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30일 도전기 -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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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5-02 20:26 조회923회 댓글0건본문
이런 것 또한 직업병이랄까?
초사고 글쓰기 30일 챌린지 2일차 과제가 제시되었다.
“어제 선택한 나만의 분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유튜브 영상은 무엇인가? 왜 그 영상의 조회수가 폭발했을 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자.”
어제 내가 뭘 선택했는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그저 의식의 흐름에 맡긴다. 키워드 하나 연상된다. 그것은 지구 온난화다. 맞다. 직업병이다. 과학기술자로서 소재 전문가로서 이십여 년을 살아왔다. 최근에는, 정확히는 8개월째 지구 온난화 관련 직장에 다니고 있다. 이름하여 ‘K-CCUS 추진단’이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한국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 추진단이랄까?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작년에 만들어진 민관협의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선언한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CCUS 기술과 산업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인간이 산업활동을 하면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한꺼번에 없애는 방법은 없다. 인류가 멸종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래서 대안으로서 최대한 배출을 줄여보긴 할 텐데 그것도 금방 한계치에 다다른다. 결국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다른 산업제품으로 전환하여 활용하거나 아예 육지나 바다 밑 지하 800m 이상의 깊숙한 곳에 묻어 영구히 격리시키는 방법이 최후의 보루로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김상욱 교수의 달변을 접하며 여러 개의 생각을 해보게 된다. 참 말 잘하신다, 저 교수님은 언제부터 저런 사실을 알게 되었을까? 물리학자가 바라보는 지구과학과 기후 그리고 인간의 진화와 지구의 역사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고 있다. 유튜브가 공개된 지 백일도 되기 전인데 조회수 140만에 육박하고 있다. 그만큼 지구 온난화에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나는 이 유튜브를 두 번째 시청했다. 내가 알고 있는 데이터와 그가 보여주고 말하는 것들이 합치될 때 쾌재를 부른다. 어? 저건 좀 이상한데? 뭐 그런 부분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동의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전문가 또는 학자들이 존재한다. 저마다의 생각이 다르고 주장하는 데이터 또한 천차만별이다. 당연히 지구 온난화에 대한 주장 또한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는 분명히 그 궤도를 달리하고 있다. 김상욱 교수는 태양이 지구의 모든 에너지의 원천이며 궁극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사용이야말로 지구 온난화를 저지하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궁극적이라는 단서가 핵심이다. 이론가 실제는 다르다는 말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인간이 에너지를 지금보다 더 적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훈훈한 마무리다.
기대가 너무 컸었나보다. 유튜브의 어그로는 대단하며 그에 따른 알고리즘 또한 놀랍다. 두 번이나 시청했으나 뭔가 아쉬움 또는 갈증이 가시질 않는다. 물론 짧디 짧은 유튜브 영상 하나를 보고 엄청난 뭔가를 기대한다는 것이 과욕이겠지만 말이다. 또다른 무엇이 더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한다. 아니, 사실은 예전부터 그랬었다. 이쯤에서 음모론이 등장한다.
음모론의 기원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상 인류의 역사에서 음모가 등장하지 않은 시기는 별로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음모를 다른 말로 하면 독특한 주장 또는 학설이랄까?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역사적으로 그리고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집단적 지식과 사고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와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만큼 복잡하다는 뜻이다.
그 중 하나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다. 그 당시에 그는 시대가 낳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거의 역적과도 같은 주장을 펼친 학자라고 불리기도 했다. 모두가 믿고 있는 천동설을 뒤집는 학설을 외쳤으니 다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그들이 볼 때 지동설은 음모론에 다름 아니었다.
1968년에도 있었다. 미국 스탠퍼드대 생물학 교수 폴 애얼릭은 그 유명한 “인구 폭탄”이란 책을 출판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인구의 숫자는 25억 명이란다. 그런데 인구가 30억 명으로 늘면 비재생자원이 고갈하게 되고 40억 명이 되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만일 인구가 50억 명이 된다면 전 세계 환경은 파괴되고 결국 인류는 종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했다. 1980년대가 되면 대기근이 발생해서 인류는 그 어떤 비상조치를 써도 매년 수억 명이 굶어 죽는다고 했다. 그 책이 나왔을 때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그 교수의 예언처럼 인류는 수십 년 내에 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었다. 그것 또한 그가 주장한 시기가 지나면서 자연스레 잊혀졌다. 그저 치기 어린 교수가 책 속에 펼쳐놓은 억측이라는 것이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그것 또한 음모론이다.
지구 온난화 역시 그러하다.
