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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가든 패러디] 남편이 아내에게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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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일기 184 - 정남편이 김아내에게

2011.01.21 20:56

정남편이 김아내에게

미리 밝혀두지만 그 쪽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보는

소심한 남편의 편지를 받는 유일한 킹왕짱 아내야.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냉기가.. 엉덩이를 사정없이 얼리는 새벽 출근길이다.

그쪽이 이 편지를 볼때는 온기가 그대 가슴을 어루만지는

나른한 오후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느꼈던 이 살 떨리는 한기를

그쪽은 절대 몰랐으면 좋겠어.

내가 빠져 나왔던 침대에..

여전히 니가 누워 있고,

내가 남겨 놓은 체온을..

니가 보듬어 안으며,

내가 올려놓은 난방 온도에,

니가 더욱 따스하게 잠을 잔다면,

그렇게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정도면..

우리..

함께 있는 걸로 치자.

그 정도면..

우리..

다른 부부들처럼 행복한거라고 치자.

난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소심한 남편이야.

주유비 때문에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도 80km 정속 주행하는 거며,

빨래감 줄이려고 참을 수 있을때까지 옷 안갈아 입는 거며,

변기 물 아끼려고 매일 아침 회사에서 볼일 보는 거며,

친한 친구에게,

방학때는 절대 설거지는 안한다고 큰소리 치는 거 모를거야.

내 생에 가장 이기적인 부탁이 되겠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소심한 남편의 부탁이니까 존중해줘.

올 한해, 신용카드 청구서에 온 동네 술집이 다 찍혀도

하숙생처럼 야밤에 기어들어가 도둑잠을 자도

주말에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다 침대와 소파 사이를 오가도

그저 사회생활 열심히 하니까 저러는 거라고 눈 질끈 감고 넘어가줘.

언제나 멋졌던 김주영!

앞으로도 꼭 멋져야 돼.

사랑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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