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I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I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by Virginia Miller
Candlewick Press




요즘 서현은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는 재미에 빠져있다.
엄마가 게을러 자주는 못가지만 서현이가 데이케어를 가지 않는 금요일이면 가끔 도서관에 들르
곤 한다.
이 곳 몬트리올 도서관이 거의 그렇듯이 집 앞의 Benny 도서관도 영어책보다는 불어책이 더 많
다.
그래도 적당히 만족할 만큼의 영어책도 꽤 있다.
한 번에 15권까지 빌릴 수 있고, 한 번 빌리면 3주일 동안 볼 수 있으며 원한다면 전화 한통화로 3
주일을 더 연장해주기도 한다. 서현이처럼 같은 책을 여러번, 오랫동안 보는 아이와 나처럼 게으
른 엄마에겐 정말 좋다.^^
이번주엔 다른 때와 달리 서현이가 유난히도 책에 집착을 보였다. 이것저것 골라둔 책을 모두 끌
어안고 혼자서 위풍도 당당하게 사서앞에 멈춰선다.
내가 고른책과 서현이가 안고 있는 책을 다 합치니 자그마치 12권이나 된다. 저번에 빌린 것 기간
연장한 것 까지 하면 모두 14권.
가져간 봉투가 튿어질 만큼의 양이었다.
집에 들고 와 풀어 놓으니 금방 카펫 한가득이 된다.
한 권씩 한 권씩 차례로 읽어내라고 요구하는 서현이와 두 눈 크게 뜨고 첨보는 영어를 실감나게
읽어내려는 엄마의 노력이 합치되어 이번만큼은 정말 진지한 독서시간이 된 듯 하다.
10권 남짓되는 책을 차례로 읽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 서현이의 눈길을 가장 많이 잡아 끈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한글로는 TnTiHtMleFt아빠는 너를 사랑한단다TnTiHtMrigHt라는 책으로 문진미디어에서 번역출판한 책이다.

귀가 시렵다고, 발이 아프다고, 밥먹기 싫고 목욕하기 싫다고 시종일관 투덜대기만 하는 아기곰
바쏠로뮤와 시려운 귀를 감싸주고, 업어주고, 밥먹여주고, 목욕시켜주는 아빠곰 조지.
투정부리는 아기곰의 표정과 투정을 받아주며 아기곰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아빠곰의 표정이 마음
을 울린다.
서현이가 이 내용을 영어로 이해했을까 싶지만, 그림으로 표정으로 무언가 알겠다는 듯이 마지막
포옹을 하는 모습은 나를 반성하게도 한다.

투정부리는 서현이에게 큰소리를 치진 않았는지,
빨리 하라고 다그치진 않았는지,
엄마도 힘들다고 같이 투정부리진 않았는지....

아이의 투정은 당연한 것이고 그 투정마저 사랑해줘야 하는 것이 바로 부모의 몫이 아니었던가...


서현 30개월.
주영.


200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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