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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23 - 구름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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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깜짝 놀랐다.
저만치에 펼쳐진 거대한 검은 커튼.
마치 모든 것들을 삼키려는 듯 쇄도하는
암흑의 쓰나미가 웅크리고 있는 것만 같다.
 
델마와 루이스처럼 심호흡 한번 하고 가속페달을 꾸욱 밟는다.
까짓것, 죽기밖에 더 뭐 있겠어?
 
중년사춘기라는 게 있단다.
어릴 적 사춘기가 질풍노도의 시기였다면, 중년의 그것은 순풍노도의 시기다.
딱히 슬럼프도 아닌 것이, 우울증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염세주의자가 된 것도 아니니 그저 중년사춘기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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