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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로랑 강의 눈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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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3-02-22 22:29 조회3,4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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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오는 아침 9시경.

아주 멋진 장관을 종종 보게 된다. 기온이 -20도 이하로 내려가고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준다면 말이다.

10번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오른쪽에 펼쳐진 쌩로랑 강. 이미 극심한 추위로 강물은 온통 꽁꽁 얼어있다. 게다가 며칠전에 내린 많은 양의 눈이 쌓여 있는 상태. 얼음 강 위에 쌓여있던 눈송이들이 세찬 바람에 흩날린다.

눈보라다. 햇살까지 살짝 곁들여지니 반짝반짝 빛을 내는 눈가루들이 강 위를 가득 메운다. 바람이 부는대로 이리저리 휘날리며 불쑥 솟구치는가 싶더니 이내 곤두박질 친다.

황량한 아름다움이다. 저 한 가운데 홀로 서 있는 상상을 잠시 해본다. 아무리 여며도 옷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눈가루들이 그리 밉지만은 않겠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그르릉 거리는 바람소리가 왠지 정겹게 들릴것만 같다.

하늘을 가리기라도 할것처럼 휘감아 돌아가는 눈보라에 순간적으로 눈이 멀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벌렁 누워 하늘을 향해 고함이라도 질러보고 싶을게다. 나, 지금 여기 있노라고....
200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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