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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입고 샤워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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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2-10-22 20:36 조회4,4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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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집 근처의 YMCA엘 갔었어. 왜 갔냐고? 으응.. 친구랑 스쿼시 한 게임 하러 갔었지. 그 친구가 회원권이 있다며 꼬시잖어. 내가 또 꼬시면 잘 넘어가는 스타일이거든. ^^;

암튼 그때 거기서 낯선 풍경을 하나 봐서 말야. 스쿼시 코트는 아니고 원래 라켓볼 코트더라. 규격도 틀리고 라인도 스쿼시 코트 라인이 아니라서 좀 그렇긴 했지만 뭐 어때. 그냥 열심히 공 치고 뛰고 넘어지고 헐떡거리고 땀 흘리고 별이 살짝 보이고 그럼 되는거지 뭐. 10분 치고 10분 쉬고 그랬을거야. 역시 나이는 못 속이더구만. 젊은 사람 체력을 못따라가겠어. 허허~~

간만에 땀을 좌악 빼니 기분이 한결 상쾌해지는거 있지. 샤워를 하러 갔겠지? 그런데...좀 이상한거야. 한국사람들이야 원래 목욕탕 문화에 익숙해져 있으니 그런데만 가면 옷을 훌렁훌렁 벗잖아. 화장실에서 쉬할때는 열심히 가리지만 샤워장에서는 왜 그렇게 대담해지는건지 원. 별 생각없이 옷을 홀라당 벗고 성큼성큼 샤워장으로 들어갔지.

다들 다리 사이에 있는 각자의 소지품(?)을 덜렁거리면서 말야. ^^ 한국사람 세 명이서 열라 샤워를 하고 있는데 왠 외국인이 쑤욱 들어오는거야. 아...이 나라에서는 우리가 외국인이지? 암튼 그 서양인은 근데...왠 팬티? 아~ 글쎄, 샤워장에 들어오면서 팬티를 입고 들어온거야 글쎄. 벌거숭이로 있는 나를 힐끔 보더니만 아랑곳하지 않고 팬티를 입은채 샤워를 하지 뭐야.

자기 소지품도 팬티를 벌려 물줄기를 맞게 하고... 비누칠 할 때도 역시 팬티 안으로 손을 넣어 비누를 문지르고... 어휴...왜 저러는지 몰라. 암튼 저 사람만 별나겠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조금 있다가 또 다른 서양인이 들어오는데... 얼라리~~ 역시 그 사람도 팬티를 입고 샤워장에 입장이요~~ 그러면서 홀딱 벗고 있는 나를 역시 힐끔 쳐다보는거야. 거참... 갸우뚱~

이 나라에서는 샤워할 때 저렇게 팬티를 입고 하는건가? 혹시...샤워도 하고 팬티도 빨고....1석2조를 노리는게 아닌가? 어쨌거나 조금은 찜찜했지 뭐. 서로 벗고 있으면야 아무렇지도 않을텐데... 나는 내 소지품을 자랑스럽게(?) 덜렁 내놓고 있고 상대방은 팬티를 입고 있고...힐끔거리고... 기분이 그리 썩 유쾌하진 않더라구.

게이 문화가 발달한 동네라서 저런 습성이 생겨난건가? 하긴 뭐, 아무려면 어때. 볼테면 보라지 뭐. 다음에 또 스쿼시 치러 가면 변함없이 소지품을 덜렁거리며 샤워장과 탈의실을 돌아다녀야지. 암튼, 간만에 땀을 철철 흘렸더니 몸이 다 개운하군.

자주 운동을 해 줘야 하는데...뭐가 그리 바쁜지 원. 무슨놈의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일주일에 한 두번 운동 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살고 있는거냐고. 반성 좀 해야겠다. 머리와 몸은 똑같이 소중한 나의 일부분이거늘...어쩌자고 자꾸만 몸을 홀대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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