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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보는 게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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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1:52 조회2,5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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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현이가 다른 날에 비해 유난히 빨리 잠을 청한다.
낮에 낮잠을 2시간 잤는데도 7시부터 자겠다고 불끄라고 난리를 해서 겨우겨우 8시까지 데리고 놀다가 재웠다.
거의 울면서 놀았다. 너무 일찍 재우면 새벽에 괴롭힐까봐 그랬는데 자기 생각만 한 나쁜 엄마가 된 거 같아서 맘이 무척 쓰리다.

일찍 잠든 서현이 덕분에 오랜만에 맘 단단히 먹고 여기저기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인터넷으로...^^
한국엔 참 좋은 엄마들이 많다.
잘 먹이고, 잘 놀아주고, 잘 다독이는 엄마들.

이쯤에서 머리 긁적이며 반성하고 있는 서현엄마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난 대충 먹이고, 할 수 없이 놀아주고, 자주 얼굴 찌푸릴 때가 많은 엄마인게 사실이니...
후~~ 난 언제쯤 서현이를 하루에 한 번도 안울리고 같이 놀 수 있을까?

오늘도 서현이는 많이 울었다.
요즘 특히나 자주 울게 되는 건 바로 비디오 때문이지.
엉엉. 그 놈의 비디오가 왜그리 좋은건지...
본 거 또 보고 또 본 거 자꾸 보고, 그렇게 많이 봐도 질리지도 않나보다.
Blue's Clues 랑 Barney.. 두 편다 노래나 챈트 위주로 구성된 비디오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한참을 보고나서 얼굴이 벌개져서 또 한참을 멍하니 있는 서현이를 보면 엄마가 아닌 사람이라도 걱정할만 할거다.
한참을 서현이랑 실랑이하다 전혀 보여주지 않은 적도 있었는데, 비디오 보며 따라서 율동하고 혼자서 씨익 웃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다시 보여주기 시작한 게 정말 엄청난 실수였다.
게다가 요즘은 특이하게도 꼭 엄마가 옆에서 같이 봐야한다. 사실 같이 본다는 말보다 안고 봐야한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엄마 무릎을 방석삼아 엄마 머리카락을 장난감 삼아...
잠깐 화장실은 커녕 움직이지도 못하게 한다. 그냥 울어버리니까.
에고에고 내 머리카락이야... 골이 다 흔들릴 지경이다.

일어나자 마자 비디오, 자기 전에 비디오, 놀다가 비디오...
한글 카드 보다가 낙타 그림이 나오면 낙타노래 나오는 바니를 봐야하고, 오디오테잎 듣다가 머리어깨무릎발 노래가 나오면 그 노래 나오는 블루 비디오를 봐야 하니...
그냥 생활 속에 비디오 속 장면이 연상되는 게 조금이라도 있으면 국물도 없다.
몰랐는데 비됴 한편에 나오는 단서가 일상생활에 엄청나게 많은지라 정말 힘들다.
곧장 텔레비젼 앞으로 달려가 알 수 없는 말로 떠들어대는 정서현.
리모콘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흑흑.
안보여주면 되지 않냐구?
안당해본 사람을 정말 모른다.
텔레비전 옆에 숨어서 대성통곡을 한다.
그러다가 몇 번은 울다 지쳐 잠들기도 했고
나도 한고집 하는지라 하루에 한 번만 보여주고 안보여주리라 몇 번을 다짐했는데 그게 잘 안된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어나자마자 책, 자기전에도 책, 낮에도 책이랑 놀며 하루종일 책을 끼고 살았는데 비디오를 보면서부터 책은 자연히 멀어질 수 밖에...

사실 나는 서현이가 심하게 짜증내거나 울면 직업병이 도진다.
한참을 달래보다가 안되면 대뜸 큰소리를 내지.
"서현이 너, 엄마가 안된다고 했지? 지금이 도대체 몇 번째야? 하루에 한 번만 보기로 했잖아? 몇 번 얘기했으면 알아들어야지?"
말하고 나서 사실 나도 황당하다.
도대체 이게 18개월 된 아기한테 씨알이나 먹힐 소리인가 싶어서..
겨울이라 바깥 나들이로 서현이를 달래보기도 쉽지가 않다.

역시 고민만 하다가 오늘 하루도 그냥 지나갔다.
이걸 보여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힘든 하루.
울다 지쳐 잠든 서현이의 얼굴이 안스럽다.
서현이의 작은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서 서현이 숨소리 들으면서 자야지.



200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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