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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1:25 조회2,7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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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현이를 데리고 몬트리올에서 가장 크다는 몽르와얄 공원의 놀이터에 가려고 했는데 씻기고 옷 입히고 열심히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현이의 칭얼거림이 시작되었다.
이제 옆동 명규네 같이 가자고 전화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서현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드는 생각...
'오늘은 안되겠군'
서현이는 단잠에 빠져들었고 대신 명규와 수정언니가 맛있는 전자레인지용 팝콘을 들고 우리 집에 놀러왔다.
언니네 집엔 전자레인지가 없고 우리 집엔 있으니까..
헤헤... 좋다.
빌린 전자레인지지만 덕분에 맛있는 팝콘을 얻어먹을 수 있게 됐으니.
전자레인지가 가정용이 아니고 업소용이라서 그런지 성능이 너무 좋아 팝콘을 좀 태우긴 했는데 암튼 죽이는 팝콘 냄새는 여전했다.
먹을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내는 서현이는 때 맞추어 잠에서 깼다.
탄 팝콘 조각들을 떼어가며, 옥수수 껍데기도 떼어가며.. 그렇게 먹이는 도중 명규 엄마가 한마디 한다.
"명규야! 뜨거우니까 후 불고 먹어."
그 순간 서현이의 즉각적인 반응...

"후"

서현이가 도톰하고 귀여운 입술을 쭉 내밀더니 입 앞에 있는 팝콘을 부는거다. 아주 씩씩하게 " 후 " 하고....
뜨아~~~ 우리 모두 놀랐다. 그리고 그 귀여운 모습에 박장대소했다. 하하하...
신난다. 서현이가 드뎌 뜨거운 음식을 후 불고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별로 대단한 건 아닌데 왜 그리 좋은지...
서현이가 후 불고 먹으라는 말을 알아들었다는 그 사실이 더 기쁜지도 모르겠다.


200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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