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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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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2:52 조회2,6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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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도서관에 갔다가 바니를 잃어버렸다.
이책 저책 여러권을 골라 읽으라고 원탁에 올려놓았더니 책 욕심에 바니를 버리고(?) 가슴에 책
을 품고 있던 서현이. 같이 갔던 언니들이 행여나 자기가 눈독들이고 있는 책을 뺏어갈까봐 그게
못내 맘에 걸렸던 모양이다.
그날 빌린 책이 10권이 넘었고, 겨울코트에 모자에 장갑에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그만 바니를 깜
박한거다. 평소라면 엄마가 챙기기도 전에 먼저 바니를 챙겼을 서현이인데 그날은 아니었나보다.
도서관 문 닫을 시간 맨 마지막으로 도서관을 떠나와서 집에 돌아온 후에야 바니가 없다는 사실
을 알았다. 다음날 도서관 개장시간에 맞추어 전화를 해서는 좀 찾아봐 달라고 했더니 없는 것 같
다고 한다. 도서관에 온 아이가 집어갔을 수도 있다나? 직접 와서 한 번 찾아보란다. ㅠ.ㅠ
직접 가서 찾아봤지만 역시 없는걸???
이제 서현이도 바니를 잃어버린 걸 알았는지 "엄마 바니 없어. 잃어버렸어"를 생각날때마다 한 번
씩 이야기 한다.

그러나 이주일이 지난 요즘...
서현이는 바니 생각을 전혀 안하고 있는듯하다.
외출할 때 언제나 품에 바니를 안고 다니던 서현이가 이젠 아무것도 들고 나가지 않아도 되고
아침 저녁으로 꼭 바니 비디오를 보던 서현이가 리틀베어나 동화비디오를 본다.

처음에 바니를 잃어버렸을 때
2,3일 정도 가끔 바니를 찾는 서현이가 안스러웠고
잘 때 바니대신 다른 인형을 옆에 두고 자는 것도 아쉬웠다.
어쩌면 사실은 서현이보다 내가 더 아쉬워 했나보다.
어느 백화점에서나 장난감 가게에서도 서현이의 바니처럼 귀엽고 느낌이 좋은 인형을 보지 못했
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이제 서현이는 더이상 바니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고,
더 많은 인형들과 더 넓은 세상(?)을 접할 수 있게 된거다.(너무 거창한가?)

서현이와 1년여를 함께 지낸 바니는
지금 누구의 손에서 자라나고 있을지.....


서현 31개월.
주영



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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