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디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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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1:41 조회2,548회 댓글0건본문
요즘 아침이면 이상하게도 징징거리는 서현이를 겨우 달래 서점으로 향한다. 아마도 하루 세 번 주던 젖병을 한 번으로 줄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뭇잎이 점점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 가는 풍경이, 따뜻한 햇볕이, 시원한 바람이 좋은 지 서현이도 유모차에 앉아 이곳저곳을 바라보며 가을을 느끼는 것 같다.
역시 나오길 잘했군...^^
하지만... 서점에 들어서면서 전쟁은 항상 시작된다.
어제처럼 소리나는 책을 손에 잔뜩 들려주는 건데 오늘은 그저 어제처럼 잘 앉아있으려니 방심했던 게 실수였나?
서점에 머무는 내내 입에는 사탕을 물고 손으로는 연신 신발과 양말 벗기기를 반복했으니...
다른 때 같았음 내가 무척이나 힘들어했을텐데 오늘은 그래도 즐겁기만 하다.
왜냐구??
Buy 3 books, Get 1 Free... 행사를 하고 있었거든...
책 한 권을 공짜로 얻은 셈이다.
The Very Hungry Caterpillar .... by Eric Carle
From Head to Toe.......................... by Eric Carle
The RUNAWAY BUNNY .......... by Margaret Wise Brown
Wee Sing for BABY
네 권을 모두 Tax 포함 44.39$에 샀다.
사실 이 곳은 기본으로 먹는 식료품이나 채소 등을 제외한 모든 물건에 세금을 붙이기 때문에 물건값이 아무리 싸게 느껴져도 실제로 사면 그리 싸지않은 가격임을 알게 된다. 좋은 나라의 나쁜 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공동구매나 인터넷 구매 같은 걸 하면 약간 할인된 가격에 좋은 책을 많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실제 영어권 나라에서 영어책을 사면서도 한국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곳에도 책 공동구매 같은 게 있을까나?
오는 길에 학교 앞 아빠 연구실 앞에서 만나 함께 걸어왔다.
"서현이 어디 갔다오니?" 다정하게 묻는 아빠의 목소리에 책이 든 봉지를 가리키며
"어! 어..." 한다. 서점가서 자기 책 샀다는 걸 아는 것도 같다. 귀여운 녀석...^^
잠깐의 외출에 기분이 좋아진 서현이는 집에 와서 잘도 논다.
서현이의 새로운 재롱 하나...
얼마전부터... (아마 꽤 오래된 것 같다) 했던 "없어졌네? 어디있지? 어디갔지?"라는 물건찾기 게임인데 오늘 새로 업그레이드 됐다.
1단계 : "서현이 공 어디갔지?" "서현이 책 어디있지?" "어? 기차가 없어졌네? 어디로 갔지?"라고 물으면 고개를 좌우로 기우뚱 거리며 물건을 찾는 듯, 한 번 찾아보라는 듯 귀여운 표정 짓기
2단계 : 물건을 손에 쥐고는 뒷짐지듯이 등 뒤로 숨기고 혼자 고개 갸우뚱 갸우뚱! 찾아보라는 말이겠지..? " 어? 없어졌네? 어디갔지?" 라는 물음에 베시시 웃으며 손을 앞으로 해 보여주면서 한번 흔들어준다. "여기있지롱?^^"
3단계 : 이번엔 등뒤에 물건을 숨기고 고개를 한 번 갸우뚱 한 뒤 한바퀴를 돈다. 등뒤에 있다고 힌트를 주는 거다. 아니면 아무데도 없다고 놀리는 건가? 짜식! 다 보인다 보여!!
오늘 새롭게 4단계 시도.
4단계 : 손에 잡히는 작은 공을 던지며 놀다가 갑자기 공을 아빠 허벅지 밑에 밀어넣는다. 그리고... '갸우뚱 갸우뚱' 이번엔 자기 허벅지 밑에.. 다음엔 한쪽 엉덩이 밑에...
매일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한국어, 영어로 된 정말 다양한 자장가를 불러주며 재웠었는데 오늘은 새로 산 위씽 테잎에 들어있는 자장가로 서현이를 아주 자~알 재웠다.
이 테잎에 수록되어 있는 자장가를 하나씩 모두 다 외워서 서현이를 더 잘 재워보리라.
20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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