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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23개월] 손가락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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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2:13 조회2,9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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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fdc81_fingerpainting.jpg


서현이는 그렇다.
핑거 페인팅을 할 때면 언제나 물감통을 다 꺼내고 물감 덜어놓을 접시도 꺼내고
종이도 예쁘게 펼쳐 놓고 아주 터프하게 물감을 퍽퍽 덜어낸 후.......................

나보고 그리라고 한다.
내가 서현이 손에 물감을 묻혀 주면
마치 종이에 손을 닦듯이 물감을 문지른 뒤
화장실로 달려간다.
손씻으러....
우리는 서현이를 깔끔순이라 부른다.
자기 의자에 먼지라도 하나 묻어 있으면 그 먼지를 손가락으로 집어
휴지통에 넣고 나서야 마음놓고 의자에 앉는 서현...
책을 읽고 그 책을 다시 제자리에 꽂고 난 후에야 새 책을 꺼내는 서현
제자리에 안꽂히면 마구마구 짜증을 내는 정.서.현.

그렇게 깔끔을 떠니 핑거페인팅을 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은??

직접 종이에 물감을 덜도록 하는 거다.
그래서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이것!!


7e9c5e7e_fingerpainting2.jpg


정말 멋지지 않은가...?
서현이의 대담함이 작품에 그대로 묻어난다.

그렇게 몇 번을 하다가 제대로 된 작품을 하나 만들고 싶었다.
서현이가?? 아니...내가^^
서현이에게 인심을 팍팍 쓰는 척하면서 탁자에 종이 세장을 붙여주었다.
정말 커다란 종이를 보고 기뻐하는 서현이를 꼬셨다.
이렇게... 퍽퍽 찍어봐.
손가락이 빨개졌네... 파래졌네... 하면서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서현이의 혼을 빼놓았다.
바로 서현이의 빠진 혼이 들어간 대작이 바로 이것이다.


c0548528_fingerpainting3.jpg


드디어 예술가가 탄생했도다...음하하

그러나.....
그건 엄마의 착각일 뿐.....
서현이가 잠시 정신을 잃어 나온 작품에 불과하다는 게 여지없이 드러나고야 말았다. 흑흑


ef408aba_fingerpainting4.jpg


또다시 손에 물감 묻히기를 거부하는 서현이에게 "이렇게 그냥 막 문질러 봐..."
하고 시범을 보여주었더니 정말로 막 그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만 1개월여에 걸친 서현이의 손가락 그림작품은 3개.
그러나... 작품의 양이 중요하랴... 질이 중요하지??^^
아직은 희망이 있다.
서현이는 이제 만 23개월.....


20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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