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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 앞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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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2:35 조회2,5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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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특한 서현이...
얼마전부터 존댓말을 조금씩 쓰고 있다.
특히 "녜"라는 말은 정말 확실하다.

데이케어에서 뭘 했는지 서현이 사물함에 생일 때에나 쓰는 고깔모자와 우리 어렸을 적 소풍가거
나 유원지에 놀러가면 많이 팔았던 나팔-종이가 말려있고 세게 불면 삑소리와 함께 종이가 쭈욱
뻗어나가는-이 들어있다. 기어이 털모자대신 고깔모자를 쓰고 한 손에 종이나팔을 들고 데이케어
현관을 나서는 서현.
선생님들이 재밌다며 귀엽다며 한마디씩 한다.
문제는 그 고깔모자에 달린 고무줄이 상당히 팽팽하다는 것.
작은 서현이의 얼굴 살이 고무줄을 경계로 양쪽으로 삐져나올 정도다.
그걸 쓰고 장난치다 결국은 고무줄이 튕겨 눈에 맞았으니....흑흑
얼마나 아플까?
닭똥같은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엄마, 서현이 아파!"를 연신 반복해댄다.
서현이 많이 아프니? 하는 말에 주저 없이 "녜"라고 대답하는 서현이 너무 귀엽다 못해 깨물어주
고 싶을 정도다.

우유 줄까?
"녜"
책볼까?
"녜"
그림 그릴까?
"녜"

어쩐지 오늘 고분고분하다 했더니만 역시나 서현이다.

데이케어에서 배운 캐롤송을 복습시켜보겠다고 가사를 보며 춤도 춰가며 서현이 앞에서 열심히
재롱떨기를 10분. 처음엔 킬킬거리고 좋아하던 서현이가 갑자기 지겨워졌는지 한마디 한다.
"엄마, 노래 부르지마!" 헉~

내가 졸음을 참지못해 침대에 누워 자자고 살살 꼬드겼더니 서현이 또 한마디 한다.
"엄마, 일어나! 책 봐~~" 허억~

그러더니만 다리를 쫘악 벌리고 앉아서는 이런다.
"엄마, 서현이 앞에 앉아, 서현이 책 읽어."
하더니만 노래책을 꺼내와서는 제 덩치 3배도 족히 넘을 이 엄마를 앞에 앉혀놓고 책이 안보여 연
신 오른쪽 왼쪽으로 번갈아 책을 보면서 노래를 불러주는 서현이.

벌써 서현이 덕 볼 때가 된건가?


서현 30개월.
주영.


200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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