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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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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1:35 조회2,0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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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선선해졌다. 그래도 대낮엔 햇볕이 강해서인지 왠지 외출하기가 꺼려진다. 자외선 운운하며 나들이 안한지가 벌써 이주일 정도 된 듯하다. 첨엔 집에만 있으려니 갑갑하기도 하고 하루가 너무 길어 힘이 들더니 이젠 한 번 나가볼까 생각하다가도 이것저것 챙기고 옷갈아 입히고 준비할 생각하면 그냥 집에 있는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만다. 후후...
집에 하루종일 있으니 서현이랑 둘이 할 수 있는 일이란게 불보듯 뻔하다.

밥 먹기 - 하루 세 번, 국에 말아먹는 걸 젤로 좋아한다.
우유 먹기 - 하루 세 번, 가끔 네 번씩 먹기도 한다.
낮잠 자기 - 하루 한 번, 한번에 두시간. 이젠 제법 컸다고 낮잠시간이 줄었다. 대신 밤에 일찍 자니까 좋긴하다.
간식 먹기 - 하루 한 번, 주로 과일쥬스나 요플레, 후렌치후라이나 과자류... 여전히 새우깡은 서현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다. 새우깡 봉지를 한 손에 들고 절대 놓치지 않는 그 모습이란...^^
그림책 읽기 - 시도 때도 없이... 마음 내킬 때. 요즘은 엄마랑 같이 읽는 것보다 혼자 조용히 읽는 것을 더 즐긴다. 대신 보드북이 아닌 것은 걸레가 되어간다.
집안 온통 어지럽히기- 항상, 모든 놀이는 다 이 과정을 거친다.
노래 틀고 춤추기 - 율동이 가미된 노래 부르며 율동 따라하기, 서현이의 율동은 이 엄마만이 해석할 수 있다.
침대 위에서 손잡고 뛰기 - 옆 집 명규가 뛰는 걸 보고는 저도 하려고 애쓰지만, 엄마의 도움없이는 껑충껑충 뛸 수 없다. 엄마의 다리는 후들거려도 서현이는 절대 지치지 않는다. 왕체력 정서현..
거꾸로 세상 보기 - 얼굴이 시뻘개져도 절대 그만 하자고 안한다. 끝까지, 가는데까지 가야한다. 엄마가 사정해야 멈출까 말까... 에고 팔이야~~
목욕하기 -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좋아하는 놀이... 하루라도 거를 순 없다. 엄마가 편하게 놀 수 있으니까...
기타 - 창문 밖 풍경 바라보기, 부엌 싱크대 서랍 열고 내용물 모조리 다 꺼내어 확인하기, 펜으로 종이에 낙서하기, 비디오 보기, 신발장의 신발 꺼내기, 화장실 변기물이랑 놀기, 엄마 배꼽 콕콕 찌르며 푸~~우 하기, 어부바 하고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추기, 까꿍 놀이, 리코더 불기, 엄마 아빠 얼굴에 침튀기기 등등...

한참 외출에 몰두해 있을 때는 그게 좋은 것 같았는데 요즘 집에 있어보니 이것도 나쁘진 않다. 서현이와의 하루 일과가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서현이가 책을 읽는 시간이 전보다 몇 배는 더 늘어난 것도 다 기분 좋은 일이다.

어디서든, 뭘하든 다 즐기기 나름이다.


200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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