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하는 방법도 가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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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1:21 조회3,506회 댓글0건본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서현이가 그런 뽀뽀를 누구에게 배워왔는지...
한국에 있을때, 외할머니로부터 피나는(?) 훈련 끝에 체득한 침질질 뽀뽀는 당할때마다 이상야릇한 기분을 느낀다. 얼른 수건으로 닦아내지 않으면 얼룩이 질 위험이 있다.
뽀뽀를 해달라고 뺨을 내밀면....혹은 서현이가 기분이 좋을때면 먼저 뽀뽀 해준다고 입을 쩌억~ 벌리고 달려든다. 이윽고 서현이의 동그란 입이 내 뺨에 와서 철썩~ 하고 달라붙는다.
문어 빨판이 달라붙는 느낌이 이것과 같을까? 아니면 뚫어 뻥~을 갖다 붙이는 느낌이 이럴까? 으윽~ 뚫어 뻥?
그렇게 동그란 서현이 입이 뺨에 들어붙으면 곧바로 서현이는 푸우~~~ 하고 바람을 불어낸다. 쪼그만게 소리도 크게 내요. 서현이 입술과 내 빰의 살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나오는 파열음이 가관이다. 어디 그뿐이랴! 소리와 함께 묻어나오는 서현이의 원초적 침!
한번 뽀뽀를 당하고 나면 뺨에 동그란 침자국이 생긴다. 어떨때는 그 침이 양이 많아 질질 흘러내리기도 한다. 으으음. 귀여운 것~ 그래, 엄마 아빠는 니꺼다. 그렇게 노골적으로 침 안발라 놔도 말야! ^^;
그런데 사고가 생겼다.
이래서 조기교육이 중요한가보다.
얼마전 유모차에 태우고 길을 가는데 벌건 대낮에 웬 젊은 것들이 붙어서서 키스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말이다. 나도 잠시 정신이 팔려 쳐다보고 있는데.... 앗~~~ 서현이도 어느새 그 장면을 고개를 쑤욱 내밀고 눈빛이 초롱초롱한채 주시하고 있는게 아닌가. 음냐. 서둘러 유모차의 가속페달을 밟아 지나갔지만 이미 서현이의 왕성한 기억세포속에 저장되고 난 후였다.
그리고 난 후,
서현이는 뽀뽀를 뺨에 해주다가 느닷없이 입을 여전히 동그랗게 벌리고는 내 입을 향해 돌진하는거다. 양손으로는 내 귀 언저리를 잡고 " 아~~ 아~~ " 하면서 자꾸만 내 입술에 자기 입을 포개려한다. 처음엔 고개를 돌려 피하다가 혹시나 하고 그냥 가만히 있어봤는데... 아니나다를까... 서현이는 기다렸다는듯이 냅따 내 입술을 먹어버린다. 흥근한 침을 묻혀가면서... ^^;
아빠~ 빨랑 뽀뽀하자아~~ 전에 길에서 봤단 말야. 입술에다 하는거 봤단말야~~
서현이는 그렇게 외쳐대는것 같았다.
애들 앞에서는 뭘 못한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구나.
앞으로는 길을 갈때 조심해야겠다. 망원경이라도 가지고 다니면서...전방에 흉칙한(?) 그런 장면들이 또 벌어지기라도 하면 얼른 다른 길로 돌아다녀야겠다. 호기심 많고 실천력 강한 딸내미 덕분에 차조심 뿐만 아니라 길거리의 그 뜨거운 것들(?)까지 조심해야 되다니......... 경사났네~~
20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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