미국 부통령 출신의 엘 고어는 IPCC와 공동으로 2007년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 그 유명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찍어 세상에 공개하면서 그야말로 대스타가 된다. 부통령 시절 때보다 더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06년에 그는 주장했다. 2026년쯤 되면 인도, 뉴욕 등 대도시의 40%가 물에 잠기고 네덜란드는 아예 지도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말이다. 빙하가 다 녹아 없어져서 인구의 40%가 심각한 식수난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이야기로 무장한 그는 전 세계를 돌며 1,000회 이상의 강연을 하고 다녔다. 지구를 살리고 인류를 멸망으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 제발 에너지를 아껴 쓰라고 열변을 토했다. 한 번에 1억씩만 받았어도 천억 원이 넘는 강연료를 챙겼을 듯싶다. 우리나라에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온 바 있다. 아무튼 엘 고어는 그 덕분에 초호화 요트, 자가용 제트기, 방과 화장실이 수십 개인 대단히 거대한 저택에 살면서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은 막대한 에너지를 쓰며 잘 먹고 온갖 편의를 누리면서 대중들에게는 에너지 좀 아껴 쓰라고 외쳤다는 것이 이율배반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어쨌든 그것은 또한 음모였던가?
마블 영화를 나름 좋아한다. 때론 너무 만화 같은 상상력에 신물이 나기도 하지만 킬링타임용으로 여전히 즐기는 편이다. 그 시리즈에 바로 타노스가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는지도 모른다. 타노스는 주장한다. 지구는 물론이고 우주의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고갈시키는 주범은 바로 인간이라고 말이다. 워낙 과격한 급진주의자라서 그는 유일한 방법을 생각해내고 실행에 옮긴다. 바로 인간의 숫자를 일 순간에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즉, 인간의 50%를 죽여서 없애면 지구도 살고 우주도 산다는 것이다. 인구 폭탄론을 주장한 그 교수와 맥락이 같다고나 할까?
여기서 잠깐만 살펴보자. 왜 인간이 환경 파괴의 주범인지, 왜 인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멍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지를 말이다. 답은 호흡에 있다.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18ppm 수준이다. 0.0418%로 환산된다. 그런 공기를 마신 후 내뱉으면 그 날숨 속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무려 4%가 된다. 한 줌의 공기를 호흡할 때마다 100배씩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높아만 지는 셈이다. 그러니 인간의 숫자가 증가할수록 대기에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자꾸만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타노스의 생각이 어느 정도는 들어맞았다.
어느새 지구 온난화 이슈는 IPCC라는 UN 산하 기관의 영향력에 완벽하게 장악되어 있다. 그 기관이 거느린 전 세계 많은 과학자들로 구성된 3개의 워킹그룹이 그 위세를 떨치며 맹활약 중이다. 빌 게이츠와 엘론 머스크, UN 사무총장, 미국 현직 대통령 같은 어마어마한 인물들이 지구 온난화를 더욱 이슈화시키며 불을 때고 있다. 자연스럽게 지구상의 138개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해버렸다. 우리나라는 2020년 가을에 했다. 기후 위기를 말하면 누구든지 그 사람을 주목하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이산화탄소를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내세우며 바로 인간 활동이 문제라는 이슈는 기후/기상학자 등 과학기술자들의 영역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편입이 되어 버렸다. 탄소중립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전 세계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마치 애빌린 패러독스처럼 말이다.
노벨 평화상까지 받은 엘 고어의 2026년이면 대도시들의 40%가 바닷물에 잠긴다는 주장은 거짓말이 되었다. 그 권위 있다는 IPCC 의장을 장기 집권했던 파차우리가 주장한, 2035년까지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모두 녹아 없어진다는 IPCC 4차 보고서가 전혀 맞지 않는 허구였음이 밝혀졌다. 물론 인간의 산업활동이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킨 것은 맞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오히려 태양의 흑점 활동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지구의 공전 궤도 상이성, 자전축의 변동 및 세차 운동의 영향이 훨씬 지배적이라고 주장하는 일군의 학자들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소수 의견일 뿐으로 치부되고 있다.
그래, 맞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인간이다. 일단 그렇게 죄의식을 갖고 살아보자.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원죄인 셈이다. 이건 뭐, 회개한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분위기 휩쓸리며 사는 수밖에 없다.
어느 날 갑자기 IPCC보다 더욱더 권위 있는 과학기술자 집단이 나타나
“여태까지 믿고 있었던 그런 것이 아닌갑다.”
라고 외쳐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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