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처음으로 /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BJ 이야기
프로필 (봉용)

최근 방문자

2059
1818
1907
2229
794
1186
31 01 02 03 04 05
현재위치 : 홈 > BJ 이야기 > BJ 이야기

창공의 제주산 은갈치

페이지 정보

작성일2011-09-02 18:17 조회3,290회 댓글0건

본문


창공의 제주산 은갈치

제주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갈치조림이다. 물론 제주산 은갈치를 말함이다. 갈치는 원래가 은빛이지만, 그래서 그냥 갈치라고만 해도 될텐데 굳이 은갈치라고 한 까닭은 아마도 제주산에 대한 신비감을 더해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어떻든 갈치조림을 한 상 주문해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그 다음날 해질 무렵이었다. 섭지코지 하늘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한동안 시선을 어찌할 수 없었다. 어제 먹었던 갈치조림의 그 짭짤하며 고소한 그리고 살짝 매콤한 맛의 여운이 아직 혀끝에 남아 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수채화를 감상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것은 거대한 제주산 은갈치에 다름 아니었다. 선명한 등뼈와 날렵하게 뻗은 꼬리 그리고 금방이라도 꿈틀댈 것만 같은 지느러미까지 갖춘 완전한 자연산이다. 보는 순간 거의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뽑아 몇 컷을 연달아 찍는다. 황혼은 생각보다 짧기 때문이다. 태양은 낮 동안 쉼 없이 맹렬하게 토해냈던 이글거림에 대한 긴 숨을 들이키며 하얗게 질려있다. 그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은갈치는 파란 창공을 배경으로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한 폭의 수채화다. 아무렇게나 흩뿌려 놓은 듯한 구름 조각들마저 예사롭게 보이질 않는다. 불과 몇 분 동안 펼쳐진 하늘과 태양과 구름과 바람의 거대한 공연이다. 그저 숨죽이며 관람할 뿐이다. 두 번 다시는 재현되지 않을 것이기에 감동은 증폭된다. 어느덧 태양은 널어놓았던 모든 빛줄기들을 거두어들이며 수평선 너머로 미끄러지고 제주산 은갈치 역시 그에 맞춰 흐느적거리며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간다.

제주도의 바다에서 그리고 창공에서 유영하던 그것이 이젠 내 가슴 한편에서 지느러미를 나부끼고 있다. 아, 칼칼한 갈치조림의 그 맛과 함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Total 625건 30 페이지
BJ 이야기 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 추천
161 2007-03-19 3120 0
160 2007-03-19 3314 0
159 2007-03-19 3029 0
158 2007-03-19 3109 0
157 2007-03-19 3052 0
156 2007-03-19 2788 0
155 2007-03-19 2902 0
154 2007-03-19 3403 0
153 2007-03-19 3074 0
152 2007-03-19 3017 0
151 2007-03-19 2673 0
150 2007-03-19 2776 0
149 2007-03-19 2891 0
148 2007-03-19 2659 0
147 2007-03-19 3173 0
146 2007-03-19 3524 0
게시물 검색
Copyright 2006~2025 BJ 열혈강호.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해피정닷컴
오늘 1,185 어제 794 최대 9,879 전체 4,197,900
전체 회원수: 4,695명  /  현재접속자: 231명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