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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101 - 개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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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2-03-21 00:21 조회3,4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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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을 즐겨 보고 가끔 개투도 시청한다.
중첩되는 사색이라면 역시 우리는 타인의 핸디캡과 불행을 확인할때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속으로나마 배시시 미소지을 수 있는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것 정도랄까?
그러기에 문상을 가면 그래도 자신의 살아있음을 확인하며 안도할 수 있고, 문병을 가서는 아직 난 나름 괜찮다는 사실을 새삼 인지하며 새삼스레 하늘을 쳐다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키 작은 개그맨의 깔창을 기어코 빼내야 하고 뚱뚱한 개그우먼의 뱃살이 출렁거릴 때 난 저정도는 아니라며 주전부리를 입에 털어 넣는 배짱을 피워본다.
 
그토록 갈구했으나 실력부족으로 가지 못했던 명문대, 바로 그곳 출신의 직장 동료가 인사고과평가에서 심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힐끗 보며, 부질없음 또한 알지만 그래도 인생은 성적순이 아님을 확인하는 삶의 여유를 병아리 눈물만큼 만끽하는 사치를 부려보기도 하는 것이겠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고 한다.허나, 정답이 없는 문제를 푼다는 게 얼마나 빌어먹을 짓인줄 예전엔 잘 몰랐었다.
늘 풀다 만 수학 문제처럼, 인생 또한 대충 살다 만, 그냥 그렇고 그런 게 되어버리는 건 아닐런지 늘 조바심이 천근이 되어 등을 짓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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