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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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1:42 조회2,703회 댓글0건본문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 가기 전까지 1시간 30분
점심 먹으러 집에 와서 1시간 30분
저녁 먹으러 집에 와서 1시간 30분
서현이가 아빠랑 함께 있는 시간이다.
모두 4시간 30분이면 다른 아빠들에 비해서 아기랑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건가?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거의 매일 10시. 11시가 넘어서야 들어오는 남편이었기에 서현이랑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었다. 나도 남편도 아침 시간 조차 서로 출근준비에 바빠 서현이랑 놀아주기 보다는 그저 울리지 않기에 급급했으니...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가 잠시 전업주부가 되었고 남편도 예전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서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난 셈이다.
나야 당연히 하루종일 서현이와 함께 하고 남편도 많은 시간을 서현이와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는 아빠에게 안기기만 하면 울고, 그 자체를 거부했던 서현이가 지금은 아빠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엄마랑 노는 게 지루해질만 하면 항상 아빠가 온다. 엄마가 밥하는 시간은 서현이가 아빠랑 노는 시간이다. 엄마랑은 다른 방법으로 새롭게 놀아주는 아빠가 좋지 않을리 없다.
아빠가 열쇠로 문 여는 소리만 들려도 벌떡 일어나서 현관으로 달려가 아빠에게 뭐라고 말을 한다. 서로 껴안고 부비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 순간 아빠의 표정은 안 본 사람은 모른다. 온세상 행복을 혼자 다 가진 표정이다^^.
요즘은 낮잠 재우는 게 무척 힘들다. 젖병 주는 횟수를 줄이고 나서는 이상하게도 항상 낮잠을 잘 때면 젖병을 찾는다. 충치가 걱정되어서 젖병을 끊으려고 했던 건데 자기 전에 젖병을 주다니...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항상 젖병을 찾는 서현이와 주지 않으려는 나 사이에 전쟁이 한차례 치뤄지고 난 후에 서현이는 눈물, 콧물, 침물이 범벅되어 얼룩진 얼굴로 자기 일쑤다.
오늘은 점심을 먹으러 집에 온 남편이 밥을 다 먹고나서 유난히 게으름을 부린다. 졸린다며 침대에 누웠다가 TV를 켰다가 껐다가 하더니 결국 일을 저질렀다^^. 유쾌한 일...
마치 갓난아기를 재우는 것처럼 서현이를 옆으로 안더니
"서현이 너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엄마랑 아빠가 이렇게 안고 자장가를 불러줬단다. 생각나니?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남아~~~~"
그러기를 약 3분?
갑자기 나를 보고 씨익 웃는다.
뜨아~~ 서현이가 잔다니...
내가 날마다 서현이와 벌이는 사투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며 서현이를 침대에 눕힌다.
배신녀 정서현...
너 그러면 안돼지... 흑흑.. 이 엄마가 너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하는데..
아빠 품에 안겨 채 5분도 안돼 잠들면 그거 배신이야 배신!!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는 게 확실하다? ^^
20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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