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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의 영어 (12) Close your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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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10:07 조회2,8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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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서현이 영어는 한 마디가 아니라 세트다.

서현이가 심심해할때면 어디선가 헝겊 쪼가리 혹은 수건을 들고 나타난다.
그리고는 날 보고 명령한다.

" 아빠! Lie down!! "

무슨 말인지 알지만 괜히 못알아듣는척 눈을 껌뻑껌뻑 하고 있으면 재차 목소리를 높여 외친다.

" 아빠~ Lie down!! Now !! "

하는 수 없다. 서현이가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그래도 한 번 더 꿈틀해본다.

" 서현아, 어디에 누워? "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 Here!! " 하며 검지 손가락으로 자기 발 옆을 가리킨다.
에고에고~ 이 정도면 더 이상 말대꾸 하지 말고 시키는대로 해야된다.
어기적거리며 누워 서현이를 올려다 보고 있노라면 다시 명령이 하달된다.

" Sleep~~~ Sleep now !! "

아휴~ 지지배, 자기가 유치원에서 당한대로(?) 아빠한테 고대로 시켜먹는구만.... ^^;;

그래도 좀 더 장난쳐보고 싶어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으면 서현이는 그런다.

" Close your eyes!!! Close your eyes... now! "

에라, 모르겠다. 일단 눈을 감아보자.
그제서야 서현이는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펄럭펄럭 두어번 흔든 후 내 얼굴에 덮는다. 보통, 이불은
배를 위주로 덮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서현이는 꼭 얼굴부터 푹 뒤집어 씌운다. 아마도 유치원에서
하도 서현이가 안자고 장난치려고만 하고 그러니까 고육지책으로 얼굴을 덮어버리나보다. ㅡ.ㅡ

한 1분쯤 있으면 서현이는 내 머리를 톡톡 건드리며 외친다.

" 아빠~ Wake up!!! wake up~`"

얼굴에 덮었던 수건을 치워주며 만족한 듯 씨익~ 웃음을 짓는 서현이다.

유치원에서는 점심 무렵에 약 한 시간씩 낮잠을 재우는데 과연 서현이는 몇 분이나 잠을 자고 있는걸
까 몹시 궁금하다. 매일 데리고 오면서 낮잠 잘 잤냐고 물어보면 맨날 똑같은 대답이다. " 녜~" 그러
고는 나 몰라라 하고 차 안에서 쿨쿨 자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니.... 서현이가 좀 더 커서 우리말을 더
잘하게 되어 더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면 지금 느끼는 답답함이 어느정도는 해소가 되겠지.

별 탈 없이 잘 자라주는 서현이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200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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