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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2 - 어제일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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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2-03-20 22:32 조회2,2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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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를 은근슬쩍 피할 수 있는 묘수 중 하나가 바로 일기쓰기란다.
이때 중요한 건 '그날일기'가 아니라 '어제일기'라는 거다.
'단기기억력'이 흐릿해지면서 동시에 치매의 입 냄새는 더욱 또렷해지기 마련이다.
 
해서 작년 한 해, 참 열심히 어제일기, 그제일기 혹은 3~4일 전의 일기를 썼다.
신기한 건, 며칠 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기억이 그다지 명료하지 않다는 거다.
시계불알이 조금 전 지나왔던 경로를 기억하지 않는 것과 같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어쨌든 지난 365일에 대한 사사로운 기록이 어느덧 원고지 2,700매 분량이 되었다.
거참, 비 맞은 땡중처럼 1년 내내 대체 무얼 그리 중얼거렸는지 모르겠다.
당장 다시 들춰보고 싶지는 않지만 훗날 나를 추억하기에 안성맞춤일 게다.
 
대학 시절 일기장 속의 미숙했지만 풋풋했던 청년이 중년의 아저씨에게 묻고 있다.
그때 꿈꾸고 애쓰며 이루고자 했던 것들을 지금 얼마큼이나 손에 쥐었냐고 말이다.
등이 휘고 주름살이 감춰지지 않는 아저씨는 솜털 보송보송한 총각에게 답한다.
그 꿈들은 모래와도 같아서 한 움큼 쥐었지만 펴보니 몇 알갱이 묻어 있노라고.
젊지만 젊었던 아내와, 작지만 커져버린 두 아이가 내 삶의 전부가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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