 머뭇거림이 보인다.
서현이의 책꽂이에 함께 꽂혀 있는 환타지아 영화제 팜플렛이 절단나는 소리...
( 서현이는 책을 볼 때 먼저 책을 모두 오른쪽으로 쓰러뜨린 후에 한 권 씩 세워가면서 맘에 드는 책을 골라 본다 )

순간... 잠시 내가 있는 쪽을 힐끔 바라본다.
그리고 내가 자기를 보고있지 않다는 걸 확인한 후 찢어진 부분을 손으로 어루만진다. 마치 자기의 손이 마법의 손인 것처럼... 그러면 찢어진 게 다시 붙남???
마지막으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다음 책을 세운 후 다른 책을 열심히 보는 척(?)하는 서현이...

사건의 전말을 모두 보고도 못 본 것처럼 해야하는 내가 얼마나 우스운지..
서현이의 여우같은, 아니 너구리같은 모습에 정말 울음이 날 지경이다.
나중에 커서 얼마나 여우짓을 할 지...

난 요즘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나보다.


200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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