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에서의 어학연수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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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3-02-18 22:34 조회5,044회 댓글0건본문
대학생 시절이 있었다.
80년대 이야기이니 벌써 10년도 훨씬 더 지난 옛날옛적 이야기다. 방학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면 으례껏 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온 친구녀석들이 화제의 중심 이 되곤 했다. 미국은 어떻더라...호주는...또 캐나다는 이러이러하더라... 그때만 해도 어학연수를 경험해볼 수 있는 대학생은 그리 많지 않았기에 그녀석들에 대한 부러움은 더더욱 컸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젠 다 옛날이야기가 되고 말았으니...
요즈음, 어학연수 한 번 안 갔다 오면 거의 왕따가 되는 분위기라고 하니 말이다. 방학마다 외국에 나가기도 한다니 참 격세지감 을 느낀다. 대학원 다니던 90년대 중반... 친구 녀석 하나가 한 학기 휴학을 하더니 미국으로 어학연 수를 떠났다. 6개월만에 돌아왔는데 아 글쎄 그동안 2,000 만원을 쓰고 왔다는거다.
그녀석 왈, 처음 3개월 동안은 열심히 학원을 다녔고 나머지 3개월간은 미국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단다. 그러면서 그 런다. 역시 사람은 세계 여기저기 혼자서 여행을 다녀봐야 한다고...... 역시 그 친구가 참 부러웠다.
각설하고, 몬트리올에서 영어 어학연수를 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느정도나 비용이 들까? 그야말로 대충대충 날림으로 따져보자. 그동안 듣고 보고 경험했던것들을 바탕으로....
1. 어학원 등록금 : 약 2,100 ~ 2,300 달러 / session (9주~10주)
몬트리올 어학원의 양대산맥은 매길 대학교와 콩코디아 대학교 부설 어학원이다. 매길은 총 9주가 한 세션이며 콩코디아는 10주 프로그램이다. 여러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매길은 문법이 강하고 콩코디아는 회화가 강하다고 한다. 그에따라 수업 방식도 일정부분 차이점이 있다. 등록금 액수는 매길이 200불 정도 더 비싸다.
2. 주거비 : 300 ~ 1,000 달러 / 월
천차만별이다. 어느 동네에 어느 아파트에 누구와 어떤 형태로 사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홈스테이 : 약 800 달러 아파트 렌트 : 500 ~ 1,000 달러 (룸메이트와 공유를 한다면 절반으로 비용이 낮아지겠다) 인터넷, 케이블 TV, 전화 등등 : 약 100 달러 3. 식비 : 300 ~ 600 달러 / 월 몬트리올에서의 식비는 서울 물가 정도로 생각하면 엇비슷할것이다. 한국식당에서는 된장찌개 7 달 러, 짬뽕, 짜장면 역시 그 정도 가격이다. 허름한(?) 레스토랑에서 샌드위치나 데리야끼 정도를 먹는 다면 팁을 포함하여 약 8-9 달러 정도. 좀 제대로 된 프렌치 레스토랑이라면 한 끼 식사에 30 달러는 필요하다.
차이나 타운의 중국식당 음식값은 한국식당과 별반 차이가 없다. 가장 저렴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역시 집에서 손수 해먹는거다. 외식 몇 번 할 비용이면 한 달을 집에서 해먹는 비용으로 충당 할 수 있겠다. 물론 요리에 취미가 있는 경우에만 해당되겠지만...
4. 기타 : 100 ~ 200 달러 /월
맨날 공부만 할 수는 없다. 주말에 한 번씩 바람도 쐬어야 다음 일주일이 산뜻해진다. 가끔 친구들과 술도 한 잔 하고 영화도 보고 차를 빌려 가벼운 여행도 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기분도 전환 할 겸 쇼핑도 나서야 하고 책 한 두권 사기도 한다. 자.......... 저정도면 살겠다. ^^;
1년을 단위로 계산해보자. 매길의 경우 다섯 세션을 패스하면 수료증이 나온다. 그 의미는 영어에 관 한 한 캐나다에서 생활하고 학교에 다니는데 있어서 아무 지장이 없다는 증명서와도 같다. 수료증이 있는 경우, 매길대학교에 입학시 토플 시험 성적을 대신할 수 있다.
