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라인 비욘드 : 1화 - 이번엔 제대로 온 건가

얼떨결에 시작한 프드프 글쓰기 30일 챌린지가 어느새 9일차다.

처음부터 하라는 과제대로 따르지는 않았지만 틈틈히 방향을 생각하곤 했더랬다.

이왕 시작한 짓이니만큼 죽이든 밥이든 30일 정도는 해보자는 식이다.

이번 과제는 어쨌든 6일 간 글을 써보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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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몹시 오래된 노트북을 열어 뒤적뒤적... 클릭 클릭 크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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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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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11년 전, 모바일 만화용 스토리 시놉시스다.

가능하면 공수를 들이지 않고 그때 글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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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가보자. 이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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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맑은 가을 하늘이다.
 

폐장한 어느 해수욕장의 백사장과 구름과 소나무숲이 바닷바람에 버무려져 그림을 만들고 있다.

근처 동네에서 잠시 마실 나온 복슬강아지 한 마리가 유유자적 걷고 있다.

갈매기 몇 마리만 유유히 하늘과 바다 사이 어디쯤의 라인을 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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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갈매기 한 마리가 고개를 돌려 창공의 어느 한 지점에 시선을 곤두세운다.

순간적으로 생소한 뭔가를 본 듯, 갈매기는 흠칫 놀라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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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반짝하며 명멸하더니 그 지점에서 뭔가 빠르게 쇄도한다.

그것은 혜성처럼 밝은 빛의 꼬리를 매달고 점점 바닷가 쪽으로 거침없이 낙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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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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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처럼 하얀 물거품이 눈부시게 치솟으며 그 물체는 바다에 입수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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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타원형의 캡슐이었다.

그러나 입수되자마자 동시에 캡슐은 사라지고 사람 형체가 나타난다.

긴 생머리의 젊은 여자다.

마치 다이빙 선수가 입수 직후 우아하게 수영하며 물밖으로 나오듯이.

그녀는 한두 번의 동작으로 빠르게 유영하며 백사장을 향해 몸을 일으킨다.

몸에 완벽히 달라붙은 은색 유니폼 스타일의 그녀는 천천히 물 밖으로 걸어 나온다.

낯설지 않은 모양인지 두리번거리지도 않고 성큼성큼 걷기 시작한다.

그래도 얼굴은 다소 지친 표정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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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제대로 온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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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 옆 솔밭에서 걸음을 멈추는 그녀다.

동시에 여자의 유니폼에 변화가 생긴다.

목 부분에서 어깨, 가슴 순서로 밑으로 내려가며 유니폼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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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츠츠~ 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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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꼭 맞는 청바지에 긴 팔 블라우스 차림으로 변모되고 있다.

유니폼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펼쳐졌던 것들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목 부분에서 그리고 발목 부분에서 시작한 유니폼의 변화는 팔목 부위에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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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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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상은 마치 테니스 선수가 끼는 손목 보호대 같으며 꽤 패셔너블한 모양이다.

은색을 베이스로 청색 줄무늬가 단순하게 디자인된, 다소 날렵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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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물끄러미 오른팔을 내려다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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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 이제 그만 나오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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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팔을 감싸고 있던 그것은 희미하지만 선명한 푸른빛을 발산한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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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 하 하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