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왜 비싼 놀이인지 몰라서 묻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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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귀족 스포츠라 불리운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일정부분 유효하다.
귀족이 많아진 이유도 있으므로...
2021년에 발간된 미국과 영국의 믿을만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골프장 수는 38,000곳이란다.
251개 국가 중 82%가 골프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810곳의 골프장이 영업중이며 세계 8위 규모다.
만만하게 비교하기 쉬운 일본의 경우 3,140곳이다.
걔네들 인구가 약 1.25억명이니 우리나라의 2.5배다.
골프장 수로 비교하면 3.9배 정도다. 그러니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골프장이 훨씬 더 많다.
일본은 인구 4만명 당 골프장 한 개꼴이고 우리나라는 약 6만명 당 한 개다.
우리나라에 골프장 1,250곳 또는 적어도 1,000곳 이상은 있어야 대중화될 거라고 본다.
어쨌거나 우리나라 골프장 이용비용은 지나치게, 아니 짜증날 정도로 비싸다.
동남아시아 골프패키지에 나서야 하는 까닭이다.
모처럼 여주 지방 어느 괜찮은 곳에서 골프를 하고 왔다.
매출 천억대 기업 부사장, 삼성전자 근무 23년차 임원 대우, 그리고 벤처기업 대표이사가 동반자였다.
골프는 4명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서 누군가는 엄청 부지런을 떨어야 부킹이 가능하다.
어쨌든 핑계댈 수 없는 좋은 날씨와 그린 상태에 힘입어 즐거운 라운드를 마쳤다.
새벽 3시 반에 기상해서 2시간여를 졸며 운전한 것이 컨디션 조절에 악영향을 미친 것 외에는.
캐디피가 언제 15만원으로 올랐지?
코로나-19가 열일했네 열일했어.
역시 골프인들은 호갱님이신듯.
이용료를 올리면 올리는대로 그저 따르는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 골프인들의 처지다.
골프장이 아직까지는 갑의 지위에 있으니 그러하다. 아쉬운 놈이 지는 게임인 까닭이다.
좌우지간 오늘 라운드 지출 비용 내역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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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 1,080,000원(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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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료 : 90,000원(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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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료 : 150,000원(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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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 88,000원(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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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합계 : 1,408,000원
그래서 1인당 352,000원이다.
허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버디라도 하게되면 기분 좋다고, 캐디 덕분이라며 만원의 팁을 준다.
어떤 이들은 그냥 괜히 이삼만원 정도의 팁을 주기도 한다.
캐디가 노련하게 운영하며 분위기를 썩 잘 맞춰주면 말이다. 주로 사장님들이 그런 짓을 저지른다.
그리고 라운드 전에 미리 골프장 근처 식당에 모여 아침식사를 한다. (소고기 버섯 무국 : 48,000원)
끝나고 나서는 역시 근처 식당에서 점심 혹은 이른 저녁식사를 한다. (여주 돌솥 쌀밥 정식 : 60,000원)
그리하여 좌우지간 4명이 골프 한 번 치자면 1,516,000원 정도를 소비한다.
단순하게 갹출한다 치면 1인당 379,000원이 계산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왕복 300km 운전에 따른 유류비(연비 10km, 유가 2천원)는 약 60,000원, 톨비는 약 15,000원이다.
결국 최종 합산해보면 454,000원이 된다.
보수적인 계산으로 주말 골프 비용은 그 정도다.
어떤가?
이 정도 지출이라면 골프가 돈 좀 드는 운동이지 않은가?
녜... 맞습니다. 맞고요!
코로나-19 덕분에 지난 2년 간 국내 골프장은 근래 보기드문 최고의 호황을 누렸단다.
감염 예방이란답시고 사우나 이용도 금지 했으니 골프장의 이익은 또 추가될 수밖에.
지인 중 하나는 1년에 60번 정도 골프를 친다. 물론 싱글 실력이다.
또 한 지인은 배운지 백일만에 20번쯤 라운드를 했단다. 어느새 90대 중반 수준이다.
나는 2002년에 캐나다에서 3주 동안 5회 레슨을 받고 머리를 올렸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더이상의 레슨은 없었다. 20년 구력이건만 여전히 백돌이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만족한다. 이번 생애엔 싱글 달성을 포기했지만 뭐 어떠랴. 조만간 아내도 골프 레슨을 시작하려 한다. 올해가 저물기 전에 그녀와 지인 부부와 동반 라운드 한 번 나가보는 것이 작은 목표다. 그러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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