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이랑 영화보기 대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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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2:56 조회3,026회 댓글0건본문
몬트리올 한인신문 <한카타임즈>가 후원하는 한국영화 시사회가 있었다.
영화제목은 <집으로 ; The Way Home>.
초대권을 손에 쥐고 우리는 잠시 긴장을 해야만 했다.
과연 우리가 서현이를 데리고 영화를 무사히 볼 수 있을까.....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영화 시작 10분쯤 전에 들어가 앉았다.
서현이가 울거나 칭얼대기라도 하면 얼른 데리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뒤쪽에, 그리고 통로 가
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화면에서는 광고가 흘러나오고 조명은 다 켜 있어서 환했지만 서현인 벌써
부터 "무서워~"를 연발하며 나가자고 살짝 보챈다. 뭐가 무섭냐며 괜찮다며 살살 달래본다. 그래도 무
섭다며 엄마 품에 얼굴을 묻는 서현이다. 흠...영화 시작도 하기 전에 저러면...막상 불이 꺼지고 깜깜
해지면 .... 음......
이윽고 조명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깜깜해지자 더욱 고개를 파묻는 서현이.
우리는 열심히 꼬셨다.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좀 보라고....버스도 나오고....어린아이도 나오고....아줌마들도 나오고....서현
아, 저것 좀 봐....닭이야 닭...꼬꼬닭... 할머니야 할머니...
난생처음 영화관에 와서 영화라는 매체를 접하게 된 서현이에게 그 영화가 <집으로> 라는 아주아주
서정적이고 조용한 영화라는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는지 모른다.
어둠에 익숙해진 서현이가 슬쩍 고개를 들어 화면을 바라본다.
잠시동안 화면을 응시하는 서현이가 한마디 한다.
" 엄마, 아빠... 안 무 서 워~~ "
성공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서현이는 거의 흐트러지지 않고 영화를 관람(?)했으니...
물론 중간에 몇마디 큰 소리를 내기도 하고 조금은 지루해하기도 했으나 중간에 밖으로 나가자는 말
한마디 없이 엄마 무릎과 내 무릎을 오가며 훌륭하게 영화를 봐준것이다. 생후 32개월만에 영화관람
을 거뜬히 해낸것이다.
대견스럽다.
이젠 서현이랑 같이 영화관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야호~~~~
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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