- 1년간 어학원 등록금 : 약 12,000 달러
- 1년간 주거비 : 약 5,000 달러
- 1년간 식비 : 약 3,800 달러
- 1년간 잡비 : 약 1,200 달러 = 1년간 총 비용 : 22,000 달러 (약 1,700 만원)
말그대로 대충대충 생각나는대로 날림으로 어림짐작해봤을 뿐이다. 편차를 +-20% 정도로 봐주면 좋 겠다. ^^;
내가 저 생활을 해봤으면 정확히 알텐데 그렇지 않으니 그저 짐작일뿐이다.... 어쨌거나 대략 저정도 비용이 산출되었다. 몬트리올에서 매길대학교 어학원에 1년간 다니면서 쓰게 되는 비용이라고 보면 얼추 맞겠다.
물론 위의 경우는 돈이 많아서(?) 가지고 온 돈으로 순전히 쓰면서 생활할 경우에 국한된다. 많은 어학연수생 혹은 유학생들은 여러가지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 식당에서 접시를 닦는다는지 웨이추레스로 서빙을 한다든지 식료품점에서 콜라상자를 나르고 정리한다든지 혹은 과외를 통해 어 느정도 돈을 벌며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일(?)의 경우 법적으로 보장된 최저임금은 시간당 8달 러 정도이며 과외를 한다면 시간당 20불까지 벌 수 있다. 또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반드시 매길이나 콩코디아 대학 부설 어학원에 다녀야만 하는것 은 절대 아니다. YMCA 나 사설 학원에서도 얼마든지 영어를 배울 수 있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한것은 물론이다.
친구 하나는 수년도 더 전에 미국으로 훌쩍 떠났었다. 그 녀석은 미국에 가기 전에 물론 영어를 잘 못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1년 후에 돌아온 그 친구는 과장을 좀 보태면 거의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잘 하는거다. 현재 삼성이나 LG 등의 대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어강의를 하고 있다. 암튼, 그 비결 을 물어보니 자기는 영어학원에 다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미국에 도착해서 바로 식당에 취직을 했 고 접시를 닦으며 홀에서 서빙을 하며 직접 부딪쳐가며 영어를 배웠고 또 저녁이나 주말에 집중적으 로 문법이나 그동안 배운 영어를 복습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익혔다고 한다.
물론 한국말을 해 본 경우는 아주 가끔씩 부모님한테 전화할때 빼고는 없었다고 한다. 한국말을 하게 되면 그만큼 영어가 늦게 배워지리라는 믿음때문이었고 그 믿음은 정확했고 옳았다. 어쨌거나 예나 지금이나 나는 여전히 부럽다. 순전히 영어 하나만을 배우기 위해 외국에 가서 살며 비싼 어학원에 다니는 젊은이들이......... 1,500 만원 혹은 2,000 여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여가며 영어를 배우고 있는 그들이 몹시 부럽다.
그네들은 나름대로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요즘엔 너도나도 외국에 나간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에 비해선 적지 않겠는가. 어학연수의 목적은 좋은 곳에 취직을 하기 위함이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을것이다. 어학연수가 끝나고 한국에 들어가서 토플이나 토익시험을 볼것이다. 그래서 900점대의 높은 점수를 받을지도 모른다.
1년간 2,000 만원(왕복 항공료를 포함하면 이 정도는 너끈히 될게다)을 들여 열심 히 어학연수를 했는데... 만약에....만약에...토익시험 점수가 900 점에 못미친다면 어떡하겠는가. 토익 900 점대의 고득점자들은 모두 1년 이상 어학연수를 받고 온 사람들일까? 그러나 그런걸 따져서 또 무엇하리. 2,000 만원을 써가며 토익 900 점을 받으면 어떻고 국내에서 학원 열심히 다니며 900 점을 받으면 또 어떠하리. 외국생활을 해봄으로써 1년간 살아봄으로써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때론 웃으며 때로는 심각한 표 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분은 과히 나쁘지 않지 않겠는가.
경험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 한 다. 그 모든 경험에 대한 댓가로써 그 정도 비용이면 견딜만 하다고 보면 어떤가 말이다. 어차피 두 갈래 길 중에서 단 하나의 길만을 선택할 수 없었음이 아니었겠는가. 나머지 한 길에 대해서는 가볼 수 없기에 ... 그래서 알 수 없기에.... 그래서 더더욱 우리 인생이 재미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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