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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렬의 키스를 하는 멕시코 스카렛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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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1-08-27 17:39 조회3,4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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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렛의 연인

그저 물끄러미 바다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눈이 부신 하얀 모래알과 살랑살랑 흔들리는 해먹의 촘촘한 그물코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바닷바람에 몸을 온전히 맡기고 있었다.
알라스카, 캐나다, 뉴욕, 콜럼비아, 칠레 그리고 인도를 가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대체 바다 색깔은 왜 저렇게 대책 없이 환상적인 거냐며 툴툴거리고 있는 그 순간,
그들이 내가 만들어 놓은 캔버스로 걸어 들어온다.

스노쿨링 장비를 들고 있는 걸 보니 방금 동굴탐험을 마치고 온 듯하다.
그들은 잠시 바다를 바라보는가 싶더니 이내 끌어안고 키스를 하기 시작한다.
남자는 무장해제 된 채 서 있고 여자는 그런 그를 열정적으로 끌어안는다.
그들은 원래 연인이었을까 아니면 이곳에 와서 더욱 연인이 되었을까?

갑자기 시간과 공간이 그들을 위해 멈춰진 것만 같다.
지금 이 순간, 모래알은 사각거리지 않으며 바람은 숨을 참고 있다.
야자수 잎사귀는 힘을 잔뜩 주고 파도는 허리를 한껏 휘며 버티고 있다.
구름은 더 이상 춤을 추지 않으며 햇살 또한 그늘로 슬며시 자리를 옮긴다.

연인들의 오롯한 사랑만이 시공을 점령한 채 주위의 모든 것들을 포박하고 있다.
무언가 옥죄는 느낌이 울대를 타고 미끄러지며 가슴 속으로 낙하한다.
사랑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으며 사랑한다면 더욱 깊은 사랑을 할 수 있는 곳.
에메랄드를 곱게 갈아 부어 놓은 듯한 황홀한 바다와, 한없이 투명한 햇빛을 바람에 버무려 으깨어 탈탈 털어 널어놓은 듯한 백사장이 얼마든지 있는 곳.

그리고 그런 풍경에 썩 잘 어울리는 연인들이 언제든 주인공이 되는 곳.

여기는 카리브해를 품에 안고 있는 Cancun Xcare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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