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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터프한 서현이의 애정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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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1:32 조회2,3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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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가 울려버린 두 번째 남자


날씨가 좋은 주말을 집에서 보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주중에 밤 늦게까지 학교에서 골머리를 앓고 나서 맞이하는 주말은 반갑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허구헌날 밤 늦게 들어오는 이상한(?)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가 99에 육박하는 아내에게 있어서 주말이란 그나마 작은 해방구로 여겨질거다. 그걸 무심코 넘기기 위해서는 정말이지 간덩이가 엉덩이 반쪽 만큼은 부어야만 있을 수 있는일일 것이다. 난 아직 간이 제대로 작다. ^^;

날씨도 좋은데 어디를 간다지?

고민이 시작된다. 아직 자동차가 없는 우리로서는 막상 나서려고 하면 또 딱히 갈만한 곳이 많지 않다. 그럴 때 가는 만만한 곳이 서점이나 백화점 혹은 공원 같은 집에서 가까운 장소들이다. 이차저차 늑장을 부리다보니 주말이면 5시에 문을 닫는 백화점이나 서점에는 시기를 놓쳐버렸다. 할 수 없이 매길대 캠퍼스 잔디밭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바람이 제법 수상하다. 벌써 가을 냄새가 나는걸 보니...다가오는 겨울이 성큼 걱정이 된다.

서현이의 한 껀이 시작되다.

한참을 놀다가 반가운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나하고는 초면이지만 주영이는 구면인 우리 동포 아줌마와 19개월 된 꼬마를 만난거다. 서현이보다 4개월이나 더 오래됐지만(?) 키랑 덩치가 얼추 비슷하다. 처음엔 늘 그러듯이 머뭇거리며 낯을 가리는 서현이. 그러나 5분 정도 지나자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다. 그 꼬마는 제법 귀엽게 생긴 남자 아이다. 기웃기웃하며 눈치를 살피던 서현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슬금슬금 다가가더니 그 아이를 냅따 껴안아버린다. 갑작스레 당해서인지 무척 당혹스러워 하는 그 꼬마.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데....곧 이어 서현이의 2단계 공격(?)이 들어간다. 그 꼬마의 양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 등 뒤로 힘주어 껴안은 뒤 연속동작으로 유도에서의 밀어치기 공격이 들어가는거다. 서현이의 그 기술에 걸려 넘어지지 않은 아이는 아직 없다. 크하하~~ ^^; 그뿐이랴~~ 숨가쁘게 서현이의 3차 공격. 밀어치기에 의해 같이 와락 뒤로 자빠진 꼬마와 서현이. 이젠 그레꼬로망형 레슬링에서 구사되는 옆굴리기 공격이 시도된다.

이쯤에서 사태는 일단 종결된다. 여기까지 진행되면 십중팔구 서현이의 육중한(?) 몸무게에 눌린 그 꼬마는 울음을 터뜨리고...화들짝 놀란 서현 엄마는 서현이를 들어 내고, 꼬마 엄마는 앙앙거리며 우는 아이를 일으켜 달래느라 한동안 소란스러워진다. 울음을 달래느라 새우깡을 손에 쥐어주자 뭘 잘했다고 우리의 서현이...새우깡 달라며 양 손을 모아 내민다. 울먹거리며 꼬마가 새우깡 한 개 먹을 때 서현이는 낼름낼름 세 개를 먹어 치운다. 어휴~~

이로써 그 진이라는 꼬마는 서현이의 화려한 연속 기술에 걸려 울어버린 두 번째 남자로 등록되는 영광을 얻었다. 너무도 터프한 정서현. 그렇게 험악하게(?) 애정표현을 하니 어느 남자가 좋아할까.... ^^;

요즘 한국에서는 "엽기적인 그녀"라는 전지현-차태현 주연의 영화가 인기 짱이라고 한다. 혹시, 서현이가 전지현의 어릴적 모습이 아닐까? 엽기 베이비 정서현... 허걱~~~ 오늘 또 한 껀(?) 했다.


20